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가보고 쓰는 글)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는 다우가바강 하구에 있는 항구도시로 라트비아는 물론 발트 3국에서 가장 큰 도시. 고대부터 바이킹들이 다우가바강-드네프르강 루트를 따라 비잔틴과 교역했기 때문에 리가는 주요한 무역 거점이었는데, 본격적으로 도시로 발전하게 된 것은 13세기 독일 기사단이 발트 지역으로 진출하면서부터였음. 리가는 한자 동맹의 일원으로 무역의 중심지였는데, 독일 기사단이 망한 이후로는 폴란드와 스웨덴, 러시아의 주요 도시였다가 1918년에는 독립 라트비아의 수도가 되었음. 2차 대전 때 도시는 크게 파괴되었고 소련이 라트비아를 합병하면서 도시는 다시 소련의 지배를 받게 되었지만, 1991년 라트비아 독립과 함께 현재까지도 라트비아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음.

리가의 인구는 2021년 기준으로 60만 명을 조금 넘는데 독립 이후 인구감소가 심했던 발트 3국의 대도시 중에서도 감소폭이 특히 컸던 편. 예로부터 주요 도시였던 리가는 1897년 러시아 인구조사 당시 인구가 30만 가까이 되어 제국에서 6번째로 큰 도시였고, 소련 붕괴 당시에도 인구 90만으로 발트 3국에서 가장 큰 도시였으나 독립 이후 도시 인구가 3분의 1 가까이 줄어들었음. 요건 사실 라트비아인 인구만 보면 89년이나 2011년이나 30만 명 정도였는데 소수민족들이 줄어들면서 이런 급격한 감소세가 나타난 것.

(1989년) (2021년, 주민등록인구)

1897년 러시아 인구조사에 의하면 리가 인구의 45%는 라트비아인, 24%는 발트 독일인, 16%는 러시아인, 그리고 6%는 유대인으로 조사되었음. 이 중 독일인과 유대인은 2차대전을 거치면서 수가 크게 줄어들었고, 대신 소련의 점령 이후 동슬라브 3국 출신 인구가 유입되면서 이들이 인구의 과반수를 차지하게 됨. 라트비아 독립 이후 시민권 미부여 등 차별적 정책으로 인해 2011년 인구조사부터는 다시 라트비아인 인구가 러시아인보다 많아졌음. 그럼에도 러시아어 사용자는 현재도 라트비아어 사용자보다 인구수가 많고, 또 이들이 라트비아 국적을 취득 못한 경우가 많아서 현재도 도시 인구의 4분의 1은 라트비아 국적이 없음. 이전에 올렸던 탈린이 에스토니아계 지역과 소수민족 지역이 극명히 구별되었다면 리가의 경우 지역별 민족 구성이 엇비슷한 편인데, 여기서도 소련 시대 지어진 아파트 단지에 소수민족들이 많이 거주하는 경향 자체는 비슷함.

리가의 행정구역은 북쪽의 3개 구(rajons: 1, 3, 6)와 3개 교외(priekšpilsēta: 2, 4, 5)로 나뉘어져 있는데 사실 구와 교외 사이에 큰 차이가 있는진 잘 몰겠음 ㅋㅋ; 이들은 소련 시절에는 구/교외 구분 없이 공산주의틱한 이름이 붙어 있는 6개 구였는데, 라트비아 독립 이후 현재와 같이 바뀐 것. 각 구의 이름은 중구와 북구를 제외하면 라트비아의 네 개 지역의 이름을 따서 지었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에서 강남 3구는 '영남구', 서남권은 '호남구' 이런 식으로 이름을 붙인 격...? 이하 내용에서는 rajons와 priekšpilsēta 모두 구별없이 '구'라고 적고, 나열 순서는 그냥 시계 방향으로 나열함 ㅇㅇ

※ 참고: 아래 구 인구(주민등록 기준)를 모두 더하면 68만으로 나오는데 리가의 경우 해외 거주 인구가 많은지 주민등록인구가 인구조사에 조사되는 인구보다 훨씬 많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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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 Ziemeļu rajons

면적 77km², 인구 76,926명. 이름 그대로 리가 북쪽에 위치해 있음. 리가에서 발트해로 나오는 길목에 위치해 있는데 그에 걸맞게 다우가바강을 따라 항구와 산업 지대가 길게 이어져 있는 모양새.

구 동쪽은 산업 지역인 다우가바강 근처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메자파르크스라는 커다란 공원이 위치해 있고 소나무숲이 우거진 전원스러운 주택가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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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메 구 Vidzemes priekšpilsēta

면적 57km², 인구 174,123명. 시내 동쪽에 위치해 있는 구로 구명은 라트비아 북동부의 비제메 지방에서 따온 것. 지도로 보면 대체로 아파트 or 주택가인데 외곽 쪽에는 큰 호수와 탈린에도 있던 민속촌이 위치해 있는 듯. 구 남쪽의 도심과 접한 지역은 19세기 말 ~ 20세기 초에 지어진 아르누보 양식의 건물들이 유명하다고 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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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Centra rajons

면적 3km², 인구 24,859명. 리가 중심에 있는 구로 이름 그대로 도심 포지션을 맡고 있음.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리가의 구시가지 베츠리가를 포함하고 있는데, 베츠리가 자체는 면적 0.9km²에 인구 3천 명으로 조그마한 사이즈지만 성 페테르스 교회와 블랙헤드 하우스(짤1), 리가 성당(짤2), 삼형제(짤3), 리가 성(짤4)처럼 관광 포인트들은 요 안에 모여 있는 듯. 옆나라의 탈린이나 빌뉴스도 그렇지만 구시가지는 중세~근세의 도시 건축이 잘 남아 있어서 나름 유명한 편.

