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안가보고 쓰는 글 시리즈 하나 더 추가.. 도지챈에 필리핀 가보신 분은 많을 것 같은데 막상 전 안가봤음 ㅋㅋ;

루손섬에 위치한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는 도시권 인구 2400만 명으로 인구 기준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들 중 하나로, 마닐라만과 베이 호수 Laguna de Bay 사이 지협(?)에 위치한 천연의 양항良港. 위치가 워낙 좋은 항구다 보니 오랜 옛날부터 사람이 살았는데 현재의 마닐라시는 1571년 스페인인들에 의해 세워져 필리핀의 수도가 되었고, 갤리온 무역의 중심지로 번영을 누림. 이후 필리핀이 독립한 지금도 수도이자 필리핀의 압도적인 제1도시로 정치 및 경제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음.

스페인 시기 마닐라의 행정구역은 구시가지 성벽 안쪽으로 작은 편이었으나 미국 지배 시기 시역이 확장되었으나 그리 큰 면적은 아니었음. 2차대전으로 도시가 파괴된 이후 필리핀은 1948년 마닐라 북동쪽에 신도시 케손시티를 건설해 수도를 옮겼고, 다른 위성도시들도 점차 큰 도시로 성장하게 되었음. 이후 1975년 필리핀 정부가 마닐라와 케손시티, 위성도시들을 묶어서 수도권 National Capital Region, 일명 메트로 마닐라 Metro Manila 라는 새로운 광역행정구역을 만들면서 다시 마닐라가 수도가 됨. 다만 광역행정구역이라고 해도 자치단체는 아니고 우리나라 특별시처럼 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모양.. 더불어 하위 행정구역들은 구가 아니라 시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마닐라시도 수도권을 구성하는 시 중 하나.

1948년 필리핀이 독립한 무렵 마닐라의 인구는 98만 명이었는데, 現 행정구역 형태가 갖춰진 1975년 메트로 마닐라의 인구는 497만 명으로 늘어났고 2000년대에는 천만 도시가 되었음. 2020년 인구조사에 의하면 메트로 마닐라의 면적은 620km², 인구는 1348만 4462명으로 면적은 서울과 거의 비슷하지만 인구는 더 많은 편. 우리나라 동에 해당하는 바랑가이 단위로 보면 마카티나 문틴루파의 커다란 게이티드 커뮤니티들은 인구밀도가 km²당 1천 ~ 3천명대로 서울보다 굉장히 여유로운 편이지만, 몇몇 슬럼 지역에선 인구밀도가 km²당 20만명 이상까지 치솟기도 해서 편차가 굉장히 큼.

※ 시 나열 순서는 마닐라시부터 출발해서 북 → 남으로 나열함니다

마닐라 Manila

면적 42.9km², 2020년 인구 1,846,513명. 시의 면적은 평창동 뺀 서울 도심 3구와 비슷해서 그렇게 넓진 않은데 km²당 인구밀도가 4만 명이 넘어가서 인구는 굉장히 많음 ㅋㅋ; 이름 그대로 메트로 마닐라에서 전통적인 도심부분에 해당하는 지역이라 할 수 있을 듯. 마닐라시 자체는 인트라무로스, 에르미타, 말라테, 톤도... 등의 16개 구로 나뉘는데 구별 크기 편차가 굉장히 심한 느낌.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은 파시그강 남쪽의 인트라무로스 Intramuros 구로, 면적 0.67km², 인구 6,103명의 자그마한 구지만 마닐라에서 처음 도시가 형성된 지역. 인트라무로스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요새도시로 구 최북단 강가에는 산티아고 요새가 위치해 있고, 그 아래쪽에는 스페인인들이 지어놓은 구시가지가 있음. 라틴아메리카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당이 있는 광장과 직각으로 된 가로망이 여기서도 나타나는 듯. 짤은 고풍스럽지만 사실 도시 자체는 2차대전 때 상당부분 파괴되었었다고.

강 북쪽의 키아포 Quiapo 나 비논도 Binondo 같은 구들은 도시 중앙에 위치해 전통적인 도심 지구인 모양? 필리핀 경제는 화교가 주름잡고 있는 걸로 유명한데 도심의 비논도에 커다란 차이나타운이 위치해 있는 모습.

시 동쪽엔 필리핀 대통령궁인 말라카냥궁 Malacañang Palace 이 위치해 있...는데 스트리트 뷰로는 나무가 우거져서 잘 안 보임.

