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 도심부

헬싱키 Helsinki 는 핀란드 남쪽 핀란드만 연안에 위치한 핀란드의 수도로, 도시 자체로만 보면 65만 명, 주변의 반타, 에스포 등의 위성도시까지 합치면 약 120만 명이 거주하고 있음. 도시의 위도는 북위 60도 10분에 위치해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대도시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한여름엔 새벽 3시에 해가 뜨는 고위도 지역. 다만 도시의 기후는 바다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연유로 최한월인 2월 평균기온도 -3.8℃로 아주 춥진 않아(물론 일조량은 매우 적음) 핀란드에서 가장 따뜻한 도시 중 하나라고 함.

도시는 1550년 스웨덴의 구스타프 1세에 의해 무역 도시로 세워졌지만 만의 수심이 너무 얕아 항구로 기능하지 못했고, 결국 1640년 반타강 어귀에 있던 도시의 위치는 현재의 도심인 비론니에미반도로 옮겨감. 18세기 스웨덴이 앞바다에 요새를 세우면서 헬싱키는 군사적 요충지가 되었지만, 도시의 본격적인 발전은 1812년 스웨덴령 핀란드를 합병한 러시아가 스웨덴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이곳을 새로운 수도로 선택하면서 진행되었음. 핀란드 독립 이후에도 헬싱키는 수도 지위를 유지했으며, 현재는 핀란드 제1의 대도시이자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힘.

헬싱키의 도시 경관은 여느 대도시가 그렇듯 각 시대의 특징을 담은 건축들이 섞여 있는 모습. 19세기 이전 헬싱키는 목조 건물이 많았는데, 현재 남아있는 건물은 드묾. 1808년 화재 이후 헬싱키는 핀란드 관리 에렌스트룀과 독일 건축가 엥겔의 주도 하에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재건되었고, 당시의 도시 계획이 지금 도시 경관의 기초를 이룸. 19세기 말엽의 아르누보 건축, 20세기 초의 기능주의 건축도 도시 풍경에 많은 영향을 끼쳤지만, 양적으로는 1960년대 이후 도시화 기간 동안 지어진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제일 많을 듯. 최근에는 옛 항구와 산업 지대가 상당부분 신도시로 재개발되고 있는 모습임.

19세기 헬싱키는 주로 스웨덴어를 사용하는 도시였지만, 근대 이후 이촌향도로 도시가 급성장하면서 도시의 인구 비중은 급격히 핀란드어 쪽으로 기울어졌음. 70년대 이후 교외화 현상으로 도시 인구는 일시 감소했다가 최근 이민자 유입으로 다시 증가세로 반전되었음. 2021년 기준 헬싱키 인구 658,457명 중 507,420명(77.1%)은 핀란드어를, 36,856명(5.6%)는 스웨덴어를 사용했으며, 그 다음으로 많이 사용된 언어는 러시아어(19,443명), 소말리어(12,601명), 에스토니아어(10,156명) 순으로 나타남. 이들 중 스웨덴어 사용 인구는 도심지에, 기타 언어 사용 인구는 도시의 동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경향을 보임.

다음 지도는 도시의 인구밀도*와 소득에 관한 지도. 헬싱키의 인구밀도는 km²당 3천 명 정도로 우리나라 도시들보다는 낮은 편인데, 그래도 구시가지 주거 지역의 인구밀도는 km²당 10,000~20,000명대로 꽤 높게 나타남. 도시의 소득은 남서쪽의 도심 지역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는데, 묘하게 사용 언어 분포와도 겹쳐 보이는 느낌도. 

*계산에 추가로 이용한 수치: 시 면적은 핀란드어 위백 인용. 구역별 면적, 일부 과소지역 2020년 인구는 링크 참조.

우리나라의 도시 행정 구역이 법정동과 행정동으로 나뉘듯, 헬싱키의 행정구역도 비슷한 구분이 존재한다고 함. 법정동 kaupunginosat 은 시에 총 60개가 존재하는데, 이는 시의회에서 설정하며 보통 지적 관련해서 사용된다고. 한편 행정적으로 헬싱키 시는 8개 구 suurpiirit (위 지도) 와 34개 지구 peruspiirit, 동 osa-alueet 으로 구분되며, 이 구분은 행정·통계적 목적으로 사용된다고 함. 영위백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렇듯이 핀란드 사람들도 두 구분을 헷갈려한다고 카더라 ㅋㅋ 이 글에선 8구를 위 지도의 번호순으로 나열함.

