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ㅡ 히브리어로 예루샬라임 ירושלים, 아랍어로는 알 쿠드스 القدس ㅡ 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수도...라고 주장하는 도시로 레반트의 유대산맥(혹은 칼릴산맥) 꼭대기에 위치한 도시. 도시는 4000여년 전 이집트 중왕국 시기 문헌에 언급될 정도로 역사가 오래되었는데, 유대교에서는 고대 이스라엘 왕국의 수도로 솔로몬 왕이 성전을 세운 곳이고, 기독교에서는 예수가 부활한 곳이고, 이슬람에서는 무함마드가 하늘로 승천해 예언자들을 만나고 돌아온 곳으로 세 종교의 성지로 유명한 곳. 예루살렘 구시가지에는 통곡의 벽과 알 아크사, 성묘 교회처럼 세 종교의 성지들이 집중되어 있고, 때문에 많은 순례객들이 (지금은 못 가겠지만 ㅋㅋ;) 도시를 찾고 있음.

1947년 UN이 팔레스타인을 분할할 때 예루살렘은 국제도시로 설정되었는데, 곧바로 제1차 중동전쟁이 발발하면서 도시는 요르단령의 동예루살렘(구시가지 포함)과 이스라엘령의 서예루살렘으로 분할되었다가, 1967년 6일 전쟁으로 이스라엘군이 동예루살렘을 점령하면서 도시 전체를 이스라엘이 통제하게 되었음.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 외곽에 영유권을 확고히 하고자 '고리 모양 지역'이라 일컬어지는 정착촌들을 박아넣었는데 요건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는 부분. 이스라엘은 1980년 예루살렘 법을 통과시켜 동서 예루살렘 전체가 이스라엘의 수도임을 확고히 명시했는데, 사실 그 이전인 60년대부터 국회(크네셋)와 정부 기관 등을 이전시켜 도시는 이스라엘의 수도 기능을 하고 있음. 한편 1994년 자치정부를 세운 팔레스타인 측도 동예루살렘이 팔레스타인의 수도임을 주장하고 있는데... UN은 47년에 부여한 국제도시 지위가 유효하다고 보아 두 주장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고.

현재 예루살렘의 인구는 90만 명 정도인데, 인구 중 대략 60%는 유대인, 40%는 아랍인으로 구성되어 있음. 이스라엘 제1의 도시인 텔아비브와 대조적으로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데, 예루살렘의 경우 유대인 인구의 절반 정도는 하레디로 구성되어 있음. 한편 아랍인들의 경우 과거 예루살렘 인구가 몇만이던 시절엔 기독교도 비중이 상당했지만, 지속적으로 도시가 확장되며 주변 농촌에서 무슬림 인구가 유입됨에 따라 지금은 대다수가 무슬림. 이들 민족들은 서로 섞여 살지 않고 분리되어 있는 경향이 짙은데, 서예루살렘에는 유대인이, 동예루살렘에는 아랍인이 인구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동예루살렘 곳곳에 유대인 정착촌들이 분포하고 있는 모양새. 유대인들만 살펴보면 도시의 북쪽에는 하레디가, 남쪽에는 비(非)하레디 유대인들이 거주하고 있음.

현재 예루살렘 시의 행정구역은 7개 구 רובע 로 이루어져 있는데 구글링해도 나오는 결과물이 거의 없는 걸 보면 단순한 행정적 구분에 가까운 듯 ㅋㅋ; 각 구 나열 순서는 위 그림처럼 시계 반대 방향으로 감 ㅇㅇ

※ 아래 문단들의 각 구의 면적과 인구는 Citypopulation.de에 올라와 있는 집계구별 통계와 예루살렘 시 홈페이지피셜 행정구역도를 참조해서 계산함. 근데 일부 지역은 집계구와 행정구 경계가 안 맞는 경우들이 있어가지고 유의 필요..

