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의 내용은 대체로 위키백과와 구글 검색결과를 참조하여 작성되었읍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인민궁전

루마니아 동남부에 있는 부쿠레슈티는 루마니아의 수도이자 최대의 도시로, 발칸반도에서 이스탄불과 아테네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도시. 왈라키아의 너른 평야에 위치한 도시는 다뉴브강의 지류인 듬보비차 강을 끼고 있으며, 헤러스트러우 호수를 비롯한 여러 호수들이 북쪽으로 도시를 길게 둘러싸고 있음. 도시는 전간기 지어진 예술적인 건축물들로 인해 작은 파리(Micul Paris) 혹은 동방의 파리(Parisul Estului)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함.

도시의 이름은 1459년 역사에 처음 등장하는데, 그 유명한 블라드 드러쿨레아가 살았던 성의 이름으로 언급되었다고. 1659년 오스만은 왈라키아 공국의 수도를 부쿠레슈티로 옮겼고, 1862년 왈라키아와 몰다비아 공국이 합쳐져 루마니아 연합공국이 되면서 도시는 전 루마니아의 수도가 되었음. 19세기 후반부터 전간기에 이르기까지 부쿠레슈티는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도시는 화려한 건축물들로 명성을 얻었으나, 1977년 규모 7.5의 대지진이 도시를 강타하자 차우셰스쿠 정부는 안전을 구실로 구시가지에 대한 대규모 철거를 감행하였다고 함. 한편 20세기 중반 이래 교외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blocuri)가 조성되어 현재도 많은 시민들이 거주하고 있음.

[자료]

2021년 인구조사에서 부쿠레슈티의 인구는 171만 명으로 루마니아 인구의 9%를 차지했으며, km²당 인구밀도는 7천 명에 달했음. 한때 공산주의 시절에는 인구 200만을 넘기기도 했지만 1990년대 이후 교외화 및 루마니아 자체의 인구 유출로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한 것. 도시의 인구는 루마니아인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데, 역사적으로는 유대인 및 헝가리인, 독일인이 상당한 규모의 소수 공동체를 형성했으나 2차대전과 공산주의 시기를 겪으며 규모가 크게 줄어듦. 최근 인구조사에서는 롬인이 도시에서 가장 큰 소수민족이고,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3만 5천여 명의 난민이 도시에 새로 유입되었다고 함.

행정적으로 부쿠레슈티는 6개 구(sector)로 나뉨. 전간기 부쿠레슈티는 색깔 이름으로 된 4개 구를 가지고 있었는데, 1950년 공산 정권이 들어서면서 4개 구는 공산주의에 관련된 이름이 붙은 8개 라이온(raion)으로 개편되였음. 차우셰스쿠 집권기인 1968년 구의 이름은 원래대로 sector로 돌아갔고, 구의 이름도 번호명으로 바뀌었음. 이후 1979년 8구가 6구로 축소되어 현재에 이른다고. 참고로 각 구는 우리나라 자치구처럼 구청장 및 구의회를 선출함.

제네랄 게오르게 마게루 대로

1구 Sectorul 1

면적 68km², 인구 224,764명(2021 인구조사). 도시의 북부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구. 도심의 대학 광장을 기준으로 북쪽의 도로반치, 버네아사 등의 지역을 포함하고 있음. 부쿠레슈티의 6개 구가 도심을 6갈하는 구도이기 때문인고로 구의 남쪽 부분은 도심의 북쪽 지역에 해당하고, 북쪽 외곽 지역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는 적고 주로 단독주택으로 구성되어 있는 편. 

1구는 왕정 시절 루마니아 왕궁이 있던 곳임. 원래는 귀족 디니쿠 골레스쿠의 저택이 바로 이 자리에 있었는데, 루마니아 독립 이후 왕궁으로 사용되다가 1930년대 신고전주의 양식의 웅장한 건축물로 새로 지어졌다고.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선 이후 왕궁은 미술관으로 변모했는데, 민주화 이후로도 루마니아 국립 미술관 건물로 지금까지 이용되고 있음.

왕궁 맞은편의 루마니아 아테니움(Ateneul Român)은 부쿠레슈티 중앙의 대규모 콘서트홀로 1888년 신고전주의풍으로 지어진 화려한 돔형 건물에 위치함. 루마니아의 대표적 악단인 제오르제 에네스쿠 필하모닉의 본부가 있다고.

