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 구별로 스트리트뷰 찍어봄

산티아고는 칠레 중부 계곡에 위치한 칠레의 수도로, 도시권 기준으로 칠레 인구의 약 40%인 800만 명이 거주해 남아메리카에서는 상파울루와 부에노스아이레스, 리우, 리마, 보고타에 이어 여섯 번째로 큰 도시. 1541년 칠레의 초대 총독 페드로 데 발디비아에 의해 세워진 도시는 16세기부터 쭉 칠레의 중심지였고, 현재도 압도적으로 경제·정치적 파워가 집중되어 있는데 90년대 이래로는 분권화를 취지로 국회가 100km 정도 떨어진 발파라이소로 옮겨가긴 함.

산티아고는 동쪽으로 안데스 산맥, 서쪽으로는 칠레 해안 산맥으로 둘러싸인 계곡에 위치해 있는데, 도시 중심부의 해발고도도 600m 정도는 됨. 겨울이면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안데스의 설산들이 멋진 배경을 이루지만... 이렇게 산맥으로 둘러싸인 지형이 대기오염으로 고통받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덕분에 OECD에서 초미세먼지 오염도를 내면 칠레가 유일하게 한국보다 앞에 있기도 함 ㅋㅋ; 대기오염을 제외하고 보면 산티아고의 기후는 (킨타노르말 기준) 연평균기온 14.0℃, 연강수량 342mm로 일교차는 좀 크지만 서늘하고 쾌적한 지중해성 기후가 나타남.

칠레의 행정구역은 주(región)-도(provincia)-지자체(comuna; 이 글에서는 "자치구"라고 하겠슴다)의 3단계로 이루어져 있는데, 행정구역으로서의 산티아고는 산티아고 수도주(RMS)의 산티아고 도에 속해 있는 지자체임: 그런데 이 산티아고 시는 종로구보다 작은 도심부 22km² 넓이만을 관할하는 행정구역이고 산티아고 시가지는 훨씬 넓은 범위에 퍼져 있음. 칠레 통계청에서는 산티아고와 주변 위성도시들을 묶어서 그란 산티아고(Gran Santiago)라고 하는 도시권을 정의하고 있는데, 요건 통계적 구분으로 행정 단위는 아닌 듯.

여기서는 산티아고 도에 속하는 32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스트리트뷰 이미지를 모아 봄: 북동쪽에서 시작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시를 한 바퀴 도는 루트.

안데스 산자락에 위치한 산티아고 북동쪽 지역은 칠레에서 제일 가는 부촌이라 할 수 있는 지역. 산티아고 북동부는 도시의 타 지역과 비교해 보면 눈에 띄게 녹지가 풍부하고, '샌해튼'이라는 별명이 있는 금융 중심지와 널찍한 단독주택가들이 위치해 있음. 2022년 기준으로 6개 구에 거주하는 인구를 모두 합하면 108만 명.

1. 로바르네체아 Lo Barnechea

면적 1,024km²(교외지역 포함), 인구 128,439명(이하 2022년 추계). 산티아고 북동쪽 끝에 위치해 있으며, 행정구역 기준으로는 산티아고 도 면적의 48%를 차지하는 커다란 지자체지만 대부분은 그냥 안데스 산맥이고 시가지는 서쪽 끄트머리에만 위치함.

2. 비타쿠라 Vitacura

면적 28.3km², 인구 97,651명. 산티아고 북쪽 산비탈에 위치한 자치구로 고급 상점이 밀집한 상업 지구와 고층 아파트, 널찍한 단독주택가 등이 위치해 있는 지역. 산티아고에서 가장 소득이 높은 동네라고 카더라

3. 라스콘데스 Las Condes

면적 99.4km², 인구 338,541명. 산티아고 동쪽에 위치한 커다란 자치구. 산티아고의 부도심으로 아포킨도 거리를 따라 고층 빌딩들이 밀집한 업무지구가 형성되어 있는데 '샌해튼'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고 함.

4. 프로비덴시아 Providencia

면적 14.4km², 인구 161,568명. 라스콘데스와 산티아고 도심 사이에 위치한 자치구로 라스콘데스와 함께 부도심을 이루고 있는 지역. 두 짤 배경으로 아련하게 보이는 남미 최고층 빌딩 그란 토레 산티아고가 이 구에 위치해 있음.

5. 라레이나 La Reina

면적 23.4km², 인구 100,131명. 산티아고 동쪽 산자락에 위치한 주거지역. 구 남쪽에는 군 공항이 있다고 함.

