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iary - 上 ( https://arca.live/b/yandere/95660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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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XX년 01월 01일 -


 그를 지켜보는 것도 수년을 반복하니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그럴 수록, 이제는 그가 나의 삶의 한 부분이 된 것 같아 즐거움이 커져간다.

 최근 들어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그가 점점 지쳐보인다는 것.

 웃는 모습이 누구보다 근사한 그였기에, 항상 웃는 얼굴로 행복하기만을 바랐는데.

 왜 그는 저리도 굳어버렸을까.

 나는 그를 위해 조금 용기를 내기로 하였다. 자그마한 계기면 충분했다.

 이제는 눈을 감고도 지나다닐 정도로 익은 좁은 골목길에서, 그가 자주 마시는 브랜드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서.

 각오를 다져,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었다.


- 20XX년 01월 08일 -


 그의 연락처를 받은지 일주일은 더 지났다. 그가 이전과 똑같은 번호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굳이 받을 필요는 없었지만, 번호를 주고 받는다는 사건 자체가 필요했다.

 이제 슬슬 연락을 나눠도 될듯하여 먼저 메세지를 보냈다. 무심히 영수증을 찍어 올린 그의 답장에 살짝 기쁨의 웃음이 새버렸다.

 세탁비를 보내고도 이걸로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기에 그가 좋아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기프티콘을 얼른 사 연달아 전송했다.

 감사 인사를 전하는 그의 모습에, 그의 모습이 상상돼 열이 한껏 올랐다.

 너무 이르다고 여러번 생각했지만, 흘러나오는 감정을 주체 못한 탓일까.

 나는 충동적으로 그에게 식사를 권유했다.

 어떡하지.


- 20XX년 02월 14일 -


 그가 여자친구에게서 초콜릿을 받았다.

 그녀의 존재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제 금방이라도 잡힐 것 같은 그를 앞에 두고서 더 이상 참고 견디기는 어려웠다.

 받기는 받아도, 먹는 건 내껄로 족했으면 해서.

 살면서 처음으로 도둑질을 해봤다.

 그녀는 화장실에, 그는 커피를 가지러 자리를 비운 사이에, 몰래 움직여 그의 클러치백에서 초콜릿을 빼내었다.

 다행히, 눈치는 채지 못한 것 같다.

 나는 재빠르게 초콜릿을 쓰레기통에 버린 뒤, 메신저로 그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상품권을 전송했다.

 좋아할까?

 내년에는 직접 만든 초콜릿을 먹여주고 싶다.


- 20XX년 03월 26일 -


 그의 직장 근처로 이직했다. 덕분에 요즘에는 일 때문에 어려운 게 아니라면 매일같이 함께 점심을 먹고, 함께 산책을 하게 되었다.

 무슨 얘기를 하든간에 알아듣고, 장단을 맞춰주는 나의 모습에 크게 관심을 느꼈는지, 그와의 대화도 점점 빈번해지고 길어지기 시작했다.

 당연하잖아. 그의 마음의 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이 조사하고 공부했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식사를 하고 함께 산책을 하던 중, 들꽃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았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도 같은 일이 있었는데.

 그 때는 그의 시선을 앗아간 그 꽃이 부러웠다.

 근데 오늘은, 혹시나 나를 기억할까 싶어서.

 그 때와 똑같이 꽃을 몇 송이 꺾은 뒤, 귓등에 살포시 꽂아보았다.

 그가 환하게 웃긴 했지만, 짐작은 없는 듯했다.

 마음 한 켠이 아리다가도, 툭하고 떨어진 무당벌레 덕분에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옛날부터 벌레는 익숙해지질 않는다.

 그러고 보니.

 그 때도 그랬는데.


- 20XX년 04월 01일 -


 오늘도 마찬가지로 그의 모습을 엿보며 즐겼다. 상사들의 재밌지도 않은 농담에 억지로 박장대소를 하는 그의 모습이 왜인지 모르게 웃겼다.

 좋은 사진을 건졌다며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는 길, 낯이 익은 사람을 보았다.

 그의 여자친구였다.

 아, 그렇구나.

 그런 거구나.

 어쩌면, 생각보다 훨씬 빨리 꿈이 이뤄질 거란 생각이 들었다.


- 20XX년 04월 25일 -


 예상대로, 그와 그녀가 헤어졌다.

