미리엘






푸른 도화지에 노란 점을 찍은 듯한 맑고 화창한 날씨


그리고 그 아래에 넓게 펼쳐진 녹색 들판과 꾸밈 없는 나무 한 구루


구름 한 점 없으나 적당히 따스한 하늘 아래는 보는 이로 하여금 활력을 부여 할 정도로 장관이였다.





"호른! 빨리 와!"


그래... 어디까지나 '직관' 하는 입장에서 말이다...



아무리 날씨가 덥지 않고 따듯한다 한들...



"하아 ㅡ 하아 ㅡ 아가씨...! 조금만 더 천천히 가주세요...!"


그 태양 아래에서 몇 시간이고 뛰는 사람 입장에선 죽을 맛이였다.



"정말~ 호른은 남자면서 체력이 약하다니까!"



하지만... 나는 이렇게나 땀을 훔쳐내고, 살기 위해서 숨을 거칠게 토해내는 반면 정작 나보다 더 거창하게 뛰던 소녀는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숨도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다.


좋은 피를 받아서 그런지 체력 하나만큼은 탈인간급인 소녀...


"아가씨가 강한겁니다..."


한편으론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인정 할 수 없는 현실이였다.


그야 그녀는 왕국에서 '10개의 위대한 피'라 불리우는 10대 가문이며 그 중에서 수 많은 명예 기사들을 배출해낸 산스트리아 가문의 장녀였다.


"글쌔? 그럼 둘 다 그런걸로하지 뭐!"


미리엘 산스트리아


훗날에는 용사가 될 사람이자 내가 아는 만화의 주인공이였다.


"하하..."


사실 나는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니었다.


정확한 정황은 모르겠으나... 정신을 차렸을 땐 나이가 어려진 채로 만화 속 세상으로 전이 해 있었다.


어쩌다가 지금에 이르게 되어있는지는 너무 혼란했을 때라 기억이 몽롱했지만, 


일단 현재의 나는 만화 속 주인공인 미리엘의 시종이자 동갑 친구로서 매일매일 고생하고 있는 몸이다.


지금의 내 나이는 10살.... 동시에 만화가 시작되는 배경보다 5년 전의 시간이였다.


"조금만 쉬고 더 가보자!"


그리고 만화의 주인공인 미리엘 역시 10살로서 인생 2회차인 나와는 다르게 아직 철이 들지 않는 태평한 어린이의 분위기였다.


지금은 이런 철 없는 어린애가 미래가 어떨지 걱정스러워 보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만화가 시작 될 시기에는 명성 높은 기사가 되어 있으며 엔딩에서는 인류의 희망인 용사로 각성하게 된다.


"자, 휴식 끝! 이제 더 가는거야!!"


그런 기억을 돌아보던와중 미리엘은 나보다 앞서가며 기운 넘치게 오른손을 흔드는데...


"......."


나는 저 오른팔을 보고있자니 마음이 쓰려지게 된다.



왜냐하면 작품에서 그녀는 시작하자마자 팔을 잃은 기사의 모습으로 나오는데...


"헤헤~ 빨리 와!"


미래의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지도 모르고 태연하게 지내는 저 모습을 보면은 말 못할 안타까움이 내면 깊숙한 곳 까지 스며들게 된다.




만화의 시작부터 독자들은 주인공의 모습에 충격을 받게 되는데


그 이유가 바로 오른팔에 있어야 할 곳엔 딱딱해보이는 마법 의수가 붙어 있었기 때문이였다.



사실 미리엘은 작품이 시작되기도 전에 신체 부위를 잃어버렸었는데.


그런 사연은 작품이 더 진행되다보면 드러나게 된다.



과거, 어린 시절... 세상물정 모르는 그녀가 홀로 들판에서 뛰다그만, 몬스터의 습격을 받고 오른팔을 잃어버리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해당 장면에서는 아무리 선천적으로 강하다고 한들 제대로된 훈련은 커녕 맨날 뛰어 놀기만 하는 그녀가 몬스터의 상대가 되지 못했으니...


자신을 물어뜯는 몬스터에게 발버둥치며 아둥바둥 거리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지게 된다.


그래도 끝에는 기적적으로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며 끝나긴했지만....


결국 오른팔을 잃어버리고 남은 평생을 의수에 의존해야 한다는 씁쓸한 결말로 마무리 된다.




처음 이런 사실이 공개되자, 독자들은 주인공을 많이 안타까워했다.


그런 과거를 가지고 있었다니... 안타까워라... 하며 모두가 위로했었지만.


추후에 스토리가 추가로 공개되면서 여론이 갈려버리고 만다.



