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는 얀덱스 지도에서 제공하는 파노라마 이미지를 이용했읍니다

알마티는 카자흐스탄 동남부에 위치한 카자흐스탄 제1의 도시로, 중앙아시아에서는 우룸치와 타슈켄트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도시. 도시는 천산산맥 혹은 알라타우산맥 ㅡ 사실 둘이 지칭범위가 미묘하게 다름 ㅡ 북쪽 자락에 위치해 있으며, 탈가르 봉(4,979m)을 비롯한 고봉들이 도시의 뒷편에 위치해 있음. 알마티 시도 산비탈에 위치해 있어 북에서 남으로 갈수록 해발고도가 조금씩 높아지는데, 북쪽의 알마티 공항은 681m, 시내 중심부는 약 800m, 남쪽의 쾩퇴베 언덕은 1100m 정도에 위치해 있음. 녹지가 풍부하게 조성되어 있는 알마티는 다민족으로 구성된 카자흐스탄의 경제적 중심지 역할을 맡고 있음.

알마티는 중세 때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 무역도시가 위치했었지만, 16세기 무굴의 초대 황제가 쓴 바부르나마에서 "페르가나 북쪽에 알말리크, 알마투, 양기 등의 도시가 있는데 모두 망함 ㅇㅇ"이라고 적혀 있는 걸로 보아 상당히 예전에 사라진 도시. 도시의 실질적인 전신은 1854년 러시아가 세운 베르니 요새로, 이후 러시아 제국의 세미레치예 주의 주도가 되어 19세기 끝무렵엔 인구 2만 ㅡ 주로 러시아인 ㅡ 의 도시가 되었음. 소련이 들어선 이후 1921년 도시 이름은 '알마아타' ㅡ 지명에 대해선 여러 설이 있지만 '알마'는 확실히 사과라는 뜻 ㅡ 로 개칭되었고, 1927년 카자흐 KSSR의 수도가 크즐오르다에서 알마아타로 이주해 오면서 카자흐스탄의 수도가 되었는데, 알마아타는 2차대전 때 소련의 산업이 전쟁을 피해 내륙 지역으로 이전해 오면서 크게 발전했다고. 카자흐스탄 독립 이후 1998년 천도 이전까지 도시는 카자흐스탄의 수도였으며, 도시의 이름도 카자흐어인 알마티로 개칭되었음.

소련 시절 알마티는 압도적으로 러시아인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도시였는데, 1970년 당시 알마티 시의 인구 73만 명 중 러시아인의 비율은 70.3%에 달했고, 카자흐인의 비율은 12.1%에 불과했음.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인의 감소와 카자흐인이 주축이 된 급속한 도시화에 의해 도시의 인구구성은 크게 뒤바뀌었는데, 2020년 현재 도시의 인구구성은 카자흐인이 61.4%, 러시아인이 24.3%로 카자흐인과 러시아인의 비율이 역전된 상황. 한편 고려인 인구는 1970년에는 7천 명 정도였으나 지금은 3만 5천여 명으로 상당히 많이 증가했음. 한편 위구르인도 도시 인구 중 5% 정도를 차지해 상당히 많은 편.

구별로 보면 도시의 동쪽 부분은 러시아인이, 서쪽 부분은 카자흐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모습. 유추하기 어려운 부분은 아닌 게 알마티 도시가 대체로 동→서 방향으로 확장되었고 1989년 이후 유입된 인구의 절대다수가 카자흐인이라 사실 요건 자연스러운 부분. 고려인의 경우 도시 중앙의 3개 구(보스탄득·알말르·애웨조프)에 많이 거주하고 있는데 알말르 구에선 구 인구의 2.9%를 차지하고 있음.

