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사와 이치카의 눈동자에 비친 것



그 날, 나는 마음에 드는 옷을 입으면서 콧노래를 불렀다.


“선배가 귀엽다고 생각해 주려나”


2학년 D반의 카루이자와 케이를 감시한 지 벌써 2주.

그 동안에 그녀는 케야키 몰의 카페라든가 노래방이라든가 여기저기 놀러 다녔다.


어울려 놀러 다니는 상대는 같은 반의 여자들로, 나에게 있어서는 무의미한 시간이었다. 그러한 고행을 극복하며 이후에도 계속 쫓아다닌 덕분에 드디어 이 날을 맞이한다.


오늘의 카루이자와는 드물게도 곧장 2학년 기숙사로 돌아왔다. 나는 (어떠한) 예감을 느끼면서도, 설레는 마음을 억누르고 그녀가 자신의 방으로 되돌아온 것을 1층 로비에서 지켜보고 난 후,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그녀가 있는 층수까지 엘리베이터로 올라왔다. 그리고 방문이 다시 열릴 때까지 비상계단 부근에서 숨을 죽이며 대기하고 있었다.


방과 후를 맞이하고 나서 1시간 이상 경과했을 무렵, 그녀는 교복 차림 그대로 복도에 모습을 보였다.

이제야 몰래 데이트를 하려고 하는 것 같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아야노코지 선배가 사는 층에 카루이자와가 가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발 빠르게 2학년 기숙사를 나와 내 방으로 돌아왔다.


“응 문제없어”


일부러 귀찮은 수순을 밟으면서 옷 갈아입으러 돌아왔다구.

귀엽다고 생각하게 만들지 않으면 손해지.


“아 맞다 맞다. 그걸 까먹으면 안 되지 안 돼”


미리 편의점에서 구입해 둔 므흣한 작은 상자를 주머니에 넣는다.

옷을 다 갈아입은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1학년 기숙사를 나섰다.

2학년 기숙사로 향하고 싶어지는 기분을 억누르며, 우선은 케야키 몰로 향한다.


거기서 적당히 고른 식재료를 장바구니에 재빠르게 던져 넣는다.

고른 식재료는 아무거나 뭐든지 좋아.

야채라든가 생선 식품이라든가, 유통기간이 오래 가지 못하는 것을 픽업해서 계산을 마친다.


그리고 2학년 기숙사로 다시 향했다. 운 좋게도 2학년 B반의 노무라 유우지(野村 雄二)가 기숙사로 돌아오고 있었던 타이밍이었기에, 그 뒤에 달라붙는 형식으로 오토 록을 빠져 나갔다.

비상계단을 이용하여 아야노코지 선배와 카루이자와가 있는 401호실을 목표로 했다.


울려 퍼지는 심장의 고동을 억누르면서 선배들의 방 앞에까지 당도했다. 나는 아야노코지 선배가 도어 아이를 통해 밖을 내다 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상정하여, 생선 식품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안에서 보이지 않는 사각 지대에 숨겼다.


이걸로 준비 OK.

나는 벨을 누르고 예고 없는 방문을 시작했다.

한동안 조용한 정적이 계속 되다가 문 너머에 선배가 있음을 느꼈다.


“서언배”


나는 문 너머에서 보고 있을 아야노코지 선배에게 달콤한 말을 건넸다.

작은 렌즈 너머로 비친 귀엽고 깜찍한 나에게 분명 시선은 고정되어 있겠지.


하지만 아직이야.

아야노코지 선배에게는 충분히 나를 인지시키지 않으면 안 돼.

그걸 위해서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방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겠지.


괜찮아. 아야노코지 선배가 어떤 식으로 거절해 올 지는 추측할 수 있어.

두 번째 화살, 세 번째 화살을 쏘면 달리 손 쓸 방도도 없어질 터.

강적의 품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정확하게 약점을 찌르는 것이 중요하다.


몇 안 되리라 생각되는 선배의 약점을 철저하게 노린다.

천천히 열리기 시작한 문을 보며 나는 크게 미소 지었다.


“나야”


어떤 얼굴로 맞이해 줄 것인지…… 기대가 돼서 어쩔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