* * *

1. 중구 רובע מרכז

면적 약 9km², 인구는 13만 명(2019)으로 동쪽의 성벽으로 둘러싸인 구시가지와 서쪽의 예루살렘 도심부, 그리고 몇몇 주변 지역들로 구성되어 있음. 예루살렘의 종교적 성지들은 대부분 여기 위치해 있고, 구의 서쪽 지역에는 도심부와 더불어 이스라엘 국회인 크네셋(짤3)을 비롯해 각종 관공서들이 모여 있는 듯.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대략적인 지도

바위의 돔 이미지 출처

도시의 중심인 예루살렘 구시가지는 면적 0.95km²로 동 하나 크기지만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 성지가 모여 있는 곳. 구시가지는 크게 무슬림 구역과 기독교도 구역, 유대인 구역과 아르메니아인 구역의 4개의 구역으로 구분되는데 현재는 무슬림 인구가 많은 편. 위 지도에도 보이듯 작은 시가지 안에 정말 다양한 종교 관련 유적들이 모여 있는데... 짤 1~3에 보이는 것은 순서대로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과 이슬람 성지인 바위의 돔, 기독교 성지인 성묘 교회인데 워낙 유명한 장소들이니 자세한 설명은 패스. 막짤에도 보이듯 구시가지 안쪽은 전반적으로 도로가 좁고 건물들이 굉장히 빽빽히 들어서 있는 편임.

구시가지 주변은 67년 이전 동예루살렘에 속했던 지역으로 현재도 아랍인이 인구 다수를 이루고 있음. 풍경은 다소 달동네삘.. 작년에 이스라엘 정부의 아랍인 동네 강제철거 문제에서 촉발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 건데 해당 사건의 배경이 이 지역.

구시가지 서쪽은 예루살렘의 도심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시온 광장과 야파 대로, 킹 조지 거리 사이의 '삼각형(하메슐라시)' 지역이 도시의 중심부라고 카더라. 중심부에는 보행자 거리가 조성되어 있음. 좀 더 서쪽으로 가면 마하네 예후다 시장이라는 커다란 재래시장이 위치.

구의 서쪽 끝에는 이스라엘 국회와 이런저런 정부 기관들이 위치해 있는데 블러처리가 아주 잘 되어 있음 ㅋㅋ

구의 북쪽 부분은 하레디 동네. 집들이 굉장히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길거리의 특유의 동유럽 복장(?)을 한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걸 볼 수 있음. 요런 지역들은 저층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인구밀도가 km²당 4만~5만명 찍음 ㅋㅋ

* * *

2. 알로님 구 רובע אלונים

면적 14km², 인구 약 11만 5천 명. 시 북쪽에 위치한 구로 대체로 하레디 거주지역으로 이루어져 있음. 막짤 오른쪽에 보면 고층빌딩이 서 있는데 하레디 동네들 사이로 첨단산업들이 모여있는 작은 산업단지가 있음 ㅋㅋ;

구의 남서쪽에는 新 텔아비브-예루살렘 철도의 종점으로 2018년 예루살렘 이츠하크 나본 역이 새로 세워졌...는데 스트리트 뷰 이미지에선 공사가 덜 된 모습 ㅋㅋ 역 주변에는 버스터미널(오른쪽 큰 건물)도 있고 나름 번화한 모양새.

구의 북쪽 지역은 동예루살렘 영역에 속하는데, 언덕 위로 라모트 알론처럼 커다란 유대인 정착촌들이 조성되어 있음. 물론 여기 거주하는 사람들도 주로 하레디.

* * *

3. 서구 רובע מערב

면적 21km², 인구 약 14만 5천 명. 예루살렘 서쪽에 있으며 시내 서쪽의 키르야트 하요벨, 바이트 베간 등의 동네를 포함함. 예루살렘의 구들 중에선 유일하게 전체가 서예루살렘 지역 안에 들어간 구로, 구 전역이 유대인 다수 지역. 녹음이 우거진 단독주택가에서 고층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이런저런 주거지역들이 위치해 있는 듯.

