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카가메

폴 카가메 (Paul Kagame)란, 르완다의 대통령이자 독재자로, 미국 육군 참모 대학의 엘리트 장교 출신이다. 소속 정당은 르완다 애국 전선.

어린 시절 르완다 내전 속 우간다로 피난해 우간다에서 자라는데, 이 과정에서 우간다 반독재 활동을 벌이며 요웨리 무세베니의 우간다 민족저항운동에 합류해 무세베니의 신뢰를 받게 되고, 그의 지원을 받아 미국으로 유학하게 된다.

이후 미국 육군참모대학을 졸업하고, 무세베니와 함께 밀턴 오보테 독재 정권을 축출시키는데 성공한다. 그리고는 자국으로 돌아가 르완다 내전에서 투치족들의 르완다 애국전선(RPF)을 이끌며 반군 지도자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이후 치뤄진 대선에서 95%란 경이로운 지지율을 기록하며 르완다의 6대 대통령이 되었다.



대통령 당선 이후 인종, 종교, 민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한 건 물론, 8% 정도의 경제 발전을 이룩했고, 치안 수준도 개선시키는데 성공한다.[1] 또한 세계 최빈국인 르완다임에도 의료보험을 널리 적용시켜 아주 고급의 서비스는 아니어도 르완다에선 위협적인 질병이었던 설사, 폐렴, 말라리아나 영양실조 등에 대해 대비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업적 때문에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카가메에 대해 "르완다를 지옥에서 건져낸 인물"이라고 호평했을 정도였다.

이 때문에 독재자임에도 불구하고 르완다 내에서 상당한 지지세를 가지고 있으며, 3선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독재자이니만큼 인권 탄압과 철권 정치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한 인물이다.

은근히 다양한 내전에 개입한 인물이기도 한데, 무세베니와 함께 콩고 내전에도 개입해 로랑 데지레 카빌라의 반군을 도우며 모부투 세세 세코의 정부군을 무너뜨리고 새 정부를 수립한다. 그러나 내전 종료 이후 카빌라가 우간다와 르완다에게 철군을 요구했는데, 카가메는 카빌라가 반르완다 정부 성향 반군(후투족 반군)을 잘 통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철군을 거부하게 된다. 그러자 카빌라는 우간다와 르완다와의 협력 관계를 끊었고, 무세베니와 카가메는 콩고 침공을 결정하며 콩고 카빌라 정부를 전면적으로 공격하게 된다. 그러자 나미비아, 앙골라, 짐바브웨가 콩고를 지원했고, 이어 카다피의 리비아와 차드도 콩고를 지원, 무세베니에게 제대로 원한을 품고 있던 바시르의 수단도 간접적으로 콩고 정부를 지원하며 아프리카 버전 세계 대전이 발발하고 만다. 그러나 전쟁은 그리 오래 지속되진 않았는데, 무세베니나 카가메나 이 정도로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아니었고, 콩고 측에서도 강경파였던 카빌라가 암살당하고 그의 아들인 조제프 카빌라가 중재에 나서며 결국 종전되었다. 덤으로 카가메와 무세베니의 입장 차이 덕에 양쪽이 분열해 더 제대로 싸울 수 없던 건 덤.

카가메는 후투족과 투치족 간의 내전 이후 피로 얼룩진 르완다의 역사를 청산하고 막강한 권력을 바탕으로 의료, 경제, 정치, 사회 전반의 개혁을 이끌었다. 민족, 종교 등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며 과거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한편 여성 할당제를 실시하여 국회의 절반 이상을 여성 의원으로 채우기도 했다. 또 싱가포르를 모델로 한 산업 정책으로 높은 수준의 경제적 성장을 이뤄냈다. 여전히 GDP 1000$ 미만의 최빈국으로 분류되지만 부패지수와 사회안정도는 가히 아프리카 최상위 수준이며,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 역시 뛰어난 국가가 되었고, 카가메는 "르완다를 지옥에서 건져낸 인물"이라는 호평을 받는다. 실제로 똑같이 투치족-후투족 사이의 내전과 학살을 겪은 옆 나라 부룬디가 아직까지 혼란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을 보면 카가메가 괜히 르완다 국민들의 표를 싹쓸이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한편 그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 역시 만만치 않다. 2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대통령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정적들을 납치, 암살하는 것은 기본, 심지어 개헌까지 해가며 무리하게 장기집권을 꾀하려 한다는 것이다. 상술한 55%의 여성 의원들 역시 대부분이 카가메의 첩, 애인들이라는 점 역시 비판을 받는데, 이들이 카가메의 최측근으로서 그가 내놓는 법안들에 대한 거수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통령 선거 때마다 보여주는 높은 지지율의 이면에 선거부정과 관권 동원이 있다는 의혹 역시 제기된다. 르완다 내외의 많은 지식인들은 그의 업적을 인정하면서도 "아프리카의 다른 지도자들처럼 평화적으로 정권을 내려놓고 물러날 때가 되지 않았나?"라는 우려를 보내기도 한다. 카가메가 물러난 이후의 권력 공백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국의 제5~9대 대통령이었던 박정희와 비슷한 점이 많아 국내외에서 종종 비교되곤 한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으며 '아프리카의 박정희', '흑정희'라는 별명이 있다. 단순히 연관 수준도 아닌 게, 실제로 카가메는 한국에 방문해서 새마을운동을 극찬하며 자기의 롤모델이 박정희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아예 새마을재단을 통해 르완다에서 새마을운동 시범사업까지 했다.

박정희와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그전까지는 독재자가 거기서 거기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겠으나 3선 개헌까지 하면서 정말 아프리카의 박정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어어 흑재규 흑두환 안된다! 유신헌법까지 통과시키고 나면 진짜로 키갈리의 봄이 터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