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안가보고 쓰는 글입니다

강 건너 태국에서 바라본 비엔티안의 모습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라오어로는 위앙짠 Viang Chan)은 메콩강 북안에 위치한 라오스의 수도이자 최대의 도시. 도시의 역사는 1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16세기 란쌍의 셋타틸랏 왕이 루앙파방에서 비엔티안으로 천도를 결정하면서 라오스의 수도가 되었으며, 18세기에는 란쌍이 세 왕국으로 갈라지면서 비엔티안 왕국의 수도가 되었음. 1779년 태국이 비엔티안을 정복한 이후 도시는 황폐화되었지만, 1893년 다시 프랑스가 메콩강 동쪽 지역(=現 라오스)을 뜯어내고 비엔티안을 행정 중심지로 삼으면서 도시는 재건되었고 라오스 독립 이후에도 수도로 기능하고 있다고 함.

라오스는 산지가 많은 나라이지만 비엔티안은 메콩강 유역의 평야지대에 위치해 있는데, 메콩강이 태국과의 국경선이다 보니 국경도시가 수도인 셈 ㅋㅋ 현재 라오스는 무역액의 절반이 태국과의 무역일 정도로 태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1994년 비엔티안과 농카이를 잇는 태국-라오스 우정의 다리가 개통되어서 메콩강을 육로로 건너다닐 수 있게 되었음. 한편 2021년에는 라오스의 험준한 산지를 뚫고 윈난과 비엔티안을 잇는 고속철도가 일대일로 사업에 의해 새로 개통되었는데 건설 과정에서 라오스가 중국에게서 막대한 돈을 빌려서 우려를 사고 있는 모양.

구 정렬은 행정구역 그냥 코드순으로 하였읍니다. 시가지 바깥에 있는 구들은 패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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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짠타불리 Chanthabouly

면적 26km², 인구 70,941명. 구명인 짠타불리는 '달의 도시'라는 뜻인데, 비엔티안이란 이름에서 위앙은 '도시', 짠은 '백단향'을 의미하지만 짠이 '달'로도 해석될 수 있어서 요런 네이밍이 나온 모양? 비엔티안의 중심가 느낌인 1968년 독립을 기념해 세워진 빠뚜싸이 문(짤1)에서 라오스 대통령궁(짤3)까지 이어지는 란쌍 대로(짤2)가 구의 동쪽을 지나감.

첫짤의 (건물에 가려 잘 보이진 않지만) 왓 시사껫과 두 번째 짤의 호파깨오(이미지 출처)는 짠타불리 구에 위치한 유명한 사찰들. 왓 시사껫은 태국 속국 시절인 1818년 아누웡 왕에 의해 세워진 사원으로 19세기 태국이 반란을 진압하면서 비엔티안을 불살라버렸을 때 유일하게 살아남았다고 함. 호파깨오는 15세기 만들어져  에메랄드 불상을 모시고 있는 사원이었으나, 18세기 태국의 침략으로 에메랄드 불상은 약탈당하고(현재 방콕의 왓 프라깨오에 있음) 절은 폐허가 되었음. 1936년 프랑스인들이 사원 건물을 다시 지었고 현재는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음. 막짤은 시내에 있는 불탑인 탓담.

란쌍 대로 서쪽으로는 라오스 역대 국왕들의 이름을 딴 셋타틸랏·삼센타이·파응움 거리(각각 짤1~3)가 차례로 뻗어나가는데 요 부분이 도시의 번화가인 듯..? 여러 상점들이 모여 있고 또 절들도 굉장히 많은 느낌 ㅋㅋ; 파응움 거리는 메콩강변의 짜오아누웡(이분도 왕 이름임) 공원과 맞닿아 있는데 밤에 야시장이 열린다고 카더라

시내 남쪽 메콩강변에는 커다란 아누웡 왕의 동상이 강 건너 태국을 바라보고 있음. 앞서 언급했듯 비엔티안은 18세기 태국의 속국이 되었는데, 아누웡은 독립을 되찾고자 반란을 일으켰지만 결국 패배하고 비엔티안 시는 태국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었음.

마지막으로 구의 북쪽으로 가면 통칸캄 시장이라는 커다란 재래시장이 위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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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콧따봉 Sikhottabong

면적은 145.8km²이고 인구는 124,345명. 비엔티안의 서쪽에 메콩강을 따라 길게 뻗어 있으며, 라오스의 관문인 왓따이 국제공항이 위치해 있는 구. 공항 근처라 그런진 몰라도 구 여기저기에 한자 간판이 굉장히 많이 보이는 느낌인데 싼장 시장이라는 커다란 중국인 시장도 위치해 있는 듯. 여담으로 한국 대사관도 이 구에 위치해 있음.

구 동쪽에 위치한 파응움 공원의 모습. 라오스 왕정의 상징인 코끼리 세 마리 조형물(?)과 란쌍 왕조를 세운 파응움 왕의 커다란 동상이 있고, 주변도 나름 깔끔한 모양새..?