구의 명소(?)로는 헤르츨 언덕이라는 언덕이 위치해 있는데 홀로코스트 추모관인 야드 바솀(짤1), 이스라엘 국립 묘지, 광장 등이 위치해 있음. 구의 변두리에 위치한 에인 케렘(짤2)이란 마을도 세례 요한의 탄생지로 교회들이 모여 있는 기독교 성지인데, 예술인들이 모여들고 카페 등이 위치해 있는 그런 분위기에 동네인가 봄 ㅋㅋ

* * *

4. 오라님 구 רובע אורנים

면적 22km², 인구 약 9만 7천 명. 시내 남쪽의 레하비아, 카타몬 등의 동네를 포함함. 구의 대부분은 유대인 거주 지역. 여기도 주거지역이 많은 편인데 여태까지 봤던 동네들보다 나무도 많아 보이고 좀 더 깔끔한 느낌..? ㅋㅋ

구 남동쪽의 탈피요트 지역에는 트럼프 때 이전해와 논란을 빚은 미 대사관이 위치해 있음. 갑자기 생겨난 건물은 아니고 원래 미 영사관이었던 곳을 대사관으로 바꾼 것 ㅇㅇ (짤은 영사관 시절) 

구 외곽에는 대형 쇼핑몰과 스타디움, '예루살렘 성서 동물원'이라는 이름의 동물원 등이 위치해 있음.

이 구에서는 남쪽의 베이트 사파파라는 지역이 동예루살렘에 속했던 지역. 여기도 아랍인들이 인구의 주를 이루고 있음.

* * *

5. 남구 רובע דרום

면적 21km², 인구 약 12만 4천 명으로 예루살렘 동남쪽에 위치함. 구 북서쪽 끝의 탈피요트 지역에는 커다란 산업 단지가 있는데 내부에 군데군데 대형 쇼핑몰들이 들어와 있는 모습. 구의 나머지 지역은 동예루살렘에 속하는 아랍인 거주 지역들로 이루어져 있음.

물론 여기도 (월경지인) 길로나 하르 호마처럼 군데군데 유대인 정착촌들이 분포함. 사실 인구만 보면 정착촌 쪽이 더 많음(구 인구의 60% 정도)..

* * *

6. 동구 רובע מזרח

면적 11km², 인구 약 11만 9천 명. 예루살렘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예루살렘 성이 위치한 시온산 건너편의 올리브산이 위치한 지역. 이름 그대로 동예루살렘에 속해 있는 지역으로 대부분 지역은 아랍인 거주 지역임.

이 구에 위치한 스코푸스 산에 1918년 세워진 이스라엘 최고最古의 대학인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짤1)이 위치함. 스코푸스산은 1949년 예루살렘이 동서로 나누어졌을 때 대학이 위치한 점을 감안해 동예루살렘이 아닌 중립 지대로 설정되었지만... 실제로는 67년까지는 서예루살렘 정부 청사 쪽에 있는 캠퍼스를 이용했다고 함. 한편 히브리 대학과 서예루살렘 사이의 '프랑스 언덕' 지역은 67년 이후 유대인 정착촌이 들어섰는데(짤2), 이러한 정착촌 인구는 구 인구의 15% 정도를 차지함.

* * *

7. 북구 רובע צפון

면적 23km², 인구 약 20만 5천 명으로 예루살렘 북쪽 끝에 있는 구. 구 전체가 동예루살렘 지역에 위치해 있고, 슈아파트 같은 아랍 지역들을 포함함. 북쪽으로는 팔레스타인의 실질적 수도 역할을 하는 라말라와 맞닿아 있는 지역. 더불어 이스라엘이 지배하는 영토 내에서 유일하게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슈아파트 난민 캠프)가 위치해 있는 곳이기도 함.

여기에도 피스가트 제에브와 네베 야아코브처럼 유대인 정착촌들이 위치해 있음: 대충 구 인구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

구의 북쪽에는 예루살렘 국제공항이 1924년부터 2000년까지 위치해 있었음. 공항은 2000-05년의 2차 인티파다 때 치안 불안으로 폐쇄되어 현재 군 비행장으로만 이용되고 있는데, 이스라엘 정부가 최근 공항 부지에 새로운 정착촌을 계획하였으나 바이든 행정부의 압력으로 일단 엎어졌다고. 공항 근처에는 공단이 위치해 있음.

도시의 외곽에서 가장 눈에 띄는 구조물은 2002년부터 이스라엘 정부에 의해 건설된 분리 장벽. 장벽은 총 700km에 달하는 서안 지구 장벽의 일부로 예루살렘의 경우 시의 북쪽·동쪽·남쪽 경계가 모두 장벽으로 가로막혀 있음. 이스라엘이 설정한 예루살렘 시역 내에서도 카프르 아캅과 슈아파트 난민캠프처럼 장벽 바깥에 위치한 지역도 일부 존재하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