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함

이 단어는 듣기만해도 따뜻해지는 좋은말이다.

마치 햇살같은 느낌이 든다
키보토스는 선생이 오기전과 오고 난 이후가 시기로 나뉠정도로 선생의 영향은 매우 컸다.

선생이 오기 전 나는 어른이 싫었다. 역겹고 쓰레기 같은 인간들만 가득했다. 학생들을 등처먹는 그런 부류만 있었다.

선생이 키보토스에 처음 나타났을때 그런줄 알고 겉으로는 아무렇지않은척 했지만 속으로 매우 욕했다.

또 배신하겠지? 또 먹튀할꺼잖아
어서 선생이 본모습을 드러내길 바랬다. 그러나 그건 나의 완전한 편견이었다.

살아있는 부처라 볼 정도로 학생들에게 아낌없이 퍼주고 희생하고 심지어 내 실수로 검은양복에게 속아 학교를 통째로 내줄뻔 했는데 선생은 나를 구하러 왔다. 솔직히 이때만 해도 선생한테 반해서 농담 아니라 평생 내곁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에는 대체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한달동안 소식이 없더니  내가 그토록 보고싶던 유메 선배와 과거의 나를 데려왔다

물론 그때 선생에 대한 고마움과 호감도도 엄청 올라갔지만

반대로 화도 엄청 났다

이건 선생이 잘못한거다
모모톡을 일주일동안 안봐서 처음에는
초조해지다가 한달쨰에는 
훌쩍거리며 선생이 유메선배의 결말을 그대로 따라간줄 알았다.

정말 선생이 돌아왔다는 소식듣고
씻지도 않은채 달려가서 뺨 한대 때리고 바로 껴안고 흐느꼈다.
왜 전화를 안받냐 모모톡도 안받냐
얼마나 걱정한줄 아느냐

선생은 연신 사과를 했고
선생에게 앞으로 무조건 낮잠타임,놀러갈때는 함께할것,어리광도 받아줄것,매일 하루에 한번씩 연락하거나 아비도스를 방문하여 나와 시간을 함께할것을 그리고 어떤소원이든 하나 들어줄것을 조건으로 사과를 받았다.

물론 소원은 졸업후에 쓸꺼다
선생이 내곁에 평생있어주는게 가능한 소원이 뭐가있을지 고민해봐야겠다.

그러고보니 낮잠시간이네 선생을 찾으러 가야겠다 분명 샬레에 있겠지

"으헤~선생 아저씨가 왔다고 아저씨랑 잘 시간이야!"

"어어..?호시노..?"

뭔가 화들짝 놀란듯 선생이 일어선다

뭐야...뭐하고 있었던거야?

"왜 그렇게 놀라는거야?

"아무것도...아냐...어 여기는 무슨일이야..?"

"무슨일이이긴...아저씨랑 낮잠잘 시간이야..."

"낮잠?"

그제서야 뭔가 생각난듯
"아하...그랬지..?벌써..? 참...아 근데 호시노 오늘은 혼자자면 안될까..? 할일이..."


"으헤~아저씨를 한달동안 걱정시켜놨으면서 모른척 하는거야..?"


"적당히 해...솔직히 한달동안 일부러가 아니라 어쩔수 없었잖아..."

뒤돌아보니 과거의 내가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호시노쨩...잠깐만..."

"유메 선배 아무리 그래도 선생님께서는 오늘 매우 바빴습니다. 지금 저희를 구원해주시느라 한달동안 처리 못한 서류가 산 더미입니다...그런 선생님께 도움이 못될 망정 억지를 부리는건 좀 아니라 봅니다. 아무리 다른세계에 저라도 말입니다."

"그치만 호시노쨩...저쪽의 호시노쨩은 선생님을 많이 보고싶어했을꺼야 한달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으니까 사실 저정도쯤해도 되지않을까?"

역시 유메선배다. 내 마음을 정확히 꿰뚫어보고 계신다. 그에 비해 1학년인

다른세계의 나는
"나"를 이해 못한다. 분명 같은 나 자신인데
괜히 얄밉고 짜증난다. 까칠한 성격이라 선생님이 개입 안했으면 유메선배한테 심한말 하고 평생 후회할뻔 했으면서

다른세계의 나는
선생님하고 뭔가 귓속말로 소근거렸다
"선생? 뭐하는걸까나? 아저씨를 두고 둘이서 귓속말? 이거 사람 무시하는 행동인거 같은데..."


