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아 섬의 생존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루미아 섬 곳곳에 새롭게 설치된 모닥불을 소개 드리려고 합니다. 모닥불은 많은 분들이 짐작하신 것처럼 특별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공간입니다.




모닥불 가까이에 가면 음식 재료를 불에 구워 요리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이터널 리턴의 제작과 요리는 두 재료를 모아서 하나를 완성시키는 1+1 방식이었지만, 모닥불은 재료 하나만 가져와서 불에 구우면 됩니다.


루미아 섬에서 찾을 수 있는 모든 일반(흰색) 재료는 모닥불에 구우면 근사한 요리가 됩니다.


예를 들어, 기본 지급되는 빵은 모닥불에서 구우면 따끈따끈한 토스트가 됩니다.



내부 테스트 때는 아직 아이콘이 안 나와서 임시 이미지를 넣고 테스트를 했었습니다. 다행히 방금 막 아이콘이 완성되어, 따끈따끈한 “따끈따끈한 토스트” 이미지도 소개 드릴 수 있게 되었네요.



(주의: 개발 일지에 등장하는 모든 수치는 변동될 수 있습니다!)


모닥불이 멀리 있는데 인벤토리가 부족하다면 빵과 물을 합쳐 눈물 젖은 빵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회복량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스태미나도 함께 회복 시켜주니깐 초보자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지입니다.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요리 재료인 고기를 모닥불에 가져가면 따끈따끈한 스테이크를 구울 수 있습니다.



그 이외에도 감자, 대구, 마늘 등 음식 재료만 가져가면 뭐든지 근사한 요리가 되는 마법의 모닥불입니다.


모닥불이 너무 멀어서 찾아가기 어렵다면, 간이 모닥불 키트를 이용해 즉석에서 모닥불을 피울 수 있습니다.



간이 모닥불은 모닥불보다 작고 일정 시간 후에 사라지지만, 언제 어디서든 빠르게 모닥불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음식 재료를 모았는데 모닥불까지 가기 귀찮다면, 팀원에게 혹시 간이 모닥불을 가지고 있는 지 물어보면 어떨까요.


기존처럼 여러 재료를 합쳐서 만드는 요리들은 줄어들지만 사라지진 않습니다. 모닥불에 비해서 레시피가 복잡하기 때문에 권장되지는 않지만, 숙련된 플레이어들이라면 요리 경험치와 공간 동선의 이득을 얻기 위해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작식이 좀 더 간단한 요리는 모닥불보다는 조금 아쉬운 수준이지만, 어디서든 만들 수 있습니다.



손이 많이 가는 까다로운 요리는 여전히 살짝 특별한 위치를 가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인기가 줄었지만, 한때 루미아 섬의 필수품이었던 피쉬 앤 칩스는 모닥불을 두 번 거치는 특이 케이스입니다.


많은 재료를 모으는 정성은 특별한 요리를 낳지만,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모닥불 요리에만 집중해도 충분할 것입니다.

그리고 특별한 요리를 만드는 또 하나의 좋은 방법은 특별한 재료를 구하는 것입니다.

이제 감자를 캐다 보면, 10%의 확률로 감자 대신 호박 고구마를 얻게 됩니다.





이 호박 고구마는 모닥불에 구우면 군고구마가 됩니다. 정말 맛있는 군고구마 입니다.



낚시할 때도 10%의 확률로 연어를 잡을 수 있습니다.



연어를 모닥불에 구우면 한 차원 높은 맛을 가진 따끈따끈한 연어 스테이크가 됩니다.



호박 고구마와 연어는 의외성을 가진 히든 재료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는 즐거운 일입니다. 초보자분들도 의외로 요리에 호기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생존 게임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요리가 숙제처럼 여겨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매 판 반복하는 일상적인 루틴에서 히든 재료가 발견되는 순간, 누굴 죽이지 않았는데도 기분 좋은 그런 요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정식 오픈의 목표인 복잡함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음식이라는 컨텐츠가 제시한 방향성은 연계와 활용 이였습니다. 이후 개발 일지들에서 소개할 정제의 방향 중에는 기존 시스템을 빼거나 축소하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모닥불은 오히려 새로운 시스템을 더하면서 요리와 채집, 낚시 등 기존에 따로 놀던 동선을 조금 더 의미 있게 연결하는 방식으로 접근하였습니다.