궁전 뒤편으로는 왈라키아 공국 시절인 1847년 조성되어 지금까지도 부쿠레슈티 도심의 대표적 녹지공간 역할을 하고 있는 치슈미지우 공원이 위치함. 튀르키예어로 분수 관리자(çeşmeci)라는 뜻의 공원에는 듬보비차강의 물을 끌어와서 만든 인공호수가 있음. 공원 주변으로는 레스토랑들이 밀집해 있다고 카더라.

왕궁이 있는 블록 북쪽으로는 로마광장(Piața Romană)이라는 도시의 주요 광장이 위치해 있음. 사실 광장 자체는 로터리 정도의 역할인 듯 하지만 도시의 양대 광장인 승리광장과 통일광장 사이, 중심이 되는 지점에 있는 광장. 왼쪽으로 보이는 부쿠레슈티 경제대학(ASE) 본관이 광장의 랜드마크격 건물이라고.

한편 로마광장 서쪽에 있는 승리거리(Calea Victoriei)는 부쿠레슈티의 유명한 거리 중 하나로 왕궁과 더 북쪽에 있는 승리광장을 잇고 있음. 이 길은 원래 부쿠레슈티와 브라쇼브를 잇는 도로의 일부였는데, 왈라키아 공의 별궁인 모고쇼아이아 궁전과 도시를 잇는 길을 포장하면서 부쿠레슈티에서 처음으로 포장된 길이 되었다고. 현재는 수많은 웅장한 건축물들과 기념물들이 거리를 따라 들어서 있고, 상점과 레스토랑들이 밀집해 있다고 함.

승리거리 북쪽에는 승리광장(Piața Victoriei)이라는 거대한 광장이 있어 무려 6개 대로가 여기서 교차한다고. 광장 한켠에는 짤 왼쪽에 보이는 빅토리아 궁전이 현재 루마니아 정부청사로 이용되고 있고, 반대편에는 자연사 박물관을 비롯한 여러 대규모 박물관들이 들어서 있음.

광장에서 서쪽으로 1km 정도 떨어진 곳에는 부쿠레슈티의 메인 기차역인 부쿠레슈티 북역이 있음. 역은 1872년 개업했으며, 1938년 확장을 거쳐 웅장한 기둥들을 외관적 특징으로 하는 별관이 새로 들어섰다고. 현재 역에서는 부쿠레슈티에서 유럽 여러 주요 도시로 가는 국제열차들이 출발한다고 함.

한편 승리광장에서 북쪽으로 뻗은 키셀레프 대로를 따라가면 도시의 인상적인 기념물 중 하나인 개선문(Arcul de Triumf)이 자리잡고 있음. 개선문은 1922년 1차대전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처음 지어졌는데, 1936년 파리의 개선문을 모델로 좀 더 신고전주의적인 디자인의 개선문이 새로 세워졌음.

헤러스트러우 호수

개선문 뒤편으로 있는 미하이 1세 공원은 부쿠레슈티의 대표적인 도시 공원 중 하나. 이 공원에 면적 74헥타르의 헤러스트러우 호수가 있어 헤러스트러우 공원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짐. 공원 경내에는 호수 외에 민속박물관과 루마니아 왕가가 살고 있는 엘리사베타 궁전 등이 함께 있음. 한편 짤에도 보이듯 호수 북쪽 건너편으로는 1956년 지어져 공산주의 시기 도시의 최고층 빌딩이었던 스탈린 양식의 언론자유의 집(Casa Presei Libere, 옛 이름은 과학의 집 Casa Scînteii), 그리고 2000년대 롬엑스포 전시장 단지와 함께 지어진 고층빌딩들이 위치해 묘한 존재감을 드러냄.

헤러스트러우 호수 주변의 도로반치, 아비아토릴로르, 프리머베리 등의 동네는 녹지가 풍부하고 널찍한 단독주택들이 들어선 부쿠레슈티의 부유한 지역으로, 특히 각국 대사관들이 밀집해 있음. 이곳에 살았던 유명인 중에선 1965년부터 1989년까지 프리머베리의 화려한 저택(짤2)에서 살았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일가가 있는데, 해당 저택은 현재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음.

1구 북서쪽 외곽은 ‘새로운 부쿠레슈티’라는 뜻의 부쿠레슈티 노이라고 불리우는데, 부쿠레슈티의 주거지역 전반을 특징짓는 아파트 대신 단독주택들과 빌라들이 주로 들어선 동네. 생활환경이 좋고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인기있는 주거지역이라고.