1. 남구 Eteläinen suurpiiri

면적 18.1km², 인구 121,157명. 헬싱키 남쪽부에 위치한 구로, 핀란드만을 향해 툭 튀어나온 반도에 위치해 있고, 반도 주변으로 라우타사리, 얫캐사리를 비롯해 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음. 구는 헬싱키의 도심부를 구성하고 있으며, 주요 정부기관들과 관청이 이 동네에 모여 있으며 인구밀도 역시 가장 높음. 이 구에 속하는 주요 지역들로는 카타야노카, 캄피, 크루눈하카, 클루비(도심), 퇼뢰 등이 존재.

반도 북동쪽의 크루눈하카는 헬싱키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으로, 19세기 초 에렌스트룀의 도시 계획에 따라 조성된 상원 광장(짤1)이 위치함. 상원 광장의 정면에는 1852년 완공된 헬싱키 대성당이, 좌우로는 헬싱키 대학 본관과 (원래 상원이었던) 정부청사가 위치해 있음. 광장 중앙에는 1894년 세워진 알렉산드르 2세(!)의 동상이 서 있는데, 핀란드 의회를 부활시키고 자치권을 확대시킨 공로가 있어서인지 독립 이후에도 살아남았다고 함. 바닷가의 시장광장(짤2)은 여객선이 도착하는 헬싱키 남항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데, 헬싱키 시청(왼쪽 하늘색 건물)을 비롯하여 대통령궁, 대법원, 스웨덴 대사관 등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음.

도심 동쪽에는 카타야노카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 원래 반도였다가 운하를 파서 섬이 되었다고 카더라. 1868년 지어진 정교회 대성당인 우스펜스키 성당이 섬의 랜드마크. 성당 외에 핀란드 외무부와 사우나 관람차(...)로 유명한 스카이휠 헬싱키, 바이킹라인 페리 터미널도 이 섬에 위치해 있음.

헬싱키의 상업적 중심지인 클루비는 크루눈하카 서쪽에 있으며, 영위백에 의하면 일상적으로는 ‘중심’이란 뜻의 케스쿠스타라고 불린다는 듯. 구역의 남쪽으로는 시장광장에서 서쪽으로 기다랗게 뻗어 있는 에스플라나디 공원(짤1)이 위치해 있고, 북쪽에는 헬싱키 중앙역(짤3)이 있음. 둘 사이에는 알렉산드르 1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알렉산테린카투 거리를 중심으로 보행자 거리들이 조성되어 많은 상점들이 위치함. 짤은 생략했지만 구역의 북쪽 부분은 카이사니에미 공원이 차지하고 있음.

도심부의 서쪽 경계를 이루는 만네르헤임 거리는 반도 중앙에서 북서쪽으로 뻗어 있는 헬싱키의 메인 거리. 핀란드 국회의사당과 현대미술관, 핀란디아 홀, 키아스마, 오페라 극장... 등 도시의 커다란 건축물들이 이 거리를 따라 모여 있음. 두번째 짤에 보이는 건물은 성당처럼 생겼지만 국립박물관으로, 중세 핀란드 교회와 성들의 건축 양식을 참조해 1916년 개장했다고 함.

만네르헤임 거리 서쪽에는 캄피라는 동네가 위치해 있음. 동네 이름은 옛날에 군대 병영(camp)이 있어서 붙여졌는데, 해당 자리에는 1935년 버스 터미널이 들어섰음. 옛날에는 노동 계급 거주 지역이었다고 하지만 현재는 헬싱키에서 가장 번화한 동네 중 하나. 2005년 버스 터미널을 지하화하면서 나링카 광장(짤1)이 조성되었는데, 광장 한켠에 세워진 밥그릇 캄피 예배당은 나름 명소가 된 모양.

