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가보고 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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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북동부 하우텡주의 주도인 요하네스버그 ㅡ 어원이 된 요하네스가 누군지는 불명이라고(...) ㅡ 는 남아공에서 제일 큰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로, 부의 규모로 보았을 때 아프리카 대륙을 통틀어 가장 부유한 도시임. 도시는 비트바테르스란트(Witwatersrand) 산맥 꼭대기에 위치해 있어 해발고도가 1,800m에 달하며, 덕분에 선선하고 일조량이 풍부한 기후가 나타남. 중심부가 산꼭대기다 보니 도시의 북쪽은 인도양으로 흘러드는 림포포강 수계에, 남쪽은 대서양으로 흘러드는 오렌지강 수계에 속한다고 카더라.

요하네스버그 일대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인류가 살았던 곳으로, 도시 근교의 인류의 요람(Cradle of Humankind)은 세계 최대의 원시인류 화석 발굴지임. 반투족은 6세기에 이 지역에 처음으로 정착했고, 소토-츠와나족이 오랫동안 거주했으나 19세기 음페카네(Mfecane) 전쟁과 보어인의 침략으로 인해 일대는 황폐화되었다고 함. 1884년 비트바테르스란트 산맥에서 금이 발견되자 1886년 유럽인 이민자들이 산맥으로 모여들어 도시가 형성되었고, 불과 10년만에 남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도시가 되었음. 도시는 점차 광산도시에서 서비스업 및 제조업 중심지로 발달하였고, 현재까지도 남아공의 수위도시이자 경제 중심지 역할을 맡고 있음.

요하네스버그는 설립 초부터 인종 간 분리가 이루어진 도시였는데, 특히 1950년대 소웨토의 조성은 아파르트헤이트 시기 인종 분리 정책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가 철폐되었지만, 이와 동시에 극빈에 시달리는 농촌에서 인구가 유입되며 일어난 급속한 도시 팽창으로 인해 남아공 정부는 도시의 재구조화에 실패했고, 이주민들이 타운십(남아공의 슬럼)으로 모여들면서 타운십의 규모는 더욱 확대되었음. 이러한 팽창에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서 온 이민자도 상당 부분 기여했는데, 이는 39.1%(2022 Q1)에 달하는 엄청난 실업률과 겹쳐 강력한 반이민 정서를 낳았고, 이러한 정서는 2008년과 2019년의 폭동으로 가시화되었음.

2011년 인구조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들이 나타남.

 • 도시 인구 중 흑인은 76.4%를 차지하고 있었고, 백인(12.2%), 컬러드(5.6%), 아시아인(4.9%)이 그 뒤를 이었음. 전반적으로 보면 도시 북쪽은 백인, 남쪽은 흑인이 많이 거주하는데, 거주 지역 면적은 엇비슷해 보이지만 일명 타운십들이 인구밀도가 월등히 높기 때문에 실제 인구는 흑인이 백인 인구를 압도함.

 • 모어 화자별로 보면 줄루어 화자가 도시 인구의 23.4%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영어(20.1%), 소토어(9.6%), 츠와나어(7.7%), 아프리칸스어(7.3%)가 그 뒤를 이었음. 지역별로 보면 다운타운과 소웨토 지역은 줄루어, 그 외 지역은 영어 화자 비율이 높은 편.

 • 사실 90년대 이후 흑인 사이에서도 상위 계층에 진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계층 분화가 크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현재는 중산층·부유층 거주 지역도 흑인 인구 비중이 꽤 되는 편: 가령 샌드허스트 같은 샌턴 근처의 부촌들도 현재는 인구의 30~40%가 흑인임. 다만 반투어 사용 지역의 경우 흔히 말하는 타운십의 분포와 겹치는 듯.

