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 상성구

7:00 p.m. 날이 어두워지는 중



근위국 대원:  비밀 체포령!? 첸sir를?!

근위국 대원:  설마? 어째서......

근위국 대원:  어이! 돌아와! 이거 잘못 된 거 아니냐고 묻고 있잖아!

근위국 대원:  젠장, 첸sir가 어째서......도중에 누군가 손을 쓴 게 틀림없어!

근위국 대원:  어서 첸sir을 찾아서 직접 물어보는 수 밖에!



___




래트킹:  ......그렇군. 이제 알겠어.


그레이테일:  시키실 일이라도 있으신 가요?


래트킹:  아니다. 이전에 시켰던 일이나 잘 해둬라. 끝나면 얼른 몸을 피해야 하니까.


그레이테일:  넵.


래트킹:  가라, 어서.

래트킹:  아.

래트킹:  ——하아. 웨이옌우를 골탕먹일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줄 이야.

래트킹:  탈룰라, 탈룰라......설마 이건 운명이라는 건가?

래트킹:  둘째 도련님, 당신도 이런 모습을 보고 싶진 않았겠죠?

래트킹:  됐다, 됐어. 용문도 결국 이런 지경에 이르는 군.

래트킹:  하지만 훼이제......훼이제! 조심해라, 훼이제......절대로 목숨을 헛되이 버리지 말 거라!


___



용문 정박 접현 구역

7:20 p.m.



가축 떼:  아......아! 우윽......


로도스 대원:  하아, 숫자가 장난 아니네......근위국은 아직도 여길 소탕하지 않은 건가?

로도스 대원:  어제 리유니온 한번 오고, 오늘은 특수 감염자들이 오고, 아무리 우리라도 버티기 힘들단 말이지, 그렇다고 도시에서 대규모 무기를 쓸 수도 없는 노릇이고......



로즈마리:  안녕, 저게 이번에 처리할 적들인 모양이네.


로도스 대원:  로즈마리! 휴우, 살았다.


로즈마리:  저들은 모두 오리지늄 아츠로 변한 감염자들인가......? 녀석들의 활동을 막을 방법은 없는 거야?


로도스 대원:  그래, 지금 우리가 장비하고 있는 건 대부분 와이어나 섬유망같은 방어용이라서 말이지, 이런 감염자들을 상대하려면 전투용 기계들이 있는 게 좋아.

로도스 대원:  방어선에 가해지는 압력이 너무 커, 어쩔 수 없이 함선에 지원 요청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네가 와줘서 어떻게든 할 수 있겠네.

로도스 대원:  그들 체내의 오리지늄이 그들의 신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어.

로도스 대원:  강한 화력으로 그들의 움직임을 멈춰야 해. 또......그들의 대뇌 활동이 멈춘 걸 확인했다.

로도스 대원:  관찰에 의하면 그들은 사실상......죽었다고 할 수 있겠지.

로도스 대원:  지금 녀석들은 순수하게 오리지늄 아츠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는 거야. 하아, 정말 너무하군.


로즈마리:  이런 짓을 한 사람은......대가를 치뤄야 해.

로즈마리:  아, 물론 너희들의 안전이 더 중요하지.

로즈마리:  계획 세우는 걸 도와줘, 내가......그들의 움직임을 멈출 게.



Decision(1)전투에 참가하려고?



로즈마리:  응.

 


Decision(1)하지만 넌 보아하니......



로도스 대원:  ......박사......로즈마리를 본 적이 없는 건가?


로즈마리:  박사, 잠깐만 비켜줘.


로도스 대원:  그럼 조심해야 할 거야, 조금 떨어져 있어. 이런 건 분명 처음 볼테니까 말이야.



Decision(1)선실에 뒀던 철제 케이스가 떠오르기 시작했어?!

Decision(2)......?

Decision(3)부유하는 기체가 바로 네 장비야?




//로즈마리가 능력을 사용하여 무기를 부유시킨다.



로즈마리:  내 거야.

로즈마리:  목표가 무슨 느낌인지 알려줘.


로도스 대원:  오케이, 대응 메뉴얼을 한번 볼게......음, 목표는, 윽, 대량의 활발한 불안정 개체?

로도스 대원:  군집 활동을 하며, 특별한 약점이 없고, 눈에 잘 띄는 움직임을 하고 어디서 왔는지 확실하게 잘 모른다. 대충 이 정도야!


로즈마리:  ——알겠어. 나한테 맡겨.

로즈마리:  닥터 켈시가 내게 말해줬어, 처리가 끝나면 로도스 함선은 곧바로 용문에서 떠나야 한다고......!





___




호시구마:  안녕, 첸.



:  호시구마......? 왜 여기 있는 거야, 다친 건 어떻고?

호시구마:  난 오니잖아. 그 정도 상처 쯤이야 진작 다 나았지.



:  그럼——

:  잠깐, 날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호시구마:  네가 지금 밀고 있는 이 버기(사륜차), 림 빌리톤의 최신형 아니야?

호시구마:  “오프로드, 언덕 잘 오르고, 먼지도 막아주고, 연비도 좋고, 환경의 영향은 최소한으로, 운전의 즐거움은 최대한으로?”


:  ......


호시구마:  아, 미안. 단말기를 너무 많이 봐서, 광고에서 나오는 말을 아예 외워버렸네.

