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거 처음 써봐 못 썼어도 재밌게 봐줘

얀붕이 얀순이 이런 이름은 안 씀 어떻게 사람 이름이 엄준식도 아니고 얀붕이 ㅋㅋ

그리고 미리 알리지만 역으로 여자 쪽이 당하는 글이야




그와 그녀는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어.

그리고 그녀는 그를 광적으로 사랑하고 있지.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녀는 그를 매일매일 스토킹하며 살아가고 있을 정도야.

그녀의 삶 따윈 어디로 갔다버렸는진 아무도 몰라.

이미 그는 그녀의 삶이 되어버린 지 오래일까?


그 둘은 서로 친해.

그도 그녀에게 어느 정도 호감을 품고 있나봐.

하지만 그의 주위에는 그녀의 질투를 사기에 충분한 여자아이들이 몇 있었고,

적어도 그녀가보기엔 그는 다른 여자아이들에게도 호감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였어.


그녀의 질투심이 폭발한 어느 날, 그녀는 그를 자기 집 지하실에 감금할 계획을 세워.

그 계획은 정말 단순했지.

그를 집에 초대해서, 수면제를 탄 음료를 마시게 한 뒤, 비밀 지하실에 감금해놓는 거야.

정말 충동적이지 않아?

누가 봐도 그의 부모님. 그의 친구. 그 모든 걸 생각하지 않은 정신나간 계획이지.

그러나 그녀는 눈에 뵈는 게 없었어.


계획 당일 날. 어느 토요일의 점심 때야.

그를 집에 초대하는 것까지는 완벽했어.

비밀 지하실. 의자. 안대, 테이프, 그리고 그를 묶을 밧줄까지.

하지만 그 지하실에 묶이는 건 그가 아닌 그녀였어.


정신을 차려보니 그녀는 의자에 묶여있었어.

당황해 몸을 흔들어보지만 자신을 묶고 있는 밧줄은 너무 정교해서 잘 풀리지 않아.

더 최악인 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거야. 자신이 사온 안대의 촉감인가?

그렇다면 자신이 사온 물건에 자신이 당하게 된 셈이네.


그녀는 생각해. 그가 나를 감금했나?

생각해보면 그 의외엔 자신을 이렇게 만들 사람은 없거든.

하지만 그가? 착하고, 성실하고, 그 누구보다도 순수할 것 같은 그가?

그녀는 다시 몸을 흔들어봐.

가랑이 사이에 있는 밧줄이 그녀를 더욱 괴롭힐 뿐이었지만, 그녀는 계속 탈출하기 위해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봐.

그녀의 부질없는 몸부림은, 부정하기 위한 몸부림이자 두려움에 대한 몸부림이었어.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와. 이건 틀림없이 그야.


네가 날 좋아하는 건 알고 있었어,

네가 날 여기에 감금하려고 했던 것까지 알고 있었어.

나도 그런 짓을 할만큼 널 사랑해.

그래서 너를 여기에 감금시키려고.

너는 내 마음 이해하지?

너도 이려러고 했으니깐.

사랑해.


자신의 이마에 느껴지는 입술의 촉감.

그러나 이어지는 방문 닫히는 소리.

그녀는 불안해졌어. 그가 날 버리고 떠난 걸까?


사랑한다면 왜 같이 있어주지 않는 거야?


나를 감금한 사람이 그라 한편으로는 안심이 돼.

하지만 감금해놓고서, 감금할 정도로 사랑하면서 왜 나랑 같이 있어주지 않는 거야?

왜?

그의 이름을 외치고 싶지만 그녀의 입은 테이프로 막혀 있는 상태야.


이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이 내가 아니라 그였다면, 나는 그보다 훨씬 더 잘해줄 수 있는데.

그녀의 귀에도 선명하게 들리는 그녀의 신음소리.

이 신음소리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그였다면?

상황은 달랐을 거야.

달랐을 것이라고 믿으며 결박을 끊어보려 시도해봐.


슬슬 그의 얼굴이 그리워져.

