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6일 의암호 참사 당시,

가장 아래 강바닥 돌밭으로 열리는 의암호 수문에 휩쓸리고도

13km를 더 떠내려가서 구조되신 곽원복(69)씨의 인터뷰입니다.


죄책감에서 부디 벗어나시길...


곽원복(69)씨는 지난해 8월 발생한 의암호 참사의 유일한 생존자다.당시 곽원복씨는 의암댐 수문을 통과해 13㎞를 떠내려가고도 큰 부상없이 구조돼 ‘의암호의 기적’이라고 불렸다.사고 당시 상황을 강원도민일보에 단독으로 전해 전국적인 화제를 낳기도 했다.사고 후 1년,곽원복씨는 ‘혼자만 살았다’는 미안함과 동료들을 잃은 슬픔에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본지는 1년 만에 다시 그를 만났다.그간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곽씨의 까맸던 머리가 하얗게 셌다.

-의암호 참사 1년.어떻게 지냈나.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는 않는다.사고 이후 처리문제로 시청과 관련기관을 찾아다니느라 바빴다.병원도 다니고 있다.동료들 다 죽고 혼자 살아남은 게 너무 미안했다.특히 아직 구하지 못한 실종자만 생각하면 가슴에 눈물이 맺힌다.같이 입사해 서로 형동생처럼 지내던 사이였는데 아직도 어디 있는지 모르니 애석하다.요즘 너무 보고 싶어서 주말마다 의암호에 가 못하는 낚시를 하고 있다.혹시라도 있을까 하는 마음에 해가 질 때까지 강변만 바라보고 있다.”

-후유증이 심한데 산재 인정도 제대로 못 받았다고 들었다.

“사고 이후 몸이 망가졌다.눈이 항상 충혈돼 있고 계속 눈물이 나온다.약도 소용이 없다.병원에 가도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비뇨 관련 문제도 생겼다.소변을 볼 때 대변 증상을 느낀다.변기 없이는 볼일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이 부분에 대해 시와 근로복지공단에 말했는데 사고와의 인과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나이가 들어서 그런 거라고 했다.산재로 인정받은 부분은 정신적 트라우마 하나다.업무로 인해 평생 장애를 갖고 살아야 하는데 이런 취급을 당하니 너무 억울하다.”

-보상 관련해서도 문제가 많았는데.

“시에서 위로금 1750만원을 줬다.경상자로 분류돼 시 지침 때문에 이것밖에 못 준다고 했다.죽다 살아나고,후유증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한테 적절하지 못한 대우인 것 같다.시민 성금의 불투명한 운영도 문제가 있다.시민들이 우리를 위해 모은 돈이기 때문에 어떻게 쓰였는지 궁금해 물어봤다.시에선 사랑의열매 관할로 넘어갔다고 하고,사랑의열매 측에선 시가 관리한다고 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무엇인가.

“춘천시에서 안전 문제에 소홀했다.기간제 근로자만 투입시켜 놓고 알아서 하라고 했다.안전교육 같은 건 전혀 없었다.5명의 근로자는 비가 오든,눈이 오든 위험한 순간에도 일했다.결국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 터지고 말았다.잃지 않아도 되는 친구들을 떠나보내야 했다.지금이라도 안전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매주 한 번씩이라도 안전교육 관련 집체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또 기간제 근로자만 투입할게 아니라 공무원들도 현장에 배치해 바로 대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다시는 의암호 참사와 같은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정리/양희문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www.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