1구 북쪽으로 시계를 벗어나면 루마니아의 항공기 제작자의 이름을 따라 명명된 부쿠레슈티 헨리 코안더 국제공항(짤)이 위치해 있음. 1965년 개항한 공항은 현재 연간 천만 명 정도의 승객이 이용해 루마니아 최대의 공항임. 부쿠레슈티의 북쪽 외곽인 버네아사에는 조금 더 시내에 가까운 공항이 하나 더 있지만 2012년 이래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었는데 올해부터 다시 몇몇 항공이 취항할 계획이라고.

모실로르 거리

2구 Sectorul 2

면적 32km², 인구 290,507명. 역시 대학 광장을 기점으로 도시의 동북쪽 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구로, 모실로르와 콜렌티나, 판텔리몬 등의 동네들을 포함함. 1구에 비해 아파트 위주 주거지역을 많이 포함한 구로, 90년대 초에는 인구가 40만 명을 넘어 시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구였으나 현재는 인구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비교적 도심에서 가까운 모실로르 지역은 주거지역으로, 2구 소개짤에도 보이듯 동네의 중심이 되는 모실로르 거리는 고층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지만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옛날 건물들이 많이 보이는 느낌. 뒤에 보이는 방화탑(Foișorul de Foc)은 19세기 소방용으로 지어진 관측탑으로, 현재는 소방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함.

모실로르 동북쪽에는 부쿠레슈티 최대의 오보르 시장이 있음. 원래 시 외곽에 열리는 재래시장이었지만 20세기 중반 커다란 홀이 건축되었고(오른쪽 건물), 2000년대까지는 홀 앞으로 조그마한 간이 건물이 가득 들어서서 거대한 시장을 이루고 있었다고 함. 2000년대 시 정부는 간이 건물들을 철거하고 그 대신 커다란 신축 건물을 그 자리에 지었고(가운데 건물), 한편 길 건너편에는 대규모 쇼핑몰이 들어섬.

외곽에 있는 콜렌티나, 판텔리몬 등의 동네는 1970년대 이후 공산주의 스타일의 고층 아파트 단지가 대규모로 조성되며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주거지역이 되었음. 외곽 지대에서 눈에 띄는 건축물이라면 2011년 재건축된 루마니아 최대의 스타디움인 아레나 나치오날러(Arena Națională) 경기장을 꼽을 수 있을 듯.

한편 구 최북단의 피페라 지역은 1950년대까지 군 비행장이 있었으며, 비행장이 없어진 이후로는 공단이 위치한 외곽 지역이었음. 그러나 2000년대 이래 이 일대에 대규모 부동산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고층 빌딩들이 여기저기 들어섰고, 과거 공단은 여러 기업들의 사무실이 들어선 도시의 새로운 업무지역으로 변모하였다고. 

이온 C. 브러티아누 대로

3구 Sectorul 3

면적 34km², 인구 373,566명. 부쿠레슈티의 6개 구 중 가장 인구가 많은 구로, 부쿠레슈티의 중심격인 통일광장에서 시작해 동쪽 외곽의 비탄, 티탄 등의 동네까지 이어짐. 구역 대부분 지역은 공산주의 시절 지어진 고층 아파트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부쿠레슈티의 구시가지 역시 3구에 포함되어 있음. 1977년 지진 이후 차우셰스쿠 정부가 옛 부쿠레슈티 중심부를 철거하고 사회주의 리얼리즘 스타일의 도심(Centrul Civic)을 새로 건설하면서 부쿠레슈티 중심부의 풍경은 극적으로 변화하였음.

립스카니 거리

3구 서쪽 끝에 일부 남아 있는 부쿠레슈티 구시가지는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현재 도시의 주요 상업 지구이자 역사적 건축물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 예로부터 구시가지의 중심가는 독일의 도시 라이프치히에서 이름을 따온 립스카니 거리로 서유럽에서 들여온 물건들을 팔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현재 거리는 보행자 전용의 상점가로 바뀌었음.