왓따이 공항...으로 들어가는 길의 입구. 군용 겸용 공항이라 그런지 공항을 찍은 스트리트뷰는 읎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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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싸이세타 Xaysetha

면적 133.6km², 인구 119,987명. 시 동쪽에 있으며 비엔티안 시청 소재지. 도심의 짠타불리에서 빠뚜싸이 기념문을 지나면 싸이세타 구로 접어드는데, 빠뚜싸이 근처에는 비엔티안 시청을 비롯해 관공서들이 여럿 있는 듯? 외곽에는 중국 자본으로 경제특구가 개발되고 있다고 하는데 스트리트뷰(2015년 전후)는 물론이고 현재 위성사진으로 봐도 아직 개발이 얼마 안 된 모양.

대략 비엔티안 시청의 모습. 지붕 디자인은 전통 건축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 같은데 공공 건축 중에선 요런 느낌의 건물이 많은 듯.

라오스 국장과 지폐에도 그려진 황금으로 장식된 유명한 불탑 파탓루앙이 이 구에 위치함(이미지 출처). 라오스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곳 중 하나로 매년 말쯤에 탓루앙 축제라는 커다란 불교 행사가 열린다고 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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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삿따낙 Sisattanak

면적 26km², 인구 67,282명. 시 남쪽에 위치해 있는 구로 여기도 메콩강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음. 도심 가까운 부분은 상업지구가 발달해 있고 남쪽으로는 메콩강을 따라 시가지가 길게 이어져 있음.

16세기에 세워진 왓시므앙은 이 구에 위치한 네임드 사찰.

이 구에도 여러 상업 중심지들이 있는데, 윗짤은 짠타불리 구와의 경계에 위치한 쿠아딘 시장의 모습. 원래 길 건너편 짠타불리 구에 위치한 딸랏싸오 시장이 유명했다고 하는데 작년에 철거되었다고 카더라. 시장 바로 근처엔 아래 짤의 비엔티안 센터(이미지 출처)처럼 현대적인 쇼핑몰이 중국 자본에 의해 건설되기도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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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싸이타니 Xaythany

면적 833km², 인구 202,171명...인데 대부분 지역은 교외 농촌 지역이고 비엔티안 시가지는 구의 남쪽 일부만 해당됨. 시가지에 속하는 부분은 비엔티안의 최북단 외곽 지역. 두번째 짤에 보이는 라오스 국립대학교가 이 구에 위치해 있음. 외곽에는 지도로 보면 2009년 동남아시아 게임 경기장이나 골프장 등이 산재해 있는 모양.

2021년 12월 중국과 라오스를 잇는 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이 구에 비엔티안 기차역이 새로 들어섬(이미지 출처). 딱 봐도 어마어마한 크기에 빨간 글씨로 '万象'이 라오어보다 크게 적힌 기차역은 누가 봐도 중국스러운 느낌 ㅋㅋ; 이 고속철도는 중국 운남성에서 태국을 거쳐 싱가포르까지 이어지는 일대일로의 핵심사업인 '범아시아 철도 네트워크' 구상의 일환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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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핫싸이퐁 Hadxayfong

면적 225km², 인구 100,438명. 비엔티안 남동쪽 교외 지역에 위치한 구. 태국과 연결되는 우정의 다리가 있는 곳으로 여기도 라오스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곳. 전반적으로 교외 지역인데 국경 지대라 위성사진으로 보면 이것저것 개발되는 모습이 보이는 듯. 참고로 두번째 짤에 보이는 것은 비어라오 맥주 공장.

위의 짤이 (태국 쪽에서 바라본) 메콩강을 건너는 우정의 다리의 모습. 중국 일대일로보단 스케일이 작지만 태국도 이 다리 위로 2009년 태국과 라오스를 잇는 짧은 철도를 건설하면서 동포시라는 마을에 타날렝 역을 지었는데, 현재 태국 철도 북동선의 종점이라고 함. 한편 베트남도 핫싸이퐁의 경제특구 개발 권한을 따냈는데 코로나 때문에 스톱되었다고 카더라

구에 위치한 명소로는 온갖 불상들이 모여 있는 불상공원(이미지 출처)이 유명한 듯 ㅋㅋ 이 불상들은 강 건너편 농카이 출신의 분르아 술릴랏이란 조각가의 작품인데 불교와 힌두교를 혼합하고자 했다고. 75년 라오스가 공산화되자 술릴랏은 농카이로 돌아가서 또다른 조각공원을 만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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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편 태국 쪽엔 인구 4만의 농카이라는 소도시가 위치해 있음. 인구는 훨씬 적지만 고속도로 주위로 커다란 대형마트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을 보면 뭔가 격차가 느껴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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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뚜싸이 광장

여기까지가 우리나라 웹에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조용한 수도'로 언급되곤 하는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의 모습. 비엔티안의 경우 다른 동남아 국가들의 수도와 비교해 보면 비교적 규모가 크지 않고, 란쌍 왕국의 수도였지만 태국의 침략 때문에 남아있는 문화유산도 오래되진 않은 편. 20세기 들어 비엔티안은 사회주의 라오스의 수도가 되었지만 사회주의 도시 특유의 모습은 거의 없어 뵈고 오히려 불교문화의 짙은 영향이 더 느껴지는 거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