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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 https://arca.live/b/arknights/58870871



ㅡㅡ*용문 욕설* *용문 욕설* *용문 욕설* *용문 욕설* *용문 욕설* *용문 욕설* *용문 욕설* *용문 욕설* *용문 욕설* *용문 욕설* *용문 욕설* *용문 욕설* *용문 욕설* *용문 욕설* ㅡㅡ


일단, 오퍼레이터 첸은 나름대로 온화한(?) 성격이다.

딱히 먼저 싸움을 걸지도 않고(?), 그렇다고 딱히 날을 세우지도 않고(?), 입이 아주 살짝 험한(?), 그런 어디에나 있는 보통의 여자.

그것이 첸 훼이지에가 자기 자신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내린 평가다.

그러나 아무리 온화한(?) 그녀라고 해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이 있으니...


"...그래서 나를 면담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이리 많다고."

"히, 히익! 네, 네! 그래요!"

"좀 진정해라."


첸 팀장님만이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생겼어요, 라는 연락을 받고 도착한 로도스 아일랜드 동아리 지원 담당 사무실.

제법 많은 편지들이 그녀의 책상에 무더기로 쌓여 있는 것을 보고 기분이 나빠진 첸은 아주 약간(?) 험악하게 책상을 톡톡 두들기며 말했고, 그녀에게 편지를 가져다 준 이 자그마한 오퍼레이터는 그녀의 기세에 사시나무 떨듯이 덜덜 떨면서 아예 눈도 못 뜨고 있었다.

숫제 눈물까지 흘릴 것 같던 검은 색과 하얀 색이 섞인 머리카락의 오퍼레이터에게 한숨을 내쉰 첸은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상냥함을 발휘해서 웃으면서 말했다.


"오퍼레이터, 스노우상트. 나는 너를 잡아먹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제 좀 진정하도록."


물론 그녀의 웃음은 이미 이 소심한 리베리 소녀에게는 용호난무처럼 느껴졌고, 이제는 졸도하기 직전까지 간 스노우상트는 할머니가 보이는 것 같아요...그렇게 중얼거리며 눈을 감더니...


...결국 한 많은 생을 마감(?)하였다.


오퍼레이터 스노우상트가 잠시 지병인 심신미약으로 인하여 졸도하는 상황이 발생하였지만, 때마침 지나가던 오퍼레이터 제시카가 스노우상트가 쓰러지는 소리를 듣고 용기를 내서 방에 들어가서 용문폐를 그녀의 코에 가져다 대자, 죽은지 3분만에 부활하는 기적이 발생했고, 둘은 와들와들 떨면서 서로에게 의지하여 한 걸음씩 미래를 향해 걸어나가더니 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물론 그냥 방문으로 나간거지만, 두 소심한 소녀에게 첸의 기세는 자기를 잡아먹을 용 앞에서 도박으로 잃어버린 미래를 찾는 수준의 공포였을 것이다.

그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첸은 편지를 하나씩 열어보기 시작했다.


"내가 분명 동아리 규정을 읽으라고 말했을텐데, 아직도 포기 못한 사람들이 이리 많다니...말귀를 못 알아 먹는 사람들은 도저히 참아주기가 힘든데..."


그렇게 짜증을 있는대로 부리기 시작하면서도 착실하게 편지를 보낸 사람들의 리스트를 적던 첸은 이내 고풍스러운 편지봉투와 매우 정중한 필기체로 쓰여졌지만 사실상 선전포고나 다름 없는 내용에서 잠시 멈추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좀 큰 싸움이 되겠는걸. 내가 자초한 일이니 어쩌겠냐만..."


이내 사무실에 비치된 전화로 이곳저곳에 전화를 걸어서 그녀만의 위기를 착실하게 해결하기 시작한 첸이였다.




몇 번의 전화 끝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기했지만, 이제는 아무리 그녀의 기세라도 전화 한 통으로 해결하지 못할 사람들만이 남았으니, 어쩔 수 없이 첸은 오전 내내 전화 끝에 오후에 직접 세 명과 면담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첫 번째로 들어온 자는,


"반가워요, 첸 팀장님."

"미리 말해두지만, 저는 더 이상 팀장이 아닙니다."


분홍빛 머리카락에 홍조를 띈, 겉모습만 보면 제멋대로 행동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는 착실한 자라크 소녀.


"오퍼레이터 그라벨."




"어머, 실례했네요. 아니면, 동아리 회장님이신가요?"

"...그것도 아닙니다. 어쨌든 이리 면담을 하게 되었으니 자세히 설명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백파이프의 연적.