이 세계관에선 15살이면 성인으로 취급한다.


더군다나 그녀는 긍지 높은 기사 가문였기에 10살 때라면 한참 훈련을 받게 되는 시기였다.


"하핫!"


허나... 



"안오면 나먼저 갈 수도 있다~?"


보다싶이 그녀는... 너무 철이 없는 바람에, 훈련은 커녕 하는 거라곤 맨날 밖에서 뛰어 노는게 전부였다.


지금도 원래는 훈련 시간이지만 그런건 따분하고 재미 없다며 엄한 나까지 끌고나와서 이런 고생을 시키고 있는 상황이였다.


덕분에 난... 오늘도 고용주에게 엄청나게 갈굼 당하겠지...


그래도 목적상, 미리엘를 정신적으로 지지 할 수 있는 동갑 관계가 잘 성사되고 있어서 짤리고 있진 않았다.


"아가씨! 지금이라도 돌아가신다면 주인께서 화는 안내실 겁니다!"


"괜찮아~ 그리고 훈련은 아프기만하고 하나도 재미 없는걸?"


이것처럼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전부 냉패겨치고 오직 쾌락만 추구하는 철부지 아가씨의 일생이 추가로 공개되니 여론은 한순간의 찬반 토론이 되버렸다.


'이건 훈련만 제대로 받았으면 오른팔 무사했을 것 같은데?'


'이거 솔직히 자기 업보 아니냐? 만화 시작 땐 명예로운 기사라던데 어케 됐냐.'


'거진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급인데;;'


같은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가 하면


'아니 아직 애라 그럴 수도 있지 왜 우리 주인공 기를 죽이고 그래욧!'


'아 그래서 너희들은 어렸을 때 태권도 땡땡이 안쳐봤냐고 ㅋㅋ'


'그래도 팔 잃은 이후에는 반성하고 정신 차렸으니 된거 아님? 결국 엔딩 가서는 용사 됐잖아.'


같이 옹호하고 이해하려는 사람들도 많았다.



또 이게 너무 논란이되서 작가가 직접 언급을 해버리는데.


자신은 주인공이 팔을 잃어버린 이유와 철 없이 웃기만했던 꼬마가 어쩌다 현재는 마음을 바꿔서, 근엄하고 진중해졌는지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싶었지, 이렇게 분쟁을 일으키고 싶진 않았다고 밝혔다.


그래도 작가 본인이 나서서 말을 한 이후에는 여론이 조용해졌으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작가들과 독자들 사이에 웃픈 추억으로 남게 된다.



"아가씨! 이러다가 몬스터가 나오면 어쩌려고 그럽니까...!"


일단 지금으로 다시와서... 오늘도 나는 난감한 시기를 겪고 있었다.


"괜찮아! 어차피 나와도 호른이 전부 상대 할 거잖아?!"


처음에 나는 호른이라는 사람이 나이 치곤 생각보다 강한 몸이겠다, 기왕 이렇게된거 주인공이 팔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려고 했다.


"아니... 그래도!"


하지만...


"호른은 맨날 힘들다 하면서도 내가 위험 할 때면 멋있게 구해주잖아!"


그녀의 이런 뻔뻔한 태도를 보면 가끔씩 그런 다짐을 돌아보게 된다.


나도 한 땐 여론에서 그녀의 편을 들어주었던 사람이였고 지금도 여전히 도와주자는 마음이 강했지만... 


막상 시달리다보면 조금은 흔들리게 된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였다.


"하아... 못 말리네요..."


그렇다고 떠나자니, 작품에서 봐오던 정이 있고 막 나쁜 마음을 먹고 그러는 것도 아닌지라 쉽사리 포기하기도 애매했다.




"그나저나 호른! 빨리 와! 저번에 내가 놀다가 엄청난 곳을 발견했는데, 너한테 보여주고 싶어!"


고달픈 감이있지만... 그래도 견딜만한 하루에 오늘도 한숨을 내쉬며 그녀에게 끌려다니는데...


"하하!"


그녀의 웃음 소리를 따라 조금이라도 보충한 체력을 짜내면서 달릴려던 그 순간 ㅡ



"아우우우우 ㅡㅡ!!!!"



저 멀리서 늑대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


그 순간 이상하리만큼 침착해지는 마음...


동시에 여러 파편적인 기억들이 퍼즐 처럼 맞춰지게 된다.


생각해보니 그녀가 팔을 잃었을 당시에도 '맑은 날에 장소는 푸른 들판'이였지...


"응? 안오고 뭐해?"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호른...?"


맑은 날에 장소는 푸른 들판이였다...


