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모음집 : https://arca.live/b/azurlane/59362616     


전편 : https://arca.live/b/azurlane/78040102

참고 : 바닥난방 2 / 꼬마기 단편 / 육군이 싫은 일부 함순이들 


늦겨울 어느날, 오전, 로열 해군식당


"여기 적힌 레시피 그대로만 하면 먹던 맛 그대로 나올테니까 여기다 괜히 뭐 더한다고 넣지마"

"알겠습니다"

벨파스트가 디저트 잘만드는거 봐서는 요리를 못하는게 아닌거 같아 조사해봤더니, 로열해병푸드를 어처구니 없는 레시피대로 착실하게 만드는것이 문제로 확인되어서 해결책을 처방 중인 지휘관


"체셔 너는 나 없는동안 옆에서 잘만드나 봐주고, 벨파 얘는 요리를 못하는게 아니라 이상한 음식을 성실하게 만드느라 맛이 없는거였어"

혹시나 싶어 김치볶음밥 10인분을 체셔하고 똑같이 만들게 시켜봤더니 체셔보다 잘만드는 벨파스트였다



"알았다냐"

"로열음식은 이상한게 아닙니다"

"이상해, 니들은 디저트는 맛있게 만드는데 식사 꼬라지 보면 메뉴에 금욕주의가 잔뜩 들어가거나 향신료 떡칠하는게 문제였던거지"

"네?"

"다른나라 음식을 레시피대로만 만들게 하면 되는거였어"


벨파스트는 해외요리 잘하는 벨파스트로 진화했다!



"오...."

지휘관이 없는동안에 그래도 음식이 멀쩡해질 가능성이 생겨서 희망을 가진 체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래도 벨파스트가 중앵에 가는데 호위 한명쯤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서 붙은 시리우스였다



(오후, 중앵 모항 회의실)


중앵 함순이들 불러다가 앉혀놓고 인사하는 지휘관


"안녕하세요, 2주간 여기서 여러분들의 지휘관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인님의 전속 메이드인 시리우스 입니다, 호위 담당입니다"


'메이드다' '진짜 메이드야'

시리우스가 신기한 중앵 함순이들


"얼굴은 천천히 익히고, 다들 여깄을때 나한테 궁금한거 물어봐, 나중에 바쁘면 못물어본다..... 그래 거기 손든 너"

"하나즈키입니다, 지휘관님은 로열에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

"나? 밥했는데?"

"네? 밥... 지휘관님이 밥을 말인가요? 옆에 계신분이 안하고요?"

지휘관이 직접 밥을 한다는 말에 웅성대는 중앵 함순이들


"아니... 서류업무는 메이드 애들이 해주는데 로열 밥이 맛이 없어서 조리실에서 같이 밥했지"

"그렇습니다"

옆에서 거드는 시리우스 


"아......"

맛없다는 말에 빠르게 납득하는 중앵 함순이들


"거긴 카레라이스도 없나요?"

"레트로트 3분카레는 있지? 커리라고 하면 치킨 티카 마살라도 있는데"

"그건 인도 요리잖아요"

"자기들이 로열 요리래"


아무튼 양념치킨도 한식이라면 로열 사람들이 많이 먹는 치킨 뭐시기도 로열 요리가 아닐까?

몰?루


"세상에 그런 억지가 어딨단 말인가요"

"말도마라, 얼마전에 3분카레도 모자라서 남은거 서로 가지겠다고 싸움 난 동네야"

"그런 끔찍한데 말고 여기 계시면 안되나요?"

"그런 끔찍한 곳일수록 개선하는 보람이 있지"

이상한 사명감에 불타는 지휘관


"음... 여기서 밥은 안해도 되니 일이 끝나면 첩에게 안기는건 어떻겠느냐?"

"여기서 같이 자는거야"

낮술이라도 한잔 한건지 헛소리 하는 무사시와 시나노


"꼬리털 밀어버리기 전에 조용히 해주면 좋겠어"

"가차없구나"

"애들도 있는거 안보이냐?"


"밥은 저희가 해드릴테니... 저희들 꼬리털을 정리할 시간인데 도와 주시면 된답니다?"

"응? 내가 너희들껄? 뭐? 꼬리털?"
"매일 하는 일이랍니다?"

꼬리를 흔드는 아카기와 눈을 못떼는 지휘관 


"그런 일과는 들어본 적 없다냥"

"또 거짓말인가요?"

불여시년(아카기)이 개소리를 하니 째려보는 꼬마기와 아카시


"생긴지 좀 안됐답니다? 그래서 얼마전에 브러쉬를 사왔는데 기억을 못하는걸까요?"

생긴지 좀 안된(조금전) 일과, 얼마전(어제)


"으음......"

"그러면 처음은 양보해드리죠?"

"네?"

"여기 이 브러쉬를 들고 지휘관님께 꼬리털을 정리해 달라고 하세요"

빌드업을 위해 지휘관의 처음(브러쉬질)을 꼬마기에게 양보해주는 아카기 


".........."

고민하는 꼬마기


(5초 경과)


"해주세요"

지휘관에게 당당하게 브러쉬를 내밀고 꼬리를 들이대는 꼬마기


"...알았어"

'이런적 없었구나'

거짓말인건 알아챘지만 아무튼 자기가 하고싶으니 브러쉬질 시작하는 지휘관


쓱쓱


"부드럽게 잘하시네요, 많이 해보셨나요?"