반도 남쪽에는 울란린나, 카르틴카우풍키, 푸나부오리 등의 동네들이 있음. 세 동네의 경계 지점에 첫짤에 보이는 디자인 박물관이 위치해 있는데, 디자인 박물관을 중심으로 관련 샵들이 모여있는 디자인 구역이 형성되어 있음. 홈페이지의 지도를 보면 뚜렷한 경계가 있는 구역이라기보다는 참여(?)한 샵들이 시내 남쪽 여기저기에 분산된 모양새인 듯. 그 외에 우리나라 대사관도 카르틴카우풍키에 위치해 있음.

헬싱키가 위치한 반도 최남단에는 카이보푸이스토(짤1)라고 하는 큰 공원이 있음. 19세기에는 온천이 운영되었다는데(kaivo = 샘), 지금은 온천은 없지만 시민들의 휴식처로 이용된다고. 더불어 공원 아래 해안에 위치한 카이보푸스토 주택가(짤에선 언덕 건너편으로 얼핏 보임)는 헬싱키 전체를 통틀어 가장 부유한 동네로, 저 좁은 동네에 미국, 영국, 에스토니아 등의 대사관과 만네르하임이 살았던 집(짤2: 현재는 박물관) 등이 모여 있음. 참고로 여기는 주민 31%가 스웨덴어 사용자로 도시에서 비율이 가장 높은 편.

반도 서쪽은 서항 西港, 핀란드어로 하면 랜시사타마 지역(짤1: 전경)이 위치해 있음. 원래 이 지역은 헬싱키의 컨테이너 항구가 위치해 있었는데, 항구 기능을 외곽의 부오사리로 이전하고 해당 부지를 재개발하였음. 1990년대 북쪽의 루오홀라흐티 지역이 먼저 재개발되었고, 최근에는 남쪽의 얫캐사리 섬에서 한창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듯. 서항은 항구 기능이 축소되었지만 일부 페리는 여기서 뜬다고 카더라.

반도 북서쪽에 위치한 퇼뢰는 반도에 위치한 헬싱키 도심부와 본토를 연결하는 지협에 위치해 있으며, 행정적으로는 북쪽의 타카퇼뢰와 남쪽의 에투퇼뢰로 나뉨. 이 지역은 20세기 초 주거 지역으로 개발된 지역이라고 함. 앞서 언급한 핀란드 국립박물관과 국회의사당 등이 행정구역상 이 동네에 위치해 있는데, 이곳에서 제일 유명한 명소는 1969년 바위를 파내서 지어진 템펠리아우키오 교회(짤2)라고. 서쪽 해안가는 끄트머리에 작은 해변을 갖춘 공원들로 조성되어 있는데, 1967년 세워진 작곡가 시벨리우스를 기리는 기념비(짤3)는 상징적인 조형물이라고.

퇼뢰 북쪽의 언덕 지역은 ‘동물원’이란 뜻의 ‘엘래인타르하’라고 불리지만 이름과 달리 동물원은 없음. 대신 1952년 올림픽을 개최했던 경기장이 이 동네에 위치함. 행정구역상으론 중구이긴 한데 헬싱키에서 가장 오래된 놀이공원인 린난매키도 바로 옆에 위치.

주변 섬들로 눈을 돌려보면, 헬싱키 반도에서 동남쪽으로 1km 정도 떨어진 섬에는 수오멘린나 요새(전경)가 위치함. 요새는 스웨덴 지배 시기인 1748년 지어졌으며, 원래 이름은 ‘스웨덴의 성’을 뜻하는 스베아보리였지만 핀란드 독립 이후인 1918년 ‘핀란드의 성’이란 뜻의 수오멘린나로 이름이 바뀌었음. 요새는 러시아의 확장을 경계하기 위해 지어졌으며, 러시아가 핀란드를 차지한 이후에는 페테르부르크를 보호하는 거점 역할을 맡았음. 1973년 섬의 관할권은 군에서 민간으로 넘어갔으며, 현재는 헬싱키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가 됨. 현재 섬에 남아있는 군사시설은 핀란드 해군사관학교가 있음.

