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안가보고 쓰는 글입니다

** 슬로베니아어 표기는 세르보크로아트어 표기법에 예측 가능한 자음 변화들(무성음화, v → w, 자음 사이에 r이 꼈을 때 /ə/ 삽입)만 반영함.

*** 같이보기(?):  스코페 스트리트뷰 찍어봄

네보티치니크 빌딩에서 바라본 류블랴나

류블랴나 Ljubljana 는 중부 유럽의 작은 산악국 슬로베니아의 수도로 슬로베니아 국토의 중앙, 다뉴브의 지류인 사바강과 류블랴니차강 유역 분지에 위치한 도시임. 2021년 기준 류블랴나 시의 인구는 294,464명(시내 인구는 28만 명)으로 슬로베니아 인구의 14%에 해당했으며, 슬로베니아에서는 가장 큰 도시였음. 독일어로 라이바흐 Laibach, 이탈리아어로 루비아나 Lubiana 로도 알려진 도시의 이름은 기원이 불분명하지만 12세기 문헌에서 처음 등장하고, 이후 도시는 오랫동안 슬로베니아 중부 카르니올라(슬로베니아어로 크란스카 Kranjska) 지방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음. 1991년 슬로베니아 독립 이후 류블랴나는 슬로베니아의 수도가 되었고, 현재는 제약·화학 산업 등 제조업이 발달한 발전된 도시.

류블랴나는 행정적으로 면적 275km²짜리 류블랴나 도시 지자체 Mestna občina Ljubljana 에 속하는데, 도시 지자체는 2001년 설치된 17개 구 Četrtna skupnost 로 다시 나뉨(사실 사이즈는 동에 가까운 듯). 류블랴나 시 홈페이지에 의하면 이 작은 구들은 분권화 원칙을 위해 세워졌으며, 시민들에게 구역 내 일들에 대해 전파하거나, 문화 혹은 스포츠 행사를 조직하고 프로그램을 세우거나, 소규모 계획 수립 등의 일을 맡는다고. 이 글에서는 위 그림처럼 도심부 남쪽 → 도심부 → 도심부 북쪽 → 외곽 순으로 구들을 나열하였음.

1. 루드니크 Rudnik

면적 25.48km², 인구 13,905명으로 류블랴나 최남단에 위치한 지역. 골로베츠 언덕과 류블랴니차강으로 도시 나머지 지역과는 떨어져 있으며, 교외 주택가하고 외곽에 있을 법한 대형 매장들이 있는 듯.

2. 터르노보 Trnovo

면적 7.18km², 인구 16,777명으로 도시 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터르노보 교회가 지역의 랜드마크라고 함. 1895년 지진 이후 류블랴나의 여러 건물을 세운 건축가 요제 플레치니크 ㅡ 삼중교를 비롯한 그의 건축들은 2021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됨 ㅡ 가 이 동네에 살았다고 하는데(위 짤에서는 교회 앞 돌다리를 지음), 교회 뒤편에 있는 그의 집은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음.

3. 비치 Vič

면적 14.38km², 인구 13,995명. 류블랴냐 도심에서 남서쪽으로 빠져나가는 대로를 따라 길게 위치한 구역으로, 대로를 따라서 공장들과 아파트들이 꽤 위치해 있는 듯. 그 외 특기사항으로는 로마인들이 쌓은 성벽이 조금 남아 있다고.

4. 로주니크 Rožnik 

면적 8.35km², 인구 17,014명. 시내 서쪽에 위치한 구로 대체로 주택가.

5. 첸테르 Center

면적 5.07km², 인구 25,795명으로 류블랴나의 도심부. 도시가 그렇게 크진 않아서 실질적으로 도시의 명소들은 이 동네에 전부 몰려 있는 모양 ㅋㅋ; 류블랴니차강을 중심으로 남쪽으로는 언덕 위에 자리잡은 류블랴나 성과 성 아래 강을 따라 형성된 구시가지가 위치해 있고, 북쪽으로는 격자형으로 구획된 신도심이 위치해 있음.

강 남쪽의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는 류블랴나 시 깃발에도 그려져 있는 류블랴나 성 Ljubljanski grad 이 위치해 있음. 주변 평야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위치해 고고학적 조사에 의하면 기원 전부터 요새가 위치해 있었다는데, 지금 모습은 16-17세기에 갖춰졌다고. 1960년대 이후 한동안 방치되었던 성에 대한 개보수가 이루어졌고, 2006년에는 구시가지에서 성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가 설치됨.