"처음 하는건데?"

부드럽게 꼬마기 꼬리를 브러쉬로 쓸어주는 지휘관

"재능이 있으신데 계속 여기서 쓰다듬어줬으면 좋겠어요"

"긍정적으로 생각해볼께... 다음은 너냐"

"네?... 네......"

어느샌가 자기도 모르게 꼬마기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마기


쓱쓱


"........윽"

"중간에 걸렸어? 미안"

"아니... 그... 계속해주세요.......콜록"

꼬리가 예민한 부끄러운 아마기


"다다미 바닥은 안되겠다"

"네?"

"털 알레르기는 아닌거같고 다다미 바닥 부서지면서 먼지날려서 기침하는거 같은데"

아마기가 콜록대는걸 보고 원인을 찾다가 바닥을 본 지휘관


"어떻게 그걸"

"지난번에 쟤(꼬마기)하고 장판 위에서 이불깔고 잘때는 멀쩡했잖아, 장판깔던지 마루 깔고 까는김에 난방도 깔고... 아카시 있냐?"


"살꺼냥?"

돈냄새가 나면 언제 어디서나 튀어오는 어둠의 상인 아카시


"씨발 놀래라, 뭐? 그걸 왜 내돈으로 사냐? 니들 돈으로 사야지"


"돈없다냥 돈달라냥"

"그럼 나는 지난번에 바닥난방 깔린 방에 가서 잘테니까 너희들은 오지마"

차가운 지휘관


"살려달라냥... 그것만은 안된다냥 그건 아카시 방이다냥"

"빨리 예산 확보해서 사, 까는거 도와줄테니까"

늦겨울이지만 따뜻한 방을 강탈당한다는 소식에 돌아버릴거같은 아카시



"그 방을 순순히 내놓는게 좋을꺼에요"

"아... 알았다냥"

"그럼 내일 일과는 부지 시찰부터 해야겠네"

"아무데나 깔아도 되는거 아니냥?"

"단열재 떡칠에 보일러 설치도 하고 벽 타공도 해야하는데 안보고 어떻게 하냐"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아'


그와중에도 멈추지 않는 지휘관의 손놀림(꼬리 브러쉬질)에 정신 못차리는 카가였다


(그날 저녁, 중앵 어딘가)


"이게 어떻게 된 일인걸까요?"

아카기 앞을 막는 다이호


"무슨 말인가요?"


"어째서 오늘 오후에 지휘관님을 보는데 저 다이호가 명단에서 빠져있을 수가 있단 말인가요?"

첫날부터 지휘관과의 시간에서 배제되서 실망한 다이호


"지휘관님의 취향을 바탕으로 미리 '선별'하고 가중치를 반영한 다음 그 중에서 공정하게 추첨을 했답니다? 불순분자들은 아예 배제했고요"



"지휘관님의 취향?"

'그건 무슨소리지?'


"지휘관님은 이런 귀와 꼬리를 좋아해서 오늘도 지휘관님께서는 브러쉬로 저희들의 꼬리를 정리해줬답니다?"

쥬스타그램에 지휘관이 중앵 함순이들 꼬리를 브러쉬로 정리해주고 꼬마기를 쓰다듬어주는 사진을 찍어서 올린 비틱 아카기


"...... 잠시만? 그러면 다이호는 목록에 들어가지도 않았다는 말이잖아요!"

앵앵거리는 다이호


"어머, 그렇지는 않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요?"

"지난번에 감히 지휘관님에게 칼을 겨눈 불순분자들은 지휘관님이 오실 때를 맞춰 전부 로열로 보내버렸답니다"

"네? 그게 무슨...."

'칼을 겨눠?'


"감히 지휘관님을 '육군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베어버리려 했다니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요?"

그때만 생각해도 등골이 서늘해지는 아카기



"아니 이 해쯍년들이"

이를 갈아대는 아카기에게 같이 화내주는 다이호


"지휘관님이 친히 자비를 베풀어 2주 동안 로열 음식만 먹는 관대한 처분으로 끝냈으니 감사해야할 따름이지요, 그리고 지휘관님이 좋아하는 동물귀와 꼬리가 있는 분들에게는 각각 3표씩 더 넣었답니다"

은근슬쩍 부정투표를 실토하는 아카기 



"잠깐만요, 그럼 당신은 혼자서 7표잖아요!"

남들 한표넣을때 자기들끼리 7표를 넣은 아카기와 모후모후들(여우귀, 구미호)


"하지만 지휘관님이 좋아하는걸 어떻게 하겠어요, 여기 작은 아마기는 지휘관님이 직접 부른것이랍니다? ㅎㅎ"

다이호 앞에서 사악하게 웃는 아카기


"지휘관님은 꼬리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아마기는 작지 않습니다"


"으......"

속앓이하는 동물귀도 꼬리도 없는 다이호


'이렇게 된 이상... 정면돌파하는 수밖에 없어요'

밤에는 경계가 삼엄할테니 내일 낮에 대놓고 들이댈 계획을 준비하는 다이호였다


계속?


지휘관 침실에 난입하는 난농이 vs 머봉이는 어떨까

중앵에 지휘관 떨궈놓으면 애들 쓰다듬 말고 또 뭘 해야할까 하는 고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