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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이랑 얀순이는 중학생 때부터 알기 시작했어.

얀붕이가 초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이사를 왔고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 되어서 처음 알게 된 거지.


얀붕이는 졸업하고 친구들을 만날 수 없기도 하고, 환경이 바뀌어서 적응하기 힘들어했는데 그걸 얀순이가 도와주기 시작한 거지. 처음에는 같이 집에 가 주기도 하고, 바뀐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집에도 데려 오고 같이 친구들이랑 놀아 주기도 하면서 조금씩 얀붕이가 적응할 수 있도록 해 줬어.


얀순이는 처음에는 그냥 순수하게 친구를 도와주려는 마음에서 시작한 건데 점점 얀붕이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하지. 말투도 귀엽고, 잘생기기도 한 것 같고. 성격도 착한 것 같아서 점점 좋아지기 시작하는 거야.


하지만 얀붕이는 얀순이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걸 몰랐어. 그냥 좋은 친구 정도로 여기고 있었고 딱히 여자친구로 사귀고 싶다는 생각은 처음에는 들지 않았지.


그러던 어느 날 얀순이가 호감을 넘어서서 얀붕이에게 사랑과 집착을 느끼기 시작하는 일이 일어났어.

얀붕이가 체육 수업 시간에 달리기를 하다가 넘어져서 무릎이 조금 심하게 까졌던 거지.


”괜찮아? 얀붕아, 많이 안 다쳤어? 보건실 가자!”


얀순이는 얀붕이가 다친 거 보자마자 바로 달려가서 자기 손수건으로 얀붕이의 상처를 싸맨 다음 얀붕이를 데리고 보건실로 달려갔어. 다행히도 보건 선생님은 안에 계셔서 빠르게 치료를 하고 나올 수 있었어.


“다행이다.. 얀붕아, 많이 안 아파.... 왜, 왜 울어?!”


얀순이는 얀붕이가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다가 얀붕이가 우는 걸 보게 됐어. 깜짝 놀라서는 손수건을 꺼내서 얀붕이의 눈물을 닦아 주지.


”많이 놀랐어.. 아프지는 않지만. 고마워, 얀순아...”

”사람들 앞에서 울면 부끄러우니까.”


얀붕이는 조금 많이 놀라서 눈물을 흘렸던 거지. 근데 여기서 얀순이는 더욱 더 강한 집착을 느끼기 시작해.


’얀붕이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나만이 보았어. 얀붕이가 고맙다고 말한 건 나뿐이야. 얀붕이의 비밀을 알고 있는 것도 나 뿐이고. 오로지 나만이 얀붕이의 모든 것을 알고 사랑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얀순이는 계속해서 괜찮다고 말하며 얀붕이의 눈물을 닦아 주면서도, 점점 얀붕이를 좋아하게 되고 소유욕을 느끼게 되지.

그리고 얀붕이도 언제나 항상 자신을 도와준 얀순이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하지. 어쩌면 얀순이는 나와 친구 이상의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그 이후로도 얀붕이와 얀순이의 서로에 대한 사랑은 깊어져만 갔어. 얀붕이와 얀순이는 서로의 아름다운 외모를, 상냥한 말씨를, 선량한 성격을 사랑해 가며 마침내 그 사랑은 결실이 이루어지게 되지.


”얀순아... 나 너 좋아해, 아니... 사랑해.”


얀붕이는 중학교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직후에 얀순이에게 고백하게 돼. 여름의 매미 소리가 울려 퍼지는, 푸른 잎이 무성한 나무 아래에서 손을 꼬옥 잡고선 붉어진 얼굴로 말을 하지.


얀순이는 마침내 자신의 사랑이 보답받았다는 생각에 기뻐하며 얼굴을 붉히지. 점점 더 얀붕이를 좋아하게 되면서 얀순이는 그토록 말하고 싶었던 한 마디를 얀붕이에게 전하게 되지.


”나도 네가 좋아.“

”얀붕아, 사랑해.”


이내 얀붕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고맙다고 말하면서 얀순이를 끌어안지. 두 사람의 연애가 시작되는 순간이었어.


