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


입추(立秋)


끝없는 더위, 끝나지 않는 낮, 더 없이 얇아진 사람들의 복장 등 여러 가지 특징이 한없이 더웠던 여름의 마지막 발악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 수많은 특징들 중에는, 산천초목 여기저기에 널린 무당거미들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석양이 지고 땅거미가 질 무렵, 공원에 앉아 여유롭게 멍을 때리고 있던 사내 김얀붕은 한창 무당거미를 보며 잡생각을 하고 있었다. 


한창 김얀붕이 지켜보고 있던 무당거미의 거미줄에서는, 어째서인지 거미줄에 걸린 말벌을 묶어놓지도 않고 그저 가만히 있는 거미가 있었다. 


그렇게 마비되지도, 묶이지도 않은 말벌은 생각보다 허망하게 거미줄에서 떨어져 나갔다. 


무언가 여유라도 부리나 했으나, 거미줄에서 벗어난 말벌을 보며 거미는 무언가 당황한 듯이 발을 동동굴리는 것 같은 제스처를 보이고 있었다. 


“...왜 굳이 저러고 후회를 하는걸까."


“먹을거였으면 후딱 먹어치우든, 적어도 벗어나지 못하게 제대로 포장이라도 해놓든가,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거람.”


태연하게 '말벌이 살았다' 보단 '말벌을 놓쳤다' 쪽에 중점을 두는 그였다. 딱히 싸이코패스같은건 아니었지만, 예전부터 머리가 상당히 명석했던 그로서는 가진 것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저런 부류가 정말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렇게 대답을 기대하지 않은 채로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었으나, 예상치 못한 대답이 갑작스럽게 뒤에서 흘러나왔다.


“흐음.....전 알것만도 같은데요?”


“왓 씨 깜짝아.”


“아하하, 아까부터 뒤에 있었는데, 이제 아셨나보네요?”


“저기....그쪽은 누구신지.....”


보통같았어도 꽤나 놀랐을 상황이지만 뒤에서 말을 걸어오는 주체의 외모를 보고 한번 더 놀란 얀붕이었다. 


긴생머리에 흑발, 자연스러운 웨이브는 안그래도 눈을 사로잡는 외모를 더욱 돋구어주고 있었고, 빨려들어갈 것 같은 적안과 오뚝한 콧날, 표정에서 드러나는 자연스러운 여유는 그저 얼굴만 보았을 뿐인데 여자가 상당한 여유를 가진 집안에서 왔다는 것을 과시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저는 김얀순이라고 해요, 오늘 처음 본 것은 맞지만 그저 흥미가 가는 주제이기에 한번 맞장구 쳐보았을 뿐이에요.”


“...그래서 알것만도 같다는 건 무슨 소립니까?”


“거미가 꽤나 가학적인 성향인 게 아닐까요?”


“네?”


“왜 있잖아요....책 같은 거 보다 보면 흔히 나오는 간단한 덫에 사냥감을 가둔 뒤 그저 지켜만 보면서 희열을 느끼는 그런 부류들 있지 않나요? 아 뭐 딱히 제가 그런 건 아니구요...후후....”


“흐음.....그래도 저는 잘 이해가 안가네요, 지켜보는 것으로 희열을 느끼는 거면 확실하게 상대를 묶을 수단을 확보한 뒤에 하는 게 안정적이지 않나?”


“그 점에서 희열을 느끼는 것인데 그걸 자기손으로 없애버리는 짓은 하지 않겠죠.”


“그 점이라면 어떤...?”


“상대에게 불확실성을 남겨두는 거죠, 상대가 탈출할 수 있는 한 가지 길을 열어두고, 그 길을 결국 실패한 뒤에 자신에게 먹힌다면..... 그 때 그 쾌락이란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달콤할 것 같네요....”


“아아....숨긴다고 숨기려 했는데 생각하자마자 흥분해 버렸네요.... 좀 기분 나쁘셨죠? 죄송해요.”


“뭐 사디스트쪽 계열 취향이신가보네요? 딱히 상관없습니다, 개인의 취향이 뭐 어떻든지 전 잘 신경 안쓰는 주의라서, 애초에 저 자신도 숨기고 사는 게 많은 사람이라서 말하기 힘든 취향 한두 개 정돈 신경도 안쓰이거든요.”


“네....? 진짜로.....불편하다던가 무섭다던가 하지 않으신 건가요.....?"


“네, 진짜로요.”


무언가 당황한 듯이 열심히 얼굴을 붉히던 얀순은 이내 조용히 휴대전화를 내밀었다. 