들어오자마자 첸의 신경을 긁는 그라벨, 물론 그녀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신경을 긁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든 첸을 격동시켜서 목적을 달성시키는 것, 그것을 감지한 첸은 더더욱 사무적으로 나가기로 마음 먹었다.


"먼저 말씀드리지만, 동아리 규정에 따르면 멤버들 중, 과반수가 넘는 찬성이 있어야 동아리에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어머...그런 낡은 규정이 있다니."

"...아무리 회장이라도 멤버들을 새로 넣기 위해서는 기존 멤버들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죠. 따라서 제게 말씀하신다고 해도, 저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정말, 너무하셔라."

"너무하다고 해도, 이미 정해진 것을 어떻게 하기는 힘드니까요. 따라서 오퍼레이터 그라벨씨가 백파이프의 감자 농사 동아리에 가입하려면 4명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받아오시면 가입을 승인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사무적으로 말하며 미리 규정집을 복사한 내용을 내미는 첸과 그것을 보며 우는 투로 말하던 그라벨은 이내 여태까지의 표정을 싹 지우고는, 냉랭하게 말했다.


"어차피, 이 동아리의 실질적인 회장은 당신 아닌가요. 오퍼레이터 첸."

"...무슨 말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퍼레이터 그라벨."

"시치미를 뗀다고 해도, 제 눈을 피할 순 없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그라벨은 빙긋 웃더니, 미리 인쇄해 둔 전단지를 꺼내서 멤버들의 이름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퍼레이터 백파이프는 이걸 만들 능력도, 이렇게 감출 생각도 못 할 거니까요."

"그렇다고, 오퍼레이터 호시구마나, 그라니, 클릭이 이런 아이디어를 낼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렇다면 실질적인 배후는 바로 당신, 첸 훼이지에잖아요?"


확신하듯 냉철하게 말하는 그라벨을 향해, 첸은 여태까지 말하던 사무적인 태도를 여전히 유지하면서 더더욱 냉랭하게 대답했다.


"어쨌든 그것이 별로 중요하진 않습니다. 동아리 가입을 위해서라면 과반수의 찬성을 받아오세요."

"...끝까지 이렇게 나오신다면, 저도 제 나름대로 노력해야겠네요."


이내 냉랭하던 태도를 순식간에 바꾸더니 평소처럼 화사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그라벨은 첸을 향해 장난스럽게 고개를 숙이더니, 문 밖으로 걸어나갔다.


"사랑하는 소녀는 강한 법이니까요."

"그쪽의 와이번 아가씨도, 저도 말이죠."


그렇게 한 마디를 남기고 그라벨은 문을 닫고 나갔고, 이내 방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첫 만남은 나름 잘 끝났지만, 두 번째 만남도 이렇게 잘 끝날거라고는 첸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역시나 그랬다.


"...긴 말은 안할게. 얼마면 돼?"


당당하게 들어온 활을 맨 백발의 슬렌더한 쿠란타 소녀는 망설임 없이 첸의 앞에 지갑을 꺼내서 검은색 카드를 내밀었고, 그 모습을 보고 황당함을 숨기지 못하는 첸에게 확인 사살까지 꽂아버렸다.


"부가세는 10%? 20%? 어느쪽이든 당신이 먹어도 좋아. 99% 이하라면 다 허용할게."

"...오퍼레이터 플래티넘."



"왜?"


담담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은 백파이프의 연적, 플래티넘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아. 하고 카드를 집어넣고는 수표책을 꺼내서 서명을 휘갈긴 다음 한 장 찢어서 첸에게 내밀었다.


"원하는 금액을 적어."

"...그게 아니고..."

"혹시 현물을 원하는 거야? 그렇다면 나중에 나랑 같이 카시미어의 경매장이나 은행 금고로 가자. 거기엔..."

"...됐습니다. 어쨌든 돈이든 현물이든 저는 관여할 방법이 없습니다. 규정이 그렇게 되어있으니까요."


첸의 냉정한 한 마디에 플래티넘은 묘한 표정을 짓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이상하네. 어차피 당신의 말이라면 받아줄 거 아니야? 다들 그럴 것 같은데."

"저는 회장도 아니고, 권한도 없습니다."

"...저기, 나도 보는 눈이 있고 듣는 귀가 있고, 생각을 할 수도 있어. 이 상황에서 내가 의심하는 것도 당연한 것 아니겠어?"


플래티넘의 말에 생각보다 강적이라고 생각한 첸은 조금 더 강하게 나가겠다고 마음먹고 가능한 한기를 담아서 쏘아붙였다.