이제 루미아 섬에서 단 하나의 원리만 기억하면 음식과 관련된 모든 활동에서 큰 문제를 느끼지 않습니다.


“음식 재료를 주우면, 모닥불로 가져가 구워 먹으세요.”


그게 상자에서 찾은 마늘이든, 감자를 채집하던 중 띠링 하는 특별한 소리와 함께 나온 호박 고구마든, 뭐가 되었든 먹을 수 있는 건 그냥 모닥불에 가져가면 된다는 대원칙으로 모두 연결됩니다.


혹시 그 이상의 요리 연구에 흥미가 있다면 복잡한 레시피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간이 모닥불도 전략적으로 사용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쪽은 꼭 신경 쓰진 않아도 되는 추가 선택지 정도가 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실 모닥불을 만들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따로 있습니다. 서바이벌에서 모닥불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일까요.



팀원들이 모닥불 주위에 모여 앉아 있는 한 장면, 이터널 리턴에도 이런 정취 있는 한 장면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팀원들뿐만 아니라 적들도 모일 텐데, 불멍을 하다가 일어나 적을 맞이하는 장면도, 다시 말해 더 넓어진 루미아 섬에서 교전 스팟의 역할을 추가하는 것도 나쁠 건 없습니다.


그럴듯한 모닥불을 만들고 싶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했었는데, 처음 모닥불은 현실 고증이 강한 드럼통 형태였습니다.



요리를 위한 목적에는 무척 부합하지만, 모닥불이란 낭만이 안 산다는 느낌 때문에 장작 형태로 바꿔 봤습니다.


그 후에도 몇 가지 단계를 거쳐 지금의 모닥불이 되었는데, 이것도 최종본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주에는 모닥불 위에 냄비를 올려 봤는데, 불 이펙트가 자꾸 냄비를 뚫고 올라와서 잘 마무리가 안 되었습니다. 불 이펙트를 더 정교하게 짜면 최적화에 나쁜 영향을 미쳐서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요리에 따라 모닥불 이미지가 바뀌는 형태도 꿈꾸고 있습니다.


요리 외에도 몇 가지 모닥불의 부가 효과가 주어집니다. 모닥불 옆에서 휴식하면 체력이 더 빨리 회복 되고 가벼운 버프를 얻는 방향으로 고민 중이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동안은 대체로 게임에 기능이 시급히 필요해서 일단 만들면서 어떻게 표현할까를 고민했었는데, 모닥불은 거꾸로 감성적인 한 장면(Scene)을 꿈꾸며 시작해서 요리와 채집, 낚시 등 여러 가지 시스템과 어떻게 연결할지를 고민했던 케이스였습니다.



비슷하게 조금 더 감성을 살려보고 싶었던 요소로 루미아 섬의 밤이 조금 더 어두워집니다.


▼ 지금 루미아 섬의 밤


▼ 좀 더 어두워진 밤 (임시 이미지)


게임에 집중하다 보면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 순간적으로 헷갈릴 때가 있는데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른 느낌이 들고, 시야가 좁아지는 밤에 조금 더 가슴 졸이는 느낌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위 두 이미지의 시야 범위는 완전히 동일하고 명암만 조절되었습니다.


오늘은 모닥불과 음식, 히든 재료 시스템에 대해 소개드렸습니다.


모닥불에서 맛있는 고기를 구워 먹으려면 얼른 사냥을 시작해야겠죠? 그래서 다음은 야생 동물의 변화에 대해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다음 개발 일지도 기대해 주세요!


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개발 일지는 5월 23일(화) 공개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