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편: https://arca.live/b/yandere/9712060

"자~ 오늘 해볼 게임은 '까롬'이라는 거란다~"

선생님께서 오늘 할 보드게임과 그 규칙을 알려주신다.

"음, 재미있겠구나."

마왕은 새로운 보드게임이 기대가 되는 것 같다.

"그럼, 어떻게 할래? 대결할래 아니면--"

"야! 거기 커플! 너네 둘이 팀 맺어서 우리랑 떠!"

같은 동아리 부원 2명이 팀을 맺어서 우리에게 같이 하자고 한다. 그러면...

"같이 할래? 화영?"

"좋다."

우리 둘은 서로 팀을 맺어서 게임에 참여했다.

게임판에 가루를 뿌리고, 까롬맨을 배치해 게임 시작 준비를 했다.

운이 좋게도 나랑 마왕이 선공이었다.

나는 스트라이커를 손가락으로 쳐 벽에 튕긴 뒤 까롬맨을 맞췄다.

처음이라 그런지, 게임을 하기가 쉽지는 않다.

상대편의 차례가 지나고, 마왕의 차례가 왔다.

"이제 내 차례군."

탁, 그녀가 스트라이커를 치자 까롬맨과 부딪쳐 까롬맨이 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오, 이러면 한 번 더 할 수 있겠군."

다시 한 번 치자, 운이 좋게도 또 다시 들어갔다.

그렇게 화영은 4번을 내리 연속으로 했다.

'화영이 또 마법 쓰네.'

나는 스트라이커의 움직임을 보고 확신했다.

스트라이커가 벽에 부딪혔을 때 반사되는 각도가 부자연스러웠다.

어떻게든 이기려고 아둥바둥 애를 쓰는 그녀의 모습이 귀엽다.

결국 몇 번의 차례가 끝나고 나서, 나와 마왕이 이겼지만, 그녀가 마법을 쓴 걸 알았으니, 좀 찝찝했다.

나는 그녀에게 속삭였다.

"게임할 때 마법 쓰지 마."

마왕은 찔리는 게 있나 본지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으윽...! 안썼다!"

그렇게 다른 친구들이랑 몇 판 더 해보고, 동아리 시간이 끝나고 하교했다.

마왕이랑 같이 하교하는 길에 여러 이야기를 하고, 이제 각자의 집에서 갈라서야 되는데...?

"너 왜 내 집으로 오냐?"

"음? 그야 내 집을 팔았으니까, 이제 그대의 집에서 살기를 청한다. 그대도 좋지?"

결국, 그녀와 동거하게 됐다.

=====================================

어제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그가 내 첫 번째 친구가 되겠다고 내게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난 용사 그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용사여, 오늘도 이야기가 듣고 싶다. 이번엔 너의 과거가 듣고 싶다."

"음? 재미없을 텐데, 괜찮겠어?"

"난 너의 이야기가 듣고 싶다. 나도 내 이야기를 들려 주었으니, 너도 네 이야기를 얘기해줘라."

"뭐, 난 어느 한 마을에서 태어나서 평범하게 생활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제들이 내 앞으로 와 검을 하나 주고선 그걸 뽑으라고 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뽑았더니 이 자가 바로 계시에서 말한 용사라면서 날 용사로 임명하고 대성당으로 데려가서 용사가 되기 위한 훈련을 시켰지. 그리고 한 7년인가? 그쯤 지나고 나서 왕이 마왕, 그러니까 너를 토벌하라고 내게 명령을 내리고 나는 이 성까지 오게 됐고, 너를 만나게 되었지."

"음, 생각보다 평범한 과거를 가지고 있구나."

"그렇지? 그냥 평범하게 농사나 짓고 살고 싶었던 한 아이가, 용사가 되어 이곳까지 오고, 이렇게 마왕과 이야기하다니. 거참, 나는 평범한 과거를 지닌 거 치고는 엄청난 일을 하고 있네."

난 용사의 과거를 듣고 놀랐다. 저렇게 평범한 아이가 용사라는 중직을 맡았다니.

"그래도, 이렇게 너를 만나니까, 그건 행운이라고 할 수 있겠네."

두근, 나는 그의 말을 듣고 마음에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왜 그래?"

내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들고는, 그걸 모른다니.

"멍청한 자식...."

"음? 뭐라 그랬어?"

"아니, 아니다."

이렇게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

결국 마왕이랑 나는 한집에서 같이 살게 됐다.

"음, 역시 그대의 집은 최고로구나. 집을 팔길 잘했군."

"어, 만난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럴거면 왜 집을 산 거야?"

"음, 사실 이 세상으로 넘어왔을 때 그대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해 일단 거점을 마련하고 그대를 찾으려 한 건데, 일이 이렇게 됐으니 집을 팔 수 밖에 없군."

"그렇게 되었구나."

"그래도, 난 그대와 함께 한집에 살아갈 행복한 나날들을 기대하고 있다."

"나도 기대하고 있어."

"아, 그리고 이 세계에는 '결혼'이라는 서약이 존재해 남녀 한쌍이 그걸 하고 같이, 가정을 이루며 산다고 들었다."

"어, 그건 왜?"

"그 결혼이라는 걸 해보고 싶다."

"그게, 그건 아직 안돼."

"왜 그러냐?"

"우리는 아직 고등학생 1학년이잖아, 이 세상의 신분에 따르면. 그런데 결혼은 18세 이후에나 가능해."