[上] 쿠르테아 베케 [下] 스타브로폴레오스 수도원의 야경

3구역에는 1459년 블라드 드러쿨레아가 세운 궁전인 쿠르테아 베케(Curtea Veche)가 있었는데 18세기 화재와 지진으로 파괴된 뒤에는 폐허로 남아 있음. 다만 쿠르테아 베케 옆에 1554년 세워져 왈라키아 공의 대관식이 거행되었던 쿠르테아 베케 교회는 지금까지도 부쿠레슈티의 가장 오래된 종교 건축물로 남아 있다고(짤1). 근세 루마니아의 대표적 건축 양식인 브른코베네스크(Brâncovenesc) 양식으로 지어진 스타브로폴레오스 수도원(짤2) 역시 구시가지의 대표적 역사적 건축물.

구시가지 북쪽에는 1864년 개교한 부쿠레슈티 대학교의 본캠퍼스(우측 건물)가 있음. 대학교는 트란실바니아의 바베슈보여이 대학교 및 몰다비아의 알렉산드루 이오안 쿠자 대학교와 함께 루마니아 최고의 고등교육기관 중 하나라고. 특기사항(?)으로는 대학 앞 광장은 6구를 제외한 5개 구가 맞닿아 있는 곳 ㅋㅋ

구시가지 남쪽으로는 도시에서 가장 큰 광장인 통일광장(Piața Unirii, 짤1)이 조성되어 있음. 과거 이 자리는 농산물 시장이 있었지만, 시 정부가 1930년대 시장을 이전하고 그 자리에 분수가 있는 광장을 조성하였다고 함. 광장 동쪽으로는 1976년 개장해 공산주의 시절 가장 큰 백화점이었던 우니레아 쇼핑센터(짤 뒤편 큰 건물)가 있음. 한편 통일광장을 관통하는 통일대로(짤2)는 차우셰스쿠 시기 재편된 도심의 주축을 이루는데, 거대한 도로를 중심으로 커다란 관공서 건물들이 일렬로 배치된 구성임.

2차대전과 공산주의 시기를 겪으면서 현재 도시에 유대인은 아주 소수만이 남아 있지만, 20세기 초반만 해도 유대인은 도시 인구의 10% 가량을 구성하는 최대 소수집단이었음. 통일광장 바로 동쪽에는 유대인 구역(Cartierul Evreiesc)이란 동네가 있는데, 짤에 보이는 19세기의 산호 사원(Templul Coral)과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위치한 부쿠레슈티 대회당 등 유대인 관련 종교시설 및 박물관 등이 일대에 산재함. 다만 유대인 구역 역시 차우셰스쿠 시기 대부분이 철거되어서 현재는 아파트들이 들어선 모양새.

3구 외곽에도 드리스토르, 비탄, 티탄 등 20세기 중후반 개발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한 지역이 있는데, 그 중 가장 규모가 큰 동네는 티탄(짤1)이라고. 티탄은 1950년대부터 1970년대에 걸쳐 인근의 공단과 함께 아파트들이 지어진 지역으로, 도시에서 가장 큰 공원 중 하나인 알렉산드루 이온 쿠자 공원(짤2)이라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음.

일반적으로 대도시가 그렇지만 도시의 최외곽 지역에는 커다란 주차장을 갖춘 대형 매장, 공장들과 창고들처럼 공간을 많이 쓰는 시설들이 자리잡고 있음.

디미트리에 칸테미르 대로

4구 Sectorul 4

면적 34km², 인구 262,780명. 부쿠레슈티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구로, 통일광장을 기준으로 남쪽의 베르체니, 티네레툴루이 등의 동네를 포함하고 있음. 이곳 역시 구의 북쪽은 오래된 시가지인 한편 외곽인 남쪽에는 아파트와 공장들이 들어서 있고, 그 사이에는 대규모 공원들이 위치함.

3구와 4구의 경계에는 부쿠레슈티 중심부를 흐르는 주요 하천인 듬보비차강이 흐르고 있음. 역사적으로 듬보비차강은 도시의 수도원인 한편 잦은 범람을 일으켰는데, 이 때문에 19세기 후반부터 공산주의 시대에 걸쳐 상류에 저수지를 만들고 강을 직강화했다고. 차우셰스쿠는 듬보비차강을 운하화해 다뉴브강과 연결시켜 부쿠레슈티를 항구도시로 만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는데, 공산정권 붕괴 이후론 엎어진 상태. 하지만 이후로도 운하 떡밥이 나오곤 한다고 카더라.