6. 뉴뇨아 Ñuñoa

면적 16.9km², 인구 259,712명으로 도심 바로 동쪽에 위치한 자치구. 위백에 의하면 산티아고 동쪽 지역들 중 가장 일찍 시가화된 지역으로, 최근 들어 젊은 전문직들이 많이 모여들어 인구가 늘고 있는 지역이라고 카더라. 칠레 국립 경기장이 이 구에 위치해 있음.

그란 산티아고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7. 산티아고 ㅡ 자주 산티아고 센트로 Santiago Centro 라고 불린다고 함 ㅡ 면적 22.4km², 인구 527,014명으로, 종로구와 비슷한 면적에 서울 도심권 3구 합친 정도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음. 칠레 대통령궁인 모네다궁(짤)을 비롯해 산티아고의 상징적인 장소들이 밀집해 있는 곳.

중남미 도시가 으레 그렇지만 산티아고 역시 아르마스 광장(짤1)이 도시 중앙에 위치해 있고, 그 바로 옆에는 산티아고 대성당과 시청이 있으며, 광장 주변으로 도심부가 형성되어 있는 모양새. 광장에서 조금 남쪽으로 가면 모네다궁에서 동쪽으로 뻗어나가는 산티아고의 메인 스트리트격인 알라메다 거리(짤3)가 뻗어 있음.

알라메다 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것들: 윗짤에 보이는 도심부 동북쪽에 위치한 산타루시아 언덕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올라가면 도심부가 내려다보인다고 카더라. 아랫짤에 보이는 커다란 건물은 칠레 가톨릭 대학의 캠퍼스인데, 라틴아메리카 대학 랭킹을 보면 상파울루대와 1위를 다투는 곳.

알라메다 거리 남쪽에 '파리 거리'와 '런던 거리'라는 조그마한 골목이 있는데, 유럽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함. 사실 1920년대에 조성된 거리라고 카더라.

도심 북쪽에는 1910년 보자르 양식으로 지어진 국립미술관(짤1)과 해산물이 유명한 중앙시장(짤2)이 위치해 있다고.

한편 산티아고 시의 북동쪽이 도시의 중심 지역이라면, 남쪽과 서쪽은 상당부분 오래된 주택가로 이루어져 있음. 실내 경기장과 놀이공원 등이 갖추어진 오이긴스 공원(짤1)이 남쪽에 존재.

8. 에스타시온센트랄 Estación Central

면적 14.1km², 인구 217,664명. 산티아고 센트로 바로 서쪽에 있는 자치구로, 구명은 산티아고 중앙역(짤1)에서 따온 것. 원래 칠레는 철도망이 전국적으로 갖춰져 있었으나 70년대 이후 대부분이 폐선되어서 지금은 철도망이 얼마 없는데... 그래도 산보르하 버스터미널이 중앙역에 있기 때문에 아직도 나름 시외교통의 중심지? 구의 대부분 지역은 저층 주택가였지만 2010년대 동안 자치구 시장이 고층 아파트를 도배해 놓았는데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못해서 수직 게토라는 말도 들은 모양.

산티아고 도심 북쪽으로는 마포초 Mapocho 라고 하는 강...이라기보단 물색이 다소 흙빛인 개천이 흐르는데, 19세기까지 도시의 북쪽 경계였으나 20세기 들어 시가지가 강 북쪽으로 확장되었다고. 앞으로 나올 산티아고 북부의 5개 자치구들(인구 86만)은 마포초강 북쪽에 위치해 있음 ㅇㅇ

9. 레콜레타 Recoleta

면적 16.2km², 인구 195,185명. 산티아고 도심에서 마포초 강을 건너면 바로 나오는 자치구. 구 남쪽의 베야비스타 구역(짤1)은 예술가 동네로 유명하다고 하고, 옆동네 파트로나토(짤2)엔 한인 타운이 형성되어 있다고.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동명의 구처럼 국립묘지가 위치해 있음.

구 동쪽에 있는 산크리스토발 언덕은 산티아고 전역이 내려다보이는 포인트.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갈 수 있음.

10. 인데펜덴시아 Independencia

면적 7.4km², 인구 150,074명. 레콜레타 서쪽에 위치한 자치구. 산티아고 도심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인데펜덴시아 거리를 따라 상업지구가 형성되어 있는 듯.

11. 콘찰리 Conchalí

면적 10.7km², 인구 138,638명. 인데펜덴시아 북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주거지역.

