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https://arca.live/b/yandere/9684229




"으윽...."


의식이 서서히 각성했다.


"얀붕아 드디어 일어났구나?"


옆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나는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돌리자 보인 것은 미소를 짓고 나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보고 있는 얀순 누나였다.


예전이었으면 분명 순수하고 예쁜 미소라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이미 사실을 알아버린 지금 누나의 미소는 그저 가증스러워 보일 뿐이었다.


나는 얀순 누나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머리 위쪽으로 올려져 있는 팔을 움직여 보았다.


철컥....


손목에서 차가운 쇠의 감촉과 내 팔을 구속하는 답답함이 느껴졌다.


팔을 바라보니 수갑을 이용하여 침대 헤드 보드와 내 팔을 연결해 구속해놨다.


"하아... 좋다...♥"


얀순 누나는 어느새 내 위에 올라타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냄새를 맡고 있었다.


"왜...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죠...?"


"사랑하니까"


얀순 누나는 내 질문에 가슴팍에서 얼굴을 떼고는 말했다.


"얀붕이가 오로지 내게 되면 좋겠어."


난 이미 네 것이니까


"얀붕이가 오로지 나만 바라봤으면 좋겠어."


나도 너를 항상 보고 있었으니까


"얀붕이의 삶에서 내가 필수적인 존재가 되면 좋겠어."


이미 너는 내 삶에서 필수적인 존재니까


얀순이 누나는 내 눈을 똑바로 보며 천천히 말했다.


그 목소리에는 나를 향한 열망이 담겨있었고 뜨거운 욕망이 숨결을 통해 내 피부에 전해져왔다.


"이상해.... 이런건 사랑이 아니야.... 사랑하면.... 누나는 적어도 그런 짓은 하면 안됬어요."


나는 거부의 의사를 담은 눈빛으로 누나를 바라보았다.


"그래.... 다른 길도 있었겠지... 내가 그때 신고를 해서 무사히 얀붕이의 부모님을 살리고... 그걸 계기로 좋은 관계로 발전해 행복한 생활을 하는.... 그런 미래도 만들 수 있었을 거야."


얀순 누나는 살짝 미소를 짓고 내 뺨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근데 왜...."


"얀붕아 그거 알아?"


얀순 누나는 내 말을 끊고 화사하게 웃으며 말했다.


"사랑하는 여자는 모두 욕심쟁이야♥"


얀순 누나의 눈동자에는 오로지 나만이 담겨 있었다.


"미쳤어..."


얀순 누나는 서서히 몸을 밀착해 왔다.


스윽....


얀순 누나의 부드럽고 하얀 손이 내 상의 안으로 들어온다.


움찔!


살짝 차가운 그 손이 내 몸에 닿자 나는 놀라 몸을 움찔거렸다.


"후후... 귀여워...♥"


얀순 누나의 얼굴이 점점 다가온다.


나는 최대한 고개를 돌려 얀순 누나를 보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휙!


"얀붕아 누나 똑바로 봐야지?"


그 작은 저항도 용서치 않겠다는 듯이 내 턱을 잡아 억지로 고개를 돌렸다.


츄읍...


서서히 누나의 입술이 나에 입술에 포개졌다.


포개진 입술 사이로 얀순 누나의 혀가 부드럽게 들어왔다.


츄읍...흐읍....흐응.....♥


나는 최대한 얀순 누나의 혀를 피해 보려고 했지만 누나의 혀는 내 혀가 천하의 진미라도 되는 양 탐스럽게 얽혀왔고 서서히 내 입안을 잠식해왔다.


어느새 방 안은 얀순 누나의 외설적인 신음으로 가득 찼다.


"후아...."


"하아....하아...."


실제로는 고작 몇 분이었지만 마치 수 시간은 이어진 듯한 키스에 나는 몸에 힘이 빠졌다.


