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다.


오늘은 WE 데저트 이글에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보기 위한 몇 가지 조치와 결과 일부를 공유하고자 해.

한 번에 몇 가지 이야기를 하려니 좀 두서없어 보일 수도 있으니 양해를 먼저 구할게.



오늘의 주인공 WE 데저트 이글과 이산화탄소 카트리지야.


목차로 요약하자면

0. 데저트 이글에 이산화탄소를 제대로 빵빵 사용하려면

1. 탄창과 밸브, 해머 스프링

2. 로딩 노즐과 스프링

3. 슬라이드 리코일 스프링

4. 실 사격 후기

이렇게 요약할 수 있어.


서론 - WE 데저트 이글에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려면

가스건에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는 방법은 흔히 알려진 일반 탄창에 액화 이산화탄소 주입(데빌 헌터 모드), 제조사에서 보장하는 범위 내로는 전용 이산화탄소 탄창이 있을 거야. 근데 이산화탄소 탄창을 그대로 사용하는 건 밑에 설명할 문제가 있고 데빌 헌터 모드는 탄창의 내구성, 해머 스프링/로딩 노즐 스프링의 장력, 노즐 자체의 내구성, 구형 아연합금 모델 한정으로 외장 부품 파손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단 말이야.


그래서 정보를 찾아본 결과 이산화탄소 탄창에 일반 밸브가 장착 및 가동이 된다는 걸 발견하고 최종적으로 이 방법으로 타협을 했어. 이 방법도 데빌 헌터라면 데빌 헌터라 할 수도 있으니 이 글에선 유사 DH 모드라 부를 거야.

앞으로 쓸 내용은 이산화탄소 탄창 + 일반 밸브 = 유사 DH 모드라는 전제 하에 작성될 거야.


 - 데저트 이글용 이산화탄소 탄창과 밸브, 해머 스프링

알다시피 WE 데저트 이글은 이산화탄소 카트리지를 사용하기 위한 탄창이 나와 있어.

그런데 순정 상태의 탄창으로는 강력한 반동, 통칭 반동딸을 즐기기엔 뭔가 모자란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야.

원인은 역시 가스 밸브지.




왼쪽이 CO2 탄창용 밸브, 오른쪽이 일반 가스 탄창용 밸브야.

보다시피 CO2 탄창 밸브는 일자 나사로 구멍을 막는 구조야.



밸브를 누르면 나사가 이렇게 튀어나오는데 보다시피 이산화탄소가 통하는 구멍이 참 작지?

구멍이 작을수록 이산화탄소가 통하는 양은 적어지고 대신 밸브를 누르기가 쉬워지는데 이 구멍이 동사의 글록용 이산화탄소 밸브보다도 구멍이 작다는 거야. 글록 슬라이드와 데저트 이글 슬라이드의 체급을 비교해 보면 뭔가 거꾸로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거야.


이 밸브를 가스가 통과하는 양이 많은 일반 밸브로 교체하면 이산화탄소의 압력을 제대로 누릴 수 있겠지만 그에 비례하여 밸브를 누르는 데도 힘이 더욱 많이 들어가. 순정 해머 스프링은 물론이고 내가 확인한 바로는 내 지난 글 중에 있는 0.9 x 7 x 33(mm) 스프링으로도 처음 몇 발은 사실상 논 블로우백이 되는 거나 마찬가지로 밸브가 미는 힘이 세져.



그래서 이번엔 지난 번 장력이 세서 못 쓸 것 같다고 부품통에 넣어두었던 1 x 7 x 35(mm) 스프링을 장착했어. 채널에서 보이는 정보로는 1 x 6 x40(mm) 스프링을 주로 사용하던데 나는 그냥 남는 스프링이라 이 스프링을 썼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것도 꽤나 준수하더라.


참고로 이산화탄소 탄창에 일반 밸브를 끼운다면 밸브의 수명을 위해서나 안전을 위해서나 절대 이산화탄소가 든 카트리지를 끼운 채로 보관하면 안 돼. 그렇게 하면 밸브 마개의 오링이 계속 눌려 밸브를 이탈해버려. 나도 깜박 잊고 며칠 보관했다가 밸브 오링이 늘어나 거의 빠지기 직전까지 가서 카트리지를 탈거하고 밸브를 빼서 오링을 끓는 물에 삶아 간신히 복원했어.



 - 로딩 노즐 스프링과 로딩 노즐 자체의 내구성

이 스프링 문제는 WE 데저트 이글이 나온 뒤로 항상 제기되던 문제 중 하나라는 걸 다들 알 거야. 일반적인 환경ㅡ검/화 펍디, 좀 더 가면 레드가스까지는 다들 알다시피 카우카우 스프링이나 지난 번에 알려준 GSI 스프링 정도면 커버가 가능해.


그런데 이산화탄소에 일반 밸브를 사용한다면 얘기가 달라져. 압력이 화펍디의 4배를 상회하는(맞나?) 이산화탄소의 특성 상 양이 조절되지 않은 이산화탄소가 그대로 들어온다면 슬라이드를 미는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노즐의 압력이 충분히 떨어지는ㅡ스프링이 노즐을 뒤로 밀 수 있는 타이밍도 그만큼 늦어지게 돼. 빨라진 슬라이드 후퇴와 늦춰진 노즐 후퇴가 맞물려 노즐 걸림턱을 강하게 때리고 걸핏하면 노즐이 박살이 나버리지.

GSI의 경우는 내가 두 번이나 터졌고 카우카우의 경우는 터졌다는 사례도 있고 버텼다는 사례도 있지만 어쨌든 어떤 건 터졌다는 것을 볼 때 안심할 수준은 아니야.


