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알다시피 우리 외가는 화천의 어느 한 산촌마을이다.


우리 어머니는 '집안일은 왜 여자만 하는가?'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친가(예안 출신)의 남녀차별적 관습에 불만을 표하지만 외가에서 집안일을 여자들만 하는 데에는 불만이 딱히 없으시다.


원래 외가는 시내에 살았다. 90년대 초에 지금 위치에 양어장을 짓고 97년에 이사를 왔다.

이 과정에서 1남3녀 집안의 막내아들이자 유일한 남성인 삼춘은 중학교 들어가자마자 할아버지에 의해서 갈려나갔다.

물론 대규모 작업(마당 돌 고르기. 저번에 나무 옮겨심었는데 강원도가 왜 똥땅인지 이해함. 돌이 ㅈㄴ많음)에는 온 가족이 다 동원됐고.


할아버지가 연세가 있으시다보니 이제 집 관리가 자력으로 잘 안 되신다.

그래서 내가 고등학생이 되기 전까지는 아버지께, 고등학교 들어가고 나서는 나에게도 일을 시켰다.

나이가 많아서 시키는 데 부담이 있는 이모부를 제외한 남자들이 다 밖에 나가서 일을 하고 밥때가 되어서 불러야만 들어오니,

자연스레 남녀 간의 비교우위에 의한 가사분담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전근대 사회 남녀관계의 기본적인 특성이다.

아, 근데 밭농사는 주로 할머니가 지으셨다. 할아버지는 몸이 괜찮으실 때는 밖에서 일을 하셨고, 농사지을 시간이 남을 때가 되셔서는 아프셨으니.


나무위키 강원도 문서를 읽으면서 가장 공감된 부분은 '현대식 문물의 도입이 늦었던 탓에 현지 시골 문화는 상당히 투박한 편이다.' 요 단락이다.


현대식 문물의 도입이 늦었던 탓에 현지 시골 문화는 상당히 투박한 편이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토끼 등을 잡아다가 육포를 만들어 즉석에서 찢어 먹는 등 상당히 오래된 식문화를 간직한 곳이 많았고, 음식의 간 역시 영동지방은 냉장고가 없던 시절의 오랜 영향으로 전통적인 추운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짜고 센 편이다. 반대로 영서지방은 바다가 멀리 있는 만큼 음식이 전국에서 가장 싱거운 편. 또한, 밥을 먹는 것을 매우 중요시한다. 다른 지역에서 '밥 먹었느냐' 묻는 것이 그저 인사 정도의 의미라면 이 지역에서만큼은 예외이다.[42] 강원도, 특히 교외 지역에서 밥 먹었느냐는 말은 정말로 말 그대로 식사를 했느냐는 뜻이다. 밥 먹었냐는 게 인사치레였어? 식구가 오랜만에 찾아와도 밥부터 제공하려는 문화가 있는데, 아무리 오기 전 또는 오는 중에 밥을 먹었다고 해도 그래도 좀 먹으라며 권유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중간에 무료한 순간이 있어도 무언가를 먹으라는 권유를 할 정도이다. 그만큼 강원도 지역에서 식사라는 가치는 매우 중요한 지위를 지닌다. 그런데 이 밥이라는 것이 정성껏 차린 요리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얼른 먹어치울 것'에 가까워서 맛이나 모양보다는 배를 채우고 남기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때가 많다는 게 외지인 혹은 타지에서 자란 후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때가 많다.


원문. 이거 진짜 공감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