"미안...호시노..."
"아저씨 기분 나빠지기 시작했어..."

호시노가 볼을 부풀린다

그리고는 작게

"같이 낮잠 자주면 풀릴지도..."

선생은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내앞으로 다가왔다

이후 선생의 손을 잡고 수면실로 향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불은 따로덮는거야..."
선생은 타이르듯 부탁했고



이대로 낮잠 데이트를 즐기려던 순간

"선생님 아무리 저라지만 너무 어리광을 받아주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다른 세계의 "나"는 선생의 팔목을 강하게 잡고 강하게 이끌었다.

짜증이 난다. 분명 유에 선배한테도 날카롭게 굴 거면서 이제 선생님하고의 즐거운 시간까지 방해하려고 하더니 과거의 나기에 내가 잘 안다. 데이트의 방해를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나한테 방해받으니 기분도 묘하지만 그게 절대 좋은 묘함은 아니었다.


."으헤~아무리 다른 세계의 나라지만 선생님을 좀 쉬게 하는게 좋을거 같은데..."

"당신하고 단둘이 잔다? 걸리는 순간 선생님은 교사생활 접어야할지도 몰라 그걸 알고나 하는소리야?"

"어차피 또다른 나면서 왜이리 까칠할까나 혹시 선생을 뺴앗기는게 두려운걸까?"


"뭐?"

분위기는 점점 더 험악해졌다. 정말 선생이 없는 상황에서 이랬다면 싸웠을지도 모르겠다.

팽팽한 대치를 하고 있던 도중 선생은 갑자기


"둘 다 그만그만! 이게 지금 뭐 하는 거야? 내가 유메랑 저쪽 세계의 호시노를 데려온 건 셋 다 사이좋게 지내고 우리 쪽의 호시노한테는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함이었어…. 근데 이게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둘이 싸우고 있는 거야?"



선생의 말에 둘은 일단은 고개를 숙였다.

몇분간 그 자리에서 가만히 말이 없던 선생은


내 쪽을 보더니



"미안 호시노 일단은 업무가 우선이야 내가 호시노한테는 따로 시간을 낼 게 미안해"

"하지만...선생,,,"

"부탁이야 "


선생은 고개를 숙이고 부탁했다

칫...치사하다고 이런 부탁이면 들어줄수밖에 없잖아...



"알겠어,,,"

"그리고 다른쪽 호시노..."


"네 선생님..."


"미안...괜히 나때문에 솔직히 이건 나때문이네 그러고보니 유메랑 환영회를 못했네 오늘 업무 끝나면 저녁이나 먹자 .."


잠깐만 뭐라고? 저녁을 같이먹어? 나랑 낮잠 타임은 다음에 하자고 하면서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심되었다.

저쪽세계의 나는 분명 거절할꺼야...왜냐 아직 까칠할테니까...한달이면 아직 완전히 믿기 어려울텐데...

저시기의 나는 매우 까칠했었으니까... 거절 당하면 내가 저 약속 자리 가야지

 

자 어서 거절해 어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럼 메뉴는 뭘로?"


왜 거절이 아닌건데?

저 시기면 어른을 못 믿을 시기잖아 왜?


"너희가 먹고싶은걸 골라봐"


차마 속내를 드러낼수 없었지만 질투가 났다.

그리고 왜 나한테는 안 물어보는데 선생?

나도 선생이랑 유메선배랑 같이 있고싶다고


하지만 여기서 그런 질문을 했다가는

과거의 나한테 무시받을거 같아서 그런질문을 못했다.


"으헤~낮잠자기 좋은곳은 어디일까나?"

애써 괜찮은척 하고 수면실로 갔다.


수면실로 갔지만

도저히 잠이 오지 않는다. 선생하고의 낮잠 계획도 무산되고 까칠하고 마음에 안 드는 저쪽 세계의 나랑 같이 저녁 먹는다는 생각에 몇 번이나 뒤척였다.



"한번 미행해?"


아냐 아무리 그래도 유머 선배랑 선생님의 시간인데

속으로는 이러는 건 매너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마음은 불안했다.


도저히 잠도 오지 않았다.

