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카드 계단에서 내려다보이는 예레반 (feat. 아라라트산)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은 아르메니아 중부 아라라트 평원 ㅡ 해발 약 1,000m ㅡ 에 위치한 도시. 예레반은 아르메니아 북동부의 거대한 세반 호수에서 흘러나와 아라스강(카스피해로 흐름)으로 합류하는 흐라즈단강 유역에 위치해 있는데 흐라즈단강은 폭이나 수량은 개천 수준이지만 굉장히 깊은 계곡을 이루기 때문에 도시의 동서를 가르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도시의 주요 부분은 대체로 강 동쪽에 위치함. 아라라트산은 도시에서 50km 정도 떨어져 있지만 산 높이가 5100m나 되고 중간에 별다른 장애물이 없으므로 매우 잘 보이는데, 아르메니아 입장에선 안타깝게도 현재는 터키의 영토.

도시의 역사는 기원전 782년 우라르투 왕국이 세운 에레부니 요새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예레반의 경우 독립 아르메니아보다는 페르시아나 러시아 지배 하에서 중심지였던 역사가 긴 편이었고, 1918년 아르메니아 제1공화국 수립 때 비로소 수도가 되었음. 20세기 초 인구 2만이었던 예레반은 1차대전 이후 오스만의 학살을 피해 이주한 난민들이 이주하면서 인구가 크게 늘었는데, 이후 아르메니아를 점령한 소련은 구시가지를 밀어버리고 응회암으로 된 분홍색 석조 건물로 가득한 신도시를 지으면서 도시는 현대적인 수도로 변모함. 아르메니아 독립 이후로는 아르메니아 인구 290만 중 100만 명이 살고 있는 종주도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음.

얀덱스 지도 인터페이스

아르메니아는 구글 스트리트뷰가 지원되지 않는 국가이지만, 러시아 최대 포털사이트인 얀덱스 지도에서 예레반 스트리트뷰(얀덱스 지도에서는 '파노라마')를 제공하고 있음. 화질은 괜찮은 편이고 사이트 속도도 구글보단 느리지만 못 쓸 정도는 아닌데... 거리뷰 이미지에 뜨는 화살표나 상호 등을 숨길 수 없는 거는 초큼 단점인 듯.

각 구는 도심을 시작으로 시계 방향으로 나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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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켄트론 Կենտրոն

면적 13.4km², 인구 126,600명(이하 출처). 이름을 보면 알겠지만 예레반의 중앙에 위치해 있는 도심부. 예레반 중심지는 원형으로 깔끔하게 구획된 신도시로 되어 있는데, 이는 1920년대 알렉산드르 타마냔이 설계한 것. 이때 세워진 석조 건물들이 대체로 분홍색 응회암으로 되어 있는데, 덕분에 도시는 '핑크 시티'라는 별명을 얻기도. 2000년대 이후로는 도심 지역 재개발에 따라 북부 거리(짤3)와 같은 세련된 거리들이 조성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역사적 건물들을 왕창 헐어버리기도 한 모양.. 예레반의 랜드마크격인 공화국 광장(짤1)과 카스카드(짤4) 계단 ㅡ 계단 꼭대기엔 2차대전 승전 기념탑이, 내부에는 미술관이 있음 ㅡ, 그리고 아르메니아 정부 관련 시설들이 모두 이 구에 위치해 있음.

도심 중심부에 있는 것들: 위에서부터 예레반 오페라 하우스, 예레반 대학 뒤편에 있는 고문서 박물관인 마테나다란, 2001년 새로 지어진 성 그리고리 대성당.

예레반 도심 서쪽으로는 흐라즈단강이 흐르는데 강폭이 좁고 굉장히 깊은 계곡을 이루며 흐르는 편. 윗짤을 보면 언덕 위에 조그마한 집들이 모여 있는 게 얼핏 보이는데 타마냔이 설계한 신도시 바깥으로는 콘드나 (짤에 보이는) 노라규그처럼 오래된 동네들이 여럿 위치함.

흐라즈단강 서쪽에는 치체르나카베르드라는 이름의 언덕이 있는데 언덕 꼭대기에 아르메니아 학살 추모관(짤1)이 위치해 있음. 추모관 외에도 콘서트 홀과 경기장 등이 언덕 주변에 위치.

2. 아랍키르 Արաբկիր

면적 13.2km², 인구 117,700명. 예레반 북쪽에 있는 구로 카스카드 계단에서 위로 올라가면 나오는 동네로 이름은 현재 터키 중부에 위치한 옛 아르메니아 도시 이름에서 따 왔음. 바레카무튠 광장(짤1)과 코미타스 거리(짤2) 등을 중심으로 상업 지구가 형성되어 있고, 나머지 지역은 아파트와 주택가들인 모양. 예레반 컴퓨터 연구개발대를 비롯해 여러 대학들이 구에 위치해 있고, 구 북부엔 공단이 있음.

3. 카나케르-제이툰  Քանաքեր-Զեյթուն 

면적 7.6km², 인구 74,400명. 예레반 도심 북쪽에 고지대에 위치한 구로 첫짤의 자유 거리를 기준으로 아랍키르 동쪽에 위치해 있음. 두번째 짤을 잘 보면 러시아 정교회 성당이 왼쪽에 있는데 바로 건너편 담장 너머가 러시아군 기지.

