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판교가 그렇다.

우리나라 IT기업이 죄다 몰려있는 판교에 가면 너무 속이 불쾌하다.

불쾌함의 이유는 열등감,박탈감 때문인것 같다.

2010년대 초반 학번만해도 당시 컴퓨터공학과 커트라인이 공대 중에 토목공학과와 더불어 꼴찌였고 재학생들은 졸업하면 막막해서 패배감에 빠지던 시대였다.

오죽하면 그 당시 우스갯소리로 새벽인력시장 앞에 기웃거리면 봉고차 하나가 와서 "java 3명! 어서 탑승하세요" 라며 일용직하면서 입에 풀칠하는게 당연시될 정도로 컴퓨터공학과가 천대받던 시대였다.

그로부터 10년 뒤 오늘날...

어플,SNS,AI,코인,보안,빅데이터 등 IT기업 붐이 폭발했고 뿐만 아니라 제조업,금융업조차 IT인력의 수요가 급증해서 전공자들은 소위 금값이 되어버렸다. 


판교는 당연히 IT기업이 몰려있으니 컴퓨터공학과 전공자들의 집합소가 된 거지.

신입 연봉이 6000부터 시작해서 대리급만 되어도 9000을 받는 직장인들이라 그런가 표정이 너무 밝고 걸음이 당당하고 대화의 질이 다르다. 심지어 회사사옥은 전부 새삥이라 시설도 으리으리하다.

그들의 노력과 능력이 남들보다 더 많아 그 많은 돈을 받는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시대라는 운이 그들을 원할 뿐

공대 꼴찌학과로 입학했지만 운으로 떡상한 그들의 삶에 나는 괜히 열등감과 박탈감만 느껴서 판교가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