데알룰 미트로폴리에이

통일광장 남쪽에 있는 데알룰 미트로폴리에이 언덕에는 17세기 지어진 루마니아 정교회 총대주교좌 성당(왼쪽 건물)이 있으며, 성당 주변으로 총대주교궁이 위치함. 1907년 성당 바로 옆에 신고전주의 양식의 루마니아 국회의사당(오른쪽 건물)이 지어져 1997년까지 국회 건물로 이용되었는데, 현재는 국회가 인민궁전으로 옮겨가서 총대주교청에서 이용하고 있다고. 참고로 총대주교좌 성당의 기능도 인민궁전 옆에 지어지고 있는 새 성당으로 옮겨갈 예정이라고 카더라.

4구에는 큰 공원들이 여럿 있는데, 그 중 짤에 보이는 카롤 1세 공원은 1906년 왕의 대관식 40주년을 기념해 문을 열었으며, 당해 열린 부쿠레슈티 박람회의 장이 되었다고. 공산주의 시절 공원의 이름은 자유공원으로 바뀌고 1963년 사회주의 혁명가들을 기리기 위한 영묘가 지어졌는데, 1991년 혁명가들의 유해는 이장되고 기념비는 무명 용사를 기리는 곳이 되었다고. 그 외에는 1970년대 조성된 놀이공원이 있는 티네레툴루이 공원(우리말로 ‘청소년공원’), 부쿠레슈티 일대의 습지대를 원형 그대로 보존한 버커레슈티 습지공원 등이 이 구에 있음.

구 남쪽의 베르체니(짤1)에는 대규모로 아파트 단지들이 조성되어 있는 있어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음. 최외곽의 아퍼러토리 파트리에이(짤2), 프로그레술 등의 지역에는 비교적 최근에 형성된 저층 주택가, 대형 쇼핑몰과 도매시장, 산업단지 등이 위치해 있는 모양.

헌법광장(Piața Constituției)

5구 Sectorul 5

면적 30km², 인구 239,607명. 부쿠레슈티 남서쪽에 있는 구로, 그 유명한 인민궁전을 기점으로 코트로체니, 라호바, 페렌타리 등의 동네를 포함하고 있음. 지도로 보면 오래된 주택가인 북부 지역과 공산주의 시기 개발된 아파트 위주의 중부 지역, 스프롤 지역에 가까워 보이는(?) 남부 지역이 대조적인 풍경을 이루는 듯.

부쿠레슈티의 전무후무한 랜드마크이자 차우셰스쿠의 역작(...) 인민궁전(Casa Poporului)은 1984년부터 13년간의 공사 끝에 완공된 거대한 건축물. 원래 이곳은 19세기 화재로 소실되기 전까지 왈라키아 공의 궁전이 있던 데알룰 스피리라는 이름의 언덕으로 공화국 경기장과 18세기 지어진 버커레슈티 수도원 등이 위치했지만, 1982년부터 동네 전체가 철거되고 거대한 집무실이 지어지기 시작했음. 정작 차우셰스쿠는 건물의 완공을 보기도 전에 권좌에서 쫓겨났고, 연면적 365,000m²에 1,100개의 방이 있는 건물은 현재 루마니아 의회 겸 국제 회의실로 사용되고 있음. 

한편 인민궁전 바로 뒤편에는 2010년부터 또 다른 거대 건축 프로젝트인 국민 구원 대성당(Catedrala Mântuirii Neamului)의 건설이 진행되고 있음. 전술했던 루마니아 정교회 총대주교좌 성당은 생각보다 아담한 규모여서 루마니아 독립 이래 꾸준히 성당 신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여러 논의 끝에 2007년 인민궁전 옆이 새로운 대성당을 지을 부지로 선정되었음. 인민궁전보다 50m 높은 135m 높이의 돔이 올라갈 성당은 완공되면 세계에서 가장 크고, 넓고, 높은 정교회 성당이 될 예정인데, 세계 최대의 의회 건물 옆에 세계 최대의 정교회 성당을 짓는 일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는 듯.

인민궁전 옆에는 코트로체니라는 동네가 있음. 원래 숲으로 덮여 있던 이 지역에 17세기 왈라키아 공 셰르반 칸타쿠지노에 의해 수도원이 세워졌고, 19세기 수도원이 왕궁으로 바뀌면서 궁전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군인들이 집을 지으며 동네가 형성되었다고. 근대 루마니아의 수많은 유명인사가 거주했던 이 동네는 공산주의 시절에도 고위 관료들이 살던 지역이어서 옛 모습을 유지했고, 지금도 독특한 양식의 오래된 집들이 남아 있다고 함. 특성상 스트리트뷰는 없지만 원래 수도원이었던 코트로체니 궁전은 현재 대통령궁으로 이용되는 중.

