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안가보고 쓰는 도시 시리즈)

애들레이드는 남호주의 주도로, 광역권 인구 130만의 호주 제5의 대도시. 도시는 호주 남해안에 툭 튀어나온 플러리오반도 서쪽의 '애들레이드 평원'이라 불리는 좁고 긴 평야 지대에 위치하고 있는데, 서쪽으로는 넓은 해변이 펼쳐진 세인트빈센트만과, 동쪽으로는 해발고도 700m 정도의 마운트로프티산맥과 맞닿아 있음. 한편 도시의 중심부는 공원으로 둘러싸인 계획도시로, 토런스강이라는 길이 85km의 작은 강이 관통하고 있음.

원래 애들레이드 지역은 카우나족이 살고 있던 땅으로 카우나족은 이 지역을 '탄타냐'라고 불렀다고 함. 이 지역에 영국인들이 정착한 것은 1836년이었는데, 남호주 식민지는 호주의 다른 지방과 달리 유배지가 아니라 자유민 정착지로 설립되었고 애들레이드는 이 과정에서 중심지로 조성된 계획도시였음. 이 지역은 온화한 기후 덕분에  밀 생산이 잘 되었는데, 이에 힘입어 19세기 말 도시는 호주 제3의 대도시로 성장하였고 이 시절의 흔적은 지금도 도시 곳곳에 고풍스런 건물들로 남아 있음. 이후 브리즈번과 퍼스가 상대적으로 산업기반이 약한 애들레이드를 제치긴 했지만 그래도 세계 살기 좋은 도시 랭킹에선 나름 단골손님인 곳..? ㅋㅋ

애들레이드 광역권의 인구밀도는 km²당 500명 정도인데 확실히 우리나라 대도시와 비교하면 굉장히 한산한 편. 호주의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이민자 비중이 상당한데, 2016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애들레이드(Urban centre 기준) 인구 중 32.8%는 해외에서 태어났으며, 국가별로 보면 잉글랜드(6만), 인도(2.2만), 중국(2만), 이탈리아(1.4만) 순으로 나타났음. 마지막으로 소득의 경우 애들레이드의 평균 주당 가구소득은 A$1,246으로 여타 호주 대도시(시드니 A$1,802, 퍼스 A$1,641, 브리즈번 A$1,593, 멜버른 A$1,546)보다 다소 낮은 편이었는데, 도시 내에선 언덕을 끼고 있는 동쪽 지역이 비교적 소득이 높았음.

애들레이드 시가 매우 협소하기 때문에 어디까지를 애들레이드의 영역으로 볼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기준이 존재할 수 있는데, 27개 지자체를 포괄하는 남호주 정부의 애들레이드 계획 구역은 면적 1만 km² 정도로 상당히 광활한 영역이고, 호주 통계청에서 사용하는 GCCSA, SUA, UCL는은 보다 좁은 지역. 이들 중 가장 협의인 UCL...는 지자체(LGA) 경계대로 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글에선 임의로 애들레이드 UCL에 전체 혹은 일부가 포함되는 영역을 도시의 범위로 정하기로 함.

각 지자체 나열 순서는 위 짤에 보이듯 북 → 남 방향으로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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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플레이퍼드 시 City of Playford

면적 345.2km², 인구 98,120명(이하 2021년). 애들레이드 북단에 있는 시로 1997년 엘리자베스와 머노파라 시가 합병하여 생겨났으며, 시명은 토머스 플레이퍼드 전 남호주 총리의 이름에서 따 왔다고. 애들레이드 시가지 북쪽 끝에 있으며 대체로 주거지역. 엘리자베스는 자동차 회사 GM홀덴 공장의 소재지였으나 2017년 공장이 문을 닫음.

2. 솔즈베리 시 City of Salisbury

면적 159.8km², 인구 144,160명으로 역시 애들레이드 북쪽에 위치한 시. 1964년 시로 승격되었으며 풍경은 대체로 주택가인 듯. 시 북쪽에는 에든버러 공군기지가 위치해 있음.

3. 티트리걸리 시 City of Tea Tree Gully

시명의 차나무는 우리가 아는 차 대신 호주매화(Leptospermum: 사람들이 이걸로 차를 끓여먹었다고 카더라)라고. 도시의 중심지는 티트리걸리보다 조금 더 저지대에 있는 모드베리라는 동네에 있음. 여기도 지역 대부분은 주택가.

4. 포트애들레이드 엔필드 시 City of Port Adelaide Enfield

면적 91.8km², 인구 129,539명. 애들레이드 북서쪽에 위치해 있는 시로 1996년 포트애들레이드 시와 엔필드 시가 합병하면서 형성됨. 포트애들레이드는 이름 그대로 애들레이드 항구가 있고 산업단지가 위치해 있는데 항구 주변으론 꽤나 고풍스런 분위기가 드는 듯. 엔필드는 그냥 주택가인데 지도로 상호명들을 보면 남아시아 이민자들이 많은 모양.