현재 알마티는 행정적으로 카자흐스탄의 3개 직할시(알마티, 누르술탄, 심켄트) 중 하나이고, 하위 행정구역은 8개 구로 이루어져 있음. 요 글에서는 구의 나열 순서는 공항이 있는 튀르크십 구에서 출발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가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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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크십 구 Турксіб Ауданы

면적 75km², 인구 244,698명. 시내 북동쪽 끝에 위치한 구로, 원래 이름은 10월 구였으나 1995년 튀르키스탄-시베리아 철도 건설 70년을 기념해 튀르크십(Türkıstan-Sıbır)으로 구명이 개칭됨. 공항과 기차역이 있어서 알마티의 관문격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이름엔 튀르크가 들어가 있지만 소수민족 비중이 가장 높은 구.

구의 북동쪽 끝에는 1935년 개항한 알마티 국제공항(짤1)이 위치해 있음. 카자흐스탄 최대 공항이자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승객수가 많은 공항으로, 이름과 달리 알마티에 본사가 있는(...) 에어 아스타나의 주 허브공항. 알마티-1역(짤2)도 이 구에 위치해 있지만 여긴 도심과 거리가 멀어서 승객취급보단 수송의 비중이 높다고 카더라

제티수 구 Жетісу ауданы

면적 39km², 인구 172,290명으로 알마티 북부에 위치한 구. 원래 구명은 레닌 구였지만 1995년 알마티 인근 지방을 일컫는 말인 '제티수'(러시아어로 '세미레치예': 둘 다 '일곱 강'이란 뜻)로 개칭됨. 여기도 도시의 외곽 부분으로 구의 상당 부분은 공장 지대가 차지하고 있음.

알마티-2역이 이 구의 남쪽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음. 비교적 시내와 가까워서 여객열차들은 주로 여기 정차한다고. 알마티 최대 버스터미널인 사야핫 터미널과 지하철 북쪽 종점인 라이음벡 바트르 역도 근처에 위치.

알라타우 구 Алатау ауданы

면적 105km², 인구 301,482명. 2008년 애웨조프 구의 북쪽을 떼어서 신설된 구로, 구의 대부분은 90년대 이후 개발된 외곽 주택가. 알마티 구들 중 카자흐인 비중이 가장 높은 구임. 이름은 알라타우 산맥에서 따왔지만 산이 없는 건 함정 ㅋㅋ

나우르즈바이 구 Наурызбай ауданы

면적 70km², 인구 152,397명. 알마티 최서단에 위치한 구로 2014년 인구 증가에 따라 새로 분구되었음. 구명은 18세기 중가르에 맞서싸운 카자흐스탄 장군인 나우르즈바이 바트르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인구 증가로 새로 분구된 구'라는 설명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전반적으로는 주거지역.

애웨조프 구 Әуезов ауданы

면적 24km², 인구 308,292명으로 알마티 서부에 위치해 있으며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구. 구의 이름은 카자흐스탄의 작가 무흐타르 애웨조프(1897-1961)의 이름에서 따옴. 전반적으로는 아파트 위주로 이루어진 신도시.

보스탄득 구 Бостандық ауданы

면적 98km², 인구 357,836명으로 알마티 남쪽에 위치한 구. 소련 시절 구명은 칼리닌 구였으나 1995년 '자유'를 뜻하는 '보스탄득'으로 구명이 개칭됨. 꽤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는 알마티 도심의 남쪽 부분에 해당하는 지역. 

구의 동쪽에는 80년대 조성된 공화국 광장이라고 하는 광장이 위치해 있음. 광장 건너편엔 알마티 시청(짤2)이 있고, 아스타나 천도 이전에는 카자흐스탄 대통령궁도 요 근처에 위치해 있었음.

(위에서부터) 알마티 중앙 스타디움과 카자흐스탄 최고 대학인 앨파라비 국립대학교, 2010년 나자르바예프 (당시 현직)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초대 대통령 공원'. 셋 다 보스탄득 구에 위치해 있음.

마지막으로 요거는 알마티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라고 하는 메가 알마티의 모습.

