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건물 위에 있었다.

건물 위의 난간에서, 그가 아래를 응시하고 있었다.

하늘의 모습은 궁금하지도 않다는 듯, 

그는 건물 아래의 까마득한 바닥을 바라보며

몸 속에서 올라오는 울렁거리는 느낌을 

천천히 느끼고 있었다.

비록 난간에서 땅바닥을 향해 바닥을 내리깔고 있고

여기서 한 걸음만 발을 더 내딛으면, 

그대로 그 시선의 방향으로 떨어지게 되겠지만

정말로, 그는 죽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저 분노, 후회, 회한 등이 만들어낸 

그 울렁거리는 느낌을, 발 한 걸음 남은 그 난간이 주는 아찔함으로 상쇄시키려는 생각으로 

그곳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계속 서 있다보니 그는 자살에 대한 고민을 

정말로 시작하게 되었다.

내가 여기서 사라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한참을 이런 생각을 했지만 결론은 

흐지부지된 채 

지금의 내 생활이 어떤지에 대한 고민도 결여된 채

쳇바퀴를 도는 자신의 삶으로 체념하며 돌아갔다.

쳇바퀴만 도는 생활은 상상하기 싫다며 의지를 불태우던 과거의 그는 잊어버린 채, 스스로를 돌아볼 용기와 여유조차 잊어버린 누군가의 말로 - 라고

표현해도 좋을 법한 그런 모습이었다.

그날 이후 몇 번의 똑같은 모습이 있었는데,

기어코 사단이 벌어지고 말았다.

사다리를 타고 난간으로 향하던 그가,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시간이 멈추고 하늘과 땅의 방향이 뒤집히며 

사다리를 올라온 

그 방향으로 도로 떨어져 버린 것이었다.

중환자실에 누워 옆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생명을 비롯해 온 세상의, 모든 긍정적인 개념들을 모두 빨아들이고도 모자라 죽어가는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눈이 컴컴해지는 

그런 존재들이, 기계음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때 그는 세상이 다시 한 번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고,  

무작정 자신이 살던 세상에서 도망쳤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그 누군가는 비로소 내가 될 수 있었다.


지금 이 이야기는 내 이야기일 수도, 아니면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확답은 하지 않을게요.

그러나 이 글을 보는 사람은 확실히 내가 아닐 테니깐, 

만약 이 이야기를 본다면 불길을 피해 날아가는 나비처럼,

하늘 위로 끝없이 날고 날아서, 

하늘 위에 존재하는 행복으로 향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나

나비의 날개에 그을린 자국이 남아 있듯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과거의 분노는 항상 남아있을 거예요. 

그 분노와 후회에 사로잡히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 주세요.

어려운 일을 겪는다면, 그건 나 자신을 이루고 있는 정신의 뼈대가, 무너지는 일과 같아요.

당연히 그 일이 지난 후엔, 자신을 재정립하는 시간이 필요할 거예요.

나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서 더 나은 자신을, 성숙한 자신을 이루었으면 해요.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글의 필력이 부족하기도 하고, 서론이 너무 길어서 정작 하려던 말은 너무 뒷쪽에 짧게 나온 것 같은데

그래도 진심을 담은 글이니깐 

힘이 된다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