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마법사인 당신의 인사를 용사는 시큰둥하게 받아주었다.



용사는 마법사를 처음부터 탐탁치 않아 했다.


아니... 정확히 귀찮게 여기고 있다.



활발하고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하려는 성격이 자신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용사는 마법사의 첫 인상을 '멍청하게 웃는 바보'라고 생각한다.






첫 여정






용사는 마법사를 조금이나마 재평가하게 되었다.


보기외는 다르게 출중한 실력자라고 여기고 있다.


아직도 베시시 웃는 얼굴이 마음에 안들긴하지만... 그래도 동료로서는 믿어보기로 했다.



허나 여전히 순둥한 미소와 지나친 친절에 거북함을 느껴한다.







첫 던전






용사는 마법사를 꽤 유능하다고 여기고 있다.


비록 큰 공로는 아니지만은...


귀찮거나 거슬리는 여러 자잘한 부분에서 활약하는 모습에 괜찮은 인재라고 생각한다.


.... 허나 아직도 털털한 모습은 적응하지 못 한듯 보였다.


그래도 용사는 마법사를 자기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신뢰감을 가지게 되었다.





중간 마을



용사는 이제 자신 스스로도 마법사와의 유대감이 두터워졌다는걸 인정한다.



한 땐 '기분 나쁜 순둥한 미소'라 부르며 언제까지고 부정적일 것 같았던 얼굴도 이젠 피식 웃으며 넘겨버리는 지경까지 오게 되었다.



또한 용사는 마법사를 소중한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





마법사는 겸손하게 굴긴 하지만 그래도 용사는 마음 속에 너무나 중요한 사람이라고 간직하고 있다.


..... 그리고.. 때론... 자신이 우정 말고도 다른 것도 느끼고 있다는걸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다.



그 마음의 정체는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은



용사는 저 헤실거리고 순진한 웃음이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에 묘한 분함과 불쾌함을 느끼고 있다.




'욕심이겠지만은... 나한테만 친절했으면 좋으련만...'







첫 사천왕을 쓰러뜨렸다.







물론 결정적인 역할은 용사의 몫 이었겠지만은



역시나 그 과정엔 마법사의 존재감이 다수 포함 되어 있었다.




용사는 너덜너덜한 몸을 이끌고 마법사에게 안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선 자연스레 따듯한 감정을 마주하게 되었고



이젠 자신이 밝게 웃어 보이며 마법사를 위로한 ㅡ










쾅 ㅡㅡ!!!









마법사가 크게 다쳤다.




승리의 안도감이 용사의 방심을 불러왔고



사천왕의 자폭 공격에 그대로 노출되어 버렸다.




허나 마법사가 몸을 날려준 덕분에 목숨은 건졌지만



문제는 자기 '대신' 마법사가 사경을 헤매게 되었다.





용사는 극도의 불안감과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또 금방이라도 꺼질 것만 같은 불씨에 후회와 미안한 감정에 처음으로 눈물을 떨궈낸다.



마법사는 평소 처럼 웃어보였지만



고통을 악물며 어떻게든 미소를 쥐어 짜내는 모습이 오히려 용사의 마음을 후벼팠다.





자기가 방심만 안 했더라면...



확실히 숨통을 끊었더라면....



그런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스스로를 자책하고 후회하지만...



마법사가 자신 때문에 크게 다쳤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고...




용사의 내면에서 '어두운 기운이 자라나는 시작점'이 되버렸다.









중간 던전





그 사건이 있고난 이후 용사의 성격은 이상하게 변모하고 말았다.






보호욕과 강박증








마법사를 지킨다는 맹목적인 목표 아래에 자신의 행동 원리를 결정하기 시작했다.







용사에겐 모든 상황에서 마법사가 우선되버렸다.


또 자기 때문에 마법사가 다치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견딜 수 없어서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과보호하고 있다.






눈 앞의 목표보단 마법사의 신변이 우선이 되어버렸다.



모르는 사람의 생사보다는 마법사의 상처 하나가 먼저였고









눈 앞에 숙명의 적이 쓰러져 있어도 마법사가 위험하다면 달려나간다.





그리고 나아가선.....






무고한 이들이 비명을 질러도 마법사만 안전하다면 자신은 안도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마왕성






이젠 이 마음을 돌이킬 수 없다.


오직 마법사만이 특별하고




마법사만 괜찮다면 다른 것 따윈 안중에도 없으며




그가 고개를 끄덕여 준다면 자신은 뭐든지 바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낀다.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마법사가 모든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언제부턴가 용사의 사명 보다는 마법사의 안전을 위해 길을 나아가고 있었다.






여전히 내게 미소 지어주고 있어...



행복해..♡




가지고 싶어.




원하는 모든 것을 오로지 바치고 싶어.



너만 있어준다면




너가 곁에만 있어준다면




난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아.





정신을 차렸을 땐 용사의 머릿 속은 돌이킬 수 없을정도로 이상해지고 말았다.


동시에 드디어 눈치채게 되었으니...


현재 자신이 마법사에게서 느끼는 걱정과 미칠듯이 심장을 뛰게해주는 감정의 정체를 알아버리고 말았다.



"사랑...."


"이게 사랑이란 건가?"




그렇게 용사는 마법사에게서 느끼는 특별한 감정이 단순한 '전우애' 따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말았다.







마왕 격퇴 이후






드디어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게 되어 둘은 환호했다.





마법사는 드디어 목표를 이루었다는 성취감





용사는 마법사가 자신 덕분에 행복해 한다는 것에 대한 전율








그런데 그 기분은 오래가지 않았다.








마법사는 금단의 마법을 배우고 말았다.




'타인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술식'





마법사는 호기심에 지금까지 용사가 느꼈던 감정들의 변화를 열람하는데.



그건 판도라의 상자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용사는 당황해하고 있다.



동시에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마법사가 자신에게서 거리를 두고 있다는걸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마법사는 용사의 속내를 깨닫고 무의식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내는데.




그것이 늪지대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행동이라는걸 깨닫지 못했다.






마법사가 나를 멀리하고 있어...



왜.. 어째서...?



무.. 뭔가.. 잡지 않는다면 영영 떠나버릴 것만 같아..



마법사는 내가 아니면 위험한데....



그.. 그러니까... 어떻게든 잡아야 해.



설령 '감금'하는 한이 있더라도...











마법사는 도망치고 있다.



용사는 그런 마법사를 이상하게 느끼면서도 알게 모르게 추격하고 있다.




허나 이미 그런 속내를 알고 있는 마법사는 금단의 술식을 활용하여 요긴하게 회피하고 영영 떠날 준비를 하지만....






"찾았다...♡"




어째서인지 그녀의 손바닥 안이었다.




"요.. 용사님? 잠시 대화를.. ㅡ"


그렇게 그는....




퍽 ㅡ!





그대로 의식을 잃고, 어디론가 끌려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뭔가 다 쓰고 나니까 막 휘갈겨 쓴 느낌이 없잖아 있네...


원랜 소설 좀 자주 올릴려하는데


훈련기간 + 하스스톤 전설런한다고 한 동안 소설을 못썻음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