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맥주를 깠는데 안주로 산 치킨 양이 너무 많아서 다 먹느라 글을 못썼다

그러나 이미 느낌 잡힌 글을 안쓰기는 손이 근질거리고 일단 예전에 조노블에 올려놨던 1편 2편을 미리 올림


외전이긴 한데 다만 남주 정유진의 나이는 22살로 상향조정.

인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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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안 자..?"


 잠옷 차림의 정유진이 머뭇거리며 정윤경의 방문을 열었다.

 창문 건너 느껴지는 불빛 없이 온 세상이 어두운 가운데 정윤경의 집 안도 어둡건만 홀로 빛이 새어나오고 있는 그녀의 방이 신경쓰였던 모양이었다.

 잠자리는 깔아두었으나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 이불을 깔고 앉아 있는 정윤경이 정유진을 돌아보았다.

 혹시나 안 좋은 소리를 들을까봐 쭈뼛거리는 그의 몸짓이 귀엽다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잠깐 스쳤다.


"먼저 들어가 자."


"누나도 내일 일 있잖아."


"누나는 괜찮아. 걱정 말고 자고 있어."


 정유진은 살짝 걱정되는 눈빛을 보내면서도 순순히 문을 닫았고 문 닫히는 소리가 나자마자 정윤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깔고 앉았던 이불을 들추어냈다.


 그 이불 밑에는 정유진 오늘 입었던 옷들이 옅게 쌓여 있었다.


 이상한 습관이라고 스스로도 생각하고 있다. 오래 전에 정유진의 소꿉친구 강다현이 그를 안았는지 알기 위해 정유진이 입었던 셔츠를 몰래 가지고 냄새를 맡아본 것이 그 처음이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온갖 감시 장비를 가져다가 학교에서의 정유진을 지켜보는 정윤경이었지만 그가 자신의 시야에서 오랫동안 벗어나거나 일이 생겨 그를 지켜보지 못하는 일이 있으면 혹시나 그 사이에 누가 정유진에게 해코지하지는 않았을까, 주변에 여자가 꼬이지는 않았을까 하며 불안해했고 이제는 그가 벗어놓은 옷들에 자꾸만 손을 대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아아…"


 그러나 오늘은 조금 달랐다.


 정윤경이 잡은 것은 다른 사람과 많이 닿았을 겉옷이 아닌 그의 살이 가장 많이 닿은 얇은 티셔츠였다. 그 부드러운 면에 감긴 그녀의 코는 다른 여자의 흔적을 느끼려 하기보다는 정유진의 체취를 더 깊게 느끼고 있었다.


'유진이 향기를 더 잘 알아야 다른 여자랑 구분도 잘 될 테니까..'


 사흘 전 처음으로 겉옷이 아닌 정유진의 바지와 티셔츠에 손을 댔을 때 정윤경은 그렇게 생각하며 스스로의 이상한 행위에 나름의 정당성을 붙였으나 뭐가 되었든 남의 옷을 훔쳐 냄새를 맡는 부끄러운 짓이라는 게 변하지는 않았다. 그것은 그저 '해도 돼.'라는 말을 끝에 붙이기 위해 스스로에게 내리는 허락 같은 것이었다.


 사실 옷을 훔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정유진의 체취를 처음 맡은 뒤로 그녀는 밤마다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잠에 들기 전 천장을 바라보며 오만 가지 후회와 슬픔에 드는 게 사람이라고 하지만 그녀가 이불을 뒤척이며 느낀 감정은 뭔가 낯설었다.


'..외로운 거야.'


 밑바닥에서 악착같이 살아오면서 감정이 메말라온 탓에 성욕도 사랑도 느껴본 적도 없던 정윤경은 누군가가 자신을 안아줬으면 하는 이 감정을 외로움이라고 느꼈다. 정유진이 해맑게 웃으며 자기를 안아줬을 때, 가족애와 별개로 조금씩 채워지던 그런 감정이었다.