구 남단에는 승리 공원이라는 구 소련권 어딜 가나 있는 2차대전 승전을 기리는 공원이 위치해 있음. 언덕 위에는 1967년 세워진 51m짜리 '어머니 아르메니아' 동상이 예레반 도심을 내려다보며 서 있음.

막짤 이미지 출처

4. 아반 Ավան 

면적 8.1km², 인구 53,100명. 시내 북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해발고도가 1,300m 정도로 예레반에서 가장 높은 지역. 구 남쪽에는 예레반 식물원이 위치해 있음. 이 구에 6세기에 세워진 예레반 최고(最古)의 교회인 카토기케 치라나보르 교회(막짤)가 위치해 있는데, 17세기 지진으로 인해 현재는 많이 파손된 상태.

5. 노르노르크 Նոր Նորք 

면적 14.5km², 인구 129,400명으로 시 동쪽에 위치한 구. 대충 언덕배기에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는 풍경. 아르메니아 사관학교(막짤)와 국방부도 이 구에 소재해 있다고 하고, 구 북쪽의 계곡(?)에는 동물원과 워터파크가 위치. 첫짤에서 나무에 가려 안 보이지만(...) 소련 군인이었던 하이크 브지슈캰의 기마상이 동네의 랜드마크인 듯.

6. 노르크마라시 Նորք-Մարաշ

면적 4.7km², 인구 11,300명. 도심 바로 동쪽 언덕 위에 위치해 있지만 지도로 보면 미개발 지역이 많고 실제로도 인구가 그리 많진 않은 편. 시 여기저기서 잘 보이는 예레반 TV 타워가 위치해 있음.

7. 에레부니 Էրեբունի

면적 48.5km², 인구 126,300명. 예레반 동남쪽에 있는 위치해 있는 커다란 구로 앞에 아르메니아 민족 서사시의 주인공인 '사순의 다비트' 동상이 서 있는 예레반 역(짤1)이 이 구에 위치함. 구의 북쪽은 대체로 주택가이고 남쪽에는 커다란 공단이 있는 모습.

구의 동쪽에는 기원전 782년 우라르투에 의해 세워진 에레부니 요새가 위치해 있는데 구명의 유래이자 예레반 시명의 유래인 곳. 아린베르드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유적은 1950-60년대에 본격적으로 발굴되었고 예레반 2750주년인 1968년 역사 박물관이 세워짐.

8. 셴가비트 Շենգավիթ

면적 40.9km², 인구 137,400명. 시내 남서쪽 외곽에 위치한 커다란 구. 커다란 공단과 러시아군이 주둔해 있는 군사 공항 등이 위치해 있음.

이 구에 2014년 아르메니아 최대 쇼핑몰인 예레반 몰이 문을 열었다고 카더라.

9. 말라티아세바스티아 Մալաթիա-Սեբաստիա

면적 25.2km², 인구 142,600명으로 흐라즈단 강 건너 서쪽에 위치한 예레반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구. 구의 이름은 터키에 있는 도시 말라티아와 시바스에서 따 왔는데 해당 지역에서 온 학살 생존자들이 세운 마을이었다고. 인구가 많은 구가 으레 그렇듯 지금은 집들이 많이 있음.

이곳에는 예레반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이 선다고 함. 예레반 사람들은 무슨 연유에선지 '방글라데시'라고 부르는 모양 ㅋㅋ

예레반의 관문격인 즈바르트노츠 국제공항이 이 구 서쪽에 위치해 있음: 정확히는 예레반 시에서 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월경지.

10. 아자프냐크 Աջափնյակ

면적 25.8km², 인구 109,600명. 예레반 북서쪽에 위치해 있는 구. 구의 동쪽 부분은 아파트와 단독주택들이 많이 있고, 서쪽은 아직 미개발된 지역.

11. 다브타셴 Դավթաշեն

면적 6.5km², 인구 42,200명으로 예레반 최북단에 있는 구. 원래는 흐라즈단강 때문에 도심과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2000년 강을 건너는 다리가 개통되어 아랍키르와 바로 연결되게 됨. 작은 구지만 아파트들이 많이 있는 모양새.

사진 출처: 예레반 시 홈페이지

마지막으로 예레반 남쪽 끝에 있는 누바라셴 Նուբարաշեն 구는 면적 17.2km²에 인구 9,700명으로 인구가 가장 적은 구인데 예레반 시가지와 외따로 떨어져 있고 얀덱스 지도에도 스트리트뷰가 읎음... 이곳도 타마냔에 의해 개발된 정착촌인데 1930년대 해외에 흩어져 있던 아르메니아 학살 생존자들을 정착시키기 위해 조성되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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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부니 요새에서 보이는 아라라트산

앞서 언급했듯 예레반의 상당수 건물들은 화산재가 쌓여서 만들어진 분홍색 응회암으로 지어졌는데 덕분에 도시 전반에 특유한 색채가 감돌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듯. 20세기 초 계획도시로 건설된 인상적인 도심부는 물론 소비에트 스타일 아파트까지도 자연과 어울리는 색채를 입히니 느낌이 사는 거 같기도 ㅋㅋ (주관적 느낌입니다) 한편 도시 전경에서는 비록 현재 아르메니아 땅에 없긴 하지만 아라라트산이 굉장히 인상적인 배경이 되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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