리가도 옛날에는 성곽으로 둘러싸인 도시였지만 지금은 철거되어 몇몇 흔적과 일부 복원된 부분만 있다고 카더라. 성벽은 없어졌지만 바깥의 해자는 남아 있는데... 중구는 요 해자를 경계로 다우가바 강변의 구시가지와 좀 더 내륙 쪽의 신시가지로 나뉨. 해자 주변으로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1935년 라트비아 독립을 기념해 세워진 자유 기념탑이 서 있음.

+ 첫짤 오른쪽 건물에 그려진 것은 라트비아 지자체들의 문장. 원래 라트비아의 77개 시의 문장이 그려져 있었는데 라트비아의 행정구역이 단층제로 개편되면서 110개 지자체 문장으로 바뀜 ㅋㅋ 근데 2021년 7월부터 또다시 시군 대통합으로 지자체 수가 확 줄어서(110개 → 43개) 벽화 그림이 또다시 바뀔 운명..?

자유 기념탑 뒤로는 신도심(?)이 위치. 이 지역 중앙을 관통하는 브리바스 대로(짤1, 2)가 리가의 중심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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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갈레 구 Latgales priekšpilsēta

면적 50km², 인구 176,282명. 리가 동남쪽에 위치한 구로 구 이름도 라트비아 동남쪽에 위치한 라트갈레 지방에서 따 왔음. 도심과 인접한 구의 북쪽에는 리가 중앙시장이 위치해 있고, 그 주변으로는 목조 주택들이 위치한 마스카바스 포르슈타테 지역이 있는데 전통적으로 리가의 러시아인과 벨라루스인, 그리고 유대인들이 요 동네에 거주했다고. 외곽은 역시나 소련 스타일 아파트.

스탈린은 소련과 동유럽 여러 나라에 스탈린 양식이라고 하는 특유의 생김새를 지낸 크고 미묘한 건물들을 지었는데, 리가에도 1946년 지어진 라트비아 과학 아카데미 건물이 존재함. 높이 108m로 도시에서 가장 높은 건물 중 하나.

여기까지 살펴본 구들은 리가를 관통하는 다우가바강 동쪽에 위치한 구들. 리가도 아무래도 하류에 있는 도시이다 보니 강폭이 상당히 넓은 편. 강 가운데 있는 자큐살라섬에는 높이 368.5m로 라트비아에서 가장 높은 리가 라디오 TV 타워가 존재감을 한껏 뽐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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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갈레 구 Zemgales priekšpilsēta

면적 41km², 면적 99,142명. 구명은 라트비아 남부의 젬갈레 지방에서 따 왔고 구 위치도 시의 남쪽임. 구의 최북단 다우가바 강가에는 강 건너편 구시가지 쪽에서도 잘 보이는 라트비아 국립도서관(짤1)이 지역의 랜드마크이고, 이외 지역은 아파트도 조금 있지만 대체로 단독주택 위주로들 구성된 주택가가 많은 느낌.

국립도서관 외에 다른 랜드마크라면 승리 공원이 위치. 공원의 첫 이름은 표트르 공원이었으나 라트비아 독립 이후에 공원은 승리 광장으로 바뀌었고, 울마니스 독재 시기에는 거대한 경기장을 지으려는 계획이 있었으나 2차대전으로 인해 무산되었다고 함. 소련은 여기다가 2차대전 승리를 기리는 기념비를 세웠는데 2차대전의 결과로 라트비아가 소련에 병합된고로(...) 독립 이후에는 다소 논쟁의 대상이 되는 장소라고.

리가 국제공항...도 행정구역상으론 마루페 군에 속하는데 이쪽에 위치함. 발트 3국에서는 승객 수가 가장 많은 최대의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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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제메 구 Kurzemes rajons

리가 북서부에 위치한 구로 면적은 79km², 인구는 123,520명. 구 이름은 라트비아 북서부에 위치한 쿠르제메 지역에서 따옴. 도심과 가까운 다우가바 강변에는 고층 빌딩들이 드문드문 있고 보다 내륙 쪽은 주거지역인데, 아랫동네 젬갈레 구가 주로 단독주택 위주였다면 여기는 좀 더 아파트가 많은 느낌. 더불어 근소한 차이긴 하지만 이 구가 리가에서 러시아인 비율이 가장 높은 구.

쿠르제메 구에서 서쪽으로 가면 리가의 위성도시들 중 인구 4만으로 가장 큰 도시인 유르말라가 나옴. 길이가 33km에 달하는 백사장이 펼쳐져 있어 휴양지로 이름높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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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 3국 도시 중에선 앞서 탈린을 올렸었는데... 리가도 탈린처럼 한자동맹 도시로 잘 보존되어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는 구시가지를 가지고 있고, 다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도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거지역은 사회주의틱한 흔적이 아직 짙은 도시. 물론 탈린의 구시가지가 아기자기하다면 리가는 보다 화려한 건물이 많고, 또 외곽 지역이 에스토니아계/단독주택 - 러시아계/아파트 지구로 극명하게 갈리는 탈린과 비교하면 덜 이질적인 느낌..?

+ 차회예고:

탈린과 리가 다음이 어디인지는 안봐도 뻔하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