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물의 범준 만화 생각나서 써봄.


내 급식충때 듀얼 실력은 잘하는건 아니고 학교에서 그나마 좀 하는 정도. 체인이나 타이밍, 제정까지 외우는 정도는 아니고 그냥 대충 어떻게 굴러가는지는 아는 수준은 됐다. 싸이크론을 무효로 파괴로 알던놈들이 수두룩 했던 학교 듀얼에선 꽤 자주 이겨봄. 그러던 어느날에 학교에서 제일 잘하는 애가 유희왕 매장이 있다고 지는 거기 다니면서 듀얼하고 있고 니 정도면 거기서 한번 해볼만할꺼 같다 해서 따라가봄


그렇게 처음 간 매장은 상상 이상의 충격이였음. 매장안은 어두컴컴 하면서도 덥고 테이블은 죄다 듀얼하는 소리로 시장판 마냥 시끌벅적하고 카드 파는곳 주변은 죄다 모여서 상자째로 팩까면서 화내고 있고 화장실은 무슨 마약거래마냥 숨어서 카드거래하고 있고 무서워 보이는 형이 와서 혹시 원하는 카드 있냐 물어보고 존나 무서웠음. 그래서 그냥 친구 옆에만 꼭 붙어있었다. 친구 말로는 매장안에서 개인간 트레이드는 금지라서 화장실에서 숨어서 한다나 뭐라나.


그렇게 친구 듀얼 하는거 멍하니 구경하다가 갑자기 어떤 사람이 나한테 와서 듀얼 한판 해보는게 어떻냐고 하고 친구도 한판 해보는게 어떻냐 해서 반떠밀림으로 듀얼하게 됨. 그 때 내가 쓰던덱은 히어로덱이였고 선턴이 나라서 에어맨 꺼내서 하급 히어로 서치하고 스카이 스크레이퍼 깔아두고 턴 끝냈던거 까진 기억난다.


근데 상대방 턴 넘어가니까 갑자기 혼자서 존나 빠른말로 일본어로 써진 카드 꺼내면서 효과 발동하고 특소하면서 전개하기 시작하는데 진짜 뭔소린지 하나도 모르겠고 어안이 벙벙한사이에 상대방 필드는 순식간에 몹으로 차더라. 지금 비전 히어로로 전개하는 느낌이랑 비슷했던거 같음. 그 때 아무것도 모르던 나는 코스믹 호러같은걸 느끼고 너무 무서워서 걍 포기하고 친구한테 집간다 말하고 도망침. 그 후로 매장은 무서워서 단 한번도 안갔고 지금도 듀얼은 듀링으로만 하고 오프 카드는 관상용으로 수집만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