성 바로 아래에는 구시가지가 위치해 있음. 18세기 만들어진 로바 분수 Robbov vodnjak 와 류블랴나 시청(깃발 걸린 건물)이 위치해 있는 도시 광장이 구시가의 중심지라고. 도시 광장에서 북쪽으로 100m 정도만 가면 류블랴니차강 위로 요제 플레치니크가 설계한 삼중교 Tromostovje 라고 하는 3개의 인도교가 놓여 있고, 다리를 건너면 바로 프레셰렌 광장 Prešernov trg 으로 이어지는데 이곳이 바로 류블랴나의 중심. 광장 북쪽에는 붉은 색의 수태고지 프란치스코 교회가 상당한 존재감을 드러냄.

요 짤들은 류블랴나 도심지를 가로지르는 류블랴니차강의 모습. 강폭은 작지만 나름 유람보트(?)도 다니는 모양. 강 주변으로는 높은 강둑 위로 상점들이 즐비한 거리가 이어져 있음.

류블랴니차강에는 ‘ 푸주한의 다리’, ‘수선공의 다리 ’처럼 인도교들이 몇 개 더 있는데, 삼중교에서 동쪽으로 300m 정도 떨어진 데 있는 용의 다리 Zmajski most도 유명한 다리인 모양. 1901년 지어진 다리에는 끝자락마다 옛날부터 도시의 상징이었던 용 동상이 서 있음. 참고로 다리 건너편에 있는 것은 중앙시장(플레치니크 작품임)과 류블랴나 대성당(청동 돔 씌워진 건물).

도시의 다른 광장들. 짤 1에 보이는 의회 광장 Kongresni trg 은 19세기 초 조성된 광장으로 원래 수도원이 있었던 자리라고 하며, 슬로베니아 현대사에서 여러 대중 집회가 일어났던 장소라고. 뒷편으로 뭔가 웅장한 하얀 건물이 보이는데 류블랴나 대학(여기 아웃풋으론 슬라보예 지젝이 매우 유명할 듯)의 본관임. 현대적인 모습이지만 다소 휑해 보이는 짤 2의 공화국 광장 Trg republike 은 류블랴나에서 가장 큰 광장으로, 1991년 슬로베니아 독립이 여기서 선언되었다고 함.

도심 서쪽은 격자 모양으로 잘 구획된 신도시: 슬로베니아 거리 Slovenska cesta 는 도시의 메인 스트리트라고 카더라. 두번째 짤에 쇼핑몰(?) 뒤로 보이는 네보티치니크 Nebotičnik(직역시 ‘마천루’) 빌딩은 13층 건물로, 1933년 지어졌을 땐 유고슬라비아 제일, 그리고 유럽에서 9번째로 높은 건물이었다고 함. 지금은 전망대가 있어서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는 모양.

도시 서쪽으로는 티볼리 공원 Park Tivoli 이라고 하는 커다란 공원이 있음. 위 짤에 어렴풋이 보이는 티볼리 성이라고 부르는 오래된 저택이 공원 한가운데 위치해 있는데 행진곡 이름으로 유명한(?) 라데츠키 원수가 한때 이 저택의 소유자. 이 집은 현재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다고.

시내 북쪽에는 류블랴나 기차역이 있는데, 시내버스 터미널 역할도 겸한다는 모양. 기차역 동남쪽에는 옛날 유고슬라비아 주둔지에 조성한 메텔코바 아트 센터라는 예술인 마을이 위치해 있다더라. 풍경을 보면 다소 프리한(..?) 분위기인 듯 ㅋㅋ

6. 시슈카 Šiška

면적 7.36km², 인구 35,532명. 도심 북서쪽에 있으며, 류블랴나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구역. 인구가 많은 구역답게 중앙의 첼로우슈카 도로를 중심으로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고, 외곽에는 단독 주택들과 산업 단지들이 위치해 있는 모습.

7. 베지그라트 Bežigrad

면적 7.24km², 인구 34,670명으로 시슈카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구역. 류블랴나 역 북쪽에 위치해 있음. 두나이스카 거리를 중심으로 미묘한 밀도(?)로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 있고, 컨벤션센터 등도 위치해 있는 듯. 그 외 지역은 역시 대체로 주거지역임.

8. 야르셰 Jarše

면적 9.06km², 인구 14,394명으로 류블랴나 북동쪽에 위치한 구역. 구역 대부분은 산업 단지로 이루어져 있어 거주 인구는 적은 편인데, 류블랴나 최대 쇼핑 구역인 BTC 시티가 여기에 위치해 있음. 2011년 완공된 슬로베니아 최고층 빌딩인 20층짜리 크리스탈나 팔라차 Kristalna palača 빌딩이 BTC 시티에 위치.

9. 모스테 Moste

면적 3.4km², 인구 21,659명. 도시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시에서 가장 면적이 좁은 지역. 구 영역은 주로 아파트 단지로 이루어져 있음.