"잠깐만요, 아가씨...."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 경계하려고 했을 땐...


"크르르릉... 컹!!!"


이미 모든 것이 저질러진 이후였다.


"아가씨! 저쪽을 보세요!!"


희미하지만 시야 끝에 확실하게 보이는 사나운 물체...


더불어 빠른 속도로 커져가며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걸 알리는 흉포한 모습.


"응? 뭘 보라는 ㅡ.... 어...?!"


늑대 모습을 한 거대한 몬스터가 이쪽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어어?! 저건...!!"


미리엘은 당황한 나머지 작품 속에 보였던 것 처럼, 몸을 굳어버린듯 보였다.


"아가씨! 빨리 도망쳐야 합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너무 갑작스러웠지만... 이 날만을 위해 옆에 있었기에 나는 재빨리 전개를 비틀려 했다.


"응...?! 어... 어!!"


당행히 만화 때 처럼 그녀는 공포에 탓에 멍때리는걸 그만두고 나를 보고 발을 내딛었으나...


"엇?! 으읏...?!!!"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아가씨?!"


"아아.. 호른... 어떡해... 나... 발목을..."


보아하니 제대로 걷는 것도 힘겨워보이는 상황...


"컹 ㅡ! 컹 ㅡ!"


이와중에도 늑대 몬스터는 사나운 울음 소리를 내며 달려오고 있었다.


"아가씨!"


이대로라면... 만화 속 상황 처럼 그녀는 팔을 잃을지도 몰랐다...


"으윽..."


하필이면 무기도 없는 날에 이 순간이 찾아오다니...


나는 이를 갈며 현실에 한탄했지만 그럴 시간조차 아까웠다.


"크르릉!"


이젠 거의 다 다가와버린 상황...


앞으로 5~6초 후면 늑대는 미리엘에게 이빨을 내밀겠지...





"......"


그러니 나는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젠장..."


혼잣말로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마음의 준비를 한다.


"하아..."


솔직히....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녀를 위해 왜 이렇게까지 할려고 할까... 하며,


팬심이든 뭐든 죽으면 다 소용 없는 짓인데 어째서 이렇게까지나 헌신적인가 싶은 의문이 떠오르기도 했다.


"아가씨!"


하지만...


"최대한 수그려계세요!"


"제가 체력은 몰라도 몸은 튼튼하잖아요?!"


그런 의문을 들었을 땐 ㅡ











"호른?!"


늑대에게 몸을 던진 후였다. 














◆◆◆




"호른... 정말 미안하지만... 더 이상 이 곳에서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군..."


비극적이라 할 수 있는 그 날 이후, 어언 일주일이 지났다.


"너의 그 헌신은 당연히 알고 있다네... 하지만... 내 딸이 너를 보면 계속 괴로워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다고 판단했다."


솔직한 평가론 그 때 당시 어떻게 살았는지 의문이 들정도로 고통스러웠다.


"의료비는 물론... 퇴직금의 의미로 많은 양의 금전을 줄 터이니, 내일부터 나오지 않아도 된단다..."


그 때 나는 무엇을 믿고 들이댔는진 모르겠지만, 그녀를 대신해서 몬스터에게 맞서게 되었다.


그녀를 대신하여 내가 물어뜯기고 할퀴고 온갖 공격들은 당하긴했지만... 그래도 그녀 대신 팔을 잃는다 같은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도 서있는 것 조차 버거울 정도로 많이 다치긴했지만... 심한게 깊은 상처도 아니여서, 흉터는 살짝 남아도 시간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문제 들이였다.


미리엘 역시 멀쩡해서, 틀어진 감이 있지만 결국엔 내가 원하는대로 흘러가게 되었다.


그녀가 팔을 잃지도 않았으며 그렇다고 내가 대신하여 심한 희생을 치루지도 않았다.







"호른...! 정말 미안해....!!!"


뭐... 덕분에 그녀가 자괴감에 시달려서 계속 우울해있긴했지만... 팔을 잃는 것 보단 낫겠지...


"나 때문에... 너가...."


"잘 못했어..."


지난 일주일 내내 그녀는 내 품에 안겨서 눈물을 흘리고 용서를 빌고 있었다.


"괜찮아요, 시간이 지나면 완쾌 가능한 부상들이니까."


나는 그녀를 위로하며 미소를 지어줬지만.


"하지만... 내 잘 못이 맞는걸...


"그리고, 이렇게나 슬퍼하는 바람에 엄한 너가 내일부터..."


결국 그 소식을 들은건가...


"네... 내일 말씀드리려고 했지만... 이젠 조금 떨어져 있어야겠네요..."