 정유진의 겉옷에서 나던 향기는 옅었지만 정윤경의 감정에 조그만 스파크를 일으키며 이제는 매일 밤 같은 감정에 잠을 못 이룰 만큼 커지고 있었다. 정유진의 속옷, 정유진의 몸, 정유진의 입술…. 외로운 감정이 들 때마다 건넛방에서 자고 있을 정유진이 떠오른 그녀는 어쩌면 자기보다 어린 정유진에 대한 보호본능 같은 것이 겹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이 '외로움과 모성애가 섞인 듯한 감정'이 드는 밤이면 정윤경은 자신의 아랫쪽에서 이상하게 끈적한 액체가 조금씩 나오는 것을 느꼈다.


 결국 어느 날 밤, 정윤경은 뒤척이던 몸을 일으켰다. '외로움'이 심해져 잠에 들 수가 없었다.

 그녀가 향한 곳은 거실 쪽 발코니였다. 거기에는 아직 빨지 않은 옷들이 세탁바구니에 쌓여 있었다.


"......"


 발코니 문을 닫자마자 정윤경은 세탁바구니를 뒤져 정유진의 옷들을 찾아냈다. 하나씩 하나씩 찾아내 바닥에 꺼내놓을 때마다 그녀의 가슴이 쿵쿵댔고 마치 먹을 것을 한개씩 식탁에 올려놓고 골라먹기를 기다리는 어린 아이처럼 기대와 흥분감에 옷을 잡은 손이 근질거리기 시작했다.


 정유진의 옷이 모두 바구니 밖으로 나오자 정윤경은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옷을 하나씩 들어 자신의 코에 갖다댔다.


"...하아…."


 '외로웠던'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그리고 외로움이 풀어지며 그녀의 가슴이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무슨 기분일까. 들키면 어떡할까 걱정되는 불안감? 이 많은 옷들을 밤새 만져볼 수 있다는 기쁨? 정유진 생각에 느껴지는 보호본능? 무엇인지 모르지만 자극받아본 적 없던 자신의 마음 속 어딘가를 격하게 찔러대는 쾌감이라는 것만큼은 정윤경이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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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윤경이 그 이상한 쾌감을 느낀 뒤로, 발코니에 놓인 세탁바구니는 매일 내용물이 잔뜩 뒤집힌 채 아침을 맞았다. 이제 정윤경의 옷 검사는 밤마다 그녀의 만족을 위한 도구가 되어 주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겉옷만으로도 그 쾌감을 느낄 수 있던 정윤경이었지만 날이 갈수록 자극이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겉옷과 속옷을 가리지 않던 그녀는 어느새 속옷들만 골라서 꺼내더니 이제는 아예 속옷들은 따로 세탁하는 게 좋다는 핑계를 대며 다른 바구니를 구해다가 정유진에게 속옷만 모아 넣어놓으라는 말을 하는 것이었다. 그 말과 달리 바구니 안에 정윤경의 속옷은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바구니에는 정윤경의 향기가 묻어나왔다.


 그러나 정유진의 옷에서 얻는 쾌감은 정윤경의 커져가는 '외로움'을 채우기에는 너무도 부족했다. 그 쾌감이 일시적인 건지, 아니면 '외로움'이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었다.


 더 센 자극이 필요했다. 정윤경은 이제 속옷으로도 만족할 수가 없었다.


 늦은 밤, 그녀는 자신의 방에서 나와 조심스럽게 걸어들어가기 시작했다.


 정유진의 방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흐으으음…"


 정유진의 방은 발코니 없이 작게 창문 하나만이 나 있었고 그것마저 닫혀 있었기에 방에서는 옷에서 느껴지던 그의 향기가 진하게 느껴지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정윤경은 이불을 덮고 곤히 자고 있는 정유진을 내려다보았다.


 너무도 무방비한 얼굴로 작게 새근거리는 여린 모습이 그녀의 보호본능을 자극했다.