강 남쪽의 에르미타 Ermita나 말라테 Malate 같은 동네는 위뷁에 의하면 2차대전 이전엔 부유한 교외 지역이었다가 전쟁으로 작살난 이후 상업 지구로 변모했다고 함. 말라테는 한국인이 많은 지역 중 하나라는데 음...... :/

마닐라시 북서쪽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항구이자 세계 최고 양항 중 하나인 마닐라항과 동남아시아 최대 슬럼(...) 톤도 Tondo가 위치해 있는 모습. 톤도구는 8.65km² 면적에 654,220명이 거주해 마닐라시에서 인구가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ㅡ 시 전체 인구의 35% ㅡ 구이기도 함.

나보타스 Navotas

면적 10.8km², 인구 247,543명. 마닐라 서북쪽 해안가, 톤도 바로 위쪽에 있는 시로 캐릭터(?)도 거의 공유하는 느낌.. 시의 대부분 지역은 집들로 빽빽히 들어찬 섬들로 이루어져 있음. 나보타스항은 동남아시아 최대의 어항漁港으로 필리핀의 어업수도라 불리우며, 또한 수많은 소규모 조선소들이 강을 따라 위치해 있다고.

말라본 Malabon

면적 15.7km², 인구 380,522명. 나보타스 동쪽에 있는 시로 이곳 역시 저지대에 위치한 인구밀집 지역으로 어업이 발달함....은 유사한 특징인 모양. 나보타스가 항구라면 여기는 큰 수산시장이 있다고 함.

발렌수엘라 Valenzuela

면적 47.0km², 인구 714,978명. 메트로 마닐라 북서쪽 외곽에 있는 시로 대체로 주거지역과 공업지역..? 북쪽 외곽으로 갈수록 공장이 많아지는 느낌인데... 불규칙한 도로망 가운데 농지와 주택지, 공장과 슬럼이 중구난방으로 뒤섞여 있는 느낌. 

마닐라에서 루손섬 북쪽으로 빠져나가는 고속도로는 이 시를 거쳐감: 여기서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불라칸 Bulacan 주.

칼로오칸 Caloocan

면적 55.8km², 인구 1,661,584명으로 메트로 마닐라에서는 인구가 많은 편인 도시. 메트로 마닐라 북쪽 끝에 위치해 있음. 시역이 남북으로 뚝 끊겨 있는데 원래는 이어져 있다가 남동쪽이 케손시티로 떨어져나가면서 끊겼다고 함. 전반적으로 주거지역이긴 해 보이는데... 도심과 가까운 남쪽이 나름 번화한 편이라면(?) 북쪽은 그냥저냥 주택가인 모양.

케손시티 Quezon City

면적 161.1km², 인구 2,960,048명으로 행정구역상 필리핀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시. 마닐라 북동쪽에 위치해 있음. 1939년 과밀한 구도심을 대신해 새로운 필리핀의 수도로 건설된 도시의 이름은 당시 대통령인 마누엘 케손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으며, 1948년 정식으로 필리핀의 수도가 되었음. 케손의 유해가 안치된 메모리얼 서클과 필리핀 하원 및 부통령궁, 필리핀 국립대 등이 여기 위치해 있다고 함.

인구가 가장 많은 시인 만큼 주거지역으로서의 모습도 다양하게 나타나는 듯..? 비교적 부유한 사람들이 거주하는 게이티드 커뮤니티와 나름 잘 구획된 신도심 근처 주택가, 도시의 빈 틈을 구석구석 채우는 슬럼들이 보이는 느낌

시 북쪽은 녹지대가 보전되어 있음. 마닐라의 식수를 책임지는 라메사 La Mesa 댐이 위치.

마리키나 Marikina

면적 21.5km², 인구 456,059명. 케손시티 동쪽에 있고 메트로 마닐라에서도 동쪽 끝에 있는 도시. 스트리트뷰로 보면 그냥 주거지역 같은데 영위백에 의하면 신발산업이 유명하다고.

파시그 Pasig

면적 31.0km², 인구 803,159명. 역시 메트로 마닐라 동쪽에 위치한 시로 동쪽의 리살 Rizal 주와 맞닿아 있으며, 과거엔 리살 주의 주도였다고 함. 도시는 대체로 외곽의 주거 지역이고 공장도 뜨문뜨문 보이는 것 같은데...

구를 동서로 반갈하는 마리키나강 서쪽은 마닐라의 업무지구 중 하나인 오르티가스 센터 Ortigas Center 를 포함하는 나름 번화한 지역..? 주변으로는 아래 짤처럼 외부인들이 못들어가는 게이티드 커뮤니티들이 위치해 있음.

산후안 San Juan

면적 5.95km², 인구 126,347명으로 규모는 다소 작은 도시. 마닐라 중앙에 위치해 있으며 도시 서쪽은 구시가지고 동쪽은 상업지구와 게이티드 커뮤니티들로 구성된 느낌. 도시 면적 5.95km²는 필리핀의 모든 시를 통틀어 가장 작다고 함 ㅋㅋ; 1896년 필리핀 독립군이 스페인을 상대로 첫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곳으로, 피나글라바난 Pinaglabanan 기념관이 이를 기리기 위해 지어져 있다고 함.

