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가강 유역에 위치한 카잔은 러시아 연방을 구성하는 타타르스탄 공화국의 수도로, 인구 약 120만의 도시. 도시는 튀르크어로 '솥'이란 뜻인데, 11세기 볼가-불가르 시절에 처음 요새로 건설되었고 15-16세기에는 킵차크 칸국의 계승국이었던 카잔 칸국의 수도 역할을 했음. 1552년 러시아가 카잔을 함락시킨 이후 카잔은 러시아의 주요 도시 중 하나가 되었고, 19세기 초에는 러시아에서 세 번째로 대학이 설립되어 볼가 지방의 교육·문화적 중심지가 되기도 함. 1920년 타타르 자치공화국이 수립되면서 카잔은 자연스럽게 타타르스탄의 중심지가 되었고, 70년대에는 인구 100만을 넘어선 대도시로 성장하였음. 현재 카잔은 유럽 러시아 제3의 도시로 시에서는 '러시아 제3의 수도'라는 타이틀을 밀고 있다고.

2010년 인구조사에 의하면 카잔의 인구는 러시아인이 48.6%, 타타르인이 47.6%를 차지해 두 민족의 비율이 거의 엇비슷했고, 그 외엔 추바시인과 우크라이나인, 마리인, 바시키르인 등이 거주하고 있었음. 16세기 러시아의 카잔 정복 이후 이반 뇌제는 타타르인이 성 안에 거주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도시는 러시아화되었는데, 제정 시기 타타르인들은 도시의 별도 구역에 모여살아야 했고 시 전체 인구의 10% 정도를 차지했음. 20세기 들어 주변 농촌 지역에서 인구가 유입됨에 따라 도시의 타타르인 비중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소련 붕괴 당시에는 인구구성이 러시아인 54.7%, 타타르인 40.5%로 양 민족의 인구수 차이가 크게 줄어들었고 현재는 거의 1:1인 상황. 대체로 시의 북서쪽에는 러시아인이, 동남쪽에는 타타르인이 많이 거주하지만 절대적인 비율 자체는 시 전체적으로 크게 차이나진 않음.

카잔에 위치한 7개 행정구들은 위 그림과 같은 순서대로 북서 → 남동 방향으로 나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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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키롭스키 구 Кировский район

면적 109km², 인구 132,737명(이하 2020년). 카잔 서쪽 끝에 있는 구로 볼가 강을 따라 서쪽으로 길게 뻗어 있음. 도시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낮은 구로 구의 대부분 지역은 녹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가지는 주로 구의 동쪽 끄트머리 부분에 위치해 있고 볼가 강을 따라서는 단독주택들이 저밀도로 밀집되어 있는 듯. 

키롭스키 구의 경우 구 면적에서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부분은 녹지로, 울창한 숲과 레뱌지예 호수(짤1)처럼 시민의 휴식처로 이용되는 호수들이 위치해 있음. 1994년 조각가인 일다르 하노프에 의해 세워진 '모든 종교의 사원'(짤2)은 정교회와 이슬람, 불교와 힌두교까지 다양한 종교건축 양식을 섞어놓은 기묘한 건물인데 건축가에 의하면 모든 종교의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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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모스콥스키 구 Московский район

면적 39km², 인구 127,773명으로 카잔 북서부에 위치한 구. 구역은 대각선으로 길쭉하게 생겼는데 동남쪽에는 아파트 단지들이, 북서쪽에는 거대한 화학 산업단지가 위치해 있음. 두번째 짤에 보이는 17세기의 키지네츠키 수도원과 세번째 짤에 보이는 신축 모스크에서 도시의 다문화성이 간접적으로 느껴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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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비아스트로이텔니 구 Авиастроительный район

면적 39km², 인구 117,250명. 구명은 '항공기 제작자의 구'란 뜻인데 이름에 걸맞게 투폴레프 공장을 비롯해 항공 관련 산업들이 밀집해 있는 동네. 지도로 보면 구의 중심부엔 항공산업 관련자들을 위해 지어진 '소츠고로드'라는 신도시가 있지만 대부분 지역은 단독주택이 저밀도로 깔려 있는 모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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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노보사비놉스키 구 Ново-Савиновский район

면적 21km², 인구 224,541명으로 시에서 가장 작고 인구밀도가 높은 구. 타타르어 구명은 '새로운 사윈'이란 뜻의 양아사윈 구 Яңа Савин районы 인데 이름 그대로 예전엔 '사윈'이란 마을이 있었다고. 인구밀도가 높다는 설명에서 짐작 가능하듯 구의 풍경은 아파트들이 많이 들어선 신도시.

구 소련 어딜가나 있는 2차대전 승전을 기념하는 '승리 공원'(짤1)이 여기에 있고, 구의 동쪽에는 2013년 개장하여 루빈 카잔의 홈구장으로 쓰이고 있는 아크바르스 아레나가 위치해 있는데 한국인들에겐 독일인 이긴 곳으로 기억에 남을 듯 ㅋㅋ 카잔카 강변에는 카잔을 상징하는 솥 모양의 커다란 조형물(?)이 서 있는데 이것도 나름 눈에 띄는 듯.