10. 골로베츠 Golovec

면적 8.27km², 인구 12,199명. 류블랴나 시내 동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아파트들과 교외 단독주택들이 드문드문 있는 외곽 지역. 구명의 유래가 된 골로베츠 언덕이 구 남쪽에 자리잡고 있음.

골로베츠 언덕 위에는 등산로가 조성되어 있어서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는 듯(?) 근데 경기도라도 해도 믿을 거 같음 ㅋㅋ

11. 드라울레 Dravlje

면적 11.11km², 인구 15,645명. 류블랴나 북서쪽 외곽에 있는 구역으로, 17세기까지 별개 마을이었다가 1953년 도시에 편입되었다고. 구의 동쪽은 공업 지역이고 서쪽에는 주택가가 있음. 두번째 짤에 보이는 교회는 나름 1730년에 지어진 근본있는 교회라고 카더라.

12. 셴트비트 Šentvid

면적 15.83km², 인구 14,216명. 시 북서쪽 외곽에 있는 구역으로, 1974년 시에 편입되었다고 함. 여기도 전반적으로 교외 주택가 지역이고, 드라울레처럼 옛날 마을 중앙에는 18세기 지어진 교회가 있는 듯.

13. 슈마르나고라 Šmarna gora

면적 14.43km², 인구 4,965명으로 류블랴나 북쪽 끝 사바강 건너편에 있는 구역. 인구를 보면 알겠지만 사실 도시라보단 주변 농촌 느낌 ㅋㅋ 류블랴나에서 가장 높은 슈마르나고라산(주봉 669m, 거르마다 봉우리 676m)이 이 구에 위치해 있는데, 정상에 올라가면 작은 교회가 있고, 류블랴나 북쪽이 훤히 내려다보임.

14. 포사베 Posavje

면적 9.05km², 인구 9,901명. 구 이름(po = ...를 따라, Sava = 사바강)에 걸맞게 사바강 서쪽에 위치해 있음. 베지그라트 북쪽에 있으며 두나이스카 거리를 따라 주택가가 형성되어 있지만 구 면적 상당 부분은 미개발 지역이라 녹지가 많은 편. 인구 역시 시에서 세 번째로 적음.

베오그라드에서 다뉴브강에 합류하는 사바강은 길이 992km로 꽤 긴 강인데, 류블랴나에선 상류라 그런지 계곡 같은 모습 ㅋㅋ

15. 처르누체 Črnuče

면적 18.10km², 인구 11,641명. 류블랴나에서 사바강 건너 북쪽에 위치해 있는 구역으로, 여기도 별도의 마을이었다가 류블랴나에 합쳐졌다고(첫짤을 잘 보면 여기도 교회가 있음). 더불어 외곽 쪽에는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는 듯.

16. 폴레 Polje

면적 22.1km², 인구 20,394명으로 류블랴나 시내 동쪽 끝에 위치한 구. 면적이 넓어서 인구는 꽤 많지만 전반적으로 단독주택이 낮은 밀도로 분포하는 외곽 지대임. 원래 마을 중심부에 위치한 성모승천 교회가 존재감이 상당한데 19세기 지어졌다고. 여담으로 류블랴나 도심을 흐르는 류블랴니차강이 이 구에서 사바강에 합류함.

17. 소스트로 Sostro

면적 88.56km², 인구 6,816명. 류블랴나 시 동쪽 끝에 있는 구로, 시 면적의 3분의 1을 차지하지만 인구는 6천 명으로 적은 편인데, 실제로도 시골임 ㅋㅋ; 대체로 삼림으로 덮인 구릉 지대로 이루어져 있음. 슬로베니아 하면 카르스트 지형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ㅡ 지리 시간에 배우는 doline와 uvala가 남슬라브어 어원임 ㅡ 이 동네도 카르스트 지대라 카더라.

여담으로 맨 위 지도를 보면 수도에 있을 법한 공항이 안 보이는데 류블랴나 공항은 류블랴나에서 북쪽으로 25km 정도 떨어진 즈고르니버르니크 Zgornji Brnik 에 위치해 있음. 2021년 기준 최대 목적지는 독일이라고 함.

류블랴나 성 방향에서 바라본 도시 전경

류블랴나는 유고 구성 6개국의 수도 중에선 포드고리차 다음으로 작은 도시인데, 주요 포인트가 도심지에 모여 있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강을 따라 형성된 중심가는 역사적인 도시의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어 작지만 잘 꾸며진 모습이고, 도시의 바깥 지역은 거의 주거 혹은 산업 지역이지만 전반적으로 깔끔한 외양. 더불어 도시 풍경을 보면 확실히 중부 유럽 도시란 느낌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