 그녀가 낯선 남자와 팔짱을 끼고 번화가를 돌아다닌 걸 두 눈으로 목격한 날부터,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

 그래도, 섣부른 행동은 하지 않는 게 좋았다 생각했다.

 그도 어느 정도 감정을 추스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가 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될 때까지.

 천천히, 또 천천히.

 그와의 미래를 그리며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리자.

 그가 나를 사랑하게 될 그날을.


- 20XX년 05월 15일 -


 충분히 시간이 흐른 듯하여, 그에게 연락을 했다.

 가정의 달을 맞아 함께 고기라도 먹자고.

 내가 생각했을 때는 정말 그럴듯한 이유인데, 정작 그는 그러지 않겠지.

 그렇게 만난 그의 얼굴은 상상 이상으로 초췌해보였다.

 그녀가 그렇게도 소중한 존재였을까, 살짝 짜증이 치밀어오른다.

 감정이 들끓은 탓일까, 아니면 적당히 오른 취기 덕분일까. 식사를 하면서 조금씩 대담한 행동을 해보기도 하였다.

 갑자기 손을 맞잡는다거나, 조금 취한 것 같다며 그에게 머리를 기대거나.

 쌈을 먹여준다며 노골적으로 가슴을 모으며 그의 입술에 팔을 뻗기도 하였다.

 그렇게 감정을 충동질한 결과일까, 아니면 그 역시 나에게 어렴풋한 마음이 있었던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적잖이 오른 취기 때문이었을까.

 웬만하면, 마음으로 비롯된 거였으면 하는데.

 나는 항상 소망했던 것처럼.

 나의 처음을 그에게 바쳤다.

 집에 돌아와, 그의 관찰일기 맨앞장에 장식해둔 빛바랜 사진을 보았다.

 드디어, 이어졌구나.

 이 시간과 감정이 영원토록 끝나지 않았으면 했다.


- 20XX년 06월 01일 -

  

 생각 외로 연락이 늦어지고 있다. 예상 외의 사태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쨌거나 그와 이어진 건 무엇보다 좋았다. 근데 혹시 그걸로 끝이라면? 그 걸레같은 년이 늘 그렇듯 순식간에 마음을 휙휙 바꿔서는 그에게 다가가버린다면?

 상상으로도 끔찍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생각해보니 이미 몇 년이고 기다리지 않았나. 기다림은 충분하다.

 나는 그에게 다가갔을 때와 같이, 용기를 내어 먼저 말했다.

 함께 식사를 하자고, 그가 좋아하는 이탈리안 식당에서.

 그렇게 오랜만에 만난 그는, 나를 향해 시선조차 맞춰주지 않았다.

 외롭고 쓸쓸했다. 그 때처럼.

 그래서 그런 말이 술술 나왔나보다.

 언제 나에게 고백을 할 건지, 내 처음을 가져간 건 단순히 장난이었는지. 솔직히 그간의 억울함도 살짝 들어갔던 것 같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도, 이내 마음을 정한 듯 내게 교제를 신청했다.

 금방이라도 흐를 것 같은 눈물을 참아내고는, 나는 좋다고 말했다.

 드디어 돌아왔구나.

 이제는 뺏기지 않을 거야.


- 20XX년 07월 20일 -


 50일을 맞아, 그가 커플링을 건내왔다.

 솔직히 내가 자는 척을 하는 사이에 내 손가락 사이즈를 재가거나, 그를 몰래 쫒아다니다가 그가 금은방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거나 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사실 결혼반지인가 살짝 기대를 하기도 했지만 아직 그건 너무 큰 욕심이었을까.

 그래도 금방이라도 날뛸 정도로 기쁜 건 변함없었다.

 준만큼 받고 싶고, 받을 수록 더 원하게 되는 게 사람 마음이라더니.

 50일이라는 기념일에 그와 조금이라도 더 함께 있고 싶어 억지를 부렸다. 여행이라도 가자며.

 마지 못해 승낙을 하는 그의 표정에는 그 무엇보다 익숙한 미소가 어려 있었다.

 나는 집에 돌아와서도, 몇 번이고 왼손 약지를 채운 은색의 가느다란 반지에 시선을 고정했다.

 언제인가 이 왼손에 그와 평생을 약속한 증거를 끼운다면.

 나는 그대로 기뻐 죽어버릴지도 모르겠다.


- 20XX년 08월 27일 -


 그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 얼마만일지도 모를 정도로 오랜만에.