아니, 그의 목소리라도 들렸으면 좋겠어.

그의 입술 촉감이 그리워.

상긋이 미소짓는 그의 얼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미칠 것 같아.

아니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미칠 것 같은 게 아니야.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어서 미칠 것 같은 거야.

그를 확인할 수가 없어서 미칠 것 같은 거야.

누가 이 안대 좀 벗겨줘.

이 안대를 벗기면 그가 보일 거야.

그는 지금 아무런 소리도 내고 있지 않아.

그저 나를 지켜보고 있을 뿐이야.

그렇다고 믿고 싶어.


그녀는 점점 미쳐가.

여기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이제 의도적으로 몸부림쳐.

왜냐면 밧줄이 조여질수록 그가 자신을 괴롭히는 것 같거든.

그녀는 그가 자신을 방치한 이유가 따로 있다고 생각해.

방치플레이라던가? 딱히 원하는 플레이는 아니지만.


하루는 지난 것 같아.

그녀는 잠을 이루지도 못했어.

그가 그리워서.

계속 생각이 나서.

슬슬 지치고 배고파. 화장실도 가고 싶고, 기지개도 피고 싶고, 푹신한 침대에서 눕고도 싶어.

그를 끌어안은 채, 안락한 곳에서 자고 싶어.


하지만 그러지 못하네.

당장에라도 그를 이 의자에 묶어버리고 싶다.

그에게도 똑같은 고통을 안겨줄 거야.

내가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이 얼마나 큰 지, 알게 해줄 거야.

나를 굶겨 죽이기 싫으면 오는 게 좋을 거야.

내 사랑이 식기 전에 와. 빨리.

날 좋아한다고 말했잖아.


아니, 와줘.

제발 와줘.

너 없이는 하루도 살기 싫었는데.

그렇게 하루를 살아버렸네.

제발 와줄래?

네 얼굴이 그리워.

제발.

하나도 즐겁지 않아.

이건 사랑이 아니야.

이건 고문이야.

사랑한다고 말했잖아. 다 거짓말이야?

왜 나한테 거짓말했어?

말해봐.

그 잘난 입으로 말해보라고.


말해줘.

뭐라도 말해줘.

헛기침이라도 좋아.

발자국 소리라도 좋아.

네가 그리워.

만약 네가 여기 없다면, 빨리 와줘.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고 있으니깐.

제발.

아파.

사랑하는 사람이 아파하고 있어.

왜 안와.

도대체 왜?

이래도 되는 거야?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받고 있어.

사랑하는 사람이 미쳐가고 있다고.


방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

그녀는 그가 왔다고 생각해. 발자국 소리가 같아.

그는 그녀의 입을 막고 있는 테이프를 뜯고, 입 안에 있는 수건까지 꺼내줘.

그녀는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해.


사랑한다면서, 어디 갔다 온 거야?

이래도 된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는 입을 다문 채, 그녀에게 뜨거운 삼각김밥 하나를 물려.

맛있어.

하루를 굶고 먹어서 그런가? 너무 맛있는 거야.

무의식적으로 허겁지겁 먹어치운 뒤, 하나 더를 요구해.

그는 여러가지 음식을 그녀의 입에 넣어주었어.


여기에 있어줘.


그는 그녀의 말을 무시해.

그의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

그녀는 욕까지 섞어가며 그를 비난하기 시작해.

하지만 그의 발자국 소리는 가까워 질 줄 몰라.

그러자 그녀의 비난은 곧 애원으로 변해.


제발 와줘.

부탁할게.

너 없이는 미칠 것 같아.

이렇게 빌게.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방문 닫히는 소리는 그녀에게 있어 마치 세계가 무너지는 것과도 같았어.

가지 말아줘.

하지만 그는 가고 없네.

그? 그가 맞는 진 잘 모르겠지만, 그가 준 음식은 그녀의 허기를 채우기엔 부족했어.

그래도 입이 뚫렸네.

그녀는 계속해서 소리를 질러.

하지만 이 곳이 방음시설이라는 건 그녀도 매우 잘 알고 있지.