호시구마:  정말 좋은 차야, 난 오프로드에 그리 관심이 많진 않지만, 그래도 한 대쯤은 장만해보고 싶네.


:  말하고 싶은 게 뭐야?






호시구마:  요즘 고생 많이 했잖아, 첸, 어딜 가는 거야?


:  넌 내가 여기에 나타날 걸 어떻게 알고......?


호시구마:  넌 네가 개인적으로 도시를 벗어날 땐 항상 이 길로 다녔지. 우린 어느 길이 경계가 허술하고, 또 어느 길이 사람들이 잘 안 다니는지 잘 알고 있잖아.

호시구마:  ——근위국에서 지명 수배령이 내려왔어.


:  네가 그걸 믿을 리가 없지.


호시구마:  물론이지. 네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는데.


:  용문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은 여기밖에 없어.

:  계속 숨어가며 온 거야. 만약 근위국의 사람들이 너처럼 생각을 좀 하고 살았었다면......


호시구마:  그렇다면 넌 절대 용문을 나가선 안 돼.


:  ......뭐?

: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호시구마:  나도 마찬가지로, 널 보낼 수 없어.


:  호시구마......날 막아서겠다는 거야?

:  어떻게 너도 날 막아설 수가 있어, 호시구마?!


호시구마:  내가 널 막는 건 당연한 거야, 첸. 난 용문 근위국의 감찰이야, 게다가 네 친구고.

호시구마:  넌 무슨 먼 길을 혼자서 떠나는 영웅의 대모험이라도 하고 싶은 거야? 널 도시에서 나가게 하지 못 할 이유는 이거 하나로도 충분해.


:  넌 용문 사람이야, 호시구마!

:  이제 우리에겐 다른 길이 없어, 웨이옌우의 수단으로 일을 해결해봤자 더 많은 희생자들을 낼 뿐이라고!


호시구마:  그럼 네 수단으로 하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거야?


:  ......

:  그들은 널 오니 누님으로 불렀어. 녀석들은 그들이 사랑한 용문을 네가 지켜낼 거라고 믿었다고. 호시구마,날 보내줘.


호시구마:  ......하.

호시구마:  첸, 그 녀석들 정말로 용문을 사랑한 거야?


:  너어——




호시구마:  난 말이지, 정말 올드한 사람이야.

호시구마:  만화, 영화, 술, 비가 내리는 거리, 다급하게 길을 지나는 사람까지. 오토바이빼고, 난 뭐든지 올드한 게 좋아. 

호시구마:  어떤 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쉽상이지. 하지만 첸, 우리가 정말로 시간을 쫓을 수 있는 걸까?

호시구마:  난 못 해. 난 못 하겠어, 시간은 너무 빨라. 시간은 내가 중요하게 여겼던 많은 걸 산산조각냈어.

호시구마:  내게 남은 건 흉터, 휘어진 뿔같은 것밖에 없어. 

호시구마:  난 시간이 싫어. 시간이 내 주변 사람들을 데려가는 게 싫어.

호시구마:  그들은 모두 자신들이 머물 곳을 위해 몸이 부서지도록 노력하는데, 나는?


호시구마:  난 그 녀석들이 하나하나씩 사라지거나 가루가 되도록 맞는 걸 보기만 했지. 심지어는 내 손으로 한 것도 있어, 내가 그 녀석들의 꿈을 산산조각냈다고.

호시구마:  그들은 용문을 사랑하는 게 아니야. 그 녀석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몸이야. 그리고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난 그 녀석들을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도록 만들었어. 

호시구마:  이 앞으론 못 지나가, 첸.


:  ......

:  넌 아파의 죽음을, 용문 도시를 위해 죽어간 많은 사람들을......모두 못 본 척하겠다고?


호시구마:  네가 더 잘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

호시구마:  내가 너보다 그 녀석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더 많아, 내가 너보다 훨씬 잘 안다고.


:  하지만 용문을 지키는 건 내 책무야. 누가 내 앞길을 막든, 내 책무는 변한 적이 없었어.


호시구마:  아직도 자기를 첸 경관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대체 누가 준 책무래?


:  내 자신이.


호시구마:  ......자신에게 하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호시구마:  네 자신을 좀 봐, 혼자서 용문을 구한다고? 혼자서 모든 리유니온들을 쓸어버리겠다고? 억지 부리는 것도 적당히 해.

호시구마:  재밌네. 이전의 넌 웨이 선생님의 명령을 들었지, 왜냐하면 넌 그를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

호시구마:  하지만 지금은 변했어, 이젠 내가 웨이 선생님의 명령을 듣지. 단지 내가 너보다 좀 더 웨이 선생님을 더 잘 이해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호시구마:  난 대충 웨이 선생님의 뜻을 알 거 같아. 어차피 누군가 죽어야만 한다면, 자신이 죽겠다는 거겠지. 넌 첸 가문의 피를 가지고 있잖아, 이 일이 끝나면 넌 연루되지 않을 거야.


:  네 말은 그가——


호시구마:  웨이 선생님께선 자신이 죽길 바라신다, 그리고 네가 죽지 않길 바라시지.


:  그 사람을 너무 좋게 보는 모양이네.


호시구마:  네가 그 사람을 정말 형편없이 보는 걸지도 몰라, 첸.


:  그 사람이 죽기를 원한다면 마음대로 죽으라지. 하지만 그 사람이 죽는다고 뭐라도 변하는 거야?