 해외여행을 가자는 그의 말에 나는 몇 번이고 고개를 저었다.

 그도 그럴게, 우리의 추억이 담긴 그 장소를, 꼭 가야만 될 것 같아서.

 아직까지도 바닷가에서 뛰놀던 때가 기억이 난다.

 나는 일렁이는 물결을 따라 도망치고, 그는 소리내어 웃으며 나를 따라 잡고.

 이제는 완전히 반대가 되어 내가 그를 따라 잡아버렸지만.

 그리고 지금은 딴 데에 돈을 쓰기보다, 그와 같이 살 전세방을 먼저 얻고 싶다.

 그와의 추억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그와 함께 보내는 일상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하여튼.

 잔뜩 사진을 찍어야지.

 그리고 관찰일기에 예쁜 스티커와 함께 장식을 해두고 싶다.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 되돌아봐도 아름다울 이 때를 보다 특별히 기록하고 싶었다.


- 20XX년 09월 16일 -


 그가 전 여자친구와 만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제발로 떠나가놓고 이제 와서 아쉬운 줄은 아는 것 같다.

 마음 속 깊이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참고, 일단 상황을 지켜보았다. 무엇보다 난 그를 믿으니까.

 그 때, 그녀가 그에게 갑작스레 키스를 했다.

 씨발, 걸레같은 년이.

 금방이라도 주변에 잡히는 어떤 물건으로 그 개같은 년의 대가리를 후려치고 싶었다.

 그만 충동적으로 뛰쳐나가, 어떻게든 그년을 소중한 그에게서 떨어트려 놓으려는 순간,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지금 너보다 소중한 사람이 있다며.

 방금까지의 분노는 온데간데 없고, 순식간에 얼굴에 다른 의미의 핏기가 돌았다.

 그렇구나, 나는 어느새인가 그에게 그런 존재가 되었구나.

 기뻤다.

 그가 떠난 후, 그 자리 그대로 남아 한참을 울고 있는 그녀를 보았다.

 응.

 그래.

 쌤통이다.

 그래도, 약간의 벌은 필요하겠다.


- 20XX년 09월 25일 -


 몰래 그의 휴대폰을 뒤져 주제도 모르고 꼬리를 친 그년의 연락처를 알아냈다. 이별을 한 다음 깔끔하게 그녀의 연락처와 기록을 지운 듯 했지만 이전의 사건으로, 딱 한 건 기록이 남아 있었다.

 필요한 정보를 취한 다음 그마저도 삭제해버렸다.

 이제 그에게서 그녀의 흔적 따위는 눈 씻고 찾으려 하여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새로 만든 계정을 이용해, 그녀에게 수천 개의 메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가 낯선 남자와 팔짱을 낀 사진과 그에게 버려져 처참히 울고 있는 사진을 함께 보내며.

 잘못을 저질렀으면 마땅히 벌을 받아야 된다.

 너처럼.


- 20XX년 10월 10일 -


 큰일났다.

 그가, 나의 관찰일기를 봐버렸다.

 아니 그것만이라면 상관이 없다. 차라리 단순한 일기라고 둘러대면 그만이니까. 매년마다 다이어리를 교체하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랬다면 전혀 상관없었을 텐데.

 맨앞장에 장식해둔 사진을 봤다.

 그는 현실을 부정하듯 몇 번이고 고개를 젓더니 이건 잘못됐다며, 내가 지금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모르겠다며 금새 창백해진 얼굴로 말했다.

 이런 건 아무런 상관없다고.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되는 거라고, 몇 번이고 소리쳐도.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잠깐의 실수라면서, 서로 잊을 수 있다면서.

 아무리 그래도 그럴 수는 없다면서.

 그는 그렇게 나를 떠나갔다.


- 20XX년 11월 10일 -


 그가 나를 떠나간지도 한 달이 지났다. 몇 번이고 연락을 취해봐도, 차단을 해버린 듯 계속해서 부재중이 뜨는 상태다.

 정말 끝나버린 걸까? 애초에 모든 게 욕심이었던 걸까?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를 지켜보기만 했다면.

 적어도 당신이 나를 떠난다는 끔찍한 경험을 하진 않았을 텐데.

 두렵다, 그냥.

 너무 무섭고 두렵다.

 이전까지는 그가 행복하기만을 바랐는데, 그의 사랑을 알아버린 나머지 탐욕스럽게 그의 사랑을 갈구하는 나의 모습도.