이제, 진짜로, 슬슬 미칠 것 같아.

가장 미칠 것 같은 게 뭔지 알아?

방금 왔다간 사람이 그인지 아닌지 모른다는 거야.

이것조차 그가 의도한 거라면, 그는 극악무도한 변태지.

하지만 그러한 그도, 그녀에겐 아직 정말정말 멋진 사람처럼 남아있나봐.

그 사람을 떠올리며 몸부림을 쳐.

정말 격렬하게 쳐.

이건 매일같이 하던 거였지만 방식만 다를 뿐이야.

그리고 이때만큼은 그녀가 그에게 분노를 느끼지 않아.

분노를 느끼지 않는 게 아니라 분노를 풀고 있어서 느끼지 못하는 것 뿐인가?

아무래도 상관 없잖아.

상관 없어. 이건 모두 그가 자초한 거야. 뭐가 됐든. 내가 죽든, 내가 뭐 미치든, 우울증에 걸리든, 모두 그의 탓이라고.

이제 완전 헤까닥 돌아버린 나를 보면서 후회할 일밖에 안 남은 거야. 알아?

실어증에 걸린 나를 보면서 울어보라고. 미친 나를 보면서, 죽은 나를 보면서 울어보라고. 그 땐 이미 늦었으니까.

그러니까 빨리 와.

후회하고 싶지 않으면.

빨리 오라고

와줘

좋아해

좋아하니까 와줘

너도 나 좋아하잖아

좋아하지 않아?

좋아하지 않아

좋아하지 않아

좋아하지 않아


아니야

너도 날 좋아해

말했잖아

사랑한다고

이러는 데엔 다 이유가 있을 거야, 그치?

조만간 와줄 거야.


그녀에게 있어 그는 그녀만의 존재야.

그가 밖에 나가 다른 여자아이들과 어울릴 걸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올라.

동시에 진짜, 정말, 너무나도 미칠 것 같아. 그가 그러고 있는데 그녀는 이 지하실에 묶여있어야돼.


그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점점 지쳐만 가.

차올라왔던 분노는 결국 차갑게 식어 눈물로 나오고, 그를 비난했던 수많은 욕들은 결국 자신에게로 돌아가.

그만 있다면 나는 모든 포기할 수 있어.

그가 와줬으면 좋겠어. 내 모든 인생을 그에게 바칠 준비는 되어있다고.

제발 와줘. 와서 내 얼굴을 어루만져줘. 내 입술에 키스해줘.

이제는 몸부림칠 힘도 없어.

살아갈 의욕조차 없는 걸로 보이네.

그녀는 이제 어찌됐든 좋다고 생각해. 그가 내 곁에만 있으면 아무런 문제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거야.


지쳐서 한 숨 자고 일어났더니 그녀의 안대가 풀어져 있었어.

눈이 아파. 정말 오랜만에 보는 빛이야.

그리고 그는 그녀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줬어!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엄청나게 화를 냄과 동시에 기쁨을 숨길 수 없다는 듯이 말해.

그는 그런 그녀를 몇 번 쓰다듬어줘.

그녀의 무력감은 순식간에 그를 향한 행복과 사랑으로 변하고 있어.


그녀는 이제 어찌됐든 좋다고 생각해. 그가 내 곁에만 있으면 아무런 문제 없다고.


너, 나 사랑하는 거 맞지?

그녀가 재차 확인해.


응.

그는 미소가 섞였지만 살짝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하며 그녀의 결박을 풀어줘.

얼마나 단단하고 정교하게 묶었는지 푸는 데에만 몇 분이 걸려.

그녀는 자신의 결박이 다 풀리기도 전에 그런 그에게 안겨.

그는 그녀를 끌어안으며 미소를 지어.

이제 그녀는 그의 것이야.

만약 그녀가 그를 위해 헌신하지 않는다면,

또 이 지하실에 오게 되겠지?

하지만 그럴 일은 없어보이네.

저기 있는 CCTV도 쓸모가 없어보이고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