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에 요약 있음


유노가 작중에서 한 대사 (나는 의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좋았어) 때문에 언뜻 보면 "그냥 멘헤라 아님?" 하고 생각할 수 있는데, 오해를 풀고 싶어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노는 얀데레가 맞음. 

우선 나는 얀데레의 정의를 "영원히 한 사람만 미친 듯이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하겠음.


01) 계기

유노가 나는 누구라도 좋았다고 한 건, 남주인공이랑 "처음" 만났을 때 이야기임. 

그 당시 유노는 가정 문제 때문에 정신적으로 매우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옆에 있어줬으면, 내가 정신적으로 의존할 사람이 있었으면 하고 생각하게 있었는데, 때마침 남주랑 엮이게 되면서 남주에게 의존하게 된 거임.


근데 처음에 "누구라도" 좋았다고 얀데레가 아니게 되나? 얀챈에서 보이는 소설을 봐도 똑같은 게, 얀순이가 얀붕이 좋아하게 되는 계기 보면 보통 정신적으로 힘들거나 결함이 있는데 얀붕이가 먼저 다가와서 상냥하게 대해줬기에 반하게 되었다는 묘사가 많음. 만약 처음 다가온 게 얀붕이가 아니라 얀돌이였다면 얀돌이한테 집착했겠지.


유노는 남주 이전에 누군가를 이성적으로 사랑했다는 묘사도 일절 없고, 처음에 이유가 어찌됐었건 남주를 사랑하게 된 뒤로는 작품 끝까지 남주만 사랑하고 다른 남자는 남주한테 위협이 될까봐 싫어하면 싫어하지 전혀 관심이 없음. 즉 "영원히 한 사람만 바라본다"는 점에서 얀데레가 맞음. 얀붕이랑 애초부터 엮인 적 없는 얀순이가 얀돌이만 영원히 일편단심으로 사랑한다고 멘헤라가 되는 게 아니잖아. 유노가 멘헤라였다면 남주가 자신을 거부하는 시점에서, "자신이 의존할 수 있다"라는 조건에 부합하는 새로운 남자한테 떠났겠지만 그런 일은 낌새조차 없었음.





02) 저 대사가 나온 시점의 상황

저 대사가 나온 시점의 맥락을 좀 알아야 함. 저 당시는 유노나 남주 둘 중 하나는 죽어야만 하는 상황이였는데, 처음엔 유노가 자길 죽이라고 했지만 남주가 거부했음. 그런데 설정 상 남주가 유노를 죽이지 않으면 어차피 세상은 소멸해서 유노는 남주와 함께할 수 없게 됨. 그래서 유노는 차라리 남주를 죽이고 새롭게 만들어진 평행세계에서 다시 남주와 함께하려고 했음. 그래서 현재 세계의 남주가 그런 이유로 날 죽이겠다고? 하니까 나온 게 저 대사임.


유노가 이 말을 한 이유는 평행세계의 남주와 함께하겠다는 목적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서임. 똑같은 남주라고 해도, 유노가 만나려고 했던 남주는 과거 시점의 남주이기 때문에 유노와 함께한 기억이 없고, 따라서 완전히 동일하다고는 할 수 없지. 

그렇지만 유노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주"랑 어떻게 해서든 떨어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은 (처음에) 남주가 아니라 누구라도 좋았고, 따라서 기억의 차이 때문에 지금의 남주와 완전히 동일하다고는 볼 수 없는 다음 세계의 남주를 만나러 가겠다는 식으로 이야기 한 거임.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첫 번째로 유노는 어찌 됐건 남주를 한 번 죽여야/버려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기 감정을 억누르고 냉혹해지려 했음. 따라서, 자신이 남주를 너무나 사랑한다는 감정을 억지로 부정하려고 했고, 그래서 일부러 차갑게 말하고 있었음. 그렇지만 본인이 부정하려 드는 것과는 별개로 남주가 정말로 다치니까 미래일기에 남주를 매우 걱정하고 슬퍼하는 내용이 써지는 등, 본심은 전혀 그렇지 않았음.


두 번째로 유노는 남주가 자신을 포기하게 만들려 했음. 

유노가 "나는 의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좋았어"라는 대사를 한 다음에 남주한테 "네가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좋았던 것처럼"이라고 함. 작중에서 남주는 굉장히 연약해서 혼자서는 도저히 데스 게임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예리하고 강한 유노를 이용했음. 물론 남주도 마지막엔 유노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지만, 유노가 그랬듯이 남주도 처음엔 그저 "살아남기 위해" 유노에게 의존하게 된 거임. 