“오늘 대화 정말 즐거웠어요. 혹시 다음에도 이런식의 대화를 할 수 있게 연락처 좀 주실 수 있으신가요?”


연락처를 교환하는 것은 조금 곤란하였지만, 어짜피 폰이 이것 하나 뿐인것도 아니었기에 얀붕은 별 생각없이 폰을 내어 주었다. 


“그럼요, 저도 상당히 즐거웠거든요.”


그렇게 연락처를 교환한 둘은 이내 금방 헤어졌다. 




*** 




“김얀붕....나이23세에....군대 전역하고 현재 한량 백수의 삶을 살고 있으며.....가족관계는 따로 없는 고아에......지인관계도 전무.....”


그런 사람이 어째서 공원에서 그리 여유있게 멍이나 때리고 있었나 궁금했지만, 이내 자신이 신경 쓸 바는 아니었기에 한구석으로 생각을 치워버렸다. 


“후후.....이 이상 완벽할 데가 없네요....”


열심히 거미줄을 치고 있었지만, 그래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강압적인 수단도 쓸 수 있어야 했기에 기왕이면 주변에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았다. 


"역시 저희는 천생연분인게 틀림없다니까요....? 하늘도 저희를 도우시고 있는 게 틀림 없어요...."


“분명히 본인이 괜찮으시다고 하셨어요 얀붕씨.....? 나중에 뭐라하시기 없기에요......ㅎㅎ”


“제 인생의....유일한 이해자님......🖤




*** 




그렇게 연락처를 교환하고 헤어졌던 둘은 그 뒤로도 주에 2~3번은 만나며 자주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지 반년


“얀순씨”


“네?”


“저한테 이젠 연락 안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네?”


“요 근래 반년동안 솔직히 상당히 부담스러웠습니다. 시도때도 없는 연락과 약속, 제가 다른 여자를 쳐다만봐도 느껴지는 살기 때문에 부담스럽다 못해 짜증날 지경입니다.”


얀순 자신은 계속 교류를 하며 가까워졌다 생각했지만, 얀붕은 알게모르게 상당히 곤란한 점이 많았다. 


뭣보다 애초에 연애감정같은 걸 얀순에게 못 느끼는 그에겐 그저 쉬는 날을 뺐기는 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얀순씨에겐 보여드리지 않았지만, 저도 제 삶이있고 해야할 일이 있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간섭받는 것은 곤란하기도 하고요.”


“뭣 때문에 그러시는진 알겠지만, 전 얀순씨랑은 안 맞는 것 같기에 그냥 이 쯤에서 끊어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볼 일 없었으면 좋겠-”


“누구맘대로요?”


“....네?”


“얀붕씨가 분명 괜찮으시다고, 이해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겨우 찾아낸 제 인생의 유일한 이해자이신 주제에, 설마 혼자서 마음대로 끊어내실 수 있으실거라 생각하셨나요?”


“그게 무슨 소-"


하고 말을 이으려던 순간, 얀붕의 몸에 대량에 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파지지지지지직-


“나름대로 참고 있는 거였는데, 얀붕씨가 이래도 부담스러우시다면 어쩔 수 없네요.”


그냥 제 마음대로 할 수 밖에




*** 




어두운 방안, 침대에 팔다리가 묶인채로 누워있던 얀붕이 정신을 차렸다. 


“일어나셨나봐요?”


“얀순씨......이게 지금 뭐하는 짓입니까....이거 푸세요.”


“그러죠 뭐.”


‘?’


의외로 얀순은 순순히 밧줄을 잘라낸 뒤 얀붕을 풀어주고 문까지 열어주었다. 


“자, 이대로 나가시면 돼요, 서울 한복판의 오피스텔이니 적당히 택시 잡으시면 되겠네요.”


얀붕은 순간 의문이 들었지만, 저 미친년의 생각이 바뀌기 전에 나가려고 걸음을 옮겼으나, 이내 얀순이 말한 한 마디 문장에 몸이 얼어붙어버렸다. 


“아 근데 가시기 전에....절 ‘강간’하신 건 어떻게 책임지실 건가요?”


“.....네?”


얀순은 핸드폰을 올려서 화면을 보여주었다. 


그 핸드폰의 화면속에는, 겁에 질린듯한 표정으로 누워있는 얀순과, 마치 당장에라도 덮칠 듯이 그 위에 올라타 있는 얀붕의 사진이 걸려있었다. 


“....제가 기절한 사이에 무슨 짓을 하신겁니까?”