이 상황이 됐을 때 그야말로 이 순간 어찌하면 되겠느냐고 아무리 가르쳐달라고 해도 아무도 그 답을 몰라서 내가 직접 연구해본 바로는 유사 DH 모드 이상에서는 GSI나 카우카우나 순정과 다름없는 수준이라 간주하고 이 둘보다 더욱 강력한 스프링으로 교체를 한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었어. 다만 이 방법은 어디에서도 시도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라 그냥 내 케이스에서만 이렇다고 판단해 주면 고맙겠어.




[사진 1, 사진 2 위: 이번에 구매한 스프링, 아래: GSI M&P9 스프링]

그래서 구매한 스프링이 0.4 x 3 x 50 스프링이야.

길이는 GSI와 카우카우의 중간 정도이고 탄성은 선경이 굵어진 만큼 거의 2배 가량 강해진 정도야.

구매할 때는 결과가 어찌 될 지 몰라 0.5mm 스프링도 주문했는데 결론을 말하자면 이 스프링으로도 충분할 것 같아.



스프링을 교체하고 난 뒤의 노즐 움직임이야. 탄성이 거의 2배 강해진 만큼 노즐을 당기는 힘도 2배로 늘었어.

이 스프링은 압축된 길이가 카우카우(13mm)와 비슷하면서 아주 약간 긴 정도(14mm)라 노즐 이동 거리는 GSI보다는 좀 짧아졌어.


결과는 밑에서 알려줄게.


 - 슬라이드 리코일 스프링

여긴 사실 필수는 아닌 개인 취향, 옵션의 영역인데 사용해 보니 썩 괜찮은 결과를 얻어서 소개하려고 해.

WE 순정 리코일 스프링도 강하긴 하지만 240g(알루미늄 모델 실측 결과)에 이르는 거체를 빠르게 왕복시키기엔 개인적으로 약간 모자란 느낌이었어.



그래서 구매한 게 0.6 x 6 x 305(mm) 스프링이야. 길이는 선경을 감안해 순정보다는 짧게 잘랐고 순정은 0.5 x 5.5 x 150(mm) 로 새로 산 스프링 직경이 미세하게 더 넓어.

사실 직경은 순정과 같은 5.5mm 인 게 제일 좋겠지만 기성품으로는 그런 스프링이 없어서 차선책으로 6mm 스프링을 산 거야.


주의할 점은 데저트 이글의 순정 부품은 스프링이 5.5mm 일 때를 전제로 설계한 제품이라 6mm 스프링은 필연적으로 간섭이 일어나. 간섭이 일어나는 부품은 분해 레버, 방아쇠 하우징인데 나는 분해 레버는 스프링이 통과하는 부분의 직경을 넓히고 방아쇠 하우징은 스프링이 통하는 곳 앞쪽 끝을 대각선으로 깎아서 어느 정도 해결을 봤어.(밑의 사진 참조)



그래도 스프링 지름이 큰 건지 살짝은 간섭이 일어나더라.


작동 속도를 비교해 보자면...


[촬영 조건: 슈퍼 슬로우 모션(960fps, 1초, 이를 30fps, 32초로 변환)]

[테스트 조건: 실내 온도 22도, 카트리지는 만충 상태]

[기다리는 게 싫은 사람을 위해 작동하는 부분만 크롭]


먼저 순정 스프링일 때의 상태야.



영상 기준으로 실측 결과 슬라이드가 왕복하는 데 2.4초가 걸려 이를 계산하면 실제 왕복 시간은 0.075초가 걸려.

참고로 이 장면의 1초 뒤, 이어서 격발을 하자마자 두 번째로 노즐이 터져버렸어.


이번엔 리코일 스프링을 교체한 후의 상태야.



교체한 후는 영상 기준으로 왕복에 1.8초가 걸리며 이를 계산하면 0.056초면 왕복이 가능해.

수치 상으로는 왕복 시간이 거의 75%로 줄었어. 반동 양상도 변한 게 순정일 때는 뒤로 치고 오는 반동이 우세했다면 바꾸고 난 뒤엔 슬라이드가 앞으로 움직이는 것의 반작용도 어느 정도 늘었어.


-  실 사격 결과

일단 집에서 공탄 사격을 먼저 했을 때의 영상이야.(촬영 자체는 오후 1시 경 진행)



60 프레임 영상인데도 프레임을 다 뜯어본 결과 슬라이드가 움직이는 모션은 대부분 1프레임, 많아봐야 2프레임만 잡히더라고.


본격적인 사격은 파킨에 가서 해 보았어.

깜박하고 당시 영상은 못 찍어왔는데 상태를 설명하자면 카트리지 10개를 비울 동안ㅡ한 카트리지에 평균 2탄창(54발)을 격발 가능했으며 총 10개의 카트리지를 비웠으니 합하면 540발을 내리 쏜 거야. 2탄창 막바지에 카트리지의 압력이 떨어지는 걸 감안해 대여섯 발씩 빼도 500발 정도는 이산화탄소의 압력을 그대로 받은 거지.



그런데도 노즐은 멀쩡하더라. 걸림턱, 스프링 받침 모두 파손된 게 없었어.


슬라이드, 총열을 비롯한 외장 부품은 내 데저트 이글은 다행히 모두 알루미늄 재질이라 파손되거나 한 건 없었어. 채널의 다른 DH 모드 후기를 보고 나서 걱정했는데 딱히 그러지 않아도 됐더라고.


여담으로 이런 얘기를 해도 될 지는 모르겠지만 파워 소스가 강해진 만큼 0.2 기준으로 400까지도 도달 가능하더라. 물론 이건 카트리지의 압력이 충분할 때의 얘기지만.


오늘은 여기서 글을 마치고 혹시 궁금한 게 있다면 댓글로 물어봐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