요하네스버그는 치안 부재로 악명을 떨치는 도시 중 하나인데, 의외로 범죄율 통계상으로는 (남아공 기준) 평범한 정도임. 가령 2020-21년의 10만 명당 살인 발생율을 보면 요하네스버그는 27건으로 케이프타운(67건)이나 더반(47건) 등보다 낮은 발생율을 보였음. 그러나 요하네스버그의 경우 치안이 불안한 지역이 도심지에 몰려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범죄가 교외 슬럼 지역에 집중된 케이프타운 같은 곳과 비교하면 실제 체감되는 치안 수준은 훨씬 나쁘다고 카더라. 요하네스버그 도심 지역은 90년대 이후 극심한 치안 불안으로 인해 뚜렷한 도심 쇠퇴를 겪었는데, 그래서 도시의 중심 업무기능이 북쪽 교외지역으로 올라가는 모양새.

요하네스버그의 하위 행정구역과 구역별 인구 변화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남아공 정부는 인종별로 나뉘어 있던 대도시 행정구역들을 광역시들로 통폐합하였는데, 이에 따라 면적 1,645km²의 요하네스버그 광역시(City of Johannesburg Metropolitan Municipality)가 새로 만들어졌음. 요하네스버그 광역시는 행정적 목적으로 A부터 G까지 알파벳이 붙어 있는 7개 구역(regions)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이 글에선 北 → 南 방향으로 (A-E-B-C-D-F-G) 7개 구역들을 나열함.

※ 알파벳 외에 구 명칭은 관용적으로(?) 쓰는 것 같긴 한데 통일은 안 되어 있는 듯.

Region A: 미드랜드/딥슬루트 Midrand/Diepsloot

면적 313km², 인구 851,547명(이하 2018년). 요하네스버그 최북단에 위치한 구역으로, 요하네스버그 순환고속도로(Johannesburg Ring Road) 북쪽 지역에 해당. 보통 미드랜드로 알려진 이 지역은 짤에 보이는 1번 고속도로를 따라 프리토리아와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해 있으며, 나름 교통의 요지라 최근 20년새 빠른 발전을 경험한 지역이라고 함.

이 구역은 인구밀도는 높지 않지만 몰 오브 아프리카(짤1, 2012년)나 포웨이스 몰(짤2)처럼 남아공에서 가장 규모가 큰 쇼핑몰들이 위치해 있음. 동시에 도심 쇠퇴에 따라 업무 기능이 도시 북쪽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현재는 보다콤, 네오텔 등 남아공 내 여러 기업들을 비롯한 대기업들의 본사가 위치해 있기도 함.

미드랜드 지역(2011년 인구 87,387명)은 대체로 저밀도의 단독주택 위주 주거지역으로 이루어져 있음: 전반적으로 보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게이티드 커뮤니티 형식의 주택단지가 많은 편. 2011년 기준 거주 인구를 보면 흑인 54.5%, 백인 24.2%, 아시아인 17.0%로 여러 인종이 함께 거주하고 있는 지역임.

살짝 뜬금포지만 2012년 남반구에서 가장 큰 모스크 중 하나인 니자미예 모스크가 미드랜드에 세워졌는데, 이스탄불의 셀리미예 모스크의 외형을 따르는 전형적인 튀르키예식 모스크. 이 모스크는 귈렌 운동의 지원을 받아 세워졌다고 카더라.

교외에는 딥슬루트나 아이보리 파크처럼 거의 흑인들만 거주하는 타운십들이 몇몇 위치해 있는데, 면적 자체는 작지만 인구밀도가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구역 인구에선 높은 비중을 차지함. 구역 북동쪽 지역은 이스트랜드의 대규모 타운십 템비사와 함께 거대한 시가지를 형성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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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gion E: 샌턴/알렉산드라 Sandton/Alexandra

면적 199km², 인구 548,156명. 요하네스버그 북동부에 위치한 구역으로 이름 그대로 요하네스버그의 신도심인 샌턴과 흑인 주거지인 알렉산드라로 나뉨. 샌턴은 원래 요하네스버그 북쪽의 주거 지역이었지만, 1970년대 이후 대규모 상업시설들이 들어서고 90년대 이후 도심지의 치안 악화에 따라 기업들이 사무실을 도심지에서 대거 이전하면서 요하네스버그의 신도심으로 발전하였다고.