:  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데? 그렇게 하면 전쟁이 시작되지 않아? 용문이 공격을 받지 않는데?


호시구마:  그가 죽으면 용문은 화풀이를 당하지 않겠지. 난 모든 책임이 그의 죽음을 통해 연기처럼 사라질 거라고 생각해.


:  그렇게 순조로울 리가 없잖아?


호시구마:  물론 그렇게 순조롭진 않겠지. 그러니까, 네가 근위국을 맡아야 한다.

호시구마:  네가 웨이옌우의 뒤를 이을 거야. 근위국 국장의 자리는 진작부터 네 것이었어. 그 다음, 넌 용문의 주인이 될 거야.

호시구마:  넌 전반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나쁜 잔재들을 전부 없애 버려야 해.

호시구마:  난 웨이 선생님께서 무얼 하시려는 건지 잘 알 거 같아.

호시구마:  그는 계속 이 순간을 기다려 오고 있었어, 그의 눈빛과 수단은 내가 그를 알던 때부터 변하지 않았지.




:  ......


호시구마:  용문은 네가 필요해, 용문도 네가 이런 모험을 하는 걸 원하지 않을 테고.


:  난 지금 역겨움밖엔 못 느끼겠는데.


호시구마:  웨이 선생님의 죽음은 어쩌면 네 마음을 움직이기엔 부족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가 죽으면 네가 이 용문을 바꿔야 해.


:  한 가지 알려주지, 호시구마. 내가 이 도시에 속하지 않는 이유를.


호시구마:  날 속일 생각하지 마, 첸. 너보다 이 도시에 적합한 사람은 없어.


:  난 감염자야.


호시구마:  ......뭐?

호시구마:  ......

호시구마:  ......언제부터......?


:  3년 전부터.


호시구마:  날 속이고 있었던 거야?


:  고의는 아니었어......


호시구마:  어째서 나조차도 모르고 있었던 거야......?


:  웨이옌우는 이 사실을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근위국에 감염자가 있어선 안 되겠지, 그래서 난 안 된다는 거야.

:  호시구마, 이 도시엔 감염자들이 머물 수 있는 곳이 없어. 이 대지에도 마찬가지로 말이야.

:  난 웨이옌우가 우릴 조종하는 거에 지쳐서 말이지. 더 이상 그 사람의 생각에 휘둘리지 않겠어.


호시구마:  아니. 알겠어.

호시구마:  난 이제 겨우......겨우 완벽하게 이해했어. 왜 네가, 첸, 왜 네가 용문을 떠나선 안 되는지.


:  ......호시구마?


호시구마:  네가 만약 핵심 도시로 간다면, 웨이 선생님께선 어쩔 수 없이 널 적으로 여길 수 밖에 없겠지. 그렇다면 넌 적이자 감염자가 되는 거야, 용문과 대립하는 위험한 감염자가 되는 거라고......


호시구마:  온 도시가 네가 감염자라는 사실을 알게 될 거야, 또 어쩌면 널 리유니온과 한패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

호시구마:  쏟아진 물은 다시 담기 힘든 법이야, 넌 다시는 이 도시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될 거야.


:  상관 없어.


호시구마:  그건 내가 할 말이야.

호시구마:  “네가 감염자라고? 상관 없어.”

호시구마:  나도 신경 안 쓰고, Missy도 신경 안 쓰고, 나인(정확한 이름은 몰라서 임시로 이렇게 말함)도 신경 안 쓰고, 근위국도 신경 안 써.

호시구마:  심지어는 웨이옌우도 신경 쓰지 않을 거야. 너는 네가 이곳을 바꾸길 바라지, 널 쫓아 내려는 게 아니야.


:  넌 웨이옌우가 감염자들에게 보인 무관심을 몰라서 그래.

:  나인이라면 이미 떠났어. 그녀는 이전에 자신도 감염이 되서 근위국을 떠났어.


호시구마:  ......나인도......


:  지금 생각해보면 나와 나인은 어쩌면 같은 임무에서 광석병에 감염된 걸지도 몰라.

:  그녀는 이후 내 정보원이 됐었는데, 리유니온에 스파이로서 들어갔지......하지만 나중에 그녀는 리유니온을 위해 용문을 버렸어.

:  왜냐하면 그녀는 이 도시의 진실을 보았기 때문이야.


호시구마:  하지만 넌 용문을 배신하지 않았지. 난 네가 저지르지도 않은 죄를 책임지게 만들 생각은 없어.


:  호시구마, 넌......넌 내가 왜 핵심 도시에 간다고 생각해?


호시구마:  난 수수께끼같은 건 잘 못 맞추는 걸, 알아 듣게 말해.


:  하.......

:  너 리유니온의 리더가 누군지 알아?


호시구마:  그녀의 이름이라면 기억이 나질 않는다.


:  탈룰라야.

:  Missy가 네게 얘기해 주지 않았나?


호시구마:  뭘?


:  탈룰라가 내 언니라는 사실을.





호시구마:  아. 아.......하하. 알겠어.

호시구마:  첸, 넌 오늘 여길 지나가지 못 할 거야.



: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혹시 내 가족이......중요하지 않다는 거야?!


호시구마:  그렇다고 해서......

호시구마:  그렇다고 해서 난 널 이대로 보낼 순 없어.

호시구마:  오늘 내가 여기서 죽는다고 해도 난 널 가게 둘 순 없다고.