헬싱키 서쪽 바다에 떠 있는 라우타사리섬(전경)은 2만 명 정도가 거주하는 섬으로, 1935년 헬싱키 시내와 섬을 잇는 연륙교가 개통된 이후 도시화가 진행되어 현재는 아파트들이 빽빽히 들어서 있음. 여기도 헬싱키에서 소득이 높은 지역 중 하나.

2. 서구 Läntinen suurpiiri

면적 30.5km², 인구 112,045명. 헬싱키 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뭉키니에미, 카렐라, 피태얜매키, 하가 등의 (대체로 아파트 위주의 주거) 지역을 포함함. 처음 두 짤은 아파트 사진인데, 첫짤의 아파트는 전후 복구시기인 1949~1952년에 지어진 공공임대주택(ARAVA)으로 만네르헤임 거리를 따라 줄줄이 늘어서 있음. 두번째 짤의 ‘테라시탈로’ 아파트(1994년)는 개성적인 건물들로 유명한 피쿠후오팔라흐티 지구에 위치해 있는데, 독특한 건물들이 많은 해당 지구에서도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감(...)을 자랑함. 한편 코날라와 피태얜매키(짤3)처럼 외곽 지역으로 가면 대로와 철도변을 따라 산업/비즈니스 지구가 형성되어 있음.

구의 남쪽 부분은 바다와 접하고 있는데, 바닷가를 따라 별장들과 각국 대사관들이 밀집해 있음. 특기사항으로 핀란드 대통령 관저인 맨튀니에미와 총리 관저인 케새란타도 이 지역에 위치함. 대통령과 총리 관저는 물론 못 들어가지만, 케코넨 전 대통령 관저였던 탐미니에미(짤1)는 현재 우르호 케코넨 박물관으로 개방되어 있음. 한편 앞바다에 떠있는 섬들 중 세우라사리섬(짤2)에는 핀란드 각지의 목조 건축물을 옮겨와서 야외 박물관을 조성해 놓았음.

3. 중구 Keskinen suurpiiri

면적 15.8km², 인구 98,640명. 도심 바로 북쪽에 위치한 구로, 쇠르내이넨, 칼리오, 캐퓔라, 파실라 등의 지역들을 포함하며, 최근 20년 동안에는 재개발에 힘입어 헬싱키의 구들 중 가장 빠르게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지역임. 헬싱키의 도심인 남구와 실타부오렌살미 해협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으며, 첫짤에서 건너고 있는 ‘긴 다리’라는 뜻의 핏캐실타 다리가 예로부터 도시 남북을 잇고 있음. 원래 헬싱키에서 부르주아 계급은 다리 남쪽, 노동 계급은 다리 북쪽에 거주해 이 다리가 두 계급의 경계선을 이루었다고 함.

핏캐실타 다리 바로 건너편은 일반적으로 하카니에미라고 불리는데, 시장이 열리는 넓은 광장이 위치함. 이 자리도 원래 좁은 해협이 있었다가 19세기에 매립된 이후 매주 일요일마다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앞서 언급했듯 옛날에는 이 근처가 노동 계급이 거주하는 지역이었는데, 그 시절의 흔적으로 핀란드의 노조 기구들과 사민당 당사도 이 동네에 위치해 있다고 카더라.

공식적으로 하카니에미가 포함되어 있는 칼리오는 중구 남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헬싱키의 전통적인 노동 계급 거주 지역으로 20세기 초중반 지어진 좁은 공동주택들이 밀집해 있음. 60년대 이후로는 가족 단위로 거주하던 노동자들은 이 지역을 떠나고, 청년층이 도심과 근접하고 월세가 저렴한 이 지역에 모여들면서 다소 핫플레이스화(?)되었다고 카더라. 2021년 기준 칼리오 지역 인구 중 19-34세 비중은 40%를 넘어간다고 함.

쇠르내이넨은 칼리오 동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메리하카, 솜파사리, 칼라사타마, 하나사리 등 좀더 작은 구역들을 포함하며, 꽤 최근까지 항구와 창고, 산업 지대가 위치한 지역이었음. 1970년대 메리하카를 시작으로 산업 지역을 아파트로 전환하는 재개발이 시작되었고, 본격적인 재개발은 2008년 쇠르내이넨 항구가 폐쇄된 이후에 진행되었음. 어항(漁港)이란 뜻의 칼라사타마에는 2019년 마야카(35층, 134m) 빌딩이 완공되어 핀란드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되었음. 현재 하늘에서 내려다본 쇠르내이넨의 모습은 짤2와 같음. 

