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안' 내가 현재 쓰고 있는 가명이자 나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사람의 이름이다.

그는 과거 동대륙의 약소국, 로안 왕국의 기사단장이었다.

그는 5살때 부모를 잃고 소매치기로 연명하던 나를 거두어주고 기사단에서 나를 보살펴 주었다.


그때 당시 나는 약자들을 위해서 한몸 바쳐 희생한다는 기사들의 정신과 이상을 접할 수 있었다.

그때의 어렸던 나에게는 그런 기사들이 악당과 맞서는 연극의 주인공같다고 생각하게 했었다.


그래서 나는 7살 때 단장님께 기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저도 저런 멋진 기사가 되고 싶어요!"


"기사는 너가 생각하는 것 처럼 멋진 사람들은 아니란다. 열심히 노력하는 기사들도 때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마치 악귀처럼 보이기도 하고, 윤리를 지키지 않는 나쁜 기사들도 많단다."


"그럼 제가 그런 나쁜 사람들을 응징하는 정의로운 사람이 될게요!"


"그 길은 매우 힘들고, 때로는 너의 목숨마저 위협받게 될거다. 그래도 그 길을 걷겠느냐?"


나는 살짝 생각하다가 확신에 차있는, 그러나 전혀 어린아이의 객기로는 보이지 않는 말투로 대답했다.


"네!"


그날부터 나는 다른 기사 지망생들과 함께 기사가 되기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에, 각오가 있었기에, 나는 그림책이나 읽을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힘든 과정들을 견딜 수 있었다.


검술에 재능이 있던 것이었을까?


나는 다른 또래 기사 지망생들 보다 훨씬 빠르게 배운 것 들을 흡수 했다.


그리고 국왕 축일 기념 검술 대회에서 내 신념을 증명하며 13살의 나이에 최연소 기사 작위에 등극할 수 있었다.


그때 나의 검에는 미약하지만 약간의 오러마저 맺혀 있었다.


"저 나이에 오러라니!"


"저 정도면 옆의 라이아나 제국 카이저(황제) 직속 기사단과도 밀리지 않는 재능 입니다!"


"우리 왕국에서도 드디어 마스터급 검사가 나올 가능성이 열린 것이오!"


그날 나는 모두의 축복 속에 기사 서임식을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행복한 일상은 얼마가지 못했다.


그해 어느 날, 나는 라이아나 제국으로 검술 유학을 떠났다.

유학 도중에 나는 길을 잃고 헤매던 중인 어떤 여성을 만났다.

그 여성의 청색의 긴 머리는 비단결 같았다. 그리고루비처럼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적안과 오똑한 코,체리마냥 붉은 입술은 각각 자기가 제일 잘났다는 듯 매력을 과시하는 느낌을 주고 있었다.



나는 그때 티끌 한점 없는 순수한 마음으로 그 여성을 목적지까지 바래다 주었다. 


그 여자는 홍당무처럼 얼굴을 붉게 붉히면서 말했다.


"아...바래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려움에 처한 여성분을 돕는 것은 기사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너무 부담가시지 마시죠."


"아...네..."


그 여자는 부끄러운 듯 순식간에 멀리 달아나 버렸다.




돌이켜 보면 나는 이때 약간의 불명예를 무릅쓰고서라도 그 여자를 외면했어야 했다.




아무튼 나는 2년간의 유학을 마치고 다시 로안 왕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미 평화로웠던 곳은 전쟁의 참화에 휩쓸린 뒤였다.

그때 내 눈에 푸른 갑옷을 입은 기사들에게 죽기 직전까지 몰려버린 아리안이 보였다.


그 순간, 나는 바로 푸른 기사들을 향해 뛰어들었다.


푸른 기사들은 그동안 내가 경험했던 기사들과는 차원이 다른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 내가 휘두른 검에는 하얀 오러가 뒤덮여있었다.


그러나 푸른 기사중에 단 한명은 그 공격을 한손으로, 그것도 오러 없이, 너무나도 쉽게 막아버렸다.


 그리고는 단 한번, 보이지도 않을 만큼 빠르게 검을 휘둘러서 나를 전투 불능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비록 의식은 희미했지만, 마지막으로 푸른 기사들이 했던 말은 기억에 남는다.


"카이저 폐하께서 데려오라고 한 소년입니다.

저는 지금부터 소년을 데리고 빠져 나가겠습니다. 각하"


"아니, 우선 막내 너는 남아서 잔당을 정리하라, 그 소년은 백기사들이 따로 데리고 갈 것이다."


"존명"


'카이저....? 카이저가 왜....나를?'


처음에 나는 라이아나 제국에서 황제에게 은원을 산 일이 있었는지 부터 생각해 보았다.

 그러던 중 이번 대의 카이저는 전대와는 다르게 여성이라는 것과 이제 막 성인이 된 상태라는 것이 잠깐 생각이 났다. 


그러나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이 나는 접점이 없었다.


그렇게 나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대책도 없이 휴재 때리고 신작 쓰고있는 얀붕이의 말- 메인 스토리를 앞두고 바로 휴재 때려서 죄송합니다... 최대한 빨리 역량을 키워서 다음화로 보답하겠습니다...

아무튼 이번 소설은 약간 판타지 얀데레 느낌으로 전개될 것이고 좀 짧게 가는 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 앞으로도 즐감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