알말르 구 Алмалы ауданы

면적 18km², 인구 221,223명. 알마티 중앙에 있는 구로 격자 모향으로 잘 구획된 시가지가 있는 도심 부분. 천도 이전에 국회의사당이었던 건물이 서 있는 아스타나 광장(짤1)과 모스크바의 번화가 이름을 따서 '아르바트'로 불리는 알마티의 중심가인 지벡 졸르 거리(짤2: 참고로 저기 걸린 LG는 지금은 철거된 듯 ㅋㅋ;) 등이 위치해 있음. 구의 이름은 원래 스탈린 구였는데 50년대 스탈린 격하 운동에 따라 소비에트 구로 바뀌었고, 1995년 '사과가 많은'이란 뜻의 알말르로 다시 개칭됨.

메데우 구 Медеу ауданы

면적 274km², 인구 218,793명. 알마티 시 동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시에서 가장 넓은 구. 이전 이름은 프룬제 구였으나 19세기 말 지역 유지(?)로서 도시가 건설되는 데 크게 기여했던 메데우 푸스르만울르(1850-1908)의 이름을 따서 1995년 개칭됨. 구는 천산 산맥 산자락에 위치해 있어 고도가 높은 편이고, 알마티에서 가장 평균 소득이 높은 동네라고 카더라

이 구에 위치한 1907년 지어진 목조 성당인 승천 대성당 ㅡ 건축가의 이름을 따서 젠코프 성당이라고도 불림 ㅡ 은 알마티의 랜드마크 중 하나. 성당은 못 없이 나무로만 지어졌으며 높이가 56m에 달한다고 함. 성당 주변으로는 2차대전 때 전사한 소련군을 추모하는 판필로프 공원이 조성되어 있음.

요거는 구 북쪽에 위치한 알마티 중앙 모스크. 알마티는 현대 도시로서의 역사가 짧고 러시아인이 다수여서 중앙아시아 색채는 옅은 편인데 도시의 몇 안되는 중앙아시아틱한(?) 건물. 이 모스크 자리는 19세기 말 타타르인 모스크가 있었던 자리라고 하는데, 카자흐스탄 독립 이후 모스크 건설이 진행되어서 1999년 완공됨. 성당과 모스크 사이에는 (러시아어 '젤료니 바자르'로 알려진) 쾩바자르 시장이 위치.

사진 출처

스트리트뷰 이미지는 아닌데... 퇼레바예프 거리는 80년대 고려인 출신 로커 빅토르 최가 영화 '이글라'의 마지막 장면을 찍은 곳이었음. 얀덱스 파노라마는 2017년에 촬영되어서 해당사항이 없는데 2018년 해당 장소에 빅토르 최의 동상이 세워졌다고.

구 동남쪽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쾩퇴베 ㅡ 푸른 언덕이란 뜻 ㅡ 언덕이 위치. 위에는 동물원이 조그맣게 조성되어 있고 알마티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와 TV타워(입장불가)도 있는 모양.

알마티 시역의 남쪽 부분은 천산 산맥이 자리잡고 있는데 만년설로 덮인 4000m급 고봉들이 즐비해 풍경이 굉장한 지역으로, 일레-알라타우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음. 메데우(짤1)과 심불락(짤2)과 같은 겨울 리조트들과 알마티 대호수(짤3)와 같은 명승지들이 군데군데 위치함. 2017년 동계 유니버시아드가 여기서 개최되었고, 알마티는 2022년 동계 올림픽도 여기서 개최하겠다고 신청을 넣었으나 요건 베이징에 밀려서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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쾩퇴베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도시 전경

여기까지가 카자흐스탄의 최대 도시인 알마티의 모습. 눈 덮인 천산 산맥을 배경으로 도심부는 잘 정돈된 시가지에 가로수와 공원이 풍부하고, 외곽 지역도 전반적으로 저밀도로 도시가 확장되어서 도시가 전반적으로 녹색 빛깔을 많이 띄는 듯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