:  ......

:  이건 네가 결정할 일이 아니야, 호시구마.


호시구마:  반야가 결정한 걸로 치지 뭐.


:  ——오늘 내 앞을 가로 막는 것이 재앙이라고 해도 난 순순히 잡혀줄 생각은 없어. 상대가 방패, 오니라도 말이야!


호시구마:  이 방패를 만든 장인은 방랑하는 악귀 떼에 의해 온 집안 사람들을 전부 죽였다고 하지, 그의 분노는 재앙보다 독할 거야.

호시구마:  그리고 이 방패에 묻은 피와 이로 인해 벌어진 참극들은......재앙보다 훨씬 끔찍할 걸.

호시구마:  첸, 웨이 선생님은 좋은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 우리 함께 그를 실컷 때려줄 수도 있어.

호시구마:  네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나도 같이 해줄게, 뭐든 좋으니까.

호시구마:  너 그 컬럼비아 大缸70vv를 마음에 들어 했잖아? 너한테 양보할게.

호시구마:  첸, 지금은 안 돼. 가지 마. 날 협박하지 마. 이게 내가 너에게 바라는 마지막 소원이니까.


:  널 협박한다고? 어째 말하는 게 웨이옌우가 말하는 것 같잖아......그렇게 얘기하지 마.

:  웨이옌우가 움직였을 때......아니.

:  그가 자신의 형제들을 팔아 넘기고, 내 어머니를 저버리고, 이 도시를 그 사람의 죄악 속으로 내버렸을 때부터 난 결정했어.


호시구마:  넌 웨이옌우가 한 일이 너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내 생각엔 아무 상관도 없는 것 같아.


:  무슨 소리야......


호시구마:  그가 널 위해 한 일은 네가 지금 해야 할 일과는 별개의 이야기야.

호시구마:  웨이 선생님도 그렇게 바라셨겠지. 그는 나쁜 사람이 되기 싫었겠지, 그가 갈망하고 있는 건 통치가 아니야......

호시구마:  그는 검을 너에게 줬어.


:  ......넌 아무 것도 몰라.


호시구마:  ——모르다니?

호시구마:  한 번이 아니야, 한 번, 그리고 또 한 번......난 내 집을 부쉈고, 내 가족들을 없앴어.

호시구마:  난 매번 온몸에 피를 흠뻑 묻히고, 매번 끝까지 싸우고, 나 혼자 남을 때까지 계속 싸웠어.

호시구마:  단지 내가 이러는 게 옳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거야. 그리고 난 그게 잘못된 거라고 스스로 인정을 해.

호시구마:  난 지금도 종종 생각해, 내가 살 자격이 있는 녀석일까 하고.

호시구마:  내게 그럴 자격은 없지. 하지만 그래도 난 살아 왔어. 난 더 이상 내 자신을 위해서만 살 순 없었거든.

호시구마:  잘못을 인정하니까, 난 앞으로 나아간 거야......내 인생에서 가장 어리석은 짓이지.

호시구마:  후회의 쓴맛은 계속 내 입 안에서 남아 있었어.

호시구마:  너 혼자서만 그렇게 많이 짊어진 줄 아는 거야, 첸 아가씨?


: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호시구마:  ......그럼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면 안 돼?

호시구마:  우리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동고동락해왔는데, 서로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거잖아?


:  나도 나만의 고충이 있고, 너도 너만의 고충이 있어.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지, 잘 알고 있는데......

:  하지만 넌 왜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거야? 난 너희 중 그 누구도 끌어 들인 적이 없었는데, 내가 너흴 이해하지 못 한다니 무슨 소리야?!


호시구마:  난 아무런 의미도 없이 죽은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왔어.

호시구마:  난 네 신분에 대해선 아무 신경도 쓰지 않아, 내가 신경 쓰는 건 네가 어딜 가는 지야.

호시구마:  난 널 보내지 않을 거야. 적군의 지휘관이 이렇게 나온 이상, 네가 가봤자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을 거야, 넌 헛되게 죽을 거라고.

호시구마:  네가 헛되게 죽는 걸 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거야. 근위국과 용문의 모두가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거야.


:  ——고마워, 호시구마.

:  하지만 난 가야만 해.


호시구마:  정말?


:  싸워야만 한다면, 난 두렵지 않아.


호시구마:  꼭 지나가야만 한다는 건가? 넌 지금 네 자신의 마음이 마치 강철처럼 단단하다고 느끼고 있지 않아?

호시구마:  내가 전에 너에게 말했었잖아, 넌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 주위의 모든 것을 좀처럼 보지 못 한다고, 다른 이들이 널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모른다고.

호시구마:  자기 고집대로만 움직이는 건 널 다치게 할 뿐이야.


:  흥.


호시구마:  됐어. 너도 제대로 한번 맞아봐야 예전의  나처럼 자신의 행동이 한낱 충동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되겠지.

호시구마:  너도 싸우길 바라는 이상, 첸......네가 2년 동안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달라고.


:  그 런 식 으 로 말 하 지 말 라 고.





___



로즈마리:  EX-42 오리지늄 아츠 원격 조작형 기체, 로즈마리, 승인 부탁해.


PTRS:  방어전에서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습니다.

PTRS:  사용자:섬멸전 전문 요원, 로도스 엘리트 대원 로즈마리, 승인됐습니다.


로즈마리:  응, 그럼 가볼게.