누나의 입술이 떨어지면서 은색 실이 이어져 있는 게 이러면 안 되는데도 외설스러워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후.... 얀붕이의 첫 키스 내가 가져가 버렸네?♥"


얀순 누나는 진심으로 기쁜 듯 뺨에 홍조를 띠고 자신에 입술을 손가락으로 쓸어내렸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끝까지 해버리고 싶지만.... 사랑의 결실을 맺는건 완벽한 상태에서 하고 싶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얀붕아♥"


철컥


얀순 누나는 그렇게 말하며 방문을 열고 나갔다.


이대로는 안 된다.


정상적인 사랑이었다면 받아들이다 못해 내가 요구했겠지만 나는 내 가족을 죽게 놔둔 얀순 누나와 사랑을 하고 싶지도 사랑의 결실을 맺고 싶지도 않다.


나는 침대 헤드 보드와 내 손에 연결되어 있는 수갑을 보았다.


나는 내 손을 바라보았다.


다 커서도 작고 예쁜 손이라며 주위에서 칭찬 해줬던 게 기억이 난다.


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후우.....흐읍..!"


심호흡을 한번하고 나는 바로 손을 당겼다.


"으윽...!!"


피부가 쓸리는 고통과 함께 내 손이 수갑에서 빠져나왔다.


손을 보니 벌써 피가 그렁그렁 맺히고 있었다.


나머지 한 손도.....


한 번 고통을 경험해서인지 빼려는 손이 덜덜 떨려왔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숫자를 셌다.


하나......둘.....


셋!!


"끄흐읍...!!!"


고통이 몰려와 눈에서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이 악물며 고통을 참았다.


다행히 발은 묶여있지 않아 나는 자유가 되었다. 


나는 급히 탈출구를 찾았다.


정면으로 나가는 건 금방 들킬 거야... 남자인 점을 이용하여 정면돌파도 생각해보았지만 최근 몇 달 동안 불규칙적인 생활을 해 몸이 안 좋다는 것과 평소에 여러 가지 무술과 운동을 배워놓은 얀순이 누나를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포기했다.


그렇다면 남은 건....


나는 방 안에 베란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베란다에는 성인 남자도 충분히 통과할 수 있는 창문이 있었다.


뛰어내릴까.....


철컥


 "얀붕아 왜 이렇게 소란스러운..... 어?"


내가 고민하던 사이에 얀순이 누나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얀붕아 그 손....."


얀순 누나는 내 손을 보더니 서서히 다가왔다.


"오지 마요! 오면 뛰어내릴 거에요!"


나는 슬쩍 밖을 확인해보았다. 


아래쪽에는 쓰레기봉투가 높게 쌓여있는 것이 보였다.


얀순이 누나와 내 집이 4층인 것과 한 층에 높이가 그렇게 높지 않다는걸 고려하면 떨어져도 엄청나게 큰 부상은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얀붕아... 지금 얌전히 내려와서 누나 품에 안기면 용서해줄게"


누나는 팔을 활짝 벌리며 자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얀순 누나는 한순간에 표정을 싸늘하게 굳히더니 말했다.


"거기서 뛰어내려서 누나 품을 떠난 뒤에 다시 잡히면 그때는 용서받기 쉽지 않다는 걸 알아둬"


누나는 가만히 서서 나를 방관하며 내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


휙!


"얀붕아!!!"


나는 잠시 고민했지만 이런 사람한테 내 인생을 맡기긴 싫다는 생각에 쓰레기 더미를 향해 뛰어내렸다.


쿵!


"크윽!!!"


잠시동안 부유감이 들더니 곧바로 큰 충격이 내 몸에 가해졌다.


"가만히 있을 시간이 없어...."


나는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


윽....!


일어서자 왼쪽 다리에서 고통이 느껴졌다.


이런 절뚝거리는 다리로는 얼마 가지도 못하고 얀순 누나에게 잡힐 게 뻔했다.


"젠장..."


