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중국의 친강 신임 외교부장이 아프리카 방문길에서 중국이 '부채의 덫'을 만든다는 비판에 강하게 반발했다.

12일 외신에 따르면 친 부장은 취임 후 첫 방문국인 에티오피아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기여는 아프리카인들의 삶을 개선해왔다"며 이런 중국의 투자를 두고 "부채의 덫이라는 꼬리표를 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자원을 개발해 서로 경제 발전을 꾀하자면서, 주로 광산과 철도 건설 프로젝트에 투자해왔으나, 이는 결국 '부채 함정 외교(debt-trap diplomacy)'라는 미국과 유럽의 주장에 맞선 것이다.



에티오피아를 방문한 친강 중국 외교부장© 제공: 연합뉴스 [중국 신랑망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아프리카 리더 서밋'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과도한 채무 상환 부담으로 자국 내 투자를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부채 함정 외교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미 행정부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국의 부채 함정 외교를 거론해왔다.

1960년대 비동맹 외교 시절부터 아프리카에 공을 들여온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한 2013년부터 아프리카 투자를 늘려 왔다. 시 주석이 기치를 든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아프리카·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통해 중국의 대(對) 아프리카 투자가 확대됐다.

이런 시도는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로 세계 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를 품은 것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수익 전망이 거의 없는 프로젝트를 요구하는 일이 허다했고,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더해지면서 상당수 아프리카 국가가 곤경에 빠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7천억 달러에 달하는 아프리카 대외 부채 중 12%가 중국에 진 것이라고 짚었다.

지난해 발표된 미국 존스 홉킨스대의 '중국 아프리카 연구 이니셔티브'(CARI)에 따르면 중국이 2000∼2017년 사이 아프리카 국가들에 빌려준 1천430억 달러 가운데 30%가량이 앙골라로 넘어갔다. 잠비아와 가나도 중국의 큰 채무국이다.

블룸버그는 에티오피아의 경우 중국에 137억 달러의 빚을 지고 있으며, 친 부장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일부 탕감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에티오피아 현지 매체를 인용해 전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에티오피아를 방문 중인 친 부장은 전날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 프로젝트 준공식에 참석해 이른 시일 내에 고품질의 건물을 지어 전달하고 운영권도 넘길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중국은 결코 '빈말'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어느 국가와 국민도 아프리카에 특정 국가의 편을 들라고 강요할 수 없다"며 "아프리카는 경쟁 무대가 아닌 국제협력의 무대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친 부장은 이번 아프리카 방문에서 에티오피아 이외에 가봉, 앙골라, 베냉, 이집트 등을 방문한다.


중국 위안화©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