“어머, 무슨 소리를 하시는거람, 사진만봐도 얀붕씨가 절 덮치고 있지 않나요? 제가 뭘 했다니요. 누가보면 얀붕씨가 피해자이고 제가 가해자라도 되는 줄 알겠어요?"


“말장난은 그만하시고 그래서, 뭐 어쩌라는 겁니까?”


“뭘 어쩐다기 보단.....그저 선택지를 드리는 거에요.”


“지금 열어놓은 저 문으로 나가시면 얀챈그룹 회장의 딸을 강간하신 대담한 강간범이 되시는 거고.”


“이 안에서 얌전히 생활하시면 얀챈그룹의 사위가 되시는 거네요.”


“매번 집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로 나가시는 건 본 적 있어도, 딱히 어디 입사하신 직장이 없다는 인적사항 정도는 미리 파악해 놓은지 오래라서 일하러 가시는 건 아닌 것 정돈 다 안답니다.”


“그러니 얌전히 제 동반자가 되어주시는 게 어떠신가요? 평소에도 했던 것처럼 오직 저와 데이트를하고, 저와 여러 주제로 대화를 즐기시는, 그런 삶을 사시면 되는거에요.”


“어짜피 도망은 못 치신답니다? 설령 이대로 문 밖으로 나가셔서 감옥으로 가신다 하셔도 얼마든지 형량은 줄일 수 있거든요.”


“결국 성폭행범 딱지가 붙을 당신을 취하기 더 쉬워지겠네요? 전 그 정도 기다림은 참을 수 있는 여자라서 편하신대로 하시면 되겠네요 얀붕씨”



그럼


어떤 길을 선택하실건가요?


등을 돌린채로 이야기를 듣고있던 얀붕은, 이내 무언가를 숨기고 싶다는 듯이 고개를 숙인채로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으나, 의외로 꿋꿋하게 열려있는 방문을 지나쳐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그게 얀붕씨의 선택이신가봐요? 어짜피 제 손에 들어오실텐데, 뭣하러 서로 고생이람.....”


그렇게 얀붕이 나가고 며칠 뒤


재판날


얀붕은 그날 나갔던 자세 그대로 재판장에 들어왔다. 여전히 분한건지, 몸을 부들대고 있는 것은 오히려 더 심해진 것 같기도 했다. 


‘후후.....판사, 검사, 변호사에 하다못해 방청객 하나까지 전부 섭외 시켰어요 얀붕씨...... 형량도 나와봤자 집행유예일테니, 괜한 헛된 기대는 안하시고 있기를 바랄께요?’


이런 생각을 하며 적당히 이 연극을 지켜보던 얀순은, 이내 판사가 내리는 선고의 마지막 문장을 들으며 귀를 의심했다. 


“....하여 위와 같은 이유로 죄질이 매우 심각하고,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피고 김얀붕에게 징역 5년형을 구형한다.”


땅!땅!땅!


‘......뭐?’


순간적으로 시간이 멈춘듯한 착각을 한 얀순이었다. 


‘뭐지? 분명 전부 섭외가 되어있을텐데? 나 혼자서 잘못 들은건가?’


하지만 그런 것 치곤 판사와 검사를 제외한 이곳의 모두가 당황한 듯이 행동과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생각해보니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는 있지만, 단 한점의 당황도 볼 수 없는 사람이 이 자리에 한명 더 자리해 있었다. 


어느샌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든 얀붕은, 마치 세상 그 무엇보다도 재밌는 희극을 보았다는 듯이 입꼬리를 활짝 올리고 있었다. 


그저 ‘웃고있는 표정’이라기엔 언뜻 기괴함까지 자아내는 그 표정은, 표정의 주인이 당연히 이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것을 지금도 여실히 증명해내고 있었다. 


‘대체 뭐지...? 판사와 검사랑 애초부터 한통속이었다고....? 그럼 얀챈그룹에서 냈었던 뇌물보다 배는 되는 뇌물을 줄 수 있을정도의 거물이 개입했어야....?’


그 순간, 얀붕이 지나가듯이 했던 말들이 기억나기 시작했다. 


'얀순씨에겐 보여드리지 않았지만, 저도 제 삶이있고 해야할 일이 있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간섭받는 것은 곤란하기도 하고요.'


‘애초에 저 자신도 숨기고 사는 게 많은 사람이라서’


일이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얀순을 점점 옥죄어오고 있을 때, 끌려가다가 얀순의 옆을 지나친 얀붕이 나지막하게 한 마디를 말했다. 


“...그러게 기회가 있을 때 포장이라도 하셨어야죠.... 그리 여유를 부리시니 이렇게 허무하게 놓치는거지 않습니까.”