수면실에 누운 지 30만에 질문이 결정을 바꿨다..


이건 어디까지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저 까칠한 녀석이 선생한테 무슨 짓 할지 모르니 절대 선생이 저 까칠한 나한테 넘어가는 걸 걱정해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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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정말 저희가 골라도 되는 거예요?"


유머 선배의 표정이 진짜 밝아졌다.


"선배 아무리 선생님이 사주신다고 하지만 너무 비싼 건 안 됩니다·선생님 사정도 생각해 줘야 해요…. 아무튼 선생님 오늘 감사히 먹겠습니다."



"가격 생각하지 말고 마음껏 먹어!

둘의 화목한 모습을 보자 너무 기뻤다. 


유메의 신들린 듯한 메뉴 주문에 다른 세계의 호시노는 처음에는 당황했고 말렸지만 내가 괜찮다는 제스쳐를 보내자, 한숨을 푹 쉬고 


"오늘 신세 좀 지겠습니다"


라며 순응했다.


이후 최고급 쇠고기 나오자 냉정함을 유지하던 호시노도 표정이 바뀌었고 고기가 익자마자 젓가락질을 바쁘게 입으로 넣었고 난 그녀들이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구워줬다



그렇게 한참 고기를 먹던 도중 호시노는 나한테 물었다.

"선생님 근데 선생님 진짜 야쿠자 맞습니까?"


"어어...맞지 왜?"

"아니 수도권을 지배한 범죄조직의 그것도 본부장이라 하셨죠? 수장 치고는 행실이 너무 친절하십니다. 아무리 입으시는 양복에 달고다니는 조직의 뱃지를 달고있다고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선생님은 건달과는 거리가 먼거 같습니다. 뭐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선생님이 한달동안 저희에게 보여주신 모습을 보고 저희가 선생님에게  못믿을리는 없습니다. 다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건 선생님을 좀만 더 일찍 만났다면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께서 건달이 되기 전이든 아니면 어른들한테 배신 당하기 전이든 이시기에 키보토스로 선생님이 넘어오셨으면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적어도 선생님께서도 건달의 길을 걷지 않으셨을텐데..."


"이미 지난일이야 그리고 내가 선택한 길이니 뭐라 할수도 없어...자 먹어먹어 너 다 안먹으면 유메가 다 먹는다 지금 벌써 유메가 2인분은 해치운거 같아"


그 말에 호시노는 유메를 보며


"앗! 선배 치사해요!"


라며 다시 고기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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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뭘 들은거지? 선생님이 건달이라고?"

순간 잘못 들은줄 알았다. 선생님과 유메선배 그리고 저쪽 일행이 식사하는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테이블에서

혼자서 평소에는 먹지도 못할 쇠고기 3인분을 시켜놓고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마스크와 썬글라스를 쓰고

혹시라도 알아보지 못하도록 하기위해 변장을 했는데 

이걸 위해 샬레에서 당번하면서 벌어둔 당번비를 다 썻는데 

난 선생님하고 오래있었지만 뱃지 저게 그냥 선생 패션 디자인인줄 알았지 조직의 뱃지인줄도 몰랐고

상냥하고 친절해서 당연히 일반인인줄 알았다.


근데 건달이라고?
그건도 간부라고

나한테는 그런 이야기 한번도 못 들었는데?

머릿속이 하예졌다.


싫다...선생이 나한테는 그런이야기 한번도 안한것도 싫고

범죄조직의 일원인것도 싫다.

더이상 저 이야기를 엿듣다가는 내가 모르는 이야기만 잔뜩 듣고 상처 받을거 같다.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이 범죄자...싫어


애써 침착하게 

식당에서 뛰쳐나와서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자마자 이불을 뒤집어 쓰고 한참을 울었다.


왜 나한테는 이야기 하나도 안하는데

저쪽의 나한테는 만난지 한달밖에 안되었잖아

이쪽의 세계의 나는 적어도 저녀석보다 몇달은 더 되었어

근데 왜? 나한테만?

아...그런거지? 선생이 한달동안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저쪽세계의 사람인줄 착각하는거지?

아하...아 그럼 내가 도와줘야겠네 선생님이 원래 제일 처음 만났던 학교가 어딘지 기억나게 해줘야겠네


아 그리고 저 동성회가 뭐하는 조직인지도 알아봐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