1973년 샌턴 시티 쇼핑몰의 개장은 샌턴이 상업지구로 탈바꿈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으며, 1994년에는 바로 건너편에 넬슨 만델라 스퀘어(짤2 왼쪽: 처음 이름은 샌턴 스퀘어) 쇼핑몰이 조성되어 샌턴 시티와 연결되면서 아프리카 최대의 쇼핑 단지를 형성하게 되었다고. 그 주변으로는 높은 업무용 빌딩들이 들어서 있음. 요하네스버그 증권거래소와 주요 대기업들의 본사가 이 동네에 들어와 있다고 카더라.

샌턴 주변으로는 널찍널찍한 단독주택들이 저밀도의 광활한 주거 지역을 이루고 있음. 이 일대는 주로 백인이 거주하는 지역이지만 실제 통계를 보면 비백인 중산층/부유층도 상당히 많이 살고 있는데, 2011년 기준 샌턴 지역 전체(인구 222,415명)의 인구 구성을 뜯어보면 백인 49.8%, 흑인 34.7%, 아시아인 11.1%로 이루어져 있었음.

샌턴에서 동쪽으로 N1 고속도로를 건너면 흑인 거주 지역인 알렉산드라가 나타남. 2011년 인구조사 당시 알렉산드라의 면적(6.9km²)은 샌턴(143.5km²)의 20분의 1에 불과했지만, 인구는 17만으로 샌턴에 크게 밀리지 않는 편. 이곳은 1912년 일찍이 흑인 거주지역으로 지정되어 도시에서 몇 안되는 흑인이 부동산을 살 수 있는 곳이라 많은 인구가 모여들었지만,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남아공 정부는 가족 단위 거주자들을 내쫓고 이 지역을 독신 숙소로 바꾸고자 했음. 계획은 실패했지만 당시 지어진 마달라 호스텔(짤2 왼쪽: 현재는 주거 건물)은 그 계획의 잔재. 

Region B: 랜드버그/로즈뱅크 Randburg/Rosebank

면적 149km², 인구 366,476명. 요하네스버그 북중부에 위치한 구역으로, 대부분 지역은 주거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음. 도시에서 가장 부유한 구역으로 2017년 기준 평균 가구 가처분소득이 38만 랜드 ㅡ 당해 환율로 3,250만 원 ㅡ 로 요하네스버그의 7개 구역 중 가장 높았는데, 샌턴이 있는 E구와 달리 구역 내에 커다란 비공식 주거지가 딱히 없어서 그런 듯.

2011년 기준 구 영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랜드버그의 인구는 백인 45.7%, 흑인 36.8%로 이루어져 있음. 랜드버그 CBD는 구역 북쪽 지역에 위치해 있는데(짤1) 2000년대 이후로는 다소 쇠퇴를 겪고 있는 지역이라고 카더라. 남쪽의 로즈뱅크(짤2)와 크레스타 등의 지역에도 대형 쇼핑몰을 중심으로 상업 지역이 형성되어 있음.

구역 북쪽은 대체로 밀도가 낮은 단독주택 위주 주거 지역. 샌턴과 인접한 동쪽의 샌드허스트(짤2)와 하이드파크, 웨스트클리프 등의 동네들은 으리으리한 저택들이 높은 담장과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 일대가 요하네스버그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라고 카더라.

이 구역에는 요하네스버그 동·식물원을 비롯한 공원들 역시 많이 위치해 있음. 요하네스버그 동물원은 1904년 세워져 320종의 동물을 수용하고 있다고 함. 사실 남아공에는 상위호환격인 거대한 국립공원들이 많고, 요하네스버그에도 라이언 앤드 사파리 파크처럼 도시 바로 옆에 있는 보호 구역들이 있긴 하지만.

구역의 남쪽에는 보다 주택들이 오밀조밀하게 들어선 동네들이 위치해 있음.

 • 소피아타운(짤1)은 앞서 보았던 알렉산드라처럼 20세기 초에 흑인 거주지역이 형성되었던 곳인데, 1950년대 아파르트헤이트 정부는 거주민들을 무력으로 퇴거시키고 승리(Triomf)라는 이름의 백인 동네를 조성했음: 다만 현재 인구는 백인 41.4%, 흑인 26.8%, 컬러드 25.8%로 꽤나 다양해진 구성. 인권운동으로 유명한 데즈먼드 투투 주교가 바로 여기에 살았었다고 카더라.

