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아이와 만난건 그의 어이없는 실수 때문이였다.




왕국의 기사로서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발을 헛디뎌 절벽에서 굴렀고 정신을 잃었다.




눈을 뜬 곳은 허름하고 낡아빠진 오두막. 그 곳에서 반겨준건 10살쯤 돼 보이는 작은 엘프 소녀였고 그가 깨어나자 마자 그 아이는 자신이 살아난 것 마냥 활짝 웃으며 반겨주었다.




"너..는..?"




"oooooo?"




그는 말이 통하지 않는 아이를 보며 몸짓으로 의사표현을 대신했다.


말이 통하지 않을때는 그림을 그리며 그 소녀와 대화했고, 공용어를 모르는 아이를 위해 천천히 알려주었다.




"레온."




그녀가 처음 말한건 자신이 낑낑 끌며 주워온 남성의 이름이였고 엘프라 그런지 학습 능력이 빨랐다.


그는 그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이 작은 엘프 소녀는 갸르릉 거리는 고양이 마냥 달라붙어 더욱더 쓰다듬어 달라며 떼를 썼다.












반년이 지났다. 그는 이미 돌아갈 준비를 끝내었고 소녀는 아무 것도 모른채 하루를 맞이한다.




"레온! 레온!"




허름한 오두막, 차갑게 식은 공기, 그 어느 곳에서도 레온을 찾지 못한 소녀는 그가 사냥을 위해 잠시 떠나갔다고 생각했으며, 하루종일 기다렸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그에 대해 불안한 소녀는, 그가 머물렀던 장소를 찾아 보았으며 그 곳에서 편지 하나를 보게 된다.




-에스텔 네가 이 편지를 보...-




그는 사실 왕국의 이름높은 기사였으며, 자신이 모시던 귀족 가문을 변호하다 반란으로 몰려 도망치고 있었던 것.


딸 아이 같던 에스텔 까지 자신 때문에 휘말릴까봐 혼자 떠난 것.




"아...?"




에스텔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으며, 눈 앞이 흐려져 더이상 편지의 내용도 보이지 않았다.












"드디어 망했군!"




"솔직히 패악질이 어지간 했었어야지."




"새로 왕이 된 사람이 마법사라며? 마법 하나에 몇십명이 죽어 나갔다고 하더군."




30대 후반 쯤 돼 보이는 남성이 길을 걸으며 주변의 소리를 들었다.


자신이 몸 담았던 왕국이 망했다는것, 솔직히 기분이 좋았다.


그 왕국 때문에 목숨이 위태로워 졌고, 동료들도 모두 잃었으니까.




레온은 왕국에서 도망치고 작은 도시에 정착해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집으로 향하던 그에게 병사가 다가와 그를 멈춰 세웠다.




"거기 서거라!"




"예..?"




병사는 자신이 보고있는 양피지와 그를 몇번 번갈아 보더니 그를 포박했고, 레온은 그 상태로 왕국으로 끌려갔다.




자신이 모시던 주인을 버린 죄, 부패한 왕국에게 대항하지 못한 죄가 이제서야 들통나 끌려가는 것인가?

포박돼 마차에 탑승한 레온은 이제서야 죗값을 치루는가 생각했다.












"들어가!"




그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감옥도 다른 곳도 아닌 성이라니?


죄인인 자신을 성으로 이끄는 병사의 손에 모순적인 느낌이 들었지만 귀족들의 성격을 생각했다.




그들이 왕의 수족이 됐다면 그 누구보다 레온을 죽이고 싶어 할 것. 아마 왕의 앞에서 자신들이 직접 처단하고 싶은건가? 라고 생각했다.




"고개를 들라!"




날카로운 목소리. 레온은 상념에 빠져 어느순간 왕의 앞에 도달한지도 모르게 걸었고, 옆에 서있는 기사가 그를 툭 쳤다.




고개를 들은 레온은 고귀하다 못해 여명이 느껴지는듯 한 왕, 아니 여왕을 바라보았다.


자연스레 무릎을 꿇게 만들고, 감히 존안을 쳐다 보지도 못할..... 레온의 고개가 다시한번 숙여졌다.




"레온...?"




고개를 숙인 레온에게 청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온.......?"




고개를 들은 레온은 그제서야 여왕의 존안을 마주할 수 있었다.




하염없이 울고있는 여왕을.







"괜찮으십니까!?"




의자에서 일어난 여왕은 비틀비틀 걸어오다 눈물로 인해 눈 앞이 보이지 않았던지 턱에 걸려 넘어졌다. 주변에 있던 기사가 화득짝 놀라며 여왕의 안부를 묻자 괜찮다며 손을 휘저었고 다시 레온을 향해 걸어갔다.




"레온..."




레온은 바로 앞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고 끄윽 하면서 억지로 울음을 참고있는 여왕을 보았다.


그 후 여왕은 레온의 얼굴을 살며시 붙잡았다.




"내가..얼마나..얼마나..얼마나.."




레온은 여왕, 아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뾰족한 귀에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얼굴




"끅...흑.."




울음을 참을 수 없는지 그녀는 고개를 떨구었으며, 레온은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만 보았다.








.


얀끼 조금 섞인 메가데레 생각하고 써봄, 사랑하는 사람 하나때문에 나라 침략하는 그런거.


응애 나 아기얀붕 얀순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