"......"


상처 받지 않도록 이별을 최대한 순환해서 말해보았지만 역시나 나아질 기미는 없었다.


"호른..."


그러던와중 그녀는 내게 작게, 마지막 부탁을 속삭인다.


"혹시... 오늘 밤... 동침 할 수 있을까?"


"아버지껜 절대 비밀이야..!"


의도를 알 수 없는 부탁


"마지막이니까... 너의 온기를 오랫동안 느끼고 싶은데... 안될까?"


순간적으로 혼란스러웠지만 나이를 고려하면 내가 괜히 쓰레기가 된 기분이였다.










◆◆◆





"하아..."


나는 아픈 몸을 이끌고 마차에 몸을 싣는다.


그래도 집 주인의 배려가 좋은 편이여서 그런지 마지막까지 편히 모시려는 것에 감사 할 따름이였다.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한 세계관인지라 도구 취급을 할 만도 한데...


그렇다고 이 대우가 싫은 것은 절대 아니였다.


"어젯 밤 너무 더웠지... 미리엘이 등에 꼭 달라붙어선 안놓아주는 바람에..."


푹식한 소파 같은 좌석에 등을 받치며 천장을 올려다본다.


"그나저나 몸이 다 나으면... 뭘 해야 할지?"


그리곤 미래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딱히 돌아갈 곳도 없고 있더라도 갈 수단이 없는데...


"역시, 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을 찾는 것 밖에 없겠지."


그렇다면 찾는 수 밖에.


어렴풋이 정해놓긴했지만, 세삼스럽게 다시 되새긴다.


"혹시 모르니 아카데미에 입학 할 수 있도록... 방법도 모색할 겸, 5년간 자기 개발이라도 할까?"


또한... 5년 후, 만화의 무대가 될 장소를 떠올리며 앞으로의 길을 다듬어보기로 한다.




◆◆◆







"......"



난 늘 현실을 기피하고 그의 등 뒤에서 숨어 살았다.


이게 설령... 언젠가 내가 감당해야 할 것이라는걸 알면서도 도망쳤었다.


그야 호른에게 의지하면 어떤 고민거리도 잊고 행복 할 수 있었으니까.


또한 그렇기에... 지금 당장이 무섭고 두려워서, 그에게 모든 안전을 떠넘긴체 방관만 하고 있었다.





호른은 강한 남자였다.


가끔 내가 놀릴 때도 있지만 역시 그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어떤 의미로든 제일 강인한 인물이였다.



앞날이라는 태양에 따가워하며 괴로워 하고 현실이라는 어두운 밤이 나를 몰아세울 때도, 그는 그늘과 안식처가 되어 나를 가려주었으며


몬스터라는 가시가 내게 뻗쳐 온다 한들, 방패가 되어 지켜주었으니 ㅡ



그가 있다면 모든 것이 편했고 어떤 어려움이라도 무시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안신처라고 느꼈다.


하지만...


'으으으... 아아아악 ㅡ!'


그가 나를 대신하여 몸을 희생한 그 날...


'호.. 른...?'


나는 그제서야 현실을 직면 할 수 있었다.


'도망치세요...!'


가장 넓고 영원 할 것 같은 방패는 사실, 작디작은 막에 불과 했다는걸.


동시에 그가 잔인하게 당하는 모습을 보고도 방관 밖에 할 수 없었던 스스로의 무능에 혐오감을 불러냈다.


'마지막이니까... 너의 온기를 오랫동안 느끼고 싶은데... 안될까?'


또한 그런 사실은... 그에게 마지막으로 의지해보았 때, 더욱 명확해졌다.



'호른...'


그를 떠나보내기 전 날 밤... 나는 호른의 등을 껴안으며 내 몸을 가려보았다.


'......'


나는 한번에 알 수 있었으니....


'읏....'


그의 등은 너무나 비좁았다.


어쩌면 지금까지 내가 지켜줘야 했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정도로 좁았다.


나와 같고... 동시에 어린 나이였으니까 ㅡ


하지만 그렇기에 그가 존경스러웠다.


사실은 이렇게나 좁고 모든 것을 짊어지기엔 버거운 그릇이면서... 지금까지 버텨왔으니까...


나라는 큰 민폐덩어리를 억지라도 욱여 넣고, 숨겨주고 지켜주었으니까.



나는... 당장의 의무조차 내팽겨쳤는데... 호른은 자신을 포함하여 ㅡ 


아니.... 스스로를 포기하면서까지 사명을 이루었다.



나와 그는 왜 그렇게 다른걸까...


당장의 앞도 보지 못하고 무작정 뛰기만하는 나와는 상반되었다.