로즈마리:  로도스 함선의 시동 건은 클로져에게 알려줘.



로도스 대원:  박사, 어서 선실로 들어와, 구경하지 마.

로도스 대원:  로즈마리가 싸울 때 튀어 나오는 파편에 맞으면 죽을 수도 있다고.




용문 상성구  7:20 p.m.




:  하아, 하......


호시구마:  ......그렇게 확고하다니.

호시구마:  정말 예상 못 했어. 네가......날 피흘리게 만들 수 있다니.



:  우린, 하아, 우린 모두, 여태 동안......나가지 못 했었지.

:  호시구마, 넌 계속 이 도시에 있었지만 난......아니야, 난 계속 도망을 치고 있었던 거나 다름없었어.

:  난 아무리 생각해도 이 도시를 받아 들일 수 없을 거 같아.


호시구마:  결국엔 우리끼리 잠깐 티격태격한 정도가 됐네.

호시구마:  나로는 널 도저히 막을 수 없다. 가.






:  ......

:  미안, 호시구마.

:  내가 가고 나면 네가 대신 빈민가에 들려 줬으면 좋겠어.

:  빈민가 주민들의 놀란 가슴은 아직 진정되지 않았으니까, 누군가가 근위국을 대표해 그들을 지켜야 할 거야.

:  만약 감염자 아이가 너에게 장난감 곰돌이 인형을 준다면......

:  받아. 그건 어떤 우르수스 인이 그 아이들에게 가르쳐 준 거야.

:  우리의 실수로 인해 목숨을 잃은 미샤가 그 아이들에게 가르쳐 준 거야.


호시구마:  그래. 알겠어.


:  미안. 네겐 큰 빚을 졌네.


호시구마:  너에겐 사과를 듣고 싶지 않아. 솔직히 말해서 네가 그런 말을 할 필요는 없지.


:  호시구마......



호시구마:  ......이제 할 얘기는 다 했겠지.

호시구마:  가! 다시는 돌아오지 마.



:  ——

:  ......잘 지내.




호시구마:  “이 도시를 받아 들일 수 없다고?”

호시구마:  ......너보다 이 도시를 걱정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

호시구마:  헛소리하기는......




_



근위국 대원:  호시구마 감찰님!

근위국 대원:  ......무슨? 다, 다치신 건가요? 대체 누가......

근위국 대원:  맞다, 저희가 방금 첸 경관을——


호시구마:  아, 그거 말인데, 미안.

호시구마:  이것에 대해서 너희들과 얘기를 나눌 시간 있을까?


근위국 대원:  감찰님......그 뜻은 감찰님도 공무를 방해하겠다는 겁니까?


호시구마:  ......그렇게 말하긴 좀 그렇지.


_





웨이옌우:  나가.


???:  알겠습니다, 웨이 공.


웨이옌우:  말했잖아......날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  넵. 당신의 분부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_



후미즈키:  ......

후미즈키:  켈시 씨와 아미야 양, 말씀하시기 전에 제가 먼저 몇 마디 해도 될까요?


아미야:  아, 네, 후미즈키 씨.


켈시:  마음대로 하세요.


후미즈키:  우린 서로 알고 지낸지 정말 오래됐어요, 웨이옌우.


웨이옌우:  왜 지금 그 얘기를—— 왜 지금 그 얘기를 하는 거죠?


후미즈키:  전 당신의 눈을 보면 당신이 무얼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요.


웨이옌우:  ......후미즈키.


후미즈키:  하아. 전 원래부터 볼 수 있었어요.

후미즈키:  용문이 당신의 전부이자 당신의 꿈이라는 걸 전 잘 알고 있어요.


웨이옌우:  아뇨, 후미즈키......


후미즈키:  하지만 지금 이 모든 게 당신이 원하던 건 아니잖아요?

후미즈키:  아, (극동어로 사과). 진퇴양난인 우리의 현재 상황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후미즈키:  제가 말하는 건......당신 자신과 바꿔서 얻어낸 번영을 말하는 거예요.

후미즈키:  당신은 이미 두 명의 가족 분을 잃으셨죠. 아니, 당신의 말에 따르면 세 명, 심지어는 열 몇 명이죠.

후미즈키:  그런 당신이 지금 조카까지 잃고 싶으신 건 아니겠죠?


웨이옌우:  첸은 그림자 호위대를 굉장히 미워하고 있어요. 만약 그들이 첸을 잡으러 간다면, 첸은 필사적으로 저항하겠죠.


후미즈키:  아뇨, 웨이옌우......그 얘기를 하는 게 아니에요.

후미즈키:  후회하지 않나요? 그 두 사람을 타국의 도시에서 죽게 만들려 하는 건가요?

후미즈키:  감염자면 어떻습니까? 감염자가 됐다고 해서, 그 두 사람이 당신의 조카가 아니게 되는 건가요?

후미즈키:  만약 우리 사이에 아이가 있었다면, 당신은 그 아이에게도 이런 취급을 했을 건가요......?


웨이옌우:  내가 한 모든 일들은 그저 이 도시를 위한 일이었어요, 난 한번도 첸훼이제에게 내가 할 일을 해달라고 한 적이 없었어요.


후미즈키:  하지만 그 아이는 원래부터 그런 성격이었는 걸요!

후미즈키:  당신이 그 사실을 숨기는 건 그녀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을 뿐이었어요. 그 때문에 첸은 자신이 이 도시에 속하지 못 할 거라고 생각한 거예요......