카잔 시를 흐르는 가장 큰 강은 볼가강이지만 강폭이 (50년대 댐 건설 이후로) 6km를 넘는 연유로 볼가강 너머로 시가지가 확장되는 건 무리가 있고... 대신 바로 윗짤에도 보이는 카잔카강이 도시 중앙을 관통하고 있음. 카잔카강도 하류(?)에선 강폭이 꽤 넓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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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바히톱스키 구 Вахитовский район

면적 26km², 인구 85,112명으로 도시 중앙에 위치한 구로 구명은 타타르인 혁명가 물라누르 와히토프(1885-1918)의 이름에서 따옴. 카잔 크렘린(짤1)과 카잔의 중심가인 바우만 거리(짤2), 타타르스탄 정부청사(막짤) 등이 소재한 도심부에 해당됨. 카잔의 랜드마크들은 대부분 요 구 안쪽에 모여 있는 모양 ㅇㅇ..

카잔 크렘린은 카잔카강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언덕에 위치해 있는 옛 요새로, 쇠옘비캐 탑(짤2의 갈색 탑), 수태고지 대성당(짤2 정면), 에르미타주 미술관 분관(짤3 기다란 건물) 등이 위치해 있음. 16세기 러시아가 카잔을 정복한 이후 원래 언덕에 있던 모스크는 파괴되었는데, 소련 붕괴 이후 모스크 재건이 추진되어 이스탄불을 제외한 유럽 최대 모스크인 콜섀리프 모스크가 2005년 새로 지어졌고 도시 풍경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뽐내는 중.

구의 중앙으로는 불라크강이라는 개천이 지나가는데, 개천 북동쪽 지역은 원래 러시아인이, 남서쪽 지역은 타타르인이 주로 거주했던 지역. 구 개요 부분(?)에서 올려놓은 바우만 거리와 정부청사 등은 모두 북동쪽에 위치해 있고, 러시아 최고 대학 중 하나인 카잔 대학교(짤2: 톨스토이와 레닌이 이 학교에 입학했지만 졸업하진 못했다고 카더라)도 해당 동네에 위치함. 불라크강을 거슬러올라가면 카반 호수라는 기다란 호수(막짤)가 있는데 주변으로 밀레니엄 공원처럼 광장과 공원들이 조성되어 있는 모습.

구 남서쪽은 '타타르 지역'이라 불리우는 지역으로 제정시대에 타타르인들이 모여살았던 동네. 18세기 예카테리나 2세가 모스크를 짓는 것을 허락하면서 매르자니 모스크(첫짤 오른쪽 녹색 지붕)를 비롯한 모스크와 마드라사들이 들어서서 곳곳에 뾰족뾰족한 첨탑들이 눈에 띔. 시장과 기차역(짤 2, 3)도 요 동네에 위치해 있음.

카잔 시내 서쪽으로는 볼가강이 흐르는데 앞서 언급했듯 50년대 쿠이비셰프 저수지가 만들어지면서 강폭이 그야말로 까마득하게 넓어짐. 강변에는 그럴듯한 여객터미널을 갖춘 꽤 커다란 항구가 위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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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프리볼시스키 구 Приволжский район

면적 116km², 인구 252,499명으로 시 남쪽에 위치한 구로 구명은 볼가 강변이란 뜻. 지도로 보면 볼가강과 인접한 구의 서쪽에는 커다란 공단이, 중앙에는 '고르키' 지구를 비롯한 아파트 단지들이, 그리고 남쪽과 동쪽에는 단독주택가가 형성되어 있는 모습. 짤은 생략했지만 구에 2013년 하계 유니버시아드 개최 관련된 시설(선수촌 등)이 여기저기 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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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 시계 밖에 있긴 하지만 카잔 공항도 이 구 방향에 위치해 있는데 도심부와의 거리가 25km 정도로 상당한 편...인데 그래도 공항철도가 연결되어 있음. 공항 바로 옆에는 커다란 엑스포 전시장이 위치.

7. 소베츠키 구 Советский район

면적 167km², 인구 320,479명으로 카잔에서 가장 큰 구로 시내 동쪽에 위치해 있음. 지도로 보면 여기도 '아지노'를 비롯한 신도시들과 공장, 주택가 등이 위치한 외곽 지역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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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유럽 러시아 제3의 도시이자 타타르스탄의 수도인 카잔의 풍경으로 전반적으로 보면 크렘린을 비롯해 역사적인 건물이 많은 고풍스런 구시가지, 두 문화가 만나는 교차점 + 큰 강 등이 도시의 특색이라 볼 수 있을 듯..? 외곽 지역은 보통의 소비에트 도시지만 소련 붕괴 이후에도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2010년대 들어 대형 행사를 몇몇 개최해서 그런지 새로 지어진 아파트 단지가 상당히 많은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