'아아…♡'


 자신이 느끼던 그 '외로움', 모성애가 섞인 그 감정이 정윤경의 가슴 속을 간지럽혔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정윤경은 이불 속에 들어가 정유진과 몸을 맞닿았다.

 그리고 드디어, 겨우 티셔츠 한 겹만을 사이에 둔 그의 상반신에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묻었다.


'그래… 이거였어…!'


 쾌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려오고 몸 전체가 뜨거워지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그녀의 아랫쪽이 저려오기 시작했다.


 정유진의 몸 곳곳을 그녀의 몸으로 직접 느껴가며 아랫쪽에서는 끈적거리는 액체가 새어나와 속옷을 조금씩 적시는 것이 느껴졌지만 정윤경은 신경쓰지 않았다. 이대로 그녀가 손을 움직이려는 그 순간,


"음…"


 하는 작은 목소리가 정유진의 가슴팍에 맞닿은 정윤경의 귀 바로 위에서 들렸다.


"!!"


 정윤경의 몸이 굳었다.

 생각없이 손으로 정유진을 직접 만져댄 탓이었다.


'또 걸리면…!'


 지난번에도 정유진의 방에 밤늦게 몰래 들어갔다가 들킨 적이 있다. 그때는 그나마 그저 그와 같이 자려는 이유뿐이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지금 걸리면 정유진이 방을 나가는 것 정도로 넘어갈 리가 없었다.


"....으음…."


 다행히 정유진은 몸을 조금만 뒤척이고는 다시 잠에 들었지만 정윤경은 아쉬운 대로 이불에서 나와야 했다.


"후우…."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정윤경은 문을 닫자마자 문에 기대며 주저앉았다. 속옷과 허벅지에 느껴지는 축축한 감각은 그녀에게 아쉬운 기분만 더 느끼게 하고 있었다.

 그나마 정유진의 몸을 하나하나 느꼈던 자신의 손을 정윤경이 내려다보며 그 감촉을 되살리려 애썼다.


 ...상상했던 것만큼 부드럽고 말랑말랑했었지.


'더 만지고 싶어.'


 잠이 더 오지 않았다. 더 커지기만 하고 풀리지 못한 '외로움' 때문인지 정유진을 더 만지지 못하고 돌아온 게 꼭 대어를 잡았다 놓친 것처럼 계속 미련에 남았고 눈을 감으면 그의 살결이 계속 아른거리며 아랫쪽이 찌릿찌릿했다.


 어떻게 해서든 이 욕구를 채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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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저녁.


"잘 먹었어?"


"어...어."


"왜 그래? 조금 피곤해 보여."


 몸을 조금 휘청거리는 정유진을 보며 정윤경이 말했다.

 어쩐지 걱정하는 눈빛이 아니었다.


"이상..하게 졸리네..."


"많이 피곤한가봐. 좀 일찍 잘래?"


 마치 진짜 친누나와 같은 친절한 말씨였다. 표정이 꼭 자신에게 얼마든 기대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았고 그것 때문인지 정유진의 몸에 긴장이 풀어지고 있었다.


"누나아.. 이.. 이상해. 나…."


 목소리가 떨리는 정유진은 말을 마치지도 못하고 결국 방문을 열자마자 이불 위에 엎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뒤에서 그를 지켜보던 정윤경의 얼굴에서 가식적인 친절한 표정이 사라졌다.


 수면제를 먹은 정유진은 한동안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정유진이 입원했었던 병원까지 찾아가 얻은 수면제는 원래라면 의사의 처방전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온갖 약물이 나도는 뒷세계에서 수면제 정도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물건에 속했고 의사가 '무슨 짓을 해도 안 깨는 약'이라며 내준 이 수면제는 처방전 대신 현금만 좀 얹어주면 되었다.


"...정말."


 정유진을 내려다보는 정윤경의 눈이 점점 빛을 잃었다.