구의 북쪽 지역은 대체로 주거 지역들로 구성되어 있음. 여기서는 연대순으로 20세기 초/중/후반에 계획적으로 조성된 신도시를 가져와 봤는데 ㅡ 1910년대 푸-캐퓔라(짤1), 1930년대 올림피아퀼래(짤2), 1970년대 이태-카필라(짤3) ㅡ 똑같이 표준화된 주거 지역이지만 시대에 따른 도시 건축의 차이가 잘 드러나는 듯한 모양새.

구의 북동쪽 반타강 하구 쪽에는 ‘구시가지’라는 뜻의 반하카우풍키라는 지역이 있는데, 위짤에서 보이듯 실제로 시가지 흔적은 딱히 없음. 이 곳은 1550년 구스타프 1세가 헬싱키를 처음 세웠던 곳인데, 1645년 도시가 현 위치로 옮겨가면서 구시가지는 점차 버려짐. 현재는 관련 기념비 몇 개가 서 있고, 19세기 후반 세워진 작은 수력발전소가 급류에 위치하고 있음. 폰구시가지(...) 남쪽으로는 아래짤에 보이는 아라비아란타 신도시가 조성되어 있는데, 쇠락한 공업지대를 2000년대 재개발, 신도시로 만들었음. 이곳은 디자인과 IT를 중점으로 대학과 기업들을 유치하여 산학연계를 유도했다고 카더라.

4. 북구 Pohjoinen suurpiiri

면적 23.2km², 인구 42,973명. 오울룬퀼래, 파킬라 등의 지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쪽으로는 중앙공원...이라는 이름의 커다란 숲과, 동쪽으로는 반타강과 맞닿아 있음. 시내에 위치한 구들 중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낮고, 단독주택 비중도 가장 높은 편. 남쪽의 오울룬퀼래 지역은 아파트 단지와 단독 주택이 섞여 있는 지역으로, 원래 교외의 빌라 위주 지역이었다가 50년대 이후 마우눌라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들이 들어섰다고 함. 북쪽의 파킬라는 단독주택 위주의 저밀도 주거지역으로, 도시에서 생활수준이 높은 지역들 중 하나라는 모양.

5. 북동구 Koillinen suurpiiri

면적 36.4km², 인구 99,351명. 반타강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말미, 비키, 푸킨매키 등의 지역을 포함하고 있음. 위치로 보면 헬싱키 도심과 반타 사이에 위치한 지역. 남쪽의 비키는 해안 습지를 끼고 있으며, 헬싱키 대학교 자연캠퍼스와 라토카르타노의 신도시 ㅡ 짤2의 피흘라얀매키는 대표적인 60년대의 대단지 아파트라고 ㅡ 를 끼고 있음. 좀더 북쪽의 말미는 1952년 이전 헬싱키의 관문 공항으로 사용되었던 말미 공항이 위치해 있었는데, 한동한 국내선 전용으로 사용되다가 2021년 폐쇄되어 신도시 개발을 앞두고 있음. 구의 북쪽도 대체로 주거지역으로, 타풀리카우풍키나 야코매키 같은 60년대 이후 지어진 아파트 단지들도 위치함.

6. 남동구 Kaakkoinen suurpiiri

면적 25.2km², 인구 56,728명. 라야살로, 쿨로사리, 헤르토니에미 등의 지역이 이 구에 속함. 지형적으로 보면 도심과는 서쪽으로 만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으며, 수많은 반도들과 섬들로 이루어진 지역. 쿨로사리섬(첫짤 이쪽편)은 20세기 초부터 교외 빌라들이 들어선 섬이었는데, 1950년대 이후 중국을 비롯한 제2세계 국가 대사관들이 대거 들어섰다고. 헤르토니에미, 라야살로 지역(첫짤 건너편)은 1930년대 이후 석유 항구가 들어섰다가 60-70년대 아파트들이 대거 건설되면서 주거 지역으로 변모했다고 함. 구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헤르토니에미에는 커다란 산업 지역이 형성되어 있음.