12. 우에추라바 Huechuraba

면적 44.8km², 인구 115,858명. 산티아고 북쪽 끄트머리 산자락에 위치해 있으며 드문드문 주택가들이 위치한 외곽 지역. 산 하나 넘으면 샌하탄인 구 동쪽 지역에는 비즈니스 시티가 조성되어 있음.

13. 킬리쿠라 Quilicura

면적 57.5km², 인구 266,818명. 산티아고 북서쪽 끝에 위치해 있음. 북쪽으로 통하는 고속도로가 놓여 있어 꽤 큰 산업단지가 위치해 있고, 서어위백에 따르면 교외지역답게 아울렛 매장들이 있어서 쇼핑하러 오는 목적지이기도 하다고.

7개 구에 148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산티아고 서부 지역은 지형적으로 보면 해발고도가 비교적 낮은(400m대) 지역으로, '코모도로 아르투로 메리노 베니테스 국제공항'이라는 다소 기다란 공식 명칭을 가지고 있는 산티아고 공항(짤)이 산티아고 최서단에 위치해 있음. 북동부와 대조적으로 도시 서쪽에는 서민층이 주로 거주한다고.

14. 렝카 Renca

면적 24.2km², 인구 162,517명. 산티아고 북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산티아고 시내에서 가장 높은 세로 렝카 언덕이 위치해 있음.

15. 킨타노르말 Quinta Normal

면적 12.4km², 인구 140,055명. 산티아고 도심 바로 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원래 이름은 융가이였다가 1930년 짤1의 킨타노르말 공원(사실 현재는 산티아고 시에 편입됨)에서 따온 현재의 이름으로 바꾸었다고 함.

16. 세로나비아 Cerro Navia

면적 11.1km², 인구 141,507명. 킨타노르말 서쪽에 위치한 주거지역.

17. 로프라도 Lo Prado

면적 6.7km², 인구 103,732명. 세로나비아 남쪽, 에스타시온센트랄 서쪽에 위치한 동네.

18. 푸다우엘 Pudahuel

면적 197.4km², 인구 258,535명으로 산티아고 최서단에 위치한 커다란 자치구. 산티아고 공항과 함께 발파라이소 항구로 이어지는 고속도로가 놓여 있어, 산티아고의 관문격에 해당하는 위치로, 그래서인지 외곽에 꽤 큰 산업 단지들이 들어서 있는 듯.

19. 마이푸 Maipú

면적 133.0km², 인구 585,684명으로 산티아고 시내 남서쪽 끝에 있으며, 산티아고 도의 지자체들 중 가장 인구가 많은 자치구(그란 산티아고에선 푸엔테알토에 이어 2위). 1818년 칠레군이 스페인군을 무찌르고 독립을 쟁취한 마이푸 전투가 여기서 일어났다고 함.

20. 세리요스 Cerrillos

면적 21.0km², 인구 89,858명으로 마이푸 동쪽에 위치한 자치구. 1967년 이전까지 산티아고의 메인 공항이었던 세리요스 공항이 2006년까지 자리잡고 있었는데, 현재는 공항 부지에 공원을 조성하고 주변을 개발하는 사업이 진행 중인 듯.

번외: 세리요스와 로프라도 사이의 舊 매립지를 지나가는 고속도로의 모습인데... 왼쪽 위에 보이는 판자집 같은 것들은 2020년 이후 형성된 난민촌. 2010년대 동안 칠레의 외국인 인구는 주로 베네수엘라와 아이티로부터의 난민 유입에 기인해 30만에서 150만으로 5배 증가했는데(BBC), covid-19로 실업이 급증한 것과 맞물려 요 몇년 동안 난민 이슈가 큰 문제가 되었다고 함(참조).

산티아고 남부 지역은 가장 많은 자치구들이 위치해 있는 지역으로, 산베르나르도까지 합치면 10개 지자체에 146만 명이 거주해 비록 최근 인구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음. 여기도 도시의 서쪽처럼 서민층이 많이 거주하는 편이라고 카더라.

21. 페드로아기레세르다 Pedro Aguirre Cerda

면적 9.7km², 인구 106,496명. 산티아고 도심 남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산티아고 최대의 농산물 도매 시장인 로바예도르 시장이 위치해 있음.

22. 로에스페호 Lo Espejo

면적 7.2km², 인구 102,530명. 페드로아기레 세르다 남쪽에 위치한 외곽 주거지역.

