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익히 알고 있기로는 북한은 이스라엘을 국가로 승인하지 않고 팔레스타인만을 승인하고 있다고 알고 있음.


위키백과는 물론 나무위키도 그렇게 서술하고 있음.


그런데 "조선중앙년감"을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름.


국회전자도서관에 자유롭게 공개된 "조선중앙년감" 중 가장 마지막 해인 1980년판을 보면 북한이 국가로 승인하지 않는 대만은 아예 언급조차 되고 있지 않음.


다만 당시에는 영국령이었던 홍콩과 포르투갈령이었던 마카오는 서술되고 있음.


하지만 홍콩의 중심지를 "수도"가 아닌 "행정중심지"라고 쓰면서 홍콩이 국가가 아님을 명확히 하고 있음.


당시에는 독립 이전이었던 브루나이도 "수도"가 아닌 "행정중심지"라는 표현을 사용함.


역시나 당시에는 독립 이전이었던 나미비아 역시 "수도"가 아닌 "행정중심지"라고 표현됨.


하지만 1976년에 북한이 국가로 승인한 서사하라는 "수도"라는 표현을 쓰고 있음.


지도상으로도 서사하라 수도 엘아윤에는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지만,


나미비아 수도 빈트후크에는 검은색이 칠해지지 않았음.


이러한 점을 봤을 때 북한은 자신들이 국가로 승인한 곳에만 "수도"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음.


그렇다면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을 수도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텔아비브를 "수도"로 표현하고 있음.


내용에서도 어찌 됐건 "나라"라는 표현이 등장함.


오히려 이 시기엔 팔레스타인이 등장하지도 않음.

(아마 1988년 PLO의 독립 선언 이후 국가로 승인한 것으로 보임.)


지도상으로도 (뭉개져서 잘 보이진 않지만) 까만 점이 있음.


심지어 1969년판을 보면 이 때까지는 수도를 예루살렘으로 규정하고 있었음.


현재의 외무성 홈페이지에서도 "아랍지역나라들"에 "이스라엘"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음.


(푸에르토리코가 보이기는 하는데 이건 좀 예외적인 경우임.)


마찬가지로 북한 중학교 3학년 지리 교과서에서도 "서남아시아나라들"에 "이스라엘"이 들어가 있음.

(이 교과서에서 "나라들" 항목에는 속령은 제외되어 있음.)


면적이나 인구도 따로 제시되어 있음.



한편 이스라엘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북한을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수립한 적이 없는 나라"라는 범주에 넣은 걸 볼 때 이스라엘도 북한을 국가로는 승인하는 모양인 듯?


만일 북한을 국가로 승인했다면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이 기점이지 않을까 싶음.


다만 대만도 같은 색깔로 표시되어 있는 걸 보면 국가 승인과는 무관한 지도일 수도 있음.


이스라엘도 엄연히 1992년 이후 중국과 수교 중이라 대만을 국가로 승인할 수 없는 상황임.


다만 수교 이전에도 이스라엘은 중국을 1950년부터 승인해 왔기 때문에 중화민국과는 1992년 이전에도 수교한 적이 없음.



결론


1. 북한은 이스라엘을 적대하기는 하지만 국가로는 승인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2. 북한은 현재 이스라엘의 수도를 예루살렘이 아닌 텔아비브로 간주한다.

3. 이스라엘도 북한을 국가로 승인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닐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