항구 앞바다에는 토런스섬이라는 꽤 큰 섬(면적 7.7km²)이 있는데 딱히 거주인구는 없고 발전소와 보트장을 제외하면 습지로 이루어진 섬. 이 섬은 분명 애들레이드에 있긴 한데 어느 지자체에도 속하지 않는 주 직할 지역(호주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등엔 이런 Unincorporated area들이 상당히 많음).

5. 찰스스터트 시 City of Charles Sturt

면적 54.8km², 인구 121,065명으로 애들레이드 서쪽에 있는 시. 1997년 힌드마시 우드빌 시와 헨리 그레인지 시가 합병하면서 만들어졌으며 시명은 18세기 오스트레일리아를 탐험한 영국 탐험가의 이름. 서쪽 세인트빈센트만을 따라서는 해변이 길게 이어져 있고, 나머지 지역은 대부분 주거지역인 모습. 애들레이드 도심을 흐르는 토런스강이 이 시에서 바다로 흘러드는데(막짤) 보시다시피 그리 큰 강은 아님 ㅋㅋ;

6. 웨스트토런스 시 City of West Torrens

면적 37.0km², 인구 61,077명. 애들레이드 서쪽에 있는 시로 위의 찰스스터트 시에서 남쪽으로 토런스강을 건너면 위치해 있음. 여기는 막짤에 보이는 애들레이드 공항이 위치해 있는 곳으로, 호주와 뉴질랜드, 그리고 싱가포르와 두바이를 비롯해 아시아의 몇몇 도시들(인천은 읎음)로 가는 비행기가 뜨고 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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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애들레이드 시 City of Adelaide

면적 15.6km², 인구 25,746명으로 애들레이드의 도심부에 해당하는 행정구역. 법적으로 남호주의 주도인 곳으로, 1840년 지자체가 설립되어서 호주에서 첫 번째로 설립된 지자체란 타이틀을 가지고 있음. 애들레이드 도심부의 경우 외곽은 넓은 공원으로 둘러싸여 있고, 윌리엄 라이트 대령이 설계한 시내는 두번째 짤에 보이는 빅토리아 광장 ㅡ 혹은 탄타냥가 Tarntanyangga ㅡ 을 중심으로 하여 격자형으로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음. 위성사진으로 살펴보자면:

ㅗㅜㅑ

아래쪽에 보이는 사각형이 애들레이드의 도심 부분에 해당하는데, 중앙에 빅토리아 광장이 있고 큰길을 경계로 대충 서북쪽의 '웨스트엔드'와 동북쪽의 '이스트엔드', 그리고 서남쪽과 동남쪽의 4개 블록으로 구분되는 걸 볼 수 있음.

도심부의 모습: 위에서부터 이스트엔드에 위치한 애들레이드의 중심가 런들 몰, 웨스트엔드의 뒷골목, 남서쪽 블록에 있는 길 오른편의 중앙시장과 차이나타운 ㅡ 여담으로 2016년 기준 애들레이드 시티 인구의 16.7%가 중국계였다고 ㅡ, 그리고 남동쪽 블록에 있는 광장인 '꿈의 숲'.

도심 북쪽으로는 애들레이드 컨벤션 센터와 기차역, 남호주 의회와 정부청사(짤1 왼쪽 숲속 ㅋㅋ), 남호주 아트갤러리, 애들레이드 대학교 등이 시가지의 북쪽 경계를 이루는 노스 테라스라는 큰길을 따라 줄줄이 들어서 있음. 더 가면 토런스강 ㅡ 원주민식 명칭은 카라위라파리 Karrawirra Parri ㅡ 이 흐르는데, 강 주변으로는 엘더 공원을 비롯한 공원들이 깔끔하게 조성되어 있어서 경치가 좋은 모습. 강가에는 애들레이드 오벌이라고 하는 커다란 경기장(짤2 오른쪽)과 동물원 등이 위치해 있음.

강 북쪽은 노스애들레이드라고 하는 지역인데 애들레이드의 랜드마크인 세인트피터스 대성당이 요쪽에 위치해 있음. 전반적으로 보면 생활수준이 높아뵈는 도심 근처 주거지역.

지금까지 본 애들레이드 시 지역은 둘레 전체가 공원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바깥 어느 쪽에서 접근해도 이렇게 울창한(?) 녹지와 마주하게 됨. 식물원과 호주 국립 와인 센터, 수영장과 舊 애들레이드 감옥 등이 도심 외곽의 공원에 위치한 장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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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프로스펙트 시 City of Prospect

면적 7.8km², 인구 21,925명. 도심 바로 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애들레이드 광역권 내에서 가장 인구가 조밀한 시(라고 해 봐야 km²당 3천도 안 되지만). 영문위백에 의하면 젊은 전문직들이 많이 산다고 카더라. 전반적인 풍경은 나무가 많아뵈는 주택가.