후미즈키:  당신이 그녀에게 바랐던 일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고요.


웨이옌우:  그렇다면 내가 여기서 그만둘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웨이옌우:  내 뒤에 있는 사람들, 내 발 밑에 있는 이 도시가, 나와 모두가 오랜 시간 동안 그렇게나 필사적이었는데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밖에 없었어요. 

웨이옌우:  ......용문은 내가 멈출 수 있도록 허락할까요?

웨이옌우:  그녀가 그렇게 하고 싶었던 겁니다, 그녀가 뿌리부터 뜯어 고칠 생각을 했던 거고, 이 도시를 통치하는 제 방식을 거부한 사람이 바로 그녀라고요.

웨이옌우:  난 그저 그녀에게 그렇게 한다면 무엇이 필요하고, 또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 가르쳐 줄 뿐이에요.


후미즈키:  됐어요, 됐어. 아직도 변명을 하다니, 정말 귀에 딱지 생기겠어요.

후미즈키:  전 그녀를 잡아오겠어요. 전 이렇게 그녀가 죽도록 내버려 둘 수 없겠어요.

후미즈키:  당신이 할 수 없는 일을 제가 하겠어요.


웨이옌우:  헛소리! 절대 안 돼......!

웨이옌우:  내가 이미 방안을 전부 마련했어요. 내가 첸을 데려올 테니, 후미즈키, 당신은 여기서 한발짝도 나가지 마요.


후미즈키:  쳇, 날 막겠다고?

후미즈키:  (극동어)?!


켈시:  오우.


아미야:  응? 선생님, 후미즈키 씨께서 방금 뭐라고 하신 건가요?


켈시:  하마터면 극동에 저런 천박한 말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뻔 했어.


후미즈키:  웨이옌우, 제가 누군지 잊어버린 모양이네요?


웨이옌우:  후미즈키, 나도 선이라는 게 있어요.


후미즈키:  자신이 누군지는 기억하고 있어요?


웨이옌우:  후미즈키......!


아미야:  ......선생님, 제 생각엔......

아미야:  (웨이옌우 선생님, 엄청 후미즈키 씨를 신경 쓰고 있는 거 아닌가요?)


켈시:  (후미즈키라면 그럴지도......)




후미즈키:  됐습니다, 로도스의 두 분. 로도스는 용문과 첸을 도와 주세요, 얼마면 될까요?

후미즈키:  돈은 제가 내겠습니다.


웨이옌우:  당신......


아미야:  후미즈키 씨, 정말 이런 의뢰를 하셔도 괜찮으시겠어요?


후미즈키:  네.

후미즈키:  이렇게 말하면 조금 그럴 지도 모르겠지만, 그이가 오늘은 정말 상태가 영 아니라서요.

후미즈키:  그게 아니라면, 상대방의 계략이 정말 우리 예상을 뛰어 넘어서, 그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걸 전부 꿰뚫어 봐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요.

후미즈키:  상대는 용문을 잘 이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해서도 정말 잘 알고 있어요.


웨이옌우:  후미즈키, 이제 그만 말해요!


후미즈키:  지금 나한테 뭐라 한 거예요!?


후미즈키:  선생님, 가격 제시해 주세요. 제가 낼 수 있습니다.



켈시:  후미즈키 씨께서 말씀하시는 건 저도 잘 알겠습니다. 중요한 건 돈이 아닙니다. 제가 두 분께 몇 마디만 말씀드려도 괜찮을까요?


웨이옌우:  ......닥터.


켈시:  지금 이 상황에서 말을 꺼내면 안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감히 말하자면, 용문은 외세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켈시:  후미즈키 씨, 계속 얘기를 해도 괜찮겠습니까?


후미즈키:  말씀하세요. 전 남이 뭐라 하는 걸 신경쓰는 습관은 없어서요.


웨이옌우:  ......헛소리......


켈시:  로도스 아일랜드는 단순히 제약 회사에 불과합니다.

켈시:  단지 지금 상황이 이 땅의 그 누구도 가만두질 않아서 말이죠. 하물며 시장, 인사, 정치적 성향과 국가 이익도 말이죠. 저희도 수많은 제약 회사들과 적대할 수도 있어요.

켈시:  로도스가 여러 나라의 사이에서 조용히 다니는 것도 저희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켈시:  만약 저희가 각 세력들에게 큰 압력을 받는다면, 저희도 저희만의 견제 수단이 있어야 겠죠......

켈시:  하지만 이 수단들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계획을 내는 사람들에게 조금의 이성이라도 남아 있어야 합니다.

켈시:  그러니, 특수 상황이 언제나 생길 수 있는 지금같은 상황에선, 저희 로도스도 그에 맞는 대책을 준비해놔야 겠죠.


웨이옌우:  요점만 얘기하세요.


켈시:  제안이 하나 있습니다.


웨이옌우:  유용한 제안이길 바랍니다.


켈시:  제가 당신에게 이 정보들을 알려야 하는지 고민스럽습니다, 웨이 선생님.

켈시:  절 믿어 주세요. 용문의 힘과 웨이 선생님의 능력이라면 로도스를 없애는 것 정도야 눈길 한 번이면 됩니다.

켈시:  저희 장비가 아무리 뛰어나봤자 웨이 선생님의 부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죠.