 • 멜빌(짤2)은 요하네스버그 도심의 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교와 가까이 위치해 있으며, 레스토랑과 바가 밀집해 있는 지구임.

Region C: 루더포트 Roodepoort

면적 256km², 인구 853,745명으로 요하네스버그 서쪽에 위치해 있는 교외 지역. 구역의 중심이 되는 루더포트는 요하네스버그와 별개로 1888년 광산촌으로 세워진 곳으로, 별개 시로 존재하다가 요하네스버그가 확장되면서 도시의 일부가 되었다고 함. 그래서 전통적으로 아프리칸스어를 쓰는 네덜란드계 백인들이 많이 거주했는데, 현재는 도시 확장으로 인구 유입이 지속되면서 인구 구성은 다소 바뀌었다고.

구역의 중심이 되는 루더포트는 2011년 기준 인구 32만으로, 흑인이 51.4%, 백인이 35.4%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프리칸스어 화자 비율은 24%. 루더포트는 중간의 산맥을 경계로 북쪽과 남쪽으로 나눌 수 있는데, 남쪽 지역(짤1)은 루더포트의 전통적인 중심지지만 지금은 조금 쇠퇴한 분위기인듯. 그래도 요하네스버그 서부에서 가장 큰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짤2)이 이 동네에 위치해 있음. 루더포트의 아프리칸스어 사용 인구는 남쪽에 집중되어 있음.

구역 북쪽은 영어 사용자가 주를 이루며, 신흥 중산층의 유입으로 인구가 급증한 지역이라고 카더라. 여기도 클리어워터 몰(짤1)을 비롯한 대형 쇼핑몰들이 위치한 한편 게이티드 커뮤니티식으로 운영되는 주택 단지들이 많이 보임.

루더포트를 반갈하는 비트바테르스트란트 산맥에는 남아공 고지대의 토착 식물들로 가꾸어진 월터 시술루 국립식물원이 조성되어 있음. 식물원 한켠에 있는 빗포르치(Witpoortjie) 폭포(360도 보기)가 유명한 모양.

한편 이 구역은 후술할 소웨토의 북쪽 지역(브람피셔빌, 체피송 등)과 코스모시티처럼 몇몇 흑인 거주 지역들을 포함하고 있음. 그 중 짤에 보이는 코스모시티는 1만 4천 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신도시로, 2004년 도시 북부의 비공식 정착지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위해 지어졌다고 함. 주거환경은 타운십들보단 개선되었지만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는 명암이 엇갈리는 듯. 참고로 이 동네의 거리 이름들은 남아공 거리를 중심으로 각국 이름이 붙어 있는데, 개중엔 한국 거리도 있음 ㅋㅋ

짤: 요하네스버그 시청

Region F: 이너시티 Inner City

면적 199km², 인구 548,156명으로 요하네스버그의 도심에 해당하는 구역. 1884년 금이 발견된 이후 요하네스버그는 불과 수십년 만에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도시로 성장했고, 1930~70년대에는 마천루들이 들어서면서 현재와 같은 스카이라인을 이루게 됨. 1970년대 이후 도심 지역은 경제 침체와 교외화에 따라 성장이 정체되고, 타운십 주민들이 열악한 생활환경을 피해 암암리에 모여들었음. 1990년대 아파르트헤이트 붕괴 이후 이러한 추세는 급속히 심화되어 치안 악화와 인프라 쇠퇴를 초래했고, 주요 기업들이 북부 교외로 이탈하는 결과를 낳았음.

구도심의 중앙에는 과거 판데르베일 광장으로 알려졌던 간디 광장이라는 광장이 위치해 있음. 현재는 도시의 많은 버스들이 서울역 앞 광장마냥(?) 여기에 정차하는 모양. 광장 모서리의 리식 거리엔 과거 변호사 시절 간디의 사무소가 있었다는데, 2003년 그를 기념하는 동상이 광장 한켠에 세워짐. 이곳은 90년대에는 치안이 매우 열악했는데 한 번 정비를 거쳐서 다소 개선되었다고 카더라.

