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세계의 인구 500만 이상 도시 중 가장 북쪽에 ㅡ 북위 59도 ㅡ 위치한 도시로, 발트해의 동쪽 끝 핀란드만에 위치해 있음. 도시는 네바강 삼각주의 (원래) 습지대에 위치해 있는데, 제정 시대의 화려한 건물들이 즐비한 도심지에는 수많은 물줄기들과 운하들이 흘러서 독특한 경관을 이룸.

이 도시의 이름들은 러시아의 역사를 설명할 때 인용되기도 하는데, 도시의 역사는 1703년 서구화 정책을 추진하던 표트르 1세가 서방으로 통하는 입구인 네바강 하구에 자신의 이름을 딴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지으면서 시작됨. 도시의 건설에는 농노들과 포로들이 동원되었는데, 당시 늪지대에 제국의 수도를 짓는 무리한 공사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고 함. 19세기에 페테르부르크의 인구는 100만을 넘어서면서 러시아 제국에서 가장 큰 도시가 되었고, 유럽에서 가장 큰 산업도시 중 하나로 발전하게 되었음.

도시는 1905년 혁명과 1917년 혁명의 무대가 되었는데, 1914년 1차대전이 일어나자 도시의 이름은 독일어 대신 러시아어인 '페트로그라드'로 개칭되었고, 러시아 혁명으로 소련이 수립된 이후 러시아가 모스크바로 수도를 옮김에 따라 도시는 수도 지위를 상실하게 됨. 1924년 레닌이 사망한 이후 도시는 다시 '레닌그라드'로 개칭되었고, 2차대전 때는 독일군의 포위공격을 막아내 전쟁 이후 영웅도시 칭호를 얻기도 함. 이후 1991년 소련이 무너진 이후 도시의 이름은 다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개칭되었음. 지금은 다시 모스크바에 추월당했지만 러시아의 양대 도시 자리는 확고히 지키고 있고, 특히 문화적으로는 러시아에서 매우 중요한 곳.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다른 연방주체에 속하지 않는 연방시(직할시)로, 하위 행정구역으로 18개 구(район)를 두고 있음. 구 아래에는 81개 동(округ)과 9개 시(город), 21개 읍(посёлок)이 위치해 있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여기선 구들은 행정 단위이고 동이 자치단체. 재미있는 점은 모스크바도 비슷한 행정구역 체계를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는 'район'이 동, 'округ'이 구를 나타내 페테르부르크와 반대임 ㅋㅋ;

각 구의 나열 순서는 요렇게 가겠읍니다

크론시타츠키구 Кронштадтский район

면적 16km², 인구 44,353명. 핀란드만에 떠있는 코틀린섬에 위치한 구로, 섬에는 크론시타트라는 도시가 위치함. 딱 봐도 페테르부르크 앞바다를 통제하는 요충지에 있었기 때문에 제정 시대부터 러시아 해군 기지가 있었고, 현재도 발트 함대가 주둔해 있다고 함.

쿠로르트니구 Курортный район

면적 270km², 인구 78,910명으로 도시 최북단에 위치한 구로 섬에 위치한 크론시타트를 제외하면 인구가 가장 적음. 위치상으로 핀란드와 가까이 있는데 구의 서부 지역은 2차대전 이전까지 핀란드의 테리요키 Terijoki 군을 이루고 있었다가 전쟁 이후 소련에 편입되었다고 함. 대부분 지역은 숲으로 덮여 있고 드문드문 교외 마을들이 위치하며, 바닷가에는 기다란 해변이 펼쳐진 동네.

프리모르스키구 Приморский район

면적 110km², 인구 580,100명. 이름을 직역하면 바닷가라는 뜻인데 이름 그대로 시내 북쪽 발트해변에 위치함. 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구로 인구가 많은 데서 예상이 가듯 아파트 위주의 주거지역.