켈시:  만약 당신의 뜻을 거역한다면, 로도스는 분명 피바다가 되겠죠.

켈시:  ......


웨이옌우:  말씀해 보세요. 당신과 아미야 양께선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지금 로도스를 상대할 여력같은 건 없으니까요.

웨이옌우:  그러니 사양하실 거 없습니다.


켈시:  네.

켈시:  저희가 처음 만났을 때, 웨이 선생님께선 저희가 갖고 있는 군사력을 매우 신기해 하셨죠.

켈시:  지금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방금 제가 말했던 것처럼, 이 방면에선 로도스는 용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켈시:  하지만 아무리 강한 군대라도 전세에 따라 발이 묶일 수 있습니다.

켈시:  아무리 당신의 군대라도 손발이 묶인다면 아무런 힘도 쓸 수 없죠. 당신이 직접 나간다 해도, 상대방은 주도권을 잡을 방법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켈시:  사실 제 동료가 예전에 한 자션 쇼에서 코셰이 공작과 그녀의 양녀를 만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켈시:  거긴 인신매매같은 걸 하는 시장같은 곳이 아니고, 귀족들이 마음껏 즐기고 다니는 연회같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켈시:  그 파티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각자 다른 목적을 대표하는 권력의 실체들이었죠.



웨이옌우:  ......

웨이옌우:  ......계속하세요.



켈시:  지금부터 할 이야기들은 아마 웨이 선생님께서도 어느 정도 예상을 하신 걸지도 모릅니다. 

켈시:  그 파티에서 많은 우수한 청년들이 그들의 이론과 구상 덕분에 합당한 가격을 받았지만——

켈시:  탈룰라는 그렇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와 제 동료는 이 소녀가 장차 리유니온의 리더가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죠.

켈시:  사실......저흰 진작에 알아챘어야 했어요.

켈시:  왜냐하면 코셰이 공작은 꼭 필요한 장소에만 모습을 드러내고, 꼭 필요한 행동만 하는 사람이었으니까요. 

켈시:  코셰이는 자신의 힘을 드러내서 협력을 얻어 내려 하지 않았고, 탈룰라도 그러지 않았어요. 그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 지는 웨이 선생님께서 저희보다 더 잘 알고 계시겠죠.

켈시:  코셰이 공작은 그녀를 노예나 인질 취급을 하지 않았어요.


웨이옌우:  그녀는 그의 후계자에요.


후미즈키:  무슨?


웨이옌우:  닥터 켈시, 당신의 말 덕분에 확실해 졌어요. 탈룰라는 코셰이의 후계자입니다.



켈시:  그렇습니다, 웨이 선생님......

켈시:  코셰이 공작은 선생님께서 무엇을 갖고 계신지 알고 있고, 또 선생님께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있겠죠.

켈시:  그리고 그건 탈룰라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켈시:  이번 일을 저희에게 맡겨 주시죠, 웨이 선생님. 저희야말로 이번 일을 해결하는데 가장 적합한 인물들입니다.

켈시:  아미야가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로도스와 용문 간의 정식 계약은 끝이 났습니다.

켈시:  지금 로도스의 함선은 이미 용문의 접현 구역을 떠났죠. 로도스가 용문을 떠난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은 용문과 아무런 연관이 없을 겁니다.

켈시:  아미야, 어때?


아미야:  ......네.

아미야:  웨이 선생님. 저희는......용문 도시의 미래와 당신의 개인 사정에 대해선 별 신경을 쓰지 않아요.

아미야:  하지만 음모를 가진 자가 감염자들을 이용해 일이 벌어진다면, 그것이 가져오는 결과에 대해선 저희가 최선을 다해 막겠습니다.

아미야:  만약 웨이 선생님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만약 저희에게 아무런 공격을 가하지 않겠다고 말씀해 주시면——

아미야:  그 다음에 벌어지는 전투는 우리 로도스의 전투겠죠.


웨이옌우:  전 감염자들에게 의존하지도, 그들을 믿지도 않습니다. 

웨이옌우:  제 눈에서 당신들과 리유니온의 차이는 우리와 적대하냐 않느냐 정도죠.

웨이옌우:  과거의 리유니온은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우리가 기억하지 않는다 해도 다른 이들이 기억하고 있겠죠.

웨이옌우:  과거의 그들은 지금같은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웨이옌우:  말과 의도는 언제든지 꾸며낼 수 있습니다.

웨이옌우:  리유니온이 아무리 자신들이 감염자들의 처지를 바꿀 수 있는 힘이라고 입이 닳도록 얘기를 한들, 결국엔 감염자들이 우르수스를 상대로 총알받이 신세가 됐지 않았습니까.

웨이옌우:  이 다음엔 우르수스가 손쉽게 리유니온의 불꽃을 잠재우겠죠.

웨이옌우:  "혹시 이름만 같은 다른 리유니온 아니야?"라는 걸 대체 누가 증명이나 할 수 있을까요?

웨이옌우:  또 그들이 언제 배신하고, 언제 우리에게 송곳니를 드러낼지는요?

웨이옌우:  그리고 전 당신들이 코셰이의 후계자를 처리할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웨이옌우:  상대는 코셰이 공작입니다......그를 적으로 둬서 승리를 거둔 것도, 수 년 동안 오직 용문 밖엔 없었을 겁니다.



켈시:  웨이 선생님, 당신은 자신이 직접 군대를 이끌어 체르노보그 핵심 도시를 공격하실 계획이시죠?