요하네스버그 중심의 커미셔너 거리의 모습. 20세기 초중반 지어진 고층 건물이 많아서 그런지 풍경만 보면 나름 분위기있는 듯..? 요하네스버그에서 많은 기업이 철수했다지만 남아공의 주요 은행 본점은 아직 이 거리를 따라 들어서 있음. 이 거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칼턴 센터는 1974년 완공된 높이 223m의 빌딩으로, 2019년까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음(현재는 이집트의 Iconic Tower와 샌턴의 The Leonardo에 이어 3위). 건물은 호텔과 상점, 사무실로 구성되었으나 호텔은 1998년 폐업했고, 현재는 물류 공기업 트랜스넷의 본사로 이용되고 있음.

요하네스버그의 중앙역인 파크 스테이션(짤1)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기차역으로, 공항과 도심을 잇는 하우트레인(Gautrain)과 요하네스버그 외곽으로 가는 통근열차, 그리고 남아공 주요 도시들로 향하는 기차들이 다니는 곳. 역 뒤편으로는 ‘미니버스’로 불리는 합승택시(=봉고차) 정류장(짤2)이 있는데, 자동차 보유 가구 비율이 30% 정도인 남아공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미니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한다고 함.

파크 역 북서쪽에 있는 브람폰테인은 요하네스버그 시의회가 소재한 동네로, 도심부에서는 그래도 번화한 지역.

 • 브람폰테인에 위치한 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교(짤1 오른쪽)은 케이프타운 대학과 함께 남아공의 대표적인 대학 중 하나임

 • 컨스티튜션 힐(짤2: 360도 보기)은 브람폰테인과 힐브로 사이에 위치한 언덕으로 과거 정치범들을 수용하는 감옥이 위치해 있었는데, 아파르트헤이트 철폐 이후 남아공 헌법재판소의 소재지가 되었음.

도심 북동쪽은 고층 아파트들이 밀집해 있는데... 90년대 이후 주거 환경이 극심하게 악화된 지역이기도 함.

 • 힐브로(짤1)는 면적 1.08km²에 인구 74,131명(2011)이 거주하는 인구밀도가 매우 높은 동네. 힐브로의 고층 아파트들은 처음에는 유럽 출신의 이민자들이 도시로 처음 진입하는 지역이었지만 70~80년대부터는 타운십 주민들이 도심에서 가까운 이 지역으로 모여들었고, 90년대 이후로는 주변 아프리카 국가에서 온 이민자들이 도시에 진입하는 곳이 되었다고 함.

 ※ 뒤에 살짝 보이는 힐브로 타워는 요하네스버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랜드마크(?) 중 하나인데... 치안 문제로 인해 1981년부터 폐쇄되어 있음.

 • 베레아(짤2)는 그 이름도 유명한 폰테 시티 아파트의 소재지. 1975년 세워진 55층의 원통형 아파트는 1990년대 이후 극심한 슬럼화를 겪었는데, 현재는 내부가 청소되고 그냥저냥 저렴한 아파트가 되었다는 듯. 참고로 주변에 있는 아파트들도 가까이서 보면 관리상태가 영 안 좋은 모양.

 • 여빌(짤3)은 힐브로나 베레아와 비교하면 층수가 낮은 지역으로, 과거에는 도시의 문화생활 중심지 중 하나였지만 1990년대 이후로는 역시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의 이민 집결지가 되었음. 거리 곳곳에 그으즈 문자로 된 간판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옴.

도시 남동쪽은 주요 스포츠 경기장과 몇몇 문화생활 중심지가 있는 지역.

• 도른폰테인에는 남아공 럭비 국가대표팀의 홈구장인 엘리스 파크 스타디움(짤1)이 위치해 있음.