"무엇을 의심하든 말든 그것은 당신의 자유입니다. 오퍼레이터 플래티넘. 하지만 저는 돈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래? 아쉽네.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말이지."


첸의 반쯤 살기가 담긴 눈빛에 플래티넘은 그녀 특유의 무심한 표정을 유지하면서도 입을 살짝 움직여서 비웃음과도 같은 웃음을 남긴 뒤, 일어나서 고개를 가볍게 숙이고 문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플래티넘은 질문의 형식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를 남겼다.


"굳이 어려운 길을 가야겠어?"

"...나가라."


결국 존대를 집어치운 첸에게 어깨를 익살스럽게 으쓱한 플래티넘은 밖으로 나갔고, 결국 첸의 분노를 이기지 못한 볼펜이 부러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두 번째 만남이 끝나고, 첸은 미리 타둔 커피를 물처럼 들이키기 시작했다.

곧 쓴 맛이 입안을 감돌며 첸의 기분을 살짝이나마 풀어줬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불편한 표정으로 부러진 볼펜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린 첸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진짜 최종보스인가."


머리카락을 정돈하고, 복사해둔 규정을 한 번 더 확인한 첸은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다시 사무적인 표정으로 돌아왔고 타이밍이 좋게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세요."

"실례하도록 하지."


문을 열고 들어온 정장을 입고 서류 가방을 든 남성은 이내 입고 있던 자켓을 벗어 근처의 옷걸이에 걸더니, 정중하면서도 과하지 않게 첸에게 인사를 했다.

잠시 정적이 이어졌고, 매와도 같은 눈으로 첸을 관찰하던 은발의 필라인 남성은 첸 앞의 의자에 앉더니 예의에 한 치도 어긋나지 않지만 동시에 한기를 듬뿍 담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인사하는 건 처음인가. 반갑다, 첸 훼이지에. 웨이 옌우씨의 조카여."

"...쉐라그의 귀인을 만나서 영광이군요."


그렇게 인사에 응하는 첸도 마찬가지로 한기를 듬뿍 머금은 목소리로 말했다.


"실버애쉬."



"모처럼 시간을 내줘서 고맙군. 그렇다면 용건에 대해서 이야기 하겠다."


자연스럽게 첸을 하대하는 실버애쉬지만, 그 특유의 분위기에 전혀 어색함을 느끼지 않던 첸은 순간적으로 표정이 굳었다.


"...음? 왜 그러나."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미 자신이 기세 싸움에서 밀렸다는 것을 뒤늦게 인지한 첸은 어떻게든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동아리 가입에 대한 내용이겠죠. 맞습니까?"

"그래, 잘 아는군. 그런 동아리라면 이 실버애쉬도 맹우로서 박사와 함께하고 싶을 따름이다."

"...일단 동아리 규정에 따르면..."


첸은 복사한 종이를 내밀었지만, 실버애쉬는 괜찮으니 줄 필요가 없다는 손짓을 하면서 말했다.


"그렇군. 규정 말이지. 나도 그것을 읽었다."

"그렇다면..."

"다만, 규정에 따른다고 생각하니 조금 이상한 면이 있어서 말이지."


그렇게 말한 실버애쉬는 자신의 앞에 내려놓은 가방을 열어 동아리 홍보 포스터를 꺼내더니 말했다.


"보다시피 나의 맹우의 이름은 제대로 표기가 되어있지 않더군. 이 나조차도 간신히 읽어낼 정도라면 읽을 사람이 누가 있겠나. 제일 밑의 검은 칸, 그것도 드래그해야 간신히 보일 정도라면 이것은 홍보의 용도로 적합하진 않을텐데."

"...규정상 이름이 반드시 누구에게나 보일 정도로 표기되어야 한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또한 모든 멤버를 소개해야한다는 규정도 없죠."

"그런가, 그런가. 하지만 이리 생각해보지."


첸의 항변에도 실버애쉬는 여상스럽게 포스터를 돌돌 말아서 집어넣더니 검지로 무릎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홍보라는 것은 '동아리'라는 주체에 대한 개개인의 '멤버로서의 계약'을 명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멤버 구성에 대해서 전부 다 밝히지 않는다는 것은...사기 계약이 아닌가?"

"말했다시피 모든 멤버를 소개한다는 규정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히 규정 따위가 아니다. 그것은 잘 알텐데."


첸이 어떻게든 대답하려고 했지만, 단칼에 대답을 끊은 실버애쉬는 예리한 눈빛으로 첸을 응시했다. 