23. 산미겔 San Miguel

면적 9.5km², 인구 139,729명으로 산티아고 도심 남쪽에 위치한 자치구. 도시 남부 지역에서 가장 발전한 구역으로 남쪽으로 뻗어나가는 호세 미겔 카레라 대로를 따라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 있음.

24. 라시스테르나 La Cisterna

면적 10.0km², 인구 101,313명. 산미겔에서 남쪽으로 뻗어나간 지역.

25. 엘보스케 El Bosque

면적 14.1km², 인구 171,201명. 라시스테르나에서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있는 자치구로 공군 비행장이 위치해 있음.

엘보스케 남쪽에는 행정적으로는 마이포 Maipo 도의 도청 소재지인 산베르나르도 San Bernardo 라는 위성도시가 위치하고 있는데(인구 342,411명) 산티아고 시가지 최남단 부분을 이루고 있음. 중심지를 보면 대성당 광장에서 출발해 격자형으로 구획된 전형적 라틴아메리카 도시?

26. 라핀타나 La Pintana

면적 30.6km², 인구 189,321명으로 산티아고 도 최남단에 위치한 자치구. 구 상당부분은 미개발된 지역인데, 칠레대학 농대가 여기에 캠퍼스가 있다고.

27. 산라몬 San Ramón

면적 6.5km², 인구 85,274명으로 도시 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산티아고의 자치구들 중 가장 면적이 작은 곳.

28. 라그랑하 La Granja

면적 10.1km², 인구 121,170명으로 산티아고 동남쪽에 위치한 자치구로 주택가와 공장들이 위치.

29. 산호아킨 San Joaquín

면적 9.7km², 인구 103,704명으로 도심과 라그랑하 사이에 위치한 자치구. 여기도 주택가와 공장들이 있는데, 최근에는 문 닫은 공장을 리모델링해서 쇼핑몰을 조성한 곳도 있다고 카더라.

산티아고 동남부는 안데스 산자락에 위치해 비교적 해발고도가 높은 주거 지역으로, 중간층이 거주하는 지역이 많다고. 지자체는 푸엔테알토까지 합쳐도 4개로 끝이지만, 인구는 (푸엔테알포 포함) 147만 명으로 꽤 많은 편.

30. 마쿨 Macul

면적 12.9km², 인구 137,079명으로 산호아킨 동쪽, 뉴뇨아 남쪽에 위치한 자치구. 구의 서쪽에는 산업단지들이, 동쪽에는 주거지역이 위치함.

31. 페냘롤렌 Peñalolén

면적 54.2km², 인구 270,707명. 마쿨 동쪽에 위치한 커다란 구로 산비탈에 위치한 주거 지역.

32. 라플로리다 La Florida

면적 70.8km², 인구 406,229명으로 산티아고 동남쪽 끝에 위치한 큰 자치구이며, 전반적으로 주거 지역. 중심부에는 최근 들어 고층 아파트들이 한창 올라가고 있는 듯.

라플로리다에서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푸엔테알토 Puente Alto 라는 위성도시가 있는데, 인구 660,361명으로 칠레의 지자체들 중 인구가 가장 많은 곳임. 위치상으로는 산티아고 시가지의 최남단에 해당하지만, 행정적으로는 코르디예라 도의 도청 소재지.

앞서 언급했듯 산티아고는 안데스와 해안 산맥 사이 계곡에 자리잡고 있는데, 일조량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큰 기후 덕분에 포도 농사를 많이 짓는 곳. 산티아고 남서쪽 외곽의 마이포 밸리(짤1)는 이름난 와인 산지임. 반대편인 동쪽으로 눈을 돌려 보면 해발 5,000m급의 안데스 산맥이 도시 바로 옆에 버티고 서 있는데, 산 중턱에는 스키 리조트들이 드문드문 위치해 있음.

세로라크루스 산에서 내려다본 산티아고

여기까지가 대충 칠레의 수도인 산티아고의 모습들. 산티아고는 스페인 식민 시대에 아르마스 광장을 중심으로 격자형으로 시가지가 형성되었고, 20세기 동안 급속한 팽창을 겪으며 현대적인 대도시로 성장하였는데, 역사적 발전 과정이나 특정 축(북동쪽)이 유독 발전한 것은 일반적인 중남미 대도시에서 나타나는 모습과 유사한 듯. 그렇지만 남미에서 가장 발전된 나라답게 전반적인 도시의 분위기는 깔끔한 느낌..? 마지막으로 시내 어딜 가나 보이는 거대한 안데스 산맥이 굉장히 인상적인 배경이 되는 것 같기도.

그외 사소한 인상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