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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30일, 경의선이 전철로 개통되기 전날이자 디젤동차 통근열차(사진에 있는 저 열차)가 운행하던 마지막 날.


21시 50분에 서울역을 출발해 임진강역에 도착하는 임진강행 마지막 열차에는 당시 철도동호인계 주축을 이루고 있던 철도동호인 카페 회원들이 대거 모여 단촐하게 종운식 행사를 가졌다고 함.


확실하진 않은 정보지만 해당 열차를 운행하던 기관사는 그 날이 정년퇴임 전 마지막 근무일이기까지 했고 현장에서 눈물흘리던 사람도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었음.


그런데 문제는 22시 50분에 서울역을 출발해 문산역에 도착하던 정말 마지막 통근열차에서 발생. 필자는 이 열차를 탔었다.


당시 경의선에 있던 강매역은 여러가지 이유(대표적인 이유는 행신역과의 역간거리. 당시 강매역은 행신역과 약 800m 거리에 불과했고 설상가상 행신역이 전철 개통을 위해 임시승강장을 사용하면서 승강장 끝과 끝을 기준으로 하면 불과 500m도 안되는 가까운 거리에 역이 소재하고 있었음)로 전철 개통과 동시에 폐역이 결정되었고, 인근 주민들은 강매역 존치 위원회(https://cafe.daum.net/kangmae-station)까지 만들어가며 격렬하게 저항했으나 결국 폐역 결정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는 몰랐으나 이 열차를 끝으로 폐역될 예정이었던 강매역을 내가 탄 마지막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었다.


그리고 행신역에 도착한 마지막 열차에서 문제가 생겼다. 당시 주민들이 강매역 폐역에 정말 격렬하게 저항해왔었는데, 마지막 열차가 강매역을 통과해버리자 주민들이 행신역에서 열차를 점거한 것이다. 어떻게 점거했는지는 나도 모른다. 강매역이나 행신역에 주민들이 나와있기라도 했나?


어쨌든 강매동 주민들이 괴성을 지르며 열차에 올라타 열차 출발을 방해했고, 더 나아가 운전실 문을 열고 기관사를 끌어내리려 하면서 이게(=강매역 폐역) 말이나 되냐라며 소리를 질러댔었다. 그건 필자가 확실히 기억한다.


대부분의 철도동호인들은 앞서서 말했듯이 임진강행 마지막 열차를 탔지만 이 열차에도 철도 동호인들이 몇몇 타고 있었는데 사진기를 가진 철도동호인들(당시 열차를 탔던 철덕들은 거의 대부분 3~40대는 되어보이는 사람들이었고, 복장도 평범하고 깔끔했었다. 철도에 관심이 없던 제3자 일반인 입장에서는 멀쩡하게 생긴 3~40대 남성들이 카메라를 들고 있었으니 언론사 기자로 착각했었을만도 하다.)이 이런 진풍경을 사진으로 찍기 시작하자 주민들은 '저기 기자선생님! 이런게... 이런게 대체 어디있습니까? 제발 사진 많이 찍어서 이거 보도해주세요! 네?'라며 동호인들을 기자로 착각하기도 했다.


아수라장을 목격한 행신역 역무원들이 뛰어와 싸움을 뜯어말렸고 이 일로 행신역에서 20분 넘게 열차 출발을 못했던 것으로 기억했다.


그리고 겨우 행신역을 출발한 열차는 한계속도까지 올리며 들은적 없던 굉음을 내며 달려갔다. 엄청 시끄러웠고, 엄청 쿵쾅거렸지만 차가 생각보다 힘이 좋아서 속도가 쭉쭉 올라갔었다.


아무튼 행신역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내가 직접 봤으니 사실이라고 자부할수 있고, 나는 서울역부터 문산역까지 열차 안에만 쭉 타고 있었으니 강매동 주민들이 어떻게 행신역에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이런 격렬한 항의 끝에 강매역은 결국 2010년에 전철역으로 부활이 확정되어 2014년에 부활했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 봐야하나...