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로 가득 찰 정도로 더러운 얀데레의 집을 청소해 

주다가 실수로 얀데레의 유일한 친족인 아빠의 심장약을

버려 얀데레의 아빠가 죽고만거임


고의로 죽인것도 아니고 경찰이 조사를 하러 올 당시

얀데레도 적당히 상황을 무마해 넘어가줘서 내가 

잡혀가는 일은 없었어


근데 얀데레의 아빠가 죽은 사실은 변함이 없잖아?

눈이 뒤집힌 얀데레가 죗값을 받아내겠다며 내게

분풀이를 하기 시작하는거임


소주로 병나발을 불며 죽은 아빠를 애타게 찾다가

멀찍이서 무릎을 꿇은 채 아무말도 하지않는 내게

술병을 집어던져 머리를 정확히 맞췄어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아직 모자랐어


아무 말 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죽일놈의 새끼라고 비명을 지르며


뺨을 사정없이 후려치다가 그래도 분이 덜 풀렸는지

부엌에서 식칼을 꺼내와 진심으로 미안하다면 그 칼로

허벅지를 찌르리고 명령했어


형용할 수 없는 죄책감에 사로잡힌 나는 조용히 눈물을 

삼키고 식칼을 붙잡아 허벅지를 찔러대기 시작했어


한번          두번          세번


피는 왈칵왈칵 솟구쳐 더러운 마룻바닥의 먼지들과 

뒤섞이고 있었고 칼이 허벅지를 왔다갔다 할때마다

내 몸이 바르르 떨리면서 차갑고 불쾌한 날의 감각이

머릿 속 깊은 곳 까지 박히고 있었어


당장이라도 바닥에 얼굴을 내리찍고 얀데레에게 사과를

하고 싶었지만 죗값을 치루는건 너무나 당연했어


너무나 맥없이 얀데레가 사랑하던 아빠를 떠나보내게

만든건 나 자신이었거든



물론 얀데레의 아빠는 매일 술주정을 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손찌검을 하던 씨발새끼였고


약을 몰래 숨겨 그 새끼를 죽게 만든것도 얀데레였어


얀데레에 대한 폭력은 참을 수 있어도 자기의 사랑하는 

사람을 모욕하며 비아냥거리는 모습은 정말이지 참기 

힘들었거든


물론 오랜 시간동안 얀데레를 괴롭혀온 정신병 때문인지

그 사실을 까맣게 잊은지는 오래였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내가 얀데레의 품으로 들어올 것만 같았어


또 마음 한켠의 본능은 당장이라도 마음이 꺾여가는 나를 

바닥에 넘어뜨리고 집요하고 또 집요하게 더러운 본성을

모조리 끄집어내 구석구석 내 몸을 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 얀데레의 몸은 계속해서 흥분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지만  


우선은 복수가 우선이니까


나를 탐하는건 그 다음이니까


마음을 가다듬고 조금만 더 망가뜨려 더 맛있고 달콤한

열매가 맺어질 때를 기다리기로 결심한 얀데레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