• 도심 동남쪽의 마보넹(짤2)은 지난 10년 동안 쇠락한 도시 지역에서 예술가들이 모여들고 멋진 상점과 레스토랑들이 몰려 있는 새로운 상업 지구로 급변한 지역이라고 함. 부동산 개발업체 프로퍼튜이티는 요하네스버그 동남쪽의 저렴한 빌딩들을 사들여 일대를 도심의 떠오르는 지역으로 만들었는데, 전 세계 어딜 가나 그렇듯 이런 젠트리피케이션이 일대의 원래 주민들을 배제한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듯.

동쪽 외곽에는 켄싱턴을 비롯한 주거지역들이 위치해 있는데, 그 중 시릴딘이란 동네에는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어 있음. 남아공에서 중국인 이주의 역사는 오래되었는데, 19세기 말 골드 러시 동안 요하네스버그에는 6만여 명의 중국인 광산 노동자가 모여들었고, 지금의 커미셔너 거리를 중심으로 차이나타운을 형성했었다고 함: 그러나 당시 서구에 팽배하던 반아시아 감정으로 인해 이들은 1910년대 이후 대부분 추방되었음. 1990년대 이후 다시 중국 본토로부터의 이주자가 남아공으로 유입되었고, 요하네스버그 동쪽 외곽의 차이나타운은 이 시기에 생겨남.

반대편으로 눈을 돌려 보면 도심 남서쪽에는 포즈버그와 뉴타운 등의 동네가 위치함.

• 포즈버그(짤1)는 아시아인(주로 인도/파키스탄) 밀집 지역. 1908년 마하트마 간디가 비폭력 저항 운동인 사티아그라하를 시작한 곳도 바로 이곳이었다고 함.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은 포즈버그를 백인 지역으로 만들려고 했으나 인도 상인들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됨.

• 뉴타운(짤2)은 원래 점토가 풍부해 벽돌 공장이 위치했던 곳이었으나, 1904년 시 당국은 전염병을 이유로 원래 마을을 불태워 버리고(...) 커다란 시장이 위치한 새 마을을 건설함. 시장이 교외로 이전하면서 지역은 쇠퇴를 겪었으나, 1976년 옛 시장 건물에 마켓 극장이 문을 열면서 지역은 예술의 중심지가 되었다고 함.

요하네스버그 도심 바로 남쪽으로는 과거 금을 캐면서 파헤쳐진 땅 위로 창고와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황량한 언덕과 산업 지대가 공존하고 있음. 대규모 농산물 시장인 요하네스버그 시장과 함께 남아공 최대의 내륙항(dry port)인 시티 딥 컨테이너 터미널이 이 일대에 위치해 있다고. 1971년 골드러시를 테마로 한 골드리프시티 테마파크가 옛 폐광 자리에 들어서기도 했는데... 사실 외국인 입장에선 테마파크 내에 위치한 아파르트헤이트 박물관(짤2: 박물관의 유명한 입구)의 인지도가 더 높은 거 같기도.

구역의 최남단 지역은 대체로 주거지역. 그 중 로제튼빌이라는 지역은 포르투갈계가 모여살던 동네로, 포르투갈-모잠비크식 치킨으로 유명한 남아공 출신 글로벌 치킨 프랜차이즈(주로 영어권 국가에 진출했고, 한국엔 매장이 읎음)인 난도스가 이 동네에서 창업했다고 함. 이 지역도 90년대 이후로는 흑인 인구가 많이 거주하고 있음.

남서쪽 소웨토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금광에서 퍼낸 흙더미를 배경으로(?) 아프리카 최대 규모 경기장인 FNB 스타디움이 위치해 있음.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개막식과 결승전이 열린 곳으로 ㅡ FIFA 월드컵은 상업적 명칭을 금지해서 당시엔 사커 시티라고 일컬어짐 ㅡ, 우리나라는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를 이곳에서 치렀음. 스포츠 외적으로는 만델라가 1990년 감옥에서 석방된 후 요하네스버그에서 첫 연설을 한 장소로, 만델라의 영결식도 여기서 열렸다고 함.

