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을에는 수호룡에 대한 전설이 존재한다.


왕이던 교황이던 상관없이 주민에게 해를 끼친다면 멸망하게 된다는 오래된 이야기.




"용은 말이야 사실 많이 외롭단다."


"용인데?"


"용이라도 다를 것 없단다."


나무 아래에서 아이를 쓰다듬어 주던 붉은 머리의 소녀는 과거를 회상했다.









처음에는 그저 간단한 유희 였었다. 너무 심심하니까.

여러 도시와 왕국,제국을 여행하다 만난 사람은 그리 잘생기지도, 품위 있지도 않았고 수염조차 깎지 않았다.


"넌 어디로 여행가는거냐?"


"나?"


흔들리는 마차 속에서 심심했는지 그가 나에게 말을 건내왔다.


"헤레이안 으로 가는 길이야."


"오.. 나도 그 곳으로 가는 길인데, 같이 다닐까?"


"그건 내 쪽에서 사절하지."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아름답다고 유명한 그 도시를 너무나도 보고 싶었고 눈 앞에서 알짱거리는 그는 보기 싫었다.







"라는 일이 있었는데?"


"아.."


나를 콕 찌르며 웃는 남성이 있었다.

그때왜 달라진건 크게 없고 그냥 비아냥 대는 행동만 늘었을 뿐, 정신적으로 성장을 안하는 건가?


"그때는..."


나는 배시시 웃으며 그의 품에 안겨 파고들었다.






싸늘하게 식은 그의 앞에서 나는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


그와 나와의 수명은 다를 수 밖에 없지..


결국 나를 먼저 떠나갔다. 그를 데려간 세상을 증오했지만,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가 있었다.


내용은 간단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다시 태어나서 나를 만나기 위해 올 것이다. 내가 살아오고 지내왔던 마을에서 기다려 줬으면 좋겠다.


마모된 것을 보아하니 오래된 편지였다.


"하.."





그 이후 나는 그 마을에 살며 오로지 기다렸다.


몇백년? 모르겠다 세는 것 조차 포기했으니.


제국과의 전쟁때엔 마을이 습격 받은적도 있었다.


"감히......감히....."


화가 났다. 그가 소중하게 여긴 마을을?


현기증이 나는 것 마냥 분노가 가라앉질 않는다.


정신을 차렸을땐 이미 서 있는 병사는 없었다.


"흑..."


피가 묻은건 신경쓰지 않고 양 손으로 눈을 틀어막았다. 그러지 않으면 멈추질 않으니까.








"그렇게 용은 제국의 병사들을 겁을 줘 마을에서 쫓아냈단다."


"와! 그럼 우리 마을은 제국보다 센거 아니에요?"






하늘은 소녀의 머리마냥 붉게 빛나고 아이들은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이야기를 경청하는 사람이 없자 소녀도 자리를 떠났다.












집에 도착한 난 의자에 앉아 멍한 얼굴로 식탁을 바라보았다.


그와 함께하던 식사.. 벌써.. 몇백년이 지났더라.. 언제오더라..?


언제 올 지는 모르겠다 그저 그가.. 그가.. 그가.. 이 곳을 지켜달라 했으니까.


이 곳을 침략할려 했던 나라를 벌써 몇번이나 멸망시킨지는 모르겠지만 감히 그가 소중히 여긴걸 망가트리려고 하는 그들을 보면 속이 들끓었다.


오긴 올까? 아니 온다 했으니까 언젠간 오지 않을까? 올까? 


언제 오는거야... 이번에 그가 돌아오면 영원히 내 곁에서 떠나지 못하게 만들거다.


빨리와. 제발..












이런거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