인민궁전 남쪽은 대체로 주거지역으로 이루어져 있음. 라호바(짤1)는 도심에서 서남쪽으로 대로를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큰 지역으로 1970년대 재개발되어 대단위 아파트들이 들어섰다고 함. 구 최남단의 페렌타리(짤2)는 부쿠레슈티와 다뉴브 강변의 하항(河港) 지우르지우를 잇는 철도가 개통되면서 공업지역으로 처음 형성되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대체로 저층 주택 위주로 이루어진 지역.

페렌타리에는 1970년대 공장 노동자들을 위한 소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군데군데 들어섰는데, 사회주의 붕괴 이후 공장들이 문을 닫자 이러한 아파트는 주로 도시의 소수민족인 롬인들이 모여사는 집거지로 변모하였다고 함. 다른 중동부 유럽 국가들에도 비슷한 집거지들이 존재하는데 여기도 주거환경이 상당히 열악한 편이라고.

바사라브 고가도로

6구 Sectorul 6

면적 39km², 인구 325,759명. 부쿠레슈티 서쪽에 있 구로 밀리타리, 드루물 타베레이 등의 동네를 포함함. 나머지 구들에 비해 비교적 도심에서 거리가 있는 지역들로 구성된 구로, 구 면적의 대부분은 아파트 단지로 채워져 있음.

부쿠레슈티 식물원

5구의 코트로체니와 접한 구 최동단에는 면적 18.2헥타르의 부쿠레슈티 식물원(Grădina Botanică din București)이 조성되어 온실 및 식물 박물관과 함께 다양한 식물들이 식재된 야외정원이 있음. 부쿠레슈티 식물원은 1860년 설립되었으며, 현재의 위치에 옮겨간 것은 1891년 온실이 문을 열면서부터라고.

그로저베슈티를 비롯, 서쪽의 주거지역과 도심 사이에 있는 구의 동쪽 지역은 꽤 커다란 업무지구 및 상업지구가 발달해 있는 모양. 부쿠레슈티 공과대학 캠퍼스가 6구의 동쪽에 들어서 있고, 짤에 보이는 루마니아 최대 쇼핑몰인 AFI 코트로체니도 이 일대에 있음.

구 서쪽의 밀리타리(짤1)는 이름 그대로 옛날에 병영이 위치해 있었다고 하며, 1960년대 이후 재개발되어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하였음. 밀리타리는 서유럽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에 인접해 있어 1990년대 이후 빠르게 발전했으며, 외곽에는 대규모 산업단지가 생겨났다고 함. 밀리타리 남쪽의 드루물 타베레이(짤2)는 역시 60년대부터 조성된 아파트 지구로, 위백에 의하면 풍부한 녹지공간과 효율적 대중교통으로 인해 공산주의 시절 개발된 지구들 중 그래도 성공적으로 개발된 지역이라고 카더라.

부쿠레슈티를 흐르는 듬보비차강은 툭하면 범람해서 문제를 일으켰는데, 1980년대 호수의 범람을 막기 위해 강 상류에 15m 높이의 둑을 쌓아 넓이 2.46km²의 모리 호수가 조성되었음. 짤에서 건너편으로 보이는 호수 북쪽의 상습 침수 지역이었던 크른가시 일대도 호수 조성과 비슷한 시기에 아파트 단지들로 개발되었다고.

하늘에서 내려다본 헤러스트러우 호수

부쿠레슈티의 풍경은 정교회 공국에서 라틴 민족국가로, 다시 사회주의 국가에서 현대 루마니아의 수도로 변화한 정체성이 뚜렷이 드러나는 거 같기도. 오래된 정교회 건축들은 동서양이 혼합된 독특한 양식이 인상적이라면, 근대 부쿠레슈티의 고전적 건물들은 ‘작은 파리’라는 별명처럼 유럽을 지향한 느낌. 근대성과 개인숭배 사이 기이한 지점에 놓인 차우셰스쿠의 ‘체계화’는 반달리즘에 가깝게 도시를 재편하면서 도시에 과시적 건축물들과 표준화된 주거단지들을 깊게 새겼는데, 공산주의 정권이 무너진 지금은 새로운 상업지역이 활성화되고 사회주의 시절의 기념 방식이 해체되는 등 다시금 변화가 일어나는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