마치 마음 속을 읽으려는 것 같은 눈빛에 첸도 마찬가지로 표정을 굳히고 실버애쉬를 응시했고, 다시 한 번 정적이 방에 무겁게 내려 앉았다.

어째선지 생각이 읽히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느껴진 첸은 이 상황을 타개해야겠다는 마음을 굳히고 입을 열었지만,


"그"

"너무 생각이 많군."


타이밍이 좋게 실버애쉬가 선수를 쳤고, 이에 잠시 당황해서 표정이 흐트러진 첸을 보며 실버애쉬는 그래도 아직은 어리군,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고는 서류 가방에서 다른 종이를 꺼내더니 첸에게 내밀었다.


"...이것은 뭡니까?"

"우선 읽어보고 이야기 하도록 하지, 어떤가?"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겠지만 잠시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을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첸은 이내 실버애쉬에게서 서류를 받아서 읽기 시작했고, 제일 위의 단어에 흠칫해서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계약서."

"..."


물론 실버애쉬는 첸의 혼잣말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고 그저 팔짱을 끼고 첸이 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여느때보다 긴장함과 동시에 냉정한 첸은 계약서에 적힌 내용을 읽기 시작했고, 제일 밑에 자신의 이름, 첸 훼이지에와 엔시오데스 실버애쉬의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보고 흠칫했다.

그리고, 엔시오데스 실버애쉬의 이름 옆에는 그의 인장과, 카란 무역회사의 직인이 찍혀있다는 점도.


"...이 조건은."

"꼼꼼히 읽었나보군. 혹시 설명이 필요한가?"


그럼에도 당황함을 숨길 수 없는 첸과, 그런 첸을 보며 들어온 뒤 처음으로 미소를 짓는 실버애쉬.

다만 그 미소는 누가봐도 먹이를 노리는 매의 눈빛이였다.




어떻게든 실버애쉬가 나가고 첸은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쓰러지듯 몸을 맡기고 자기도 모르게 흐르는 이마의 땀을 닦았다.


"물론, 이 조건은 언제든지 수정이 가능하다."

"혹시 다른 것도 필요하다면 추가해줄 수 있다. 아니면 뺄 수도 있고."

"마음을 굳힌다면 언제든지 찾아와라. 내가 없더라도 쿠리어, 마터호른 아니면 엔시아한테 말하면 된다."

"...엔야에게는 해도 상관은 없지만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거다. 노시스는 연구때문에 바쁠거고."

"왜 '겨우' 동아리 가입에 이런 조건을 거냐고? 간단하다. 나의 맹우와 함께 할 수 있다면 그 정도는 싼 값이지."

"불평등하다, 혹은 아무리 봐도 네게 유리하다.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다. 나 실버애쉬가 인정한다는 뜻이니까."


실버애쉬가 그녀에게 한 말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며 첸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저놈은 미친놈인가? 겨우 동아리 가입 하나에 저 많은 것들을 건다고?"


검열조차도 하지 못한 욕설이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왔지만, 미쳐 눈치채지 못한 첸은 다시 한 번 실버애쉬가 계약서의 내용을 읽었다.


"...카란 무역회사의 지분, 50억 용문폐를 일시불로 지급, 쉐라그에 별장 지급, 사용인들에 대한 월급은 저쪽에서 전부 지불, 거기에...광산 채굴권...이건 나한테 줘도 쓰지도 못하는 거고...거기에 밑에 이것들은 뭐냐고 *용문 욕설.*"


그녀조차도 감당할 수 없는 숫자들이 머릿속에 오가고 잠시 공황에 빠진 첸은 이내 한숨을 내쉬며 계약서를 찢어버렸다.


"봐도 머리만 아프니까 이딴 건 그만두자. 하아...진짜...박사는 정말 폭탄이라고 부를만하다니까."


그렇게 욱신거리는 머리를 손으로 누른채 두통약을 찾아 첸은 의료부로 향했다.

나중에 백파이프와 박사에게는 무엇이라도 뜯어내야겠다, 그렇게 마음을 먹은채 걸어가는 첸은 누가봐도 짜증과 우울함이 가득한 아우라를 주변에 발산하고 있었다.


백파이프가 이 사실을 알게 되는 건 조금 나중의 일.

친구가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오늘도 온실에서 박사와 둘 만의 시간을 보내는 와이번 소녀는 그저 해맑을 뿐이었다.



외전)용 소녀와, 자초한 위기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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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바빠서 다음 편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는데 한 번 시작하니까 어쨌든 어떤 방법으로라도 끝을 보고는 싶어졌다


피드백은 언제든지 환영

아니 꼭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