9. 워커빌 읍 Town of Walkerville

면적 3.5km², 인구 7,990명. 나홀로 시티가 아니라 타운 타이틀을 달고 있는데 그에 걸맞게 다소 작은 인구규모의 지자체. 인구는 적지만 ABC의 2019년 기사에 의하면 남호주에서 인구 대비 부유층 비율이 가장 높은 지자체였다고 카더라

10. 노우드 페이넘 세인트피터스 시 City of Norwood Payneham St Peters

면적 15.1km², 인구 36,930명. 시 이름이 참 긴데 이름 그대로 세 개 지자체를 1997년 통폐합하면서 만들어진 시라 이름이 많이 길어짐. 중심지인 노우드는 이탈리아계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동네라고 카더라

11. 캠벨타운 시 City of Campbelltown

면적 24.4km², 인구 53,084명으로 애들레이드 북동쪽 산자락에 위치한 시. 여기도 대체로 주거지역인 듯?

구글링해 보면 캠벨타운 시와 번사이드 시의 경계인 매길 지역에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산다고 하는데 크게 우리나라의 흔적이 보이는 느낌은 아닌 듯. 전반적으로 한국인들은 도시의 동쪽 부분에 주로 거주한다고.

12. 번사이드 시 City of Burnside

면적 27.5km², 인구 45,869명. 애들레이드 동쪽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시. 스코틀랜드인에 의해 마을이 세워져 원래 와이너리와 광산이 있었다가 현재는 거의 주거 지역이 되었다고. 2016년 인구조사에서는 애들레이드 광역권의 지자체들 중 가장 평균소득이 높은 곳이었음.

13. 언리 시 City of Unley

면적 14.3km², 인구 38,915명으로 애들레이드 남쪽에 위치한 시. 여기도 애들레이드 남쪽에 위치한 나무가 많아뵈는 주거 지역으로 통계를 보면 소득 수준이 꽤 높은 편.

14. 미첨 시 City of Mitcham

면적 75.6km², 인구 67,696명. 애들레이드 남쪽 산자락에 있는 시로 여기도 옆동네들처럼 소득이 꽤 되는 편. 시는 전반적으로 주택가인데 남북 고저차가 상당히 심함. '캐릭 힐'이라는 저택이 이 시의 명소인 것 같은데 스트리트뷰 이미지가 없으므로 여기선 패스...

15. 매리언 시 City of Marion

면적 55.6km², 인구 94,927명으로 애들레이드 남쪽에 있는 도시. 여기도 대부분 주택가로 이루어진 위성도시인데 애들레이드에서 가장 큰 쇼핑몰인 웨스트필드 매리언이 이 시에 위치해 있다고 함. 외곽의 톤슬리에는 1964년 크라이슬러가 세워서 1980년 미쓰비시가 인수했던 자동차 공장이 있었는데 2008년 문을 닫았음. 이후 해당 자리는 '톤슬리 혁신지구'로 지정되어서 첨단 제조기업 육성을 시도하고 있다고.

16. 홀드패스트베이 시 City of Holdfast Bay

면적 13.8km², 인구 37,806명으로 애들레이드 남서부에 위치한 시. 도시 서쪽 세인트빈센트만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는 시로 글레네그 비치나 브라이턴 비치처럼 네임드 해변들이 쭉 이어져 있음. 해변은 전자가 더 유명하지만 여기 첨부한 이미지는 스트리트뷰 화질이 더 좋은 후자를 고름.. ㅋㅋ;

17. 온카파링가 시 City of Onkaparinga

면적 518.1km², 인구 175,711명으로 애들레이드 최남단에 위치한 커다란 시. 여기도 1997년 해피밸리와 (중심지인) 노알룽가, 윌룽가의 세 지자체가 합병해서 형성된 지자체로 마지막 짤에 살짝 보이는 온카파링가강이 시명의 유래가 되었음. 사실 북쪽 일부만 도시화되어 있고 시역의 대부분은... 포도밭이 차지하고 있는 듯 ㅋㅋ

18. 애들레이드 힐스 Adelaide Hills

면적 794.5km², 인구 40,233명. 애들레이드 동쪽에는 '애들레이드 힐스'라고 하는 산들이 위치해 있는데, 이 지역을 관할하는 지자체 '애들레이드 힐스 Council'의 최서단 일부 지역이 애들레이드 시가지에 들어가긴 하지만 사실 애들레이드 시내의 일부라기엔 다소 어폐가 있는 부분.. ㅋㅋ 전반적으로 해발 727m의 로프티산을 최고봉으로 수많은 언덕 위에 숲과 포도밭들이 곳곳에 펼쳐져 있는 풍경. 남호주 지역은 종교의 자유를 찾아서 독일에서 이주해온 루터교도들이 많았는데, 이들이 지중해성 기후를 띄는 이 지역에 와이너리들을 만들면서 애들레이드 일대는 와인으로 유명한 지역이 되었음. 참고로 이 글에서 다루는 범위에선 벗어났지만 애들레이드 북쪽의 바로사 밸리가 일대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산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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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레이드 힐스에서 내려다보이는 애들레이드

여기까지가 남호주의 주도 애들레이드의 모습. 고풍스러우면서도 깔끔하게 구획된 도심부와 기다란 해변, 외곽의 포도밭 등이 특징으로 꼽힐 만한 도시. 여기에 더해 남반구 특인지 지중해성 기후 특인진 모르겠지만 도시 전반적으로 보이는 이국적인 식생도 뭔가 기억에 남는 듯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