Region D: 소웨토 Soweto

면적 187km², 인구 1,201,746명으로 요하네스버그의 7개 지역 중 가장 인구가 많은 구역. 소웨토는 South Western Townships의 줄임말로, 아프리카인들을 도시 밖에 격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주거 지역. 소웨토의 흑인 거주 지역은 1930년대 처음 조성되었지만 본격적인 강제 이주는 1954년 원주민 재정착법 통과 이후에 이루어졌음. 이후 1970년대에는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한 저항으로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도 하였음. 아파르트헤이트 철폐 이후로는 요하네스버그에서 가장 소득수준이 개선된 지역이었지만, 현재도 요하네스버그 전체와 비교했을 때 소득수준은 다소 낮은 편(25~26p).

소웨토에서 처음 마을이 형성된 곳은 1891년 생겨난 클립타운이란 동네였음. 1955년 아프리카 민족회의(ANC)와 남아프리카 인도인 회의(SAIC), 남아프리카 민주회의(SACD)와 컬러드 인민회의(CPC)가 클립타운에 모여 자유헌장을 선포했고, 이 헌장은 1996년 남아공 헌법 권리장전의 기초가 되었다고 함. 헌장이 채택되었던 들판에는 현재 월터 시술루 광장(짤2)이 조성됨.

올랜도는 1931년 세워진 소웨토의 첫 번째 타운십. 이곳은 넬슨 만델라가 1946년부터 1962년까지 살았던 조그마한 벽돌집인 만델라 하우스(짤1)로 유명한데, 해당 건물은 개수되어 2009년 박물관으로 개장하였음. 올랜도는 1976년 흑인 학생들이 아프리칸스어 교육 강제에 반대해 시위를 벌인 소웨토 항쟁이 발발한 곳이기도 하며, 당시 경찰의 발포로 176명의 학생이 사망하였음. 당시 숨진 학생 헥터 피터슨을 기리는 기념관(짤2)이 2002년 발포 장소 근처에 문을 열었음.

1942년부터 1998년까지 운영된 올랜도 발전소의 냉각탑도 나름 지역의 랜드마크...? 지금은 번지점프 명소라고 카더라.

사실 소웨토가 인구 100만을 넘는 거대한 지역이기 때문에 그 큰 동네가 전부 슬럼은 아니고, 소웨토의 몇몇 지역은 2000년대 이후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음. 세계에서 유일하게 두 명의 노벨상 수상자(만델라, 투투)가 살았던 거리로 알려져 있는 빌라카지 거리(짤1)는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해 레스토랑과 상점들이 들어선 깔끔한 거리가 되었고, 돕슨빌 등의 지역은 흑인 중산층 거주 지역이 형성되었음. 자불라니 몰(짤2)이나 마포냐 몰 같은 대형 쇼핑몰들도 들어서서 지역의 상업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음.

하지만 소웨토 주민들은 대부분 첫짤에 보이는 비슷비슷하게 생긴 일명 ‘성냥갑(matchbox)’ 집들에 거주하고 있음. 보통 방 2개/주방/거실이라는 심플한 구조로 지어진 사각형 모양의 집들은 아파르트헤이트 시절부터 지어졌지만, 90년대 이후 남아공 정부에 의해 새로 지어진 RDP 주택들도 거의 비슷한 디자인이라고 카더라. 일부 주민들은 원래 독신 남성 숙소로 지어진 ‘호스텔(짤2)’에 살고, 마지막 짤과 같은 비공식 주거지에 사는 인구도 ㅡ 2011년 기준 15.8% ㅡ 있음.

요하네스버그의 교외 지역에서는 아직도 대형 금광이 현재진행형으로 가동되고 있음. 짤에 보이는 광장은 소웨토 바로 서쪽에 위치한 돈콥 광산으로, 현재 깊이 2219m에서 채굴을 진행하고 있다고 함. 여담으로 요하네스버그의 경우 광산이 도시와 바로 붙어있다 보니 광산폐기물 문제도 여러모로 겪고 있다는 모양.

Region G: 에너데일/오렌지팜 Ennerdale/Orange Farm

면적 322km², 인구 782,432명으로 요하네스버그 최남단에 위치한 구역. 소웨토보다 남쪽에 있는 이런저런 타운십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흑인, 컬러드, 아시아인 등 다양한 인종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임. 이 구역은 도시의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요하네스버그에서 소득과 실업률 등의 지표도 가장 좋지 않은 편임. 동시에 아직 미개발된 지역이 많은 연유로 도시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낮은 구역이기도 함.