쿨로사리섬 남쪽에는 코르케아사리라고 하는 작은 섬이 위치해 있는데, 1889년 이래 동물원으로 이용되고 있음. 원래 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었으나, 70년대에 연륙교가 놓였다고. 헬싱키에서 대표적인 관광 명소 중 하나라고 함.

7. 동구 Itäinen suurpiiri

면적 37.5km², 인구 112,853명. 헬싱키 동쪽의 멜룬퀼래, 바르티오퀼래, 부오사리 등의 지역을 포함함. 60-70년대 외곽 지역 개발에 따라 지어진 신도시 지역으로, 대규모 쇼핑 센터들과 아파트들이 당시에 지어졌음. 1990년대 이후 이 지역은 외국인 인구의 급격한 증가에 의해 높은 인구증가율을 기록했는데, 동구의 외국어 사용자 인구는 1991년 1,511명(1.9%)에서 2021년 32,470명으로 증가, 구 인구의 29%를 차지하게 되었음. 특히 구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콘툴라나 상업 중심지인 이태케스쿠스 등의 지역은 40% 정도가 외국얼를 모어로 사용함.

도시 동쪽 끝 부오사리 지역의 니니사리섬에는 2008년 부오사리 항구(사진)가 개항해 이전 도심에 위치해 있던 컨테이너 및 석유 항구 기능을 대체하였음. 항구 이전에 따라 도심의 서항과 쇠르내이넨 지역은 재개발이 이루어지게 되었고, 도심 항구의 용량 문제 및 주변 교통 문제 역시 해소되었다고. 다만 건설 과정에서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거리와 환경 파괴 문제 등으로 인해 논쟁 역시 일었다고 함. 

8. 외스테르순돔구 Östersundomin suurpiiri

면적 26.2km², 인구 2,121명으로 헬싱키 동쪽 끝에 위치한 구...인데 사실 구라기보다는 면에 가까운 규모. 구의 중심지인 외스테르순돔은 헬싱키 도심에서 동북쪽으로 15km 정도 떨어져 있는 작은 마을로, 인구는 400여명에 불과함. 원래 헬싱키 옆에 있는 시포 Sipoo 시에 속했으나, 2009년 시역 확장으로 헬싱키에 편입되었다고 함.

헬싱키의 자체 인구는 65만 명이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위성도시까지 합치면 100만 이상의 인구가 거주함. 헬싱키 서쪽의 에스포 Espoo 는 2021년 기준 인구 297,132명으로 핀란드에서 2번째로 큰(실질적으론 탐페레를 많이 꼽지만) 도시였음. 에스포는 노키아, 코네, 네스테처럼 핀란드에서 가장 큰 기업들의 본사가 위치해 있는 핀란드의 대표적 기업도시이며, 알토 대학과 VTT 연구소를 중심으로 첨단기술 연구로 유명한 오타니에미 지구(짤2)가 이 도시에 위치해 있음.

헬싱키 북쪽의 반타 Vantaa 는 인구 239,206명으로, 도시 인구만 보면 에스포, 탐페레에 이어 핀란드 제4의 도시. 반타에는 헬싱키의 관문 공항인 헬싱키 반타 국제공항(짤2)이 위치해 있음. 지구가 둥글다 보니 핀란드를 비롯한 유럽 북동부는 동아시아에서 서유럽 주요도시들로 가는 최단 거리상에 놓여 있는데, 이 때문에 냉전 이후 반타 공항은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허브공항 역할로 크게 성공을 거두...나 싶었는데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영공이 막히면서 애매해진 상황.

헬싱키 전경

여기까지가 세계 최북단 대도시 헬싱키의 모습. 전반적으로 보면 19세기 스타일의 구시가지와 잘 계획된 아파트 위주 주거지역들로 이루어진 도시인데, 잘 계획된 지구가 많고 지구마다 그 시대의 특징이 반영된 듯 하여 흥미로운 듯 ㅋㅋ 더불어 우리로 치면 다도해에 위치해 어딜 가나 바다와 숲이 가까이 있는 점도 도시 풍경의 한 요소가 되는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