첫짤에도 보이지만 이 구 변두리에 유럽에서 가장 높은 마천루인 라흐타 첸트르가 위치해 있음. 빌딩 소유자인 가스프롬은 원래 페테르부르크 한복판에 고층빌딩을 올리려고 했으나 문화재 보존 때문에 빠꾸먹고 여기다 지었다고 함.

비보륵스키구 Выборгский район

면적 115km², 인구 523,497명으로 시내 북쪽에 위치한 구로 구 이름은 페테르부르크 북서쪽의 도시 비보르크에서 따옴(핀란드어로 비푸리). 남북으로 기다랗게 생긴 구인데 남쪽으로 갈수록 오래된 지역이고 북쪽은 아파트숲임.

칼리닌스키구 Калининский район

면적 40km², 인구 521,875명으로 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구로 구 이름은 소련의 정치가 칼리닌에서 따옴. 북쪽은 아파트숲이고 남쪽은 공단이던에 위백에 의하면 제정 말기부터 산업지대였다고. 

시내 남쪽에는 페테르부르크의 철도역 중 하나인 핀란드역과 레닌 광장이라는 광장이 있는데 별다른 건 아니지만 스트리트뷰로 보니 무언가 행사를 하고 있길래 찍어봄

크라스노그바르데이스키구 Красногвардейский район

면적 56km², 인구 355,621명으로 시내 북동쪽에 위치한 구로 구 이름은 붉은 군대 구라는 뜻. 이곳도 아파트가 주를 이루고 오호타강을 따라 커다란 공단이 있음.

여기까지 풍경을 보면 거의 아파트밖에 안 보이는데 사실 제정 말기 지도를 보면 네바강 이북은 시가지 팽창이 안 된 지역이어서 그럴 수밖에 없음 ㅋㅋ; 여기 구들에서 네바강을 건너면 본격적으로 페테르부르크 도심부에 다다름.

첸트랄니구 Центральный район

면적 18km², 인구 210,899명. 러시아어를 몰라도 'Central'이란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 시내 중앙에 있는 구. 페테르부르크의 중심가인 넵스키 대로(짤1)와 원래 러시아 황궁이었던 예르미타시 박물관(짤2), 카잔 대성당(짤3), 피의 성당(짤4)처럼 도시의 랜드마크 상당수가 모여있음. 페테르부르크 구시가는 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데, 운하와 제정 시대 건물들이 어우러져 확실한 캐릭터를 지닌 느낌.

페트로그라츠키구 Петроградский райо́н

면적 19km², 인구 125,731명으로 도심 북서쪽에 위치한 구. 대체로 삼각주 하구에 위치한 여러 섬들로 이루어져 있음. 먼저 도심 바로 건너편에 있는 작은 섬에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페트로파블롭스키 요새(첫짤)이 위치해 있고, 바로 뒤에 위치한 가장 큰 섬인 페트로그라츠키섬은 오래된 시가지가 펼쳐져 있음. 더 북쪽의 크레스톱스키섬은 녹지로 뒤덮여 있는데, 녹지 사이사이로 러시아답지 않게 외관에 많이 신경쓴(?)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는 모양.

페트로파블롭스키 요새 근처에 표트르 대제가 도시가 완공되기 전에 살았던(1703-1708) 집이 남아 있음.

크레스톱스키섬에는 가스프롬 아레나라는 커다란 축구경기장도 존재. 월드컵을 앞두고 완공되었고 현재 제니트의 홈구장으로 쓰임.

바실레오스트롭스키구 Василеостровский район

면적 19km², 인구 205,240명으로 네바강 하구에 위치한 바실리 섬에 위치해 있음. 구의 동쪽은 구시가지인 반면 나중에 개발된 서쪽 지역은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 있음. 구 서쪽은 바다를 매립해서 신도시가 들어서는 중으로 보임.

섬 동쪽에는 러시아 최고 最古 의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이 위치해 있음.

한편 섬 서쪽에는 여객선 터미널이 위치.