이 구역은 요하네스버그에서 가장 큰 컬러드 및 아시아인 지구가 형성되어 있으며, 이슬람 ㅡ 남아시아인 외에 케이프 말레이인(컬러드로 분류)도 무슬림임 ㅡ 이나 힌두교 관련 종교 시설들과 아시아 식료품점 등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지역.

 • 구역 최북단의 엘도라도파크(짤1)는 1965년 컬러드 지구로 만들어진 곳으로, 도시에서 컬러드 인구가 가장 집중된 곳.

 • 레나시아(짤2)는 1958년 아시아인 지구로 만들어진 곳으로, 주로 남아시아계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음. 레나시아와 레나시아 사우스의 두 개의 지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현재는 자체적인 쇼핑몰과 상권을 가진 나름 규모있는 동네인 듯.

 • 에너데일(짤3)은 1970년대 컬러드 지구로 지정되었지만, 흑인 인구의 유입으로 인해 현재는 흑인이 다수(2011년 기준 흑인 65.7%, 컬러드 32.9%)인 동네가 되었음.

다른 한편으로는 흑인들이 거주하는 타운십들도 군데군데 분포함.

 • 템벨리흘레(짤1)는 레나시아 내부에 위치한 비공식 흑인 거주지. 레나시아로 이주된 남아시아인들이 흑인들을 가사노동자로 고용하면서 바로 옆에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고 함.

 • 오렌지팜(짤2, 3)은 요하네스버그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동네이자 1980년대 후반 이후 새롭게 형성된 지역으로, 요하네스버그로 이주하는 농촌 출신 이주자들이 정착하는 곳. 현재는 대형 쇼핑몰을 중심으로 꽤 활기찬 상권이 정착되어 있는 한편, 인프라가 매우 부족한 비공식 정착지들 역시 포함하고 있음.

대부분 사람들에게 요하네스버그에 비해 에쿠룰레니(Ekurhuleni)라는 이름은 다소 낯선 이름일 듯. 2000년 요하네스버그 동쪽의 일명 이스트 랜드 지역의 위성도시들은 총가어로 ‘평화의 장소’라는 뜻의 에쿠룰레니 광역시로 통합되었고, 저미스턴(짤1)이 그 중심지가 되었음. 에쿠룰레니도 2019년 기준 377만 명이 거주하는 거대한 지역. 방문객들이 갈 만한 곳으로는 이스트게이트 쇼핑몰(짤2)이 여기에 위치함.

에쿠룰레니의 주거환경 역시 이든베일(짤1)과 같은 백인 다수 지역부터 템비사(짤2)처럼 거대한 타운십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남. 광역시 전체로 보면 여기도 요하네스버그와 유사하게 82%는 흑인, 14%는 백인으로 구성되어 있음.

물론 에쿠룰레니에서 가장 주요한 시설은 OR 탐보 국제공항. 1952년 개항한 OR 탐보 국제공항(옛 이름은 얀 스뮈츠 국제공항)은 남아공뿐만이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의 관문격에 해당하는 공항으로, 코로나 전에는 연간 2000만 명 이상이 이용했었음. 이 공항은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과 직항으로 연결된다고 카더라(인천행은 읎음).

여기까지가 남아공의 경제수도 요하네스버그의 이런저런 모습들. 금광 캠프로 시작한 도시는 황금에서 비롯된 부로 남아공의 경제 수도가 되었고, 현재도 남아공의 농촌과 아프리카 각국에서 수많은 이주자들을 끌어당기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 아프리카에서 가장 세계적이고 다문화적인 배경을 지닌 도시 중 하나지만, 동시에 도시와 함께한 인종 분리의 역사는 도시 구조 및 사회적 문제 등 여러 부분에서 다소 어두운 흔적을 남김. 어찌보면 대도시가 가지고 있는 명암을 극적으로 드러내는 듯 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