그리고 둘은 사귀고 있었지만, 학교 안에는 이 사실을 철저하게 비밀로 했어. 얀붕이는 우리가 사귀는 게 전교에 퍼지는 건 조금 부끄럽다고 했거든.


’얀붕이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구나. 그것도 정말로 귀엽지만.’


얀순이는 그것조차도 귀여워하며 얀붕이의 요구를 들어 줬어. 학교에서 사람들이 볼 때는 스킨십을 자제하려고 노력했지.


그래도 가끔씩 아무도 안 볼 때는 가벼운 스킨십을 했어. 도서관에서 서로 책을 읽으며 공부하다 책상 밑으로 손을 잡기도 하고, 아무도 없는 방과 후의 도서관 서가 뒤에서 입을 맞추기도 하면서. 


얀순이는 항상 수업 시간에도, 쉬는 시간에도, 점심 시간에도, 학원에서도 얀붕이를 지켜봤어. 누구와 함께 다니고, 누구와 대화를 하고, 누구를 보는지를 뒤에서 몰래 항상 지켜보았지. 집에 돌아갈 때와 등교할 때는 항상 얀붕이를 집 앞까지 데려다 주거나 데리러 왔어.


놀랍게도 이 둘의 연애 관계는 중학교에서 3년 동안 같은 반이었던 데다가 졸업할 때까지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았어. 가끔씩 다른 여자아이가 쓴 얀붕이에게 고백하는 내용의 편지가 사물함 안에 들어가긴 했지만, 언제나 항상 얀붕이가 만진 물건들과 그 위치를 기억하는 얀순이는 그 편지를 얀붕이가 읽기도 전에 찢어 버렸어. 그 여자아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나쁜 소문이 돌며 따돌림을 당하게 되고, 끝에는 어떤 형태로든 학교에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게 되었지.


마침내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얀붕이와 얀순이는 중학교 졸업이 가까워지고 진학할 고등학교를 선택해야 할 시간이 왔어.

언젠가 얀붕이네 부모님이 늦어서 둘이 공부하기 위해 얀순이가 얀붕이의 집으로 왔을 때, 얀붕이는 자신이 갈 고등학교를 정한 듯 얀순이에게 말했지.

”얀순아, 나 서화고등학교 갈 건데 어때?”

”서화고?”


서화 고등학교라면 공부를 잘 하는 뛰어난 학생들이 가는 학교였어. 얀붕이는 언제나 전교에서 10등 안에 들 정도로 공부도 잘 하고 친구도 많이 사귀고 운동도 잘 하고 못 하는 게 없는 사람이라서 거기에 가는 것도 무리가 아닐 거라고 생각했지.


”나도 거기로 갈 건데, 마침 잘 됐네!”


물론 얀순이는 얀붕이와 다른 학교에 가는 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어. 당연히 얀순이가 아무 생각 없이 그 학교에 가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야. 얀순이도 얀붕이와 비슷비슷한 상위권 성적이라서 가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았지.


“다행이다. 얀순이랑 학교 다른 곳으로 가서 헤어지면 어쩌나 싶었는데.”


얀붕이는 얀순이의 손을 잡고 환하게 웃었어. 얀순이는 그런 얀붕이가 너무 좋아서 얼굴을 붉힘과 동시에 얀붕이를 누구에게도 빼앗길 수 없다는 집착이 커져 갔지.


”난 얀붕이가 좋아. 귀엽고, 상냥하고, 잘생기고, 키도 크고... 항상 집에 돌아갈 때 3678보를 걷는 것도...”

”응? 3678보?”

”아, 아니야! 내가 걸을 때마다 항상 만보계를 재거든. 학교에서 집까지 걸어갈 때 세 본 게 3678보였어.”


얀순이는 당황하면서 둘러댔지. 하지만 얀붕이는 그것조차도 사랑스러운 듯 얀순이를 꼬옥 껴안았어.


“얀순이는 꼼꼼하네. 나도 얀순이처럼 스스로 자기를 챙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얀붕이는 그러지 않아도 정말 좋은 사람이야..”


좋아해. 그 말을 얀순이는 마음속으로 몇천 번이나 되새겼어. 얀붕이의 품에 안긴 채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는 긴 시간을 보내며.


이런거 처음 써보는데 잘 썼을지 나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