아드미랄테이스키구 Адмиралтейский район

면적 14km², 인구 156,958명으로 도심 서쪽에 위치한 구. 구도심에서 바닷가 쪽에 위치한 이 구는 전통적으로 도시의 산업 지대에 해당했다고 카더라. 여기도 이삭 성당(上)이나 마린스키 극장처럼 이런저런 랜드마크들이 위치.

키롭스키구 Кировский район

면적 45km², 인구 331,550명. 도시 서남쪽에 위치한 구로 이름은 소련의 정치가 키로프의 이름에서 따옴. 서쪽에는 커다란 항구와 산업 지대가 있고, 동쪽에는 주거지가 펼쳐져 있는데 외곽 쪽으로 갈수록 좀 더 소련 후기에 지어진(?) 아파트가 나타나는 모습.

대략 러시아 최대 항구 중 하나인 상트페테르부르크항의 터미널. 아까 보았듯 여객선들은 좀 더 도심에 가까운 바실리 섬으로 가는 거 같음

모스콥스키구 Московский район

면적 73km², 인구 347,022명. 시내 남쪽에 위치한 구로 아파트숲(+공단). 페테르부르크의 관문인 풀코보 국제공항이 구 남쪽에 위치해 있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관문 역할을 하는 지역이기도 함. 기타 특이사항으로는 빅토르 초이가 어린시절을 보낸 동네가 여기라고.

도시의 관문 풀코보 국제공항의 터미널 모습.

프룬젠스키구 Фрунзенский район

면적 37km², 인구 384,385명으로 시내 남동쪽에 위치한 구로 여기도 아파트숲(+공단). 구의 이름은 러시아의 군인 미하일 프룬제의 이름을 따옴.

넵스키구 Невский район

면적 62km², 인구 538,323명으로 시내 동남쪽에 위치한 구. 이름은 네바강에서 따왔는데 이름에 걸맞게 구의 중앙을 네바강이 관통함. 어김없이 이동네도 아파트숲.

콜핀스키구 Колпинский район

면적 103km², 인구 194,934명으로 페테르부르크 동남쪽 끝 외곽에 있는 구로 콜피노라는 위성도시를 중심으로 하고 있음. 전반적으로는 산업단지가 많은 외곽지역.

푸시킨스키구 Пушкинский район

면적 240km², 인구 229,403명으로 시 최남단에 위치한 구. 지도로 보면 사실 페테르부르크와 별개 도시로 봐야 할 듯 ㅋㅋ; 18세기 세워진 차르의 별궁인 예카테리나 궁전과 알렉산드르 궁전이 위치한 곳으로, 도시의 이름은 제정시기엔 '차르의 마을'이란 뜻의 차르스코예셀로로 불렸다가 혁명 이후 '어린이마을'(ㅋㅋ;)이란 뜻의 데츠코예셀로로 개칭, 이후 스탈린 때 러시아의 시인 푸시킨의 이름을 따서 지금의 이름이 됨. 외곽에는 나름 깔끔해 보이는 주택가가 들어서 있어 위성도시 역할을 하는 모양.

크라스노셀스키구 Красносельский район

면적 91km², 인구 412,886명으로 도시 남서쪽 외곽에 있는 구로 구의 이름은 위성도시 크라스노예셀로에서 따옴. 구의 남쪽 크라스노예셀로는 제정 시대부터 별장 등이 있던 마을이었다고 하며, 차르의 열병식이 매년 치러지는 곳이었다고 하며, 구의 북쪽은 또 아파트숲.

페트로드보르초비구 Петродворцовый район

면적 110km², 인구 142,655명. 도시 최서단에 위치한 구로 바닷가를 따라 길게 이어져 있음. 구 이름은 '페테르의 궁전'이란 뜻인데, 페트로고프에는 구 이름의 어원이 된 차르의 여름 궁전이 위치해 있고, 로모노소프에도 러시아 황가의 별궁이 위치해 있다고. 막짤은 러시아 도시에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은 깔끔한 단독주택가가 있길래 찍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