즉 유노가 문제의 대사를 말한 이유는 결국 뒤의 대사를 통해 "어차피 네가 나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은 그냥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허상이야. 내 감정도 마찬가지일 거고. 우리 관계는 그 정도야. 그러니까 이제 나에 대한 미련을 버려" 라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였음. 유노가 가장 원하는 건 남주가 자신을 죽이고 살아남는 거였는데, 남주가 자신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상 그 목표를 달성할 수가 없으니까. 물론 위에 쓴 설명이나 작품의 결말을 보면 두 사람의 감정은 진심이었고.


세 번째로 유노는 남주만을 선택지로서 생각했음.

01번 재탕이긴 한데 작중 상황이랑 조합해서 다시 설명하자면 유노는 "버팀목이 될 수 있다면 누구라도"라고 하지만, 정작 다음 세계에서 남주가 아닌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건 전혀 고려하지 않음. 

물론 민감한 얀붕이들은 "아무튼 다음 세계의 남주는 완전히 동일한 남주는 아니잖아"라면서 싫어할 수도 있는데, 유노는 솔직히 남주를 고집할 이유가 전혀 없었음. 유약한 남주 성격상 사실 든든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다음 세계에서는 남주랑 본격적으로 엮이기 전 시점으로 워프하기 때문에, 만약 정말 유노의 목적이 "버팀목" 하나였다면 유노는 더 그럴듯한 남자랑 새로 시작해도 되는 상황이였음. 하지만 유노는 남주만을 고집했음.





03) 작가의 의도

위에 설명한 것처럼 유노는 스스로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기 감정과 남주와의 관계를 계속 부정했지만, 마지막에 가서 자신은 남주를 너무 사랑한다고 인정하고 스스로를 희생함. 이는 남주도 마찬가지인데, 남주는 원래 성격도 찌질했고 유노의 애정을 이용할 생각 뿐이였음. 하지만 마지막에는 남주가 유노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유노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다음 세계에 뛰어들기도 하고 나중에는 아예 유노를 위해 자신의 평생 소원을 포기하기까지 함. 


즉, 결말을 보면 작품 후반부에서 유노와 남주가 보여준 부정이나 갈등은 그 두 명이 스스로의 진심을 "인정"하고 희생하는 결말로 가기 위한 일종의 빌드업이였다는 걸 알 수 있음. 작가가 유노는 그냥 멘헤라고 얘네 사랑은 그냥 일시적인 거임 ㅇㅇ 할려고 넣은 장면이 아니라는 거지. 





04) 사랑의 크기

유노는 오로지 남주를 만나기 위해 1만 년의 시공의 벽을 뚫어서 왔는데 이 사랑이 얀데레가 아니면 뭘까





결론적으로, 유노가 논란이 될 법한 대사를 하긴 했지만 맥락을 보면 스스로를 부정하기 위해 한 말이였고, 처음 계기 자체는 얀챈에서도 항상 보이는 패턴이며, 남주 전에 좋아한 사람도 없고 끝까지 남주에게만 엄청난 크기의 사랑을 쏟아부어줌 (1만 년의 시공의 벽을 넘어서까지). "영원히 한 사람만 미친 듯이 사랑한다"가 얀데레의 정의라면 유노는 휼륭한 얀데레가 맞음. 



요약)

1. 유노의 대사는 "처음"의 계기 이야기일 뿐이며 남주를 좋아하게 된 후로 남주 이외는 기회가 있어도 가능성조차 생각 안 함

2. 유노는 스스로의 감정을 부정하면서 남주가 자신에 대한 미련을 버리게 만들려 했었음

3. 유노는 마지막에 진심을 인정하고 남주를 위해 헌신했고 나중엔 시공의 벽까지 뚫고 남주를 만나러 옴


유노는 멘헤라가 아님. 유노는 얀데레가 맞음.


안심하고 유노 찬양 계속해도 된다는 이야기임. 

멘헤라는 히로아카의 사랑했다는 사람이 두 자리 수는 될 거 같은 토가 히미코 같은 애들이고. 


컴퓨터로 작성해서 모바일에선 글이 이상할 수 있음.

혹시 문제 있으면 말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