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아무도 알지 못했었던 고대의 한 문헌이 세간에 발견되자 지구촌이라 할만큼 모든것이 가까워져있던 이 시대에 세상은 발칵 뒤집어졌지



그도 그럴것이 그것은 수천년전의 역사라 하기에

정체불명의 알수 없는 물체로 이루어진 석판에 양각으로 새겨져 결코 흡집 하나 낼 수 없던것이지



더러 누구는 전설속에서나 등장했던 신의 금속 하르마늄이다


더러는 이것은 과거 과학이 무척이나 발전했을 당시 

만들어진것이며 아틀란티스와 같은 이유로 멸망했을것이다 라는 온갖 근거없는 주장들이 만무했지




어리석고 부패한 정치인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입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그 누구보다 먼저 독점하려 개떼같이 달려들었고,



수많는 대기업부터 해서 혹시나 그 과정에서 떨어지는 콩고물이나 줏어먹을 수 있나해서 다가가는 경우가 태반이었지




그럼에도 어떤 종교는 신이 예고한 종말의 시작이다 라며 불길한 소리를 내뱉었고,


정체불명의 석판을 중심으로 수많은 사이비들이 생겨났지






하지만 그 누구도 석판을 옮기지도 해독하지도 못하였지

지하 끝까지 파고 내려가 땅 속 깊은 곳에서 치솟는 열기에 기계가 작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굴착해도

정체불명의 석판 아래로 이어지는 칠흑의 기둥은 

석판과 마찬가지로 빛을 99.965%나 흡수하는 반타블랙(VantaBlack)

보다 더한 빛흡수량을 가져 손으로 훑어, 양각되었단 사실 외엔 그 어떠한 사실도 알지 못했지





몇달이 흘러도 그 어떠한 정보도 얻지 못한채 이제는 세간의 모든 관심이 서서히 식어가 관광지로 변모해 그 지역 사람들만 성수기가 찾아와 기뻐 날뛸뿐이었지




나도 다를것 없었어

몇년전 갑자기 나타나 세상을 흔들어놓은 발칙한 물건이 있다길래 가족끼리 간만에 한번 여행이나 가자는 의견에

들떠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처음 타보는 비행기에선 잠이나 쿨쿨 자댔지






어차피 형태나 간신히 볼 수 있는 물체에 그다지 관심도 

없었기에 가족과 함께한다는 시간이 의미있다는 취지로 여행에 응했을 뿐이지



몇년이 흐른 지금 아직도 이 근처는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넘쳤고, 수많은 인종들끼리 응집되는 자리인만큼 분쟁도 잦아 치안은 나라 차원에서 감독하는 만큼 엄격한 수준을 자랑했지






여기선 소매치기나 싸움 걱정도 없었기에 그것만큼은 좋다면서 희희낙락했었지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놈처럼 보였어도 그때 어떻게든 부모님을 설득해서 귀국했어야했어




수년간 아무런 조짐이 없던 석판이, 지정해둔 10m 밖에 있음에도 강력한 인력에 이끌려 석판으로 잡아당겨졌을때는 내 머리통이 그 어떤 물질로도 생채기  못내는 물체에 충돌해 두부처럼 뭉개져 바스라지겠구나


하면서 주마등이 스쳐갔지



처음으로 부모님께 거짓말을 했지만 양심의 존재감을 느끼고 자백해 용서를 받아낸 일


밑으로 늦둥이 여동생 위로 2살 차이의 작은 누나와 5살 차이의 큰 누나와는 놀랍도록 사소한 언쟁 하나 없었고,

유난히 자매들끼리 갈등이 심해 내가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 가족간 화목함을 도모하려 한 일



수많은 일생 일대기가 뇌속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다가

이내 비행기에 처음 타본다고 들떠있던 나를 바라보며 즐겁게 웃으시는 부모님의 모습까지



인간의 기억에는 모든것이 흑백으로 기억된다 하던데

이렇게 두고보니 정말이었구나


색채 하나 없는 무감정한 색임에도 따뜻함이 느껴져 이내 형태도 알아보지 못할 만큼 박살나 끔찍해질 나의 머리통을 애도하며 두 눈을 질끈 감자

머리속에 새하얀 섬광이 번쩍이더니 시야가 암전되며

나의 사고도 그곳에서 끊기었다






찰나일까 영겁일까 


무거워질대로 무거워진 눈꺼풀을 애써 들어올리며,

뇌속 시계태엽을 감으며 생각했다.





어찌된 일인지 몹시 피곤한 제 몸을 이끌고선 병실로 보이는 방을 둘러보고는 안도감을 느꼈다




내가 살아있기는 하구나 심하게 다쳤어도 죽진 않았구나




그러면서 놀랍도록 푹신한 병상 위에서 내려와 기지개를 쭉 피며 창가로 천천히 걸어나갔다



아마 머리가 다친것이면 균형감각이 이상하다거나

시야가 반전되어 보이거나 그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병원 안 1인실, 그것도 문 옆에 고급지게 VVIP 병실이라 적혀있을만큼 장시간 입원했을 정도라면 몸에 근육이 놀라 몹시 고통스럽지 않을까 해도 


이상하리만치 자신의 몸의 컨디션은 생각보다 썩 괜찮았다






머리카락이 제 목을 스칠정도면 대체 몇달이란 시간이 흐른걸까 감탄하면서 창 밖을 내다봤을땐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생전에 그렇게도 하지 않고 입에 담기도 싫어했던

욕설이 자연스레 입에서 튀어나왔다






“시발...지금 이게 무슨.....”






























밤새서 ㅈㄴ 졸림 다음편은일단 한숨 자고 일어나서 생각해봄



작성일자 20.9.11  5:29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