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Sea to Shining Sea 시리즈]


[1] 서론 및 캘리포니아 남부 (1): Touchdown

[2] 캘리포니아 남부 (2): LA를 스치다

[3] 캘리포니아 남부 (3): LA 탈출...?

[4] 캘리포니아 남부 (4): LA 겉돌기

[5] 캘리포니아 남부 (5): Straight outta SoCal


[6] 샌프란시스코 만 (1): 스탠퍼드


드디어 캘리포니아 남부가 5개 글에 걸쳐서 정리되고 캘리포니아 후반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만에서 3일 정도를 보냈는데, 아마 여기는 2개 포스트로 얼추 정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23시에 LA 유니언 역을 출발한 메가버스는 LA 북쪽 버뱅크를 거쳐 I-5를 통해 북쪽으로 가다 오클랜드에서 베이 브릿지를 통해 샌프란시스코로 들어가는 여정. 저기 보이는 금문교랑 비슷하게는 생겼지만 은색/회색 다리가 베이 브릿지. 아침 일찍이라 그런지 확실히 일단 캘리포니아 남부보단 샌프란시스코가 날씨가 별로인 감이 벌써부터 느껴짐. 



미국 대도시 중에 암트랙이 들어갈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는 안 들어가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샌프란시스코가 대표적인 경우. 대신 베이 브릿지 건너편 애머리빌 (Emeryville) 역까지 가는 암트랙 스루웨이 버스가 있고, 샌프란시스코 광역권 통근열차에 해당하는 칼트레인 (CalTrain) 역이 있는데, 위 사진 역이 바로 그 역. 한국 고속버스나 그레이하운드와 구분되는 메가버스의 특징으로는 따로 터미널이 없는 경우가 많아 적당한 시내의 거점을 정차지로 지정하게 되는데, 샌프란시스코의 경우엔 칼트레인 역 옆이 그런 경우. 뒤에 보이는 구조물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 



이날은 샌프란시스코 자체를 둘러본다기보다는 샌프란시스코 남쪽으로 내려가 실리콘밸리에서 구글이나 애플 본사 정도까지 보고 오는 계획을 세웠지만 동선이 애매해서 포기하고, 대신 스탠퍼드에 있는 친구를 보러 내려가기로 함. 그래서 샌프란 시청 근처에 있던 숙소에 짐을 두고 다시 칼트레인 역으로 돌아와서 팰러앨토 역으로 내려가는 통근열차를 타기로 함. 칼트레인 자체는 위처럼 비전철 2층 열차를 많이 쓰는데, 샌프란시스코 만 남쪽 끝 새너제이/산호세랑 그 남쪽까지 내려가는 꽤 긴 통근열차. 장기적으로는 이 칼트레인 선로를 전철화해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CAHSR)를 데려오려는 계획이 있지만 이게 빨라야 2029년 개통. 



???: 산할아버지 구름모자 썼네~

샌프란시스코 일대 날씨의 재미있는 점으로는 샌프란시스코가 북쪽으로 특별히 돌출된 반도라서 그런지 샌프란시스코 남쪽 실리콘밸리랑은 날씨가 완전히 다름. 다행히도 샌프란시스코에 있던 3일 동안은 큰 문제 없었지만 샌프란시스코가 원래 8월 한복판에 갑자기 한국 가을날씨가 잠깐 찾아오는 등 변덕이 매우 심한데, 샌프란시스코만 벗어나면 캘리포니아 남부 날씨랑 매우 비슷한 모습이 나옴. 



이런 동네도 지나가고 하면서



스탠퍼드 정문 도착! 

이전에 USC랑 UCLA 캠퍼스를 지나가긴 했는데, 얘네들과 비교하더라도 스탠퍼드 대학 캠퍼스는 진짜 미친 듯이 넓음. 서울대 간 애들 이야기 들어보면 다음 수업 강의실 찾아가려면 카카오맵을 켜야 했다던데, 그 심정을 스탠퍼드 캠퍼스를 보고 처음 알았음. 



스탠퍼드 상징 중 하나인 후버 타워. FDR 전임 대통령인 허버트 후버 이름을 땄음. 후버가 (아직까지는) 스탠퍼드 학부 출신 유일한 미국 대통령인지라, 보수주의로 유명한 정치연구기관인 후버 연구소도 스탠퍼드에 있음. 



전반적으로 스탠퍼드 대학 건물이 대부분 근처에서 볼 수 있는 저 붉은 기와에 황토빛 벽돌 양식으로 통일되어 있는데, 이 양식을 스탠퍼드 내에선 Richardsonian Romanesque라 부름. UCLA에서 강하게 봤던 로마네스크 양식이랑 캘리포니아 전반적으로 많이 보이는 Mission Revival 양식을 적절히 조합한 느낌이라나. 