"정말 무슨 짓을 해도.. 안 일어난단 말이지?"


 묘한 흥분감이 느껴졌다.

 약에 취해 이대로 정신을 잃은 정유진을 보며 정윤경이 입맛을 다셨다. 그녀가 어디를 만지든 정유진은 절대 깨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그녀의 마음 속에서 마음대로 하고 싶다는 정복감과 꼭 안아주고 지켜주고 싶다는 보호본능이 이상한 공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재울 생각은 당연히 없었다.


 정윤경이 방문을 닫고 정유진에게 달려들었다.


"흐으읏… 하아아아…"


 그녀는 절제하지 않았다.

 보는 눈도, 자다 깰 걱정도 없었다.

 씻지도 못하고 곯아떨어져버린 정유진의 몸을 정윤경은 마음껏 탐할 수 있었다.


"하아아아.. 너무 좋아..."


 정윤경의 손은 정유진의 상반신을 덮은 윗옷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그 향기와 함께 느껴지는 말랑말랑한 촉감에 정윤경의 머리가 띵해졌다.

 가슴이 격하게 뛰고 이어서 아랫쪽이 점점 저려오자 정윤경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자신의 옷들을 한꺼풀 한꺼풀 벗어 던져버렸다. 그녀의 몸을 가리는 것은 이제 아무것도 없었다. 평소 정장과 트레이닝복에 가려져 있던 정윤경의 보드라운 살결이 정유진의 온몸을 감쌌다.


 쉴새없이 정유진의 살을 느끼기 바쁜 정윤경의 얼굴과 정유진의 연한 피부를 손에 가득 담고 있는 오른팔에 이어 그녀의 왼손이 이내 속옷까지 없어진 자신의 음부에 닿으며 저려오는 부분에 대고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읏…"


 어디를 만지면 그 찌릿한 쾌감을 더 느낄 수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그녀는 저려오는 기분을 풀어내고 싶어 내키는 대로 음부 곳곳을 손으로 문질러댔다.


"하아.. 스으읍.. 하아.. 끄힛!♡"


 그녀도 모르게 입에서 교성이 흘러나왔다. 언젠가 뒷세계에서 일하며 들어본 적 있는 매춘부들의 야릇한 신음소리. 그것을 지금 자신이 내고 있었다.

 미쳐버릴 것 같았다. 꿀단지 같은 정유진의 체취를 한가득 맡으며, 정유진의 살에서 느껴지는 촉촉하고 말랑거리는 감촉을 자신의 손에 쓸어담고, 아려오는 자신의 몸까지 손으로 위로하고 있으니 쾌감이 3배, 아니 300배는 되어 그녀의 감각을 완전히 유린하고 있었다.


 흥분이 점차 올라가며 그녀의 낯선 신음도 커져갔고 이윽고 숨이 가빠졌다. 아랫쪽의 찌릿한 느낌은 줄어들긴커녕 점점 심해지며 거의 전기고문을 당하는 듯했고 정윤경이 교성을 내며 다리를 떨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녀는 절대로 멈추고 싶지 않았다.


"흐아.. 하아.. 하아.. 흐으으으으읏!!!♡"


 어느새 처음보다 훨씬 빨라져버린 왼손에 정윤경은 예전과 비교할 수조차 없는 극도의 쾌감을 느끼며 생전 처음으로 절정했다.

 허벅지가 경련하며 그녀가 허리를 부르르 떨고는 정유진의 몸 위에 쓰러져 그녀의 몸을 겹쳤다.


"하아...하아…."


 아직도 조금씩 찌릿거리는 다리는 끈적한 액체가 새어나오며 바로 아래 놓인 매트리스를 조금씩 적셨다. 정유진의 방에 여자의 향취가 가득 찼지만 정윤경은 느끼지 못했다.

 고개를 올려 정유진을 보았다. 순진무구한 표정 그대로 곤히 잠들어 있었다.



 이상한 흥분감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