웨이옌우:  함부로 추측하지 마세요.


켈시:  방금 웨이 선생님께선 자신의 더 깊은 생각을 노출시키셨습니다, 선생님께선 오직 자신만이 이 일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군요.

켈시:  그럴만 합니다, 용문은 실제로 그럴 힘이 있고, 또 우르수스의 음모를 이겨내신 경험도 있으시니까요.

켈시:  하지만 이번에 당신은 자신의 죽음을 통해 선전포고를 한 용문의 죄를 없던 일로 만들 생각이겠죠.

켈시:  후미즈키 씨의 말씀에 따르면 당신은 자신이 이미 수많은 죄들을 저질러서, 죽음을 통해 편해질려고 한다는 군요.


웨이옌우:  난 일생 동안 무수히 많은 죄들을 범했어요, 죽음으로 갚을 수 있는 정도가 아닙니다, 또 누가 대신 제 죄를 갚아달라고 할 생각도 없고요.


켈시:  그렇다면 웨이 선생님, 선생님께선 돌아가신 후 정말로 그 아무도 선생님을 원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웨이옌우:  용문은 염국의 중요 도시입니다, 제가 용문을 지켜내는 이상, 용문은 계속 번영하겠지요.


켈시:  제가 말하는 건 후미즈키 부인입니다.


아미야:  (켈시 선생님......너무 직설적이셔!)


후미즈키:  선생님?! 무슨 말씀을!


켈시:  그렇습니다, 웨이 선생님. 전 부인께서 웨이 선생님 때문에 입을 피해가 걱정됩니다.

켈시:  당신이 죽는다 해도 후미즈키 부인께선 여전히 당신의 과부입니다. 당신이 아는 일이라면 부인께서도 어느 정도는 알고 계시죠.

켈시:  만약 누군가가 부인에게 부인의 의지와 어긋나는 일을 강요한다면, 제 생각엔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도......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켈시:  아마 그 사람도 마음이 넓은 사람은 아니겠죠?


후미즈키:  됐어요, 정말 선생님! 말씀이 너무 지나치시잖아요, 전......


웨이옌우:  그러니까, 당신의 말은 내가 손을 쓴다고 해도 후미즈키를 지킬 수 없다는 얘기군요.


켈시:  어쩌면 후미즈키 씨 한 명 뿐만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후미즈키:  ......전 함께 가도 좋아요, 죽는 것 쯤이야......


웨이옌우:  후미즈키!!


후미즈키:  어머.


웨이옌우:  말씀하시죠, 닥터 켈시.


켈시:  당신이 소중히 여기는 도시......그리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

켈시:  정말 부탁드립니다, 웨이 선생님. 이 일을 전문가들에게 맡겨 주세요.

켈시:  어떤 세력을 적대하더라도 승산은 그리 높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염자라면 저흰 확실히 잘 알고 있어요.

켈시:  저흰 그들이 뭘 원하고 있는지, 또 뭘 원하지 않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켈시:  감염자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오직 감염자 뿐입니다.


웨이옌우:  ——

웨이옌우:  그럼, 당신이 원하는 건 뭡니까? 로도스의 리더이자, 로도스의 의사인 당신은?

웨이옌우:  당신들은 여기서 자애를 베푸려고 온 건 아니겠죠.

웨이옌우:  핵심 도시를 공격하는 건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뿐만 아니라, 당신들에게 분명 어느 정도 막심한 손해를 입히게 할 겁니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얻는 건 아무 것도 없을 수도 있어요.


켈시:  웨이 선생님께선 지금 상황을 잘 알고 계시는 군요.


웨이옌우:  지금 이 상황에선 서로에게 솔직해지는 게 가장 좋을 테니까요.


아미야:  웨이옌우 선생님께서 저희의 작전을 허락해 주셔야 할 뿐만 아니라, 저희와 약속을 해주셨으면 해요.

아미야:  나중에 어쩌면 웨이 선생님의 마음이 바뀌실 지도 모르지만......그래도 저희에겐 그게 필요해요.

아미야:  전 용문과 선생님의 가정, 그리고 첸 경관님 모두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웨이옌우:  ......


아미야:  후미즈키 씨, 저희는 돈을 받지 않겠습니다.

아미야:  저흰 당신의 그 선의와 감염자들에 대한 태도를 보고, 보상을 바라지 않고 임무를 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어요.


후미즈키:  (토끼야......)


아미야:  에?


후미즈키:  (엄지 척)


아미야:  ......??


웨이옌우:  알겠습니다. 용문-체르노보그 사건이 끝나기 전까진, 우리 용문은 절대로 로도스의 일에 간섭하지 않겠습니다.

웨이옌우:  보아하니 닥터께선 또 하실 말씀이 있는 모양이군요.

웨이옌우:  말씀하세요. 무슨 말씀을 하시든 전 받아 들일 준비가 됐으니. 어차피 저도 마침 감염자 한 명을 구해달라고 로도스에게 요청할 참이었습니다.


켈시:  ......그럼, 제안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웨이옌우:  원하는 게 있다면 어서 말씀하세요.




켈시:  20년 전, 애드워드·아트리아스, 그러니까 탈룰라·아트리아스의 아버지가 용문에서 죽었습니다.

켈시:  웨이 선생님께서 그의 유물을 저희에게 빌려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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