아치를 통해 알아보는 강렬한 스탠퍼드의 로마네스크 (2). 저 게이트를 통해 들어오면 대학 캠퍼스 중심인 Main Quadrangle (Main Quad)라고 해서, 캠퍼스 중심이라 함. 우리로 치면 종합대학이면 다 있는 대학본관 생각하면 될 듯. 



Main Quad 내부. 스탠퍼드 대학 자체는 원래 종교 중립적으로 세워진, 당시의 몇 안되는 대학이긴 했는데 그래도 미국이다 보니 크리스트교 신자가 많아서인지 이렇게 교회가 있음. 



Main Quad 안뿐만 아니라 스탠퍼드 대학 캠퍼스 전체적으로 로댕 조각상들이 많이 보임. 프랑스 밖에서 가장 큰 컬렉션이라나. 저기 있는 조각상들이 모양이랑 개수로 봐서 아마 '칼레 시민'인 듯. 



학식을 먹을 생각이긴 했지만 7월인데다 일요일인지라 그날은 이상하게 안 열어서 근처 판다 익스프레스로 점심을 때우고



아까 봤던 후버 타워 올라가서 캠퍼스 전체를 내려다보기로 함. 대학 캠퍼스가 이렇게 커도 되나 싶을 정도로 심히 넓음. 



약간 잘리긴 했지만 왼쪽의 건물 구역이 아까 봤던 Main Quad. 오른쪽 잔디밭에는 나무로 가려진 부분에 S자로 꽃밭이 있는데, 스탠퍼드 대학 구글링하면 가장 먼저 뜨는 사진들이 저기인 듯. 



아까 가려졌던 S자 꽃밭. 언론에서 스탠퍼드 대학 전경 비추면 높은 확률로 여기서 Main Quad까지 비추는 사진이 뜸. 



나갈 때는 길을 약간 잘못 들어 스탠퍼드 의대랑 병원 방면 통해서 나감. 이게 Li Ka Shing 센터라고 되어 있는 의대 건물인데, Li Ka Shing이 누군고 하니 다름 아니라 한때 홍콩 제일 부자였다는 리자청... 리자청 본인은 스탠퍼드 말고도 UC 버클리 등등 다양한 데에 거액의 기부금을 쾌척하는 대인배이신데, 스탠퍼드에 특히 진심이신 듯. 



스탠퍼드 대학병원을 지나서 (명성과 대비해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들보다는 뭔가 작아 보이기는 한 듯) 아까 본 팰러앨토 역에서 칼트레인 타고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올라감. 스탠퍼드 걸어다니면서 피곤했던 모양인지 돌아가는 길 사진은 못 찍었던 듯. 



6시 반이었는데도 대낮처럼 환하길래 나온 김에 저녁까지 먹고 가잔 생각으로 막무가내로 피어 39까지 올라옴. 



여기 크램 차우더가 꽤나 유명하다는 소문을 듣고 얼른 자리를 잡아 저녁을 빠르게 흡입함. 용기가 빵으로 되어 있던지라 양이 적어 보여도 굉장히 여유롭게 먹었던 듯. 



피어 39에서 보는 샌프란시스코 만과 저 멀리 있는 알카트라즈 섬. 피어 39 근처에서 샌프란시스코 만을 한 바퀴 도는 배가 많이 출발하는데 막상 알카트라즈 섬으로 들어가는 배는 동쪽으로 700 m쯤  떨어진 피어 33에서 출발함. 여담으로 앤트맨과 와스프에서도 앤트맨이 엄청 커져서 배에서 사람을 낚아 올리는 장면이 이 근처인 걸로 기억. 



다른 곳은 안 그렇겠냐만 샌프란시스코 숙박비는 특히나 살인적이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호스텔에 방을 잡았음. 거기서 보이던 뷰로 마무리. 


다음편 예고)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질주하는 돚붕이 (1)


질문, 피드백, 추천은 항상 대환영이며, 스탠퍼드도 다녀왔겠다 다음 편에선 샌프란시스코 여기저기 둘러보고 오는 엔딩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추가) 사실 주말과 학식의 방학을 틈타 6편 올라오기도 전에 8편까지 다 썼는데 쓰는 족족 다 올릴지, 아니면 지금처럼 하루 1편씩 올리는 안을 유지할지 이 시리즈를 읽는 도지러 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댓글로 자유롭게 말씀해 주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