"뭐라? 이럴 거면 이전 세계를 멸망시키지 말 걸 그랬군. 이전 세계로 되돌아가 거기서 결혼을 하면 되니까 말이다."

"아하하... 아무튼, 1년만 참자. 그리고, 결혼을 지금 당장 못하더라도, 우리는 같이 행복하게 살 거 아니야?"

"그대 말이 맞군. 알겠다. 결혼은 1년 정도 참아보도록 하지."

"고맙--"

"그럼, 아무쪼록 잘 부탁한다. 내 미래의 지아비이자 약혼자여."

"나도 잘 부탁할께."

=====================================

어제의 두근거림은 내 착각이 아니었다.

난, 용사 그를 좋아, 으윽 말 못하겠다!

고백 연습을 해보려 하지만 자꾸 실패한다.

이럴 땐 나의 이 드높은 자존심이 정말 원망스럽군.

그냥 한 번 딱 고백하면 되는 일인데!

하지만 이 나의 마음도 모르는 용사 그는 오늘 떠나겠다고 했다.

그리고 난 그에게 고백도 못한 채 그를 떠나보냈다.

그래도 괜찮다. 그가 인간들의 왕에게 나에 대해 잘 설명하면 우리 둘은 언젠가 다시 만날 테니.

그리고 그때 난 그에게 나를 재회의 선물로 주고 그에게 고백하면 된다.

2주가 지났다.

용사는 아직 내게 오지 않았다.

설마, 날 버리고 딴 여자에게 튄건가.

하하하! 설마, 나의 상냥한 용사가 그럴 리는 없겠지.

암, 내 착각일 것이다.

난 변신 마법을 써서 인간계로 갔다.

용사를 만나면 벌을 주겠-- 어?

전단지에 용사의 사형 집행이 됐다고 써져 있다.

죄목은, 마왕과 결탁한 죄?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나의 용사가! 나를 두고 멋대로 죽을 리...!

나는 광장에 효수(梟首)된 목을 보고 말을 잇지 못했다.

용사....의 목이다.

하하, 하하하. 하하하하!

난 그 직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주변은 인간들을 학살했다.

아아, 용사여 조금만 기다리거라. 그대의 원수를 갚아주마!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를 모르겠다.

인간들은 벌레처럼 숨어다니는데 능통해서, 남아있는 인간들을 찾는데 한 세월이 걸렸다.

그리고 한 고문서(古文書)를 발견했다.

'세상을 지배하는 종의 모든 개체를 먹으면 다른 세계로 넘어갈 수 있다.'

난 그 고문서를 보고, 혹여나 환생했을 용사의 영혼을 다른 세계에서 찾기 위해 내가 죽인 인간들의 시체를 샅샅이 찾아서 다 먹었다.

1구, 2구, 3구, ....

결국 난 시체들을 다 먹고, 고문서에 적힌 대로 주문을 외웠다.

하지만, 주문이 발동되기 직전에 마법 발동이 중단됐다.

어째서지?

나는 고문서를 다시 읽어보았다.

'세상을 지배하는 '모든' 개체를 먹으면 다른 세계로 넘어갈 수 있다.'

아아, 난 결국 내가 연모하는 용사의 옥체(玉體)를 직접 먹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난 그 쓰디쓴 일을 받아들이고, 용사의 옥체를 먹었다.

그제서야, 통로가 열렸다.

조금만 기다리거라 용사여, 그대를 찾아갈테니.

=====================================

마왕과 같이 살게 되면서, 그녀는 내 앞에서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일부러인데 실수처럼 넘어지고 속옷을 보이는 행위, 내 방에 실수를 가장한 척 일부러 들어간 뒤에 내 방에서 옷을 벗은 채 기다려서 내가 방으로 들어오면서 나를 반기는 행위 등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그녀를 이성으로서 좋아하긴 하는데, 솔직히 성적 매력을 그녀에게서 느끼지는 못한다.

결국 난, 참다 못해 그녀에게 물었다.

"도대체 왜 그래?"

"음? 뭐가 말이냐."

"내 앞에서 실수인 척 넘어져서 속옷을 보이고, 저번에는 내 방에 알몸인 채 있었잖아. 대체 왜 그래?"

"그대를 유혹하는 것이다."

"유혹?"

"그렇다. 사랑하는 남녀가 한집에 있으면, 그 다음에 할 일이 다음 세대를 만들기 위한 행동 아니더냐? 그래서 그대가 나를 안게 하기 위해 그대를 유혹하는 것이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웃었다.

"푸하하하! 유혹? 야~ 마왕 너 많이 컸다? 그런데 미안해. 너의 그 빈약한 몸매로는 날 유혹할 수 없어~"

나는 장난삼아 그녀에게 빈약한 몸매에 대해 언급했다.

"호오, 그랬던 것이냐?"

그녀는 눈빛이 죽은 채 살짝 분노에 찬 목소리를 냈다.

그러자 그녀는 마법을 사용해 몸을 성장시켰다.

그리고 곧장 옷을 벗고..... 음? 잠깐?

"그대의 잘못이다. 그대가 나의 여성으로서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그대를 마르게 해주마."

어? 어? 어?

결국 그날 내 허리는 고통에 시달렸고, 결국 난 내일 학교를 갈 수 없었다.

==========================================

내일 수능인데 소설 다음편 내일 안올라오면 수능 망한줄 알고 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