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플이라고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제 성향을 깨우게 된 원인이라 생각이 들어서 써봐요!

때는 제가 호주에 워홀을 떠나 있을 때 였어요 고3의 나이로 수능이고 대학이고 공부는 절대 하기 싫었던 저는 졸업 직전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호주로 나갔고 성인이 되는 순간을 호주에서 보내게 되었죠

친구들이랑 성인도 되었겠다 죽어라 술을 마시고 즐기던 중 같은 한국인인 한 여성분과 대화를 하게 되었어요

예쁘다거나 하는 그런 외적인 요소가 아니라 분위기 자체가 뭔가 가까이 하는 순간 잡아먹힐 것 같다는 이상한 느낌을 주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처음 느껴보는 감각에 호기심이 동한 저는 그 사람과 많은 얘기를 했고 가끔 연락도 하고 만나서 놀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그녀와 단둘이 술을 마시게 되었고 점점 올라오는 취기 탓인지 대화의 수위는 점점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그때 처음으로 sm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녀는 제가 호기심을 가지는 것을 눈치 챘는지 그 이후로 저를 조금씩 자신의 색으로 물들이기 시작했어요

저보다 5살 정도 연상이라는 위치를 이용해 저를 아이 다루듯이 하는가 하면 제 흡연이나 음주 습관에 대해 지적을 하며 못하게 하거나 자신에게 허락을 받으라는 그런 말을 했어요

저는 처음에는 어이가 없었지만 한번 해볼까? 라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수락했고 그 이후로 저는 그녀가 시키는데로 행동했어요

술과 담배를 끊고 어쩔 수 없이 참여해야 하는 술자리가 생기면 허락을 구하고 담배가 너무 피고 싶어지면 애원했어요

한 일주일 가량 술과 담배를 안하면 그녀는 아이에게 칭찬 하듯 제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칭찬을 해줬고 그것이 반복되니 제가 망가지기라도 한 듯이 어느 순간 부터 그녀의 칭찬에 목말라 했어요

제가 그녀의 칭찬에 중독되었을 당시 저는 퇴근 후 맥주가 너무 당겨서 그녀에게 허락을 구했으나 그녀는 들어주지 않았고 반발심이 생긴 저는 그녀 몰래 술을 마시고 취기 탓에 올라오는 흡연 욕구에 담배도 폈어요

그 다음날 그녀는 갑자기 제 자취방에 찾아왔고 식탁에 널브러진 맥주캔과 재떨이에 쌓인 꽁초를 확인한 후 저를 가만히 바라보기 시작했어요

아무런 말도 없었고 그저 무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에서 저는 겁을 먹고 말았어요

158 이라는 엄청 작은 키를 가진 저와 170을 넘기는 키로 힐 까지 신어 명백히 저를 싸늘한 시선으로 내려다 보는 상황에 겁이 났어요

저는 그래서 말을 더듬으면서 사과를 했어요 말 안 들어서 죄송하다고...

그런 저에게 그녀는 그만 만나자는 말을 했어요

이상했어요 분명 사귀는 사이는 커녕 그저 친한 누나 동생 사이였는데 그런 그녀의 말에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을 느꼈어요

그래서 저는 저도 모르게 무릎까지 꿇어가며 그녀에게 빌었어요

그런 저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그녀는 고민하는 듯 싶더니 제 손목을 잡아 침실로 이끌었어요

제 침대에 다리를 꼬고 앉은 그녀는 단호하게 저를 향해 자신의 무릎 위에 엎드리라는 명령만 했어요

강압적이고 어딘가 오만하게까지 느껴지는 그런 분위기에 눌린 저는 몸을 떨면서도 그녀의 명령에 따라 엎드렸고 그녀는 저에게 물었어요

무슨 잘못을 했냐 자기 말이 우습냐 등 저를 향한 책망이 이어졌고 그 상황에 저는 그저 죄송하다며 용서를 구했어요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제 하의를 내려버린 그녀는 아무 예고도 없이 제 볼기를 후려쳤어요

생각보다 더한 고통에 비명이 터지려는 것을 억지로 참고 그녀가 제게 내리는 벌을 묵묵히 받았어요

중간중간 왜 말을 안 듣냐며 이렇게 아이처럼 혼이 나야지만 말을 들을 거냐며 잔소리를 섞어가며 벌을 내리던 그녀는 제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할 때 쯤 손을 멈췄어요

흐느끼는 저를 일으키고 꼭 안아주는 그녀의 온기 탓인지 사춘기 때는 물론 성인이 된 후 한번도 울지 않았던 제가 아이 처럼 울기 시작했어요

그런 제 귓가에 네가 미워서 그런 게 아니야 벌 받느라 무서웠지? 등 따뜻한 말을 속삭이며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그녀의 손길에 저는 알 수 없는 안정을 느꼈어요

그 후 그녀와 저는 연인이 되었고 그 관계 속에서 그녀는 저를 향한 통제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어요

하루 몇시간 운동과 독서, 건강한 식단 등 사소한 것 하나하나 간섭하기 시작했고 저는 그런 지배와도 같은 행동에서 애정을 느꼈어요

더 열심히 실천하고 그런 저를 향한 그녀의 칭찬에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을 느끼던 삶도 잠시

국가의 부름을 받고 저는 군대를 가게 되었고 그 탓에 그녀에게 이별 통보를 받게 되었어요

예상은 했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가슴에 큰 구멍이라도 난 듯이 공허한 감각에 괴로웠어요

자대 배치 후 군생활에 어느정도 적응하니 지독한 외로움과 그리움이 몰려와 끊었던 담배를 다시 입에 무니 눈에서는 눈물만 흘렀어요

불은 이미 붙었는데 우느라 빨아들이지 못한 담배가 자기 혼자 필터까지 다 타서 손에 열기가 느껴질때까지 그저 울었어요

전역을 하고 사회로 다시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도 관계를 오래 유지할 수 없었어요

항상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 부족하고 물 대신 바닷물을 마시는 듯 계속 올라오는 지독한 갈증만이 저를 괴롭혔어요

괴로워서 용기를 내 연락도 해봤지만 이미 번호를 바꾼 후 였고 그녀와 저 사이의 연결 고리는 이제 아무것도 없었어요

괴로움에 방에 틀어박혀 울기만 하고 이런 건 내가 아니라며 부정도 해봤지만 아무 소용도 없었어요

그래서 마음 정리 하고 다시 제 삶을 찾았어요 밥 잘 먹고 운동 하고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