나는 일단 가까운 곳으로 몸을 숨겼다.


타다닥!!


얼마 지나지 않아 얀순 누나가 내려오는 게 보였다.


나는 땅에서 주운 돌을 누나의 시야가 닿지 않는 벽 너머에 던졌다.


누나는 곧장 소리가 들린 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얀순 누나가 시야에서 사라진 것을 확인한 나는 재빨리 아파트로 들어갔다.


내 집으로 돌아가고.... 경찰에 신고하는 거야....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


나는 곧바로 엘리베이터에 층수를 확인했다.


윽.... 너무 높아...


저걸 기다리다가는 꼼짝없이 얀순 누나한테 잡힐 것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계단을 통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계단을 통해 올라가는 중 창밖을 보자 아파트로 돌아오는 얀순이 누나와 시선이 마주쳤다.


얀순 누나는 나를 보더니,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잡히면 끝난다는 생각에 나 또한 최대한의 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제발.... 제발... 조금만 더...."


4층에 도착했을 때 바로 아래층에서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허억..! 허억...!"


"제발.... 빨리..!"


삑! 삑! 삑! 삑! 삑! 삑!


타다닥!!!


뒤에서 누나가 달려오는 소리에 나는 인생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비밀번호를 눌렀다.


집 안으로 들어가고 문을 닫기 직전 보인 것은 코앞까지 와 손을 뻗고 있던 얀순 누나의 모습이었다.


쾅!


"허억....허억...."


다행히 누나가 문을 잡아채는 것보다 내가 문을 닫는 게 더 빨랐다.


나는 지치고 긴장감이 풀려 문 앞에 그대로 주저 앉아 숨을 골랐다.


"하아.....하아....이제 자유....."


삑!


"어...?"


삑!


삑!


"아니... 말도 안 되잖아..."


삑! 삑! 삑!


띠리리!


얀순 누나의 접근을 막고 있던 믿음직한 현관문은 처음부터 얀순 누나의 편이었다는 듯이 쉽게 문을 열어주었다.


문이 열리자 보인 것은 숨을 내쉬며 나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는 얀순 누나였다.


"푸훗....! 결국 생각했던 게 집으로 돌아오는 거였어? 우리 얀붕이 정말 귀엽다~♥"


"어떻게... 비밀번호를....?"


"누나가 말했잖아 얀붕이에 관한 건 뭐든지 알고 있다고♥"


안 돼..... 이럴 수는....


나는 두려움으로 인해 천천히 뒤로 기어갔다.


얀순 누나는 그런 내 모습이 무척 귀엽다는 듯이 흐뭇한 표정으로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다.



계속 뒤로 기어가던 나는 곧 벽에 다다랐음을 느꼈다.


"우리 얀붕이~ 이제 도망칠 곳도 없네?"


얀순 누나는 진심으로 즐겁다는 듯이 활짝 웃고 있었다.


아....처음부터 얀순 누나에 손에서 벗어날 수 없었구나......


나는 내 안일한 선택에 절망하며 그 선택에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자~ 그럼 얀붕아♥ 술래잡기에서 진 벌을 받아야지?♥"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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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야스씬까지 쓸려고 했지만 나름 얀데레 소설 첫 작품이기도 해서 좀 퓨어하게 갔음 원래 소설 쓰면 맨날 야스씬으로만 분량 반절을 채워서 이렇게 쓸려니까 너무 힘드네


난 소설을 쓸 때 사소한걸 다 찾아보면서 써야 직성이 풀리는데 다 쓰고 검색기록을 봤는데 


도어락 잠금

4층 높이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됨

수갑

경찰수갑

수갑 도구 없이 풀기

족쇄

안에서 잠그는 문

경찰용 수갑 구하기

침대 헤드보드

못 나가게 하는 문


이런 것들이라 좀 가관이더라 아무튼 첫 단편소설 잘봤으면 좋겠고 1편 반응 좋아가지고 기분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