섬뜩한 표정으로 조용히 말하는 얀붕의 목소리에 등줄기에 소름이 돋은 얀순이었으나, 어쨌든 그 또한 그녀에겐 이미 쾌락이었기에 애써 그녀는 희망찬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아니야....그래도 얀붕씨를 교도소에 고립시키는 것은 성공했으니....이제 교도소장을 꼬드긴 뒤에 면회든 뭐든 명분을 만들어내서 내 것으로 만들어내면.....!’


라는 희망찬 생각을 하며, 얀순은 교도소를 찾았다. 


그러나 교도소에 도착한 얀순이 들은 소식은 얀순의 정신을 아득하게 만드는 데에 충분했다. 


“네? 김얀붕이요? 저희 교도소에 어제 들어온 수감자중에 그런사람은 없는데....?”


당장 오늘 얀챈그룹 외동딸을 강간한 남자로 언론에 대서특필 된 남자가 정작 첫 날부터 교도소에 보이지 않았으나, 세상은 이상하리만치 그 소식엔 집중하지 않았다. 


언론들은 한창 기사를 뿌리고 있었지만, 그 모습이 얀챈그룹을 도와준다기 보단 무언가에 겁을 먹은 듯이, 다른 감춰야할 것을 감춰야 된다는 듯이 연막을 뿌리는 듯한 모양새에 가까웠다. 


그렇게 착잡한 심정으로, 얀순은 우선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건, 어제 막 5년형을 선고받았던 김얀붕이 자신의 집 소파에서 태연하게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여러 가지 의문점이 솓구쳤지만, 그 모든 것을 누를 압도적인 광애(狂愛)가 얀순의 눈을 멀게 만들었고


이내 얀붕의 주위에 있던 두 덩치의 남자가, 짐승마냥 달려들던 얀순을 제압했다. 


놓으라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던 얀순을 얀붕은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재판장에서 보여줬던 기괴한 미소는 아니었지만, 방금 막 장난감을 돌려받은 어린이마냥 환한 얼굴로 얀순을 고요하게 응시했다. 


이내 소리를 지르다 힘이 빠진 얀순이, 이성을 되찾자, 얀붕은 조용히 말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 협박당했을 때는 그저 복수할 생각 뿐이었는데 말이죠....”


“재판 당일날에 빠져나올 준비를 다 하고보니 의도치 않게 알게되지 뭡니까.”


얀붕은 이내 얀순의 목을 조용히 조르며 말을 이었다. 


“전부 자신의 뜻대로 되고 있다 생각중인 먹이가 현실을 깨달았을 때의 그 표정....!”


“몇년 만이었는지 모르겠네요, 뭘 해도 무료한 일상이었는데, 얀순씨 덕에 최근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했던 거 있죠?”


“얀순씨, 연인은 잘 모르겠고, 제 장난감이 되시는 건 어떠세요? 매번 이런식으로 절 즐겁게 해주시면 참 좋을 것 같네요.”


“얀순씨가 했던 것처럼, 저도 선택지를 드릴께요.”


“어떻게 하실래요?”


얀순은 목이 졸리고 있는 상태로 조용히 입꼬리를 올렸다. 


‘아아.....!’


‘그 표정이에요...!’


‘제발 그 표정, 그 눈으로 나 하나만을 담아줘요....!’


‘날 장난감으로 보든, 길거리 창녀로 보든 상관없으니까 제발 그 두 눈에 나만을 온전히 담아줘요...!’


‘사랑하고, 또 사랑해요. 너무 사랑해서 미쳐버릴 것 같아요.’


‘무엇을 원하시든, 무슨짓을 해서라도 만족시켜 드릴테니 정확히 그 눈으로 절 바라봐 줘요...!’


등등 초점이 풀린 눈으로 자신의 뒤틀린 사랑을 개방시킨 얀순이 팔을 쭉 뻗어 긍정의 표시를 표했다.


그렇게 서로를 뒤틀린 눈으로 바라보던 두 남녀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얼굴을 비빈 채 게걸스럽게 서로의 혀를 탐닉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시작한 입맞춤은, 어느 한 쪽의 숨이 넘어가기 직전에야 끝이 났다. 


그렇게


입춘(立春)의 시기에


때 아닌 한 쌍의 거미와 먹이의 어긋난 사랑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들 중 누가 거미였고 누가 먹이였는지는


관중 하나 없는 이야기의 막이 내린 뒤, 이야기의 유일한 독자인 두 남녀만이 알고있을 것이다. 








....일단 처녀작이랍시고 써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별론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