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순이와 얀붕이는 여느 길게 가는 연인들처럼 5년 6년차를 바라보는 장수 커플


고등학교 때부터 만나기 시작한 둘은 대학생, 그리고 얀붕이가 군대 다녀온 뒤에도 꾸준히 관계를 지속하고 대학 졸업을 눈 앞에 두고 있지만


밀려오는 취업의 부담, 해야 하는 공부들과 서로 부담하고 있는 현생에 치여 점점 만나는 일이 줄어들고 애정이 점점 식어가는 거임


그래서 얀붕이와 얀순이는 점점 서로에게 짜증을 내는 빈도도 높아지고 말다툼도 점점 많이 하게 되는 거임


결국 이렇게 한 달 두 달이 쌓여가고 점점 견딜 수 없는 수준이 되자 얀붕이는 얀순이를 카페로 부르는 거임


서로 애정도 식을 대로 식은 것 같고 이 이상 사랑할 수도 없는 것 같은데, 이만 헤어지는 게 어떻냐며 제안을 하는 거임


권태기가 왔던 얀순이는 무심하게 수락하고 같이 집에 와서 무미건조하게 서로의 물건을 정리하고 깔끔하게 번호도 지우고 sns도 언팔하고 얀붕이는 얀순이에게 냉정하게 "그 동안 사랑했고 고마웠어 잘 지내" 라며 마지막 말을 남기고 함께 살던 자취방을 떠나는 거임


얀순이는 그 뒤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애인 관계로 발전한 사람도 두세명 있었지만 얀붕이와 같은 설렘을 느낄 수 없었던 거임


이별하고 처음 겪는 사랑이라 그런 건가 생각한 얀순이었지만 두 번 세 번이 반복되자 결국 깨닫고 마는 거임

내게 얀붕이만한 사람이 없었고 앞으로 얀붕이와 나눴던 사랑을 다시는 누릴 수 없을 거라고


그 생각이 들자 얀순이는 다시 얀붕이와 재결합하고 싶다는 생각에 휴대폰을 들어 전화 연락처를 살피는 거임


하지만 이미 이별하기 전 지워버린 얀붕이의 연락처가 핸드폰에 남아있을 리 만무했고

얀순이가 알고 있던 얀붕이의 sns는 없는 계정이라고 나오는 거임

사실 얀붕이는 얀순이와의 추억을 잊기 위해 계정을 폭파시키고 새 계정을 팠던 거임


결국 얀순이는 주변인들에게 얀붕이의 전화번호 sns를 묻다 일이 잘 풀리지 않자 초조해진 나머지 직접 얀붕이를 추적하게 되는 거임


추적과 수소문 끝에 얀붕이의 새 sns와 집주소를 알아냈지만

이미 얀붕이에겐 새 여자친구가 생겼고 카톡 프로필 사진은 새 여자친구의 투샷과 함께 새 여친에 대한 애정어린 사랑의 말이 적혀있는 거임


순간 마음 한구석이 차가워진 얀순이는 갬성이 이끄는 대로 거친 발걸음으로 얀붕이의 집으로 향하는 거임


그리고 곧 얀붕이의 자취방의 초인종이 울리는 것임

하필 얀붕이의 자취방은 새여친이 왔다 가서 여자 향수 내음이 가득한 상태


아무 생각 없이 누구세요 말하며 문을 연 얀붕이의 자취방에서 물씬 풍겨오는 향수 내음을 맡자

얀순이는 그만 주체하지 못하고 얀붕이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버리는 거임


다짜고짜 얼굴을 맞은 것과 전여친이 어떻게 자기 자취방을 알고 왔는지 얀붕이가 어리둥절해진 사이

얀순이는 근처에 있던 꽃병으로 얀붕이의 머리를 다시 한 번 내리치는 거임


이게 대체 무슨 짓이냐고 말하려던 얀붕이의 정신은 점점 아득해지고 마지막으로 얀붕이의 눈에 보이는 건 얀순이의 풀어헤쳐진 옷깃 사이로 보이는 가슴골이었는데



응애 아기 얀붕 더 못쓰겠오

코코낸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