 그리고 나의 빈자리를 온갖 걸레같은 년들이 금새라도 차지해버리고 말거라는 역겨운 상상도.

 그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하는 세상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나의 존재는 이제부터 그에게 커다란 상처가 되어, 걸리적거리는 짐짝이 돼 버릴 거다.

 차라리, 죽는 게 나을까.

 그 전에, 해둘 일이 있다.

 다른 사람은, 그래. 나보다 좋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년은 안 된다.


- 20XX년 11월 17일 -


 생각보다 간단했다.

 먼저 그 개같은 년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의 여자친구이고, 당신에게 그 거지같은 메세지를 보낸 장본인인데 만날 생각이 있냐고 물었더니 금새 미끼를 물었다.

 그렇게 그년의 직장 앞에서 차를 태우고, 일단 장소를 옮기자며 인수자조차 나타나지 않은 폐공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몰래 시트 아래에 숨겨 놓았던 식칼를 이용해 강하게 그년의 목덜미를 찔렀다.

 피가 분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이 씨발년이 그만을 사랑한 순결한 나에게 오물을 뒤집어 씌웠다는 생각이 들어 또 한 번.

 이 씨발년이 그를 상처주고 슬프게 했다는 생각이 들어 또 한 번.

 이 씨발년이 내가 없는 사이 그를 독점하고 사랑했다는 생각이 들어 또 한 번.

 그간의 분노와 후회를 담아 찌르고 또 찔렀다.

 그렇게 수백번을 반복하니 날이 부러졌다.

 어딘가의 뼈에 걸린 거였을까.

 그렇게 시신과 함께 차를 버리고, 의심을 피하고자 미리 사둔 생수를 이용해 피를 닦아내고 옷을 갈아입어, 집에 도착해 지금 일기를 쓰고 있다.

 그거 알아? 나 지금 굉장히 뿌듯해.

 그래도, 상처만 줄 게 뻔한 벌레같은 년 한 명은, 죽였잖아.

 이로써 그가 상처 받을 가능성이 하나라도 줄었겠지.

 그러니까, 나도 사라질 시간이야.

 이대로 가면, 나 역시 당신에게 상처를 줄 것만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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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있어?

그렇다면, 모든 걸 알았겠구나.

있지, 기억해?

어렸을 때, 자주 함께 꽃을 보고는 했잖아.

그 때 말이야, 나 꽃한테 질투했어.

쟤는 뭔데 저렇게 당신의 시선을 끌어당길까 싶더라구.

그래서 그 꽃을 꺾은 다음 귓등에 꽂았는데.

그러면 나를 봐줄까 해서 말이야.

갑자기 꽃에서 벌레가 몇 마리 떨어지더니, 내가 그걸 보고 화들짝 놀란 것도 기억해?

너무 놀란나머지 당신의 품에 안겨서 엉엉 울었는데.

아직까지도 그 때의 따스한 품이 기억나.

함께 등하교를 하고, 공부를 하고.

봄에는 꽃을 보고.

여름에는 물장구를 치고.

가을에는 단풍을 찾아다니고.

겨울에는 눈싸움을 했었던.

아주 사소한 기억들마저 내게는 정말 소중한 추억이었어.

그 여행에서.

유행하던 드라마를 따라, 나는 도망치고. 당신은 날 쫒아왔지.

어쩌면 그 때부터 사랑을 깨달았을 지도 몰라.

있는 힘껏, 나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던 그 모습에 미칠듯이 심장이 쿵쾅거렸으니까.

비록, 어른들의 사정으로 우리는 각자 다른 길을 걸어가버렸지만.

나는 한 순간도 당신을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어.

근데 말이야, 역시 너무 과했나보네.

잊고 있었어, 당신에게 그런 마음을 품는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란 걸.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참을 수 없었는 걸.

그 정도로 사랑했으니까.

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게.

그리고 이게 그 결과야.

이제서야,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받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날 사랑하지는 않을 지언정.

나를.

잊지는 말아줘.

사랑해.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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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동봉된 편지까지, 죄송하지만 내용 확인은 끝난 상태입니다."

"예. 감사합니다."


나는 일단 그들의 수고에 감사를 표하다가도, 머리 속을 스쳐지나가는 수만가지의 생각에, 다음으로 내뱉을 말을 주저했다.


그러자, 나의 심중을 짐작한다는 듯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차라리, 가져가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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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이런 사랑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급하게 슉 써봤음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