"호른..."


그렇기에... 나는 그 날 이후로 맹세했다.



"......"


더 이상 그렇게 살지 않기로...


그것 뿐 만이 아니라 ㅡ


"어라? 웬일로 훈련시간에 제대로 나오셨나요?"


그와 다시 만난다면 이제는 내가 지켜주겠다고


"선생님..."


참겠어.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


견디겠어.


"제일 가혹하게 해주세요."


안식처가 사라지고, 아무리 혹독한 칼바람이 살을 베어낸다 한들 ㅡ


버티고 버텨, 나아가겠어.


"전직 용사님..."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호른을 위해서...


이젠 다가오는 어둑한 밤들을 두려워하지 않겠어.


"흐음... 이젠 노파가 되어가는 저에게 꽤나 민감한 단어를 꺼내시는군요..."


 마주하고 새벽을 인내하겠어.


"괜찮겠나요? S랭크 모험가들도 꼬리를 말고 도망 갈 정도인데?"


이제는 내가 그의 안식처가 되어 주겠어.


"네..."


기다려 호른


다시 만난다면 ㅡ


"그 눈빛... 잘 알겠습니다."


내 모든 것을 내걸테니까.









◆◆◆









그로부터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게 되었다.



생각보다 짧게 느껴지는 나날들.


돌이켜보면 자잘한 일들로 일상을 채웠던 것 같았다.


당연히 고비가 없는 것도 아니였는데.


아카데미의 입학 조건이 생각보다 어려워서 고생 좀 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원래 세계에 돌아 갈 수 있을까에 관한 것인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 당장은 불가능했다.


그야 마법에 관한 지식을 공부하고 소문을 들으면서 차원을 넘나드는 워프 마법의 존재를 확인했지만...


그것을 시전하기 위해선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필요했는데.


계산 결과, 거진 마왕이 토벌되고 뿜어져나오는 엄청난 마력에 준했다.


.....


그냥 한 마디로 내 목표가 마왕 토벌에 고정된 셈.


결국 여차하면 본편에 완결은 물론 후속작까지 미리엘과 함께 해야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재회는 당연히 필수불가결이겠지...


"으음..."


5년 전에 헤어진 이후로 그녀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래도 마지막 기억을 되새겨보면 악감정은 없을려나?


"윽..."


입학 첫 날 부터 생각 할 것이 너무 많아서 머리가 피곤했다.


"야! 호른! 너에게 초대장이 하나 왔는데?"


그러던와중 5년간 마법을 탐구하면서 친해지게된 브엘라가 활기찬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관계는 뭐랄까... 이성친구 같은 여사친? 아니면 여사친 같은 이성친구...?


"나한테 초대장...?"


아무튼, 입학 첫 날부터 수석으로 들어온 것도 아닌 내게 대체 무슨 초대장이 온걸까.


편지지를 보면 꽤나 화려한데.


"응 그게 말이지..."


누가 나에게 이렇게나 고급진 것을 보낸걸까 의문을 가지던와중...


"우리 처럼 이 곳에 입학한 용사라는데?"


나오면 안될 단어가 나와버린다.


"뭐..?"


내가 알고있는 한 지금의 시점에선...


"누가... 보냈다고...?"


아카데미에 아직 용사가 있어선 안될텐데...?





◆◆◆


때가 되었어.


너를 다시 마지 할 때가 왔고.


나는 그만큼 강해졌어.


모든 것을 무책임하게 내려놓았던 나를 버리고


오로지 너에게만 복종 할 나로서,


너가 나를 위해 모든걸 희생했던 것 처럼


이번엔 내가 너를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할게.


너가 나만을 봐라바주었던 그 때 처럼... 나 역시 너만을 봐라볼게.


나의 모든 것을 걸고 너를 지켜주며


원하는 그 모든 것을 오롯이 바칠게.


부와 명예


사랑과 헌신


마음과 처녀


그러니 부디 그 때 처럼.... 나만을 봐라바줘.


나만을 사랑해줘.


나만을 생각해줘.


너를 위해,


오직 너만을 위해 


내 영혼의 기둥을 깎아서라도 ㅡ


모든 걸 바칠테니까.


이번에도 마음의 화롯가에 유일하게 불을 지펴주는 사람이 되어줘.


 호른 크록스


내 영원한 동반자여.



사랑해...











솔직히 어느정도 참고한 감도 있고 또 쓰다보니 어떤 소설하고 비슷해서

혹시 몰라서 허락 받았음


그리고 최근 스플래툰 시작했는데 재밌더라

이거 때문에 목디스크 걸리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