만달루용 Mandaluyong

면적 21.3km², 인구 425,758명. 산후안 바로 남쪽에, 메트로 마닐라 전체로 보면 역시 중앙에 위치한 시. 여기도 서쪽은 비교적 오래된 시가지 같고... 동쪽은 아까 파시그에서 나왔던 오르티가스 센터의 서쪽 부분으로 고층빌딩이 즐비한 업무지구와 몇몇 게이티드 커뮤니티들이 위치. 아시아 개발은행이 여기 소재해 있다고 카더라

마카티 Makati

면적 21.6km², 인구 629,616명. 만달루용 남쪽, 메트로 마닐라 전체로 보면 중앙에서 약간 남쪽에 위치한 시로 딱 보면 알겠지만(...) 메트로 마닐라 최대 업무지구라고 카더라. 2차대전 때까진 비행장이었다가 비행장이 철수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고, 60년대 후반부터 주요 은행과 기업이 밀집한 주요 업무지구로 성장했다고 함. 여기가 필리핀에서 1인당 소득이 가장 높은 시라고.

여기도 주거지역은 외부 출입이 통제되는 게이티드 커뮤니티들이 많이 있음: 포브스 파크나 다스마리냐스처럼 유명한 부촌들도 이 시에 위치한 게이티드 커뮤니티. 구 외곽 쪽으로 나가면 평범한 주택가들도 슬슬 보이는 듯.

파테로스 Pateros

맨 위 지도에서 마카티와 타기그 사이를 보면 무언가 자그마한 행정구역이 하나 있는데 메트로 마닐라에서 유일하게 시가 아닌 군인 파테로스임. 면적 1.76km²에 인구 65,227명으로, 사실 크기가 작아서 그렇지 인구밀도는 km²당 3만 명이 넘어감(...). 오리 사육으로 유명하다고 하며, 지금은 시 승격을 추진 중이라고.

타기그 Taguig

면적 53.7km², 인구 886,722명. 마닐라 동남쪽 베이 호수에 맞닿아 있는 시로, 원래는 어촌 마을이었으나 지금은 대체로 주거지역인 듯..? 구 중앙을 지나가는 고속도로를 기준으로 동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 뵈는데 동쪽 지역은 일부 깔끔한 아파트도 있지만 다소 환경이 좋진 않아 보이는 느낌..

한편 고속도로 서쪽의 포트 보니파시오 Fort Bonifacio 는 원래 군사기지가 있던 곳인데 90년대에 군사기지 규모를 대폭 줄이고 그 자리에 보니파시오 글로벌 시티 Bonifacio Global City 라는 신도심을 건설하기 시작해 마닐라의 새로운 주요 업무지구로 자리잡았다고. 제가 올린 맨 위 지도에선 여기가 마카티로 표시되어 있는데... 사실 신도심이 건설되자 이 곳의 관할권을 두고 타기그와 마카티, 파테로스가 서로 싸우다가 2017년 법원이 타기그 손을 들어줬다고 함 ㅋㅋ

파사이 Pasay

면적 14.0km², 인구 440,656명. 마닐라 바로 남쪽에 위치한 도시로 시 동남쪽 부분에는 마닐라의 관문인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이 위치해 있고, 해안가 쪽에는 대형 쇼핑몰과 호텔 등이 위치한 수변지구(?)가 조성되어 있는 듯....?

파라냐케 Parañaque

면적 47.7km², 인구 689,992명. 파사이 남쪽에 위치해 있는 시. 위백에 의하면 해안가에 관광단지와 업무지구를 만들고 있다고 되어 있는데 스트리트뷰로 보면 다소 휑한 느낌이고... 내륙은 대부분 다양한 형태의 주거지역 같음.

라스피냐스 Las Piñas

면적 32.7km², 인구 606,293명. 메트로 마닐라 남서쪽 끝에 위치한 시로 여기서 더 내려가면 카비테 Cavite 주와 이어짐. 대충 느낌은 교외 주택가 느낌... 여기도 게이티드 커뮤니티가 많아 보이는 느낌.

문틴루파 Muntinlupa

면적 39.75km², 인구 543,445명. 마닐라 최남단에 위치한 시로 동쪽으로는 윗짤에 보이는 베이 호수와 접하고 있고,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라구나 Laguna 주로 이어짐.

마닐라에서 가장 외곽에 있는 시지만 시 서쪽의 알라방 Alabang 지역은 꽤 번화한(?) 지역. 인근에는 아얄라알라방 Ayala Alabang 처럼 커다란 게이티드 커뮤니티들이 위치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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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며 느낀 점: 쇼핑몰과 게이티트 커뮤니티가 참 많은 느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