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밤. 악연이 길게 이어져온 밤...

연을 끊듯, 별빛이 솨아- 내려왔다. 


애증의 관계였다.


첫 눈에 반했으나,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 매화검존."

"... 천마."


둘은 말 없이 서로를 응시했다. 긴긴 적막이 감돌고 끝내, 청명이 픽 웃음을 터트렸다.


"화해할래?"

"... 좋다!"


전생의 연은 전생의 연으로 남겨둔 채, 업보는 업보대로 남겨둔 채, 그들은 현재를 살아간다.


이내 청명이 천천히 몸을 밀착했고, 둘의 몸이 풀썩 땅으로 쓰러졌다. 알싸한 매화의 꽃내음이 풍겨왔다.


"사랑해."

"..  나도."


그 이상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들리지도 않는 노래가 들려오는 듯, 곡조에 맞춰 천천히 그들의 몸이 움직였다.


사랑한다 해도 사랑하지 못하던 애증의 관계가 끝나듯...

그들은 하나가 되어 결합했다.


"아아...!"


청명이 천천히 제 허리를 앞 뒤로 튕겼다. 그 작은 움직임에도 세상은 너무나도 황홀해지는 것이니.

세상 참 별거 없다.


천천히 분위기가 고조되고, 그의 몸짓도 점차 가속되고, 그녀의 몸짓도 더욱 애처로워졌다. 

이내 따뜻한 액체가 그녀의 몸 속을 가득 채웠다.


"하아... 하..."


그러나, 정신을 차려보니 청명은 없었다. 정사의 흔적은 남아있음에도...


순간, 천마가 잠에서 깨어났다. 

깨어보니 여전히 세상은 불구덩이였다. 바깥은 마교와 정파의 대립으로 한참이었다.


천마가 중얼거렸다.


"일장춘몽이로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