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로 제조사 불명의 글록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매했다. 글록

는아직않죽었는데사가지안는

매물을 물었습니다 조심하싶시오


판매자 사진을 보아서는 상태가 썩 안 좋은 것 같았는데,

실제로는 어떤지 한번 보자.






으악 내 눈!

"환자의 상태는 한눈에 봐도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위중했습니다."


대충 확인할 수 있는 하자는 내부상태 불명(작동 불능), 슬라이드 도색 까짐, 슬라이드 재도색 흔적, 슬라이드 재도색 한 도색 까짐, 프레임 상태 안 좋음, 모래, 모래!, 모든 부품 사이사이에 모래!!, 각종 핀 부식, 윤활유 전혀 없음, 칼라파트 없음 등등이었다.



우선 반갈죽해서 상부부터 손 보도록 하자.

칼라파트는 없고, 도장은 심하게 손상되어 있다.

문제는 도장이 그냥 까진 게 아니라 도장이 까진 곳을 사포로 까고 도색한 것이 또 까진 것이라는 것이다.

보이는 것 처럼 작동부나 큰 부품에는 함부로 도색을 했다가는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먼저 슬라이드를 분해하여 상부 블로우백 유닛을 들어낸다.

모두 분해하여 세척한 다음 작동에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다듬고, 윤활유를 발라 두어 처치했다.



그리고 지저분한 슬라이드를 보고 이대로는 안될것 같아서 사포를 가지고 왔다.



사포로 기존의 도료를 모두 벗겨내고 표면을 어느정도 정리해 볼만하게 만들고,



가장 중요한 칼라파트를 출력하여 달아 주었다.
나사산이 있는 바렐은 아웃바렐을 달군 다음 출력물을 돌려넣으면 어지간해서는 빠지지 않는다.



이제 하부 차례다. 

점검은 일단 모든 부품을 분해하여 세척하는 것으로 시작해,

부품들의 상태와 결합을 보면서 어느 부품에 문제가 있어서 작동이 안 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행히도 프레임 앞쪽에는 파킨난 부품이 없다.

대신 모래가, 

모래가 모든 부품에 스며들어 있다...

전 주인이 샌드맨이 아닌 이상은 이 불상한 글록은 흙 속에 생매장당하는

torture test를 당한 것이 분명하다.

덕분에 묵은 모래 털어내는 데 꽤나 고생했다.



다음은 해머 유닛이다. 역시 모든 부품을 분해하여 세척한 다음,

어느 부품에 문제가 있어서 작동이 안 되는지 확인해 보자.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시어가 반으로 갈라져서 죽었슴다..--;

나머지 부품에는 문제가 없어서 해당 부품을 WE사 시어로 교체한 다음 윤활유를 듬뿍 발라 조립해주었다.



모든 부품을 조립하면 내부 수리는 끝이다.

작동성을 확인해 본 결과 아주 잘 작동한다.

이제 외관 복원을 진행할 차례.





외관 복원을 위해 슬라이드를 다시 분해해 도색하였다.

차량용 우레탄 도료를 뿌린 뒤 열처리를 하면 멋진 표면과 튼튼한 피막을 얻을 수 있다.

우레탄 도료는 이때가 첫 시도였기 때문에 결과물을 걱정했는데, 과연 도색은 성공했을까?




성공이다.


만져본 글록 중에는 이런 질감의 슬라이드를 가진 물건은 없어서 비유는 못 하겠다만

묵직하나, 거칠지 않은 깔끔한 무광 표면을 얻었다.



핀 등 스틸 부품의 부식은 방청제를 사용할 정도로 심한 것은 아니여서 세척해 표면의 이물질 정도만 제거하고,

마지막으로 프레임 부분을 세척해 묵은 모래를 뺴내고 도색하여 새 것 같이 만들어 주었다.



이렇게 폐급 글록을 부족한 실력이나마 수리해 보았다.

예전부터 쌈마이로 쓸 핸드건이 하나쯤 필요했기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쓸만한 글록을 구하게 되어 만족스